고 문영태화백 미망인 장재순씨가 운영하는 민예사랑’ [김포시 월곶면 문수산로434]

북한의 개풍군을 코앞에 둔 서해안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다.

 

살림집에 들어앉은 '민예사랑'의 전시는 꽃 피는 오월 한 차례만 열린다.

그곳은 정원이 아름다운데다 고가구들이 적절히 배치된 공간의 아늑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감에 빠져들게 한다.

 

넓은 정원에는 돌확과 장대석, 동자석 등 몇백 년은 됨직한 갖가지 골동들이 나무들과 어울려 있고,

전시된 작품이나 생활용품 모두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

 

그런 전시 분위기가 작품의 격조를 높이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 놓인 작품 역시 격조가 높아야 차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20 정동지 연락을 받아 달려갔는데, 

전시도 궁금했지만 오월의 민예사랑정원이 더 그리웠다.

전시장에 초청작가는 보이지 않고 몇몇 컬렉터만 돌아보며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초대된 일본 판화가 노다 테츠야는 도쿄예술대학 교수를 역임했고,

도예가 이시야마 토시키는 후나기 켄지에게 사사 받아 염유석탄가마를 축조하는 등

독보적인 작업을 펼쳐 온 작가다.

그리고 이영재는 카셀 미술대학 도예과 연구교수를 역임한 후

현재 독일에서 도자 공방을 운영하는 등 모두 일가를 이룬 명장들이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부드러운 톤의 판화가 벽에 걸려 있었다.

품격있는 조선 가구가 배치된 적절한 공간을 마치 자기 자리 찾은 듯한 도자기가 얄밉도록 앙증맞았다.

숨결이 느껴지는 질감과 우아한 자태의 작품들은 마치 아름다운 삼중주를 듣는 듯 빠져들게 만든다.

 

노다 테츠야의 판화 작품은 너무 오래되어 곰팡이가 번진 듯한 부드러운 계조로 표현되었는데,

세월을 한 참 거슬러 간 오래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작가의 시대적 사유가 내포된 심상미가 예사롭지 않았다.

 

조선 도자의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도예가 이시야마 토시키의 작품은 개성이 뚜렷했다.

흙 색깔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기법을 여러 작품에 접목해 독창성을 부각시켰다.

다완의 은은한 빛깔이나 개성적인 형태가 낯설지만 친숙하게 느껴졌다.

 

나는 한국 문화가 참 좋다. 멀찌감치서 보기도 하고, 푹 파묻혀도 보는 그것이 마음을 향기롭게 한다

작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 형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우리 고유의 멋을 풍기고 있었다.

 

한국적 선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도예가 이영재의 사발과 호리병은

우리 전통 도자의 멋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모양세는 단순하고 간결하지만 보면 볼수록 심미감을 더해주는 깊은 맛이 있었다.

 

판화가 노다 테츠야의 섬세한 터치와 일본 북해도의 자연을 닮은 이시야마 토시키 도자기,

그리고 한국적 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이영재의 도자기가 어울린

민예사랑초대전은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전시문의 / 010-5357-5256 )

 

사진, 글 / 조문호

 

 

 

 

미술세계 9월호

 

 

 

 

 

 

 


정비파, 아라아트센터서 목판화전
6m ‘백두대간’서 ‘한국근대사’까지
진경산수화같은 회화적 미감 물씬

 

 

판화가 정비파 씨의 '백두대간'

 

 

칼칼한 선으로 주름 잡힌 산줄기들이 첩첩이 파도처럼 뻗어오른다. 칼창으로 파내고 찍은 거대한 목판화폭 위에서 이 땅의 뼛기운 송연한 백두대간 자락이 약동하는 장관이 펼쳐지고 있다. 고난의 역사에 멍들고 문명의 파괴에 찢겨나가도, 대간의 큰 줄기는 묵묵히 한반도의 등짝을 이루며 북으로 달려간다. 멀리 운무에 떠 있는 산줄기 자취들이 백두대간의 힘찬 기운을 더욱 소슬하게 드러낸다.

 

 

판화가 정비파(59)씨가 파내고 찍은 목판화 대작 ‘백두대간’(도판)은 역사 깃든 우리 국토의 초상이다. 길이 6m짜리 이 대작을 위해 작가는 경주 불국토 남산 기슭 조양동에 흙집을 짓고 10년간 칼로 나무를 파고 찍는 작업에 몰두했다. 틈나는 대로 나라 안 곳곳을 돌며 벌여온 국토기행의 결과물을 쉼없이 사생하며 풀어냈다. 18세기 진경산수의 거장 겸재 정선이 발견했던 금강산 암봉의 서릿발 같은 기운을 백두대간과 동해바다의 해안에서 발견해 목판에 옮겼다. 15일부터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가 광복 70돌 특별기획전으로 마련한 그의 목판화전 ‘국토’는 이런 노고의 결실로 탄생한 전례 없는 대작들의 연속이다. 22점의 출품작들은 백두대간 연작을 비롯한 가로 6m짜리 작품이 넉점이고, 제일 작은 소품도 가로 2m가 넘는다. 무상한 역사가 깃든 국토의 진경을 오랜 숙고 끝에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한국 판화사에 일찍이 없었던 기념비적인 수작들이라 할 만하다.

 

 

한지 화폭에 유성잉크로 찍어낸 그의 다색목판화들은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처럼 사실적인 이 땅 산하의 경치를 새롭게 재해석한 회화적 미감이 물씬하다. 강퍅한 암봉 위 허공에서 매들의 싸움판이 벌어진 풍경으로 질곡의 한반도 역사를 은유한 ‘한국근대사’ 연작과, 새떼들의 군무로 저녁놀이 출렁거렸던 낙동강변의 옛적과 갖은 개발로 새떼들의 자취가 거의 사라진 현재를 대비시킨 낙동강 연작 등에서 이를 감지할 수 있다. ‘판화 특유의 판깎기를 통해 최대한 실경을 덜어내고 남은 응축된 풍경’(평론가 김종길)이면서, 기법적으로는 번들거리기 쉬운 유성판화의 맹점을 피한 것이 참신하다. 그냥 먹으로 찍은 수성판화처럼 더욱 담백한 분위기로 장대한 국토의 풍수와 기세를 포착하려는 각고의 기법적 노력까지 더해졌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 작가는 대학에서 양화를 전공했으나 1980년대 초부터 목판화 작업을 시작해 80년대 참여미술 진영에서 민중판화가로 활동했다. 90년대 이후 조국강산의 기운생동한 현장을 좇는 국토기행과 석굴암 등 불교미술 쪽으로 작업을 전환하면서 선이 굵은 진경목판화 작업의 새 경지를 여는 데 진력해왔다. 작가는 “내가 사는 이 땅 국토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감동을 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해왔다”며 “여전히 출판물 정도로 인식되는 목판 그림의 다양한 회화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한겨레신문]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아라아트센터 제공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전시 공간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광복70주년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경주의 목판화가 정비파(국토)씨와 마산의 서양화가 이강용(소멸의 시)씨의 작품들로,

우리의 뿌리를 찾으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 전시는 7월15일부터 시작하여 8월 20일까지 계속된다.

'국토'를 주제로 한 정비파의 목판화전은 1,000호에 가까운 대작들로 지하1, 2층을 가득 메우게 되고,

지상 4, 5층에서 전시되는 이강용의 '소멸의 시'는 80년도 중반, 한강미술관에서 선보인바 있는 초창기 작품,

고인돌 시리즈를 펼쳐 놓았다.

정비파씨의 '국토' 시리즈는 우리나라 산과 강의 혈맥들을 섬뜩하게 드러내며,

기운 생동하는 장엄함을 보여주고, 이강용씨의 '소멸의 시'는 우리 조상들의 혼불이 서린

고인돌로 우리민족의 자취를 더듬게 한다.

민초들과 함께해 온 민중미술가 두 명이 펼치는 이 신토불이 기획전은
광복70주년을 맞아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된다.
관람료 내가며 보는 외국전 보다야 아무 부담 없이 영혼을 살찌우는 이 전시가 훨~ 낫다.

도록 발문에 쓴 박인식씨의 말이 생각난다.

"토종은 맛있다.
토종은 힘이 세다.
토종은 아름답다."

조문호

 

 

이강용 "소멸의 시"

 

 

 

 

 

 

 

 

 

 

 

 

 

비파 "국토"

 

 

 

 

 

 

 

 

 

 

 

 



남풍리 판화통신
이윤엽展 / LEEYUNYOP / 李允曄 / printing

2015_0305 ▶ 2015_0331 / 월요일 휴관

 

이윤엽_밤에 출근하는 사람_한지에 다색판화_210×150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910e | 이윤엽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트렁크갤러리TRUNK GALLE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8-3번지

Tel. +82.2.3210.1233

www.trunkgallery.com

 

 

이윤엽의 남풍리 판화통신 ● 예술하기를 일상으로 생각하는 이윤엽, 자연과 삶을 같이하는 남풍리의 이윤엽, 그는 판화로 자기주변의 이야기들을 다색판화로 구성해 봄소식을 전해왔다. 그에게 작업들은 세상과의 소통방식이며, 전달매체인 다색판화작품은 삶의 기틀이다. 그 남풍리 이야기들이 따뜻하다. 생각만으로 꽉 찬 요즘 사람들에게 보내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감동스럽다.. 전통판화형식을 벗어났기에 관심을 모으고, 그래서 우리들의 마음을 끈다. "합판나사접합판화" 와 "소멸식다색판화" 라는 두 가지의 판화형식을 창안한 그의 작업들은 새롭고,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재미있다. ● 그의 "합판나사접합판화"형식은 주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파편합판과 그 조각들을 잊는 나사못이 전부였다. 그 조각들이 모아지면서 큰 이미지로의 판화가 갖게 되는 기능을 더해주고 있다. 합판조각에 나사못자국이 기존 판화형식에서 불 가능 했던 어떤 부분을 보완 해 내면서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게 되었다. 예를들어 허름한 합판결 위에 작업한 "낫을 든 사람"은 그 풍기는 맛이 독특하다. 기계인간 같기도 한 그 사람은 무엇도 다해낼 수 있을듯한 하이테크놀로지 미래인간(?)인 듯 하다. 그러나 매우 친밀하고 다정하기도 하여 반가운 내 이웃도 되고, 과학시대의 "로봇" 같기도 하다. 동시대성을 지닌 것 같아 친밀했다.

 

이윤엽_까마귀-한라산에서_한지에 목판_210×150cm_2014

 

이윤엽_겨울산_판화지에 다색판화_56×76cm_2012
 

판화는 소형이었다. 그런데 넓은 공간에서 대중과 소통하려면 거대해져야 할 필요가 발생되게 된다. 그 요구가 150×210cm인 대형화 합판사이즈를 탄생 시켰다. 또한 합판이 갖고 있는 미송무늬 결에 매료된 이윤엽이 선택한 판화형식이 바로 "소멸다색판화" 이다. 대형합판에 다 채색을 찍어낸다. 첫 판에 그리기와 채색하기, 그리고 다음 판의 또 다른 그리기와 색채 올리기로 심도를 더해가며, 반복 된 이미지들의 프린트 과정을 보여준다. 첫판의 이미지를 칼질로 깎아내야 다음 판에서 첫판을 방해 하지 않으며, 후(後)판의 이미지를 구성하며 찍는 방식을 창안한 것 이다. ● 각각의 색채들이 결합하며 묘한 색채들을 이루어내는 예상 못한 혼합이 깊고 풍부한색을 연출하니 그 독특한 세계가 발현된다. 이 같은 방식에서는 결코 일정 숫자의 'Edition'이 불가능 해지고, 매 장마다 똑같은 이미지도 불가능하다. 판의 각각이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한다. 그래서 판화에는 일반적으로 부여하는 'Edition' 보다 'Version'이라고 불러주어야 할 것 같다.

 

이윤엽_남풍리 겨울_판화지에 다색판화_76×56cm_2009

 

이윤엽_땅에서_판화지에 다색판화_76×56cm_2011

 

이윤엽_여름날_판화지에 다색판화_76×56cm_2009
 

목판화의 단조로움을 뛰어넘은 판화, 자연의 생명감들이 생동하는 논과 밭, 꽃과 동물, 땅과 나무, 그 자연의 이야기가 싱그럽다. 그 기운들이 피워 올려낸 합판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다채로운 빛깔들은 이윤엽의 자유로운 사유세계를 말하고 있었다. 치밀한 칼 맛과 어우러지는 색감들이 새로운 판화세계를 형성해낸 것이다. 2014년작 "까마귀" 와 "우리는 올빼미가 아니다"는 오늘을 사는 대중에게 호소하는 듯 하다. 먹 빛 "까마귀"가 산을 딛고 서 있다. 까마귀의 외형이 산과 극 대비 되어 어떤 괴력을 풍긴다. 깃털은 곧고 섬세하며 예리하다. 산 속 뿌리들이 혈관처럼 펼쳐있다. 그 산을 움켜진 까마귀가 고개를 떨구고 날개는 꽉 접혀 날 수 없다. 눈 길이 하늘이 아닌 땅으로 숙여 있고 다리가 땅속 나무뿌리에 박혀 꼼짝할 수도 없다. 이 상황이 마치 잘못된 욕망에 사로 잡혀 날 수 없는 우리의 아니 나의 모습이지 싶다. "우리는 올빼미가 아니다", 라는 작업에서도 노동과 생명의 가치가 돈과 대치되며, 인간들이 끝 없는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방향 없이 가방 들고 내 달리는 우리시대 인간형이다. 그는 "어디로 가야 하지?" 고민하다 잠시 멈춘 듯 하다. ● 넓은 들판, 움터 오르는 풀잎, 막 피어 오른 꽃, 고양이, 멍멍이, 부엉이 까지. 봄 소식이다. 따뜻함으로, 포근함으로,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안기고 안고픈 고향의 소리가 보인다. 작은 마을풍경들이 다가온다. 그리워지게 한다. ■ 박영숙

 

이윤엽_비오는날_한지에 목판_210×150cm_2009

 

이윤엽_개-복날_한지에 채색판화_150×210cm_2008

 

이윤엽_고양이 띵가_한지에 목판_52×75cm_2014
 

Lee YunYup's woodcut messages from the Nampung-ri ● For Lee YunYup, creating art is part of everyday life. Living side by side with nature in his studio in the rural village of Nampung-ri, he uses multicoloured woodcuts to tell stories of what goes on around him. Lee's works are his way of communicating with the world; his colourful woodcuts are the foundation upon which his life rests. The stories he tells are full of warmth. To us, with our thought-dominated lives, these stories are moving. Lee's departures from traditional woodcut styles draw our attention and affection. Lee has created two new and interesting styles of print: the "plywood-screw composite print" and the "deteriorating polychromatic print." ● The plywood-screw composite print consists of random bits of scrap plywood fastened together by screws. The coming together of these fragments brings an additional function to the large prints: the screw marks, absent from any conventional woodcut print, add something new that creates unprecedented, revolutionary images. Man with Sickle, a work that features the pattern of cheap plywood grain, has a highly distinct feel. Its protagonist seems almost half-man, half-machine: a hi-tech, futuristic being capable of anything and everything. Yet at the same time, he seems as welcome as a close neighbour; and as familiar as a robot from the age of science. ● Most woodcut prints are small. But the need to communicate with the general public prompted Lee to produce larger version, measuring 150 x 210cm. Charmed by the Douglas fir grain pattern of plywood, the artist chose to create the "deteriorating polychromatic print." He begins by applying coloured paint to a large piece of plywood. He draws the image for the first impression, then applies the colour. Next, he adds depth with another image in another colour. The print is created through several repetitions of this process. The image from the first impression has to be scraped off with a knife in order to avoid a clash with that of the second: Lee has created a method of printing one image while constituting the next. ● This is what makes these stories, with their overlapping colours and narratives and their complementary before-and-after relationships, so much fun. The individual colours come together to create deep, rich and unexpected mixtures and produce a unique world of their own. This method makes it impossible to produce a run of several printed "editions". No two prints are the same. It seems more appropriate, therefore, to call them "versions." ● These prints, free of the monotony of conventional woodcuts and full of vivid images of life, nature, fields, flowers, animals, ground and trees, tell refreshing stories. The natural texture of the plywood that brings out this life force, and the bright colours, speak of Lee's liberated world of thought. The combination of his skilled knife work and colours have created a new world in the print genre. His 2014 works, Crow and We Are Not Owls, seem to call out to today's public. ● The ink-black crow stands on a mountain. Its appearance strikes an extreme contrast with the mountain, so that exudes it a strong sense of power. Its feathers are straight, delicately rendered, sharp. As it clutches the mountain, its head is lowered and its wings immobilized. Its gaze is directed at the ground, not the sky, and its feet nailed to tree roots, pinning it down. Perhaps its situation represents us, tied down by our own misguided greed and unable to fly. We Are Not Owls, too, contrasts the values of work and life with money; a portrait of ourselves today as we run onwards, in no particular direction, clutching our bags and caught up in our senseless greed. We seem to have paused for a second, wondering where we should run to next. ● Wide plains, sprouting leaves, blooming flowers, cats, dogs, owls… news of spring. It comes to us as warmth, tenderness, comfort, a visual embodiment of the sounds of home that we long to embrace and be embraced by. It comes to us small scenes from village life. And we long for it. ■ Park Young Sook

 

 

Vol.20150307h | 이윤엽展 / LEEYUNYOP / 李允曄 / printing

 


민중문화운동으로 시작한 미술 인생…화집 출판기념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물기를 먹은 화선지와 목판에 우리 땅과 사람을 담아내다 보니 30여년이 훌쩍 갔습니다. 1980년대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민중문화운동으로 미술계에 발을 디뎠는데, 돌아보면 지금까지 재미있게 잘 지낸 것 같습니다."

전통 수묵기법에 기반을 둔 목판화로 다양한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 김준권(58)이 자신의 미술 인생을 돌아보는 화집 '나무에 새긴 30년'을 내고 10∼29일 서울 아라아트센터에서 기념 전시회를 연다.

1일 서울시내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이러한 목판화에 천착하는 이유에 대해 "뭔가에 홀렸나 보다"라며 "왔던 길을 되돌릴 수도 없고 계속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털털하게 말했다.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미술교사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참여하다가 해직당했고 동료 화가들과 함께 민중판화전을 열었다.

민중미술을 하다가 이러한 수묵 목판화에 집중한 계기에 대해 "시야가 달라졌고 스스로 입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는 대답을 내놨다.

한국의 수묵 목판화를 좀 더 자세히 연구하고 싶어 중국과 일본으로 떠나 한중일 판화를 비교한 적도 있다.  

1993년에는 서울에서 충북 진천으로 작업실을 옮겨 '동네 길과 동네 사람'을 소재로 자주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김준권은 "동네 고샅길 하나를 보고서도 한없이 감동할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수묵 목판화의 매력에 대해선 "찍을 때마다 종이에 물을 얼마나 적시는지 그 순간의 감각이 어떤가에 따라 찍히는 그림이 달라진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최대 60번을 찍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권의 수묵목판 작품 '山韻'(2009)

 

종이에 찍고 그늘에서 말리기를 거듭하는 과정을 한 달 넘게 하며 완성하다 보면 화선지의 반복된 수축과 팽창이 남모를 깊이감을 준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작가는 1984년에 첫 개인전을 낸 이후 최근까지 국내외에서 30여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달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졌다가 몸을 추스르고 나온 작가는 "한국의 목판화 제작 환경이 열악하지 않느냐"면서 미술시장이나 상업 화랑 등지에서 이러한 작품들을 많이 취급하지 않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수묵 목판화로는 드물게 열린다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연도별로 7∼8점을 선별해 판화 250여점, 초기 유화 20여점 등을 보여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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