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019년 ‘한국민예총’ 정기대의원 총회가 열렸다.
난, 대의원이 아니지만, 정영신씨로 부터 총회기록을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정기총회의 동영상을 찍기 위해 삼각대를 갖다달라는 것이다.
내분에 휩싸인 ‘한국민예총“을 걱정하던 차에, 잘 되었다싶었다.
그 날 청계장장에서 골목 줄다리기가 있었으나, 총회장에 눌러 앉았다.

 

전임 사무총장과 그를 지지하는 대의원들은 대부분 나오지 않았다.
박불똥이사장을 비롯하여 유순웅, 이철수, 고승하, 장순향, 강정효, 안종복, 김영호, 박경렬, 이성호,

제정화, 손병휘, 하지숙, 황경하, 이대우, 양기환, 김윤기, 박세라. 장경호씨 등 50여명이 참석했는데,

인천, 광주, 강원지역 대의원들이 빠졌으나, 정족수는 충분히 채웠다.

 

양기환 사무총장의 사회로 박불똥 이사장이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록을 살펴보니 115쪽이나 되는 방대한 자료인데,

대부분이 전임 사무총장과의 내분에 따른 경과보고로 채워져 있었다.
그 내용을 일일이 설명하다 보니, 대의원의 반발도 따랐다.
대략은 알고 있는 사안이라,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두 차례나 휴식시간을 가져가며 진행되었지만, 중요한 사업계획이 빠져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의원의 항의도 따랐다.

 

강성원부이사장의 사의가 받아지며, 장순향씨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고,
일부사안은 이사회에 위임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체되어 대의원이 하나 둘 빠져나갔다.

 

총회를 끝내고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다들 가고 없었다

 

내가 바란 것은 잘잘못에 대한 과정보다 화합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인사동 ‘풍류사랑’으로 가자며 택시를 잡았지만, 빠져버렸다.

 

이제, 원로들이 나서서 좀 중재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라도 두 쪽, 정치도 두 쪽, 예술단체도 두 쪽, 민예총도 두 쪽,
이제 나누어지는, 두 쪽은 진절머리 난다.


사진, 글 / 조문호

 

 

 

 

 

 

 

 

 

 

 

 







‘한국민예총’ 드디어 서광이 비친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한국민예총)의 창립이 어언 30주년을 맞았다.

한국민예총은 예술인들의 공동실천으로 사회 민주화와 민족통일에 기여하고,

민족문화 창달에 헌신할 목적으로 19881223일 창립한 예술단체다.

현재는 지역별로 분권화한 형태지만, 가닥을 잡아 갈 본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민예총30년 동안 민주화와 문예부흥을 위해 크게 기여해 왔으나,

열악한 재정에 허덕이다, 지금은 빚더미에 앉은 어려운 처지에 있다.

오랜 부채를 해결하여 다시 일어서기 위해 역대 이사장단을 비롯하여

신학철, 이철수, 유순웅씨 등 많은 예술가들이 사재를 털어  재기하려 노력해왔으나,

밑 빠진 독에 물 붙는 격이었다.



   



창립 때부터 인간적인 관계를 더 중요시 했는지 모르지만,

많은 회원을 대표하는 단체 운영에 그런 사심이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사무총장 뜻에 따라 이사장이 추대되는 모순이 오래전부터 암암리에 이루어져 왔다는데 있다,

그러니 자신을 내 세워 준 실세더러 누가 감히 메스를 들이댈 수 있겠는가?





더 이상 사무총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올 2월부터 화가 박불똥씨가 이사장을 맡으며, 일대 개혁을 단행했다.

사무총장을 해임하여 새 집행부를 구성했으나 당사자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장부까지 움켜 지고 배 째라 식으로 버티는데,

더 웃기는 것은 일부 지역 민예총을 조종하여 내분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제 제발 그만하라.

회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뭉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법적 조치도 불사해야 한다.

단체를 끌어 가는대는 절대 인간적인 사심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한 선례를 들어 보겠다.

오래전 민예총산하단체인 민족사진가회’(민사협) 창립에 사진가 김영수씨를 도운 적이 있다.

그 단체가 주저앉게 된 원인이, 바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독재에 의한 것이라는데 있다.

초대 이사장으로 작고하신 홍순태선생을 로봇 이사장으로 앉혔으나,

이사회나 회계절차도 형식일 뿐, 모든 게 한 개인의 뜻대로 움직여졌다.



 


창립시 내가 사무국장 직책을 맡았으나 그것도 이름 뿐이었다.

인사동에 사무실을 내려는데, 보증금이 없어 잘 아는 지인에게 부탁해

홍순태 이사장 명의의 차용서를 써 주고 빌려와 입주한 적도 있다.

그러나 결국 나만 바보가 되었다.

뒤늦게 민예총본부 사무실로 이전했으면 보증금은 돌려줘야 할 것 아닌가?

 


 


가까운 친구라고 덮어주고 변명해 주다보니, 결국 단체 자체가 문을 닫도록 만든 것이다.

박정희보다 더 지독한 독재로 좌지우지 했으니, 어느 회원이 남아 있으려 하겠는가?

유령 회원을 이끌고 가내수공업 식으로 끌어가다, 본인이 죽고 나니 결국 문을 닫더라.



 


문제는 박불똥이사장이 정영신씨를 조직국장으로 내 세워 조직을 다시 복원시키려 했으나,

그 불신의 골이 깊어 대개의 사진가들이 머리를 흔든다는데 있다.

이제 민족이란 자도 단체명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지경이 되고 만 것이다.



 


더 이상 조직에 사심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모두 화합하여 잘 못된 것을 과감히 개혁하여 우리나라 문화의 주체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 개혁에 나선 박불똥 이사장을 믿는다.

원칙주의자인 그만이 해 낼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사협에 진저리를 내어 오래 동안 방관하고 살았기에, 민예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차 몰랐다,

마침 사무국장을 맡은 서인형씨와 정영신씨가 쥐꼬리만큼의 보수로 일한다기에 유심히 살펴보게 된 것이다.




 

유순웅 부이사장 도움으로 사무실을 얻어 어렵사리 꾸려가지만 살얼음 판 같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어렵기야 하지만, 그러나 희망이 보이더라.

이제 단합하여 협력하는 일만 남았다.



 


일반인들에게 받는 CMS도 계속 들어오고 있고, 기금 마련전에도 많은 작가들이 발 벗고 나섰다.

기금마련전도 여지 것 해 왔던 것처럼 무조건 작품을 내 놓는 것이 아니었다.

사무국과 작가와의 계약서에 의해 이루어진다.

출품작가의 뜻에 따라 판매대금 분배와, 끝난 후의 작품반환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출품 작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몰랐던, 그 전의 주먹구구식 기금마련전이 아니라

작가와 단체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기획전이었다.



 


미술평론가 최석태씨가 기획한 민족예술, 다시 날아오르다기금마련전에는

신학철, 황재형, 임옥상, 김정헌, 민정기, 김진열씨 등 내 노라 하는 작가 40여명이 참가하였는데,

이미 작품이 팔려 나간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19일 오후5시 인사동 관훈갤러리전관에서 개막된 민족예술, 다시 날아오르다

기금 마련전에는 200여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대 성황을 이루었다.



    


개막 행사는 유순웅 부이사장의 사회로 이성호 경기민예총이사장의 비나리 공연에서

장순향 한국민족춤협회이사장의 북춤으로 신명을 일으켰다.

박불똥 이사장의 인사와 백기완선생의 축사, 그리고 유홍준씨의 격려사로 이어졌다.



 


이어 마임이스트 유진규씨의 무언극은 마치 민예총의 아픔을 대변하듯 절절했다.

손병휘 서울민예총이사장의 노래에 이어

임진택 명창의 김구선생 탈출기를 담은 창작 판소리가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수 정태춘씨가 나왔는데,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었다.

늙어가는 모습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목소리는 더 깊어진 것 같았다.



 


그런데, ‘관훈갤러리가 생겨난 이후 최고의 관객이 몰렸다.

3층 공연장에 다 들어 올 수 없어, 입구에서 지켜보는 분들도 많았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2층에 마련된 조촐한 다과로 환담을 나누었고,

낭만에 마련된 뒤풀이에서 밤늦도록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판화가 김준권씨 100만원, 박종관 한국문예진흥위원장 100만원, 화가 김정헌씨 50만원 등,

독지가들이 줄을 이어 민예총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습에 마음이 흐뭇했다.



 


다음해 16일까지 열리는 민예총기금마련전은 꼭 볼만한 전시다.

유명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 민중미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신학철씨가 88년에 제작한 목판화 한국현대사-유월항쟁도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시대를 증언하는 작품으로 민중미술을 이끌어가는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은 구입하지 못하더라도 작은 금액의 CMS 한 구좌라도 적어주길 바란다.

작은 물방울이 내를 이루듯, 작은 힘이 모여 민예총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



 

참여 작가는 다음과 같다.

 

작고작가) 박생광 김영수 문영태 김구한

 

강연균 강요배 김영진 김재홍 김정헌 김진열 김천일 김현철 나규환 노원희 두시영 민정기

모노리 박불똥 박재동 박흥순 변승훈 손장섭 송 창 성낙중 신학철 심정수 안경진 안창홍

양형규 여태명 이영선 이명복 이원석 이종구 이종희 이철수 이태호 임옥상 장경호 정비파

조문호 주재환 최병수 황재형

 

사진, / 조문호





































































 





지난 3일, '보라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연영철씨 병문안을 갔다.
쪽방에 살던 그가 지난 달 3층 계단에서 넘어져 목뼈가 부러지며 꼼짝을 못하게 된 것이다.

몸은 마비되었으나, 의식은 살아있어 넘어진 경위를 묻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시인 강민선생으로 부터 ‘4,3 광화문 추념식’에 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깜박 잊어버린 일이라, 서둘러 광화문으로 달려갔다.
종로1가에서 내려 걷다 보니, 광화문 입구 곳곳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마치 조형물처럼 움직이지 않는 그들은 '4.3, 대한민국을 외치다' 퍼포먼스를 펼치는 403명의 일원이었다.





‘4.3범국민위’의 기획과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 퍼포먼스는 영화감독 양윤호, 연극 연출가 류성,

한예종 무용원 교수 김용걸씨 등 세 사람이 공동으로 연출한 것으로 배우와 일반인들이 어울린 대규모 행위예술이였다.






"출연자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 눈빛과 소리를 통해 제주 4.3의 존재를 드러내고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과 교류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는데,

마치 4,3학살의 원혼들이 깨어 난 것 같은 분위기였다.

행위 예술이지만 대부분의 출연자 눈가에는 눈물 자욱이 선명했다.

그 억울한 원혼들을 생각하는데, 어찌 눈물이 나오지 않겠는가?






이날 퍼포먼스는 광화문 일대에 흩어져 각각 퍼포먼스를 펼치다 광장으로 모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짓으로만 연기하던 출연자들은 울분을 토하는 듯 울음소리를 내기도 해 70년 전을 회상하게 했다.






광장으로 모인 출연자들은 하나둘씩 앞으로 나가 겉옷을 벗으며 ‘통일 정부수립’, ‘완전한 자주독립’ 등이 적힌

깃발을 들고 풍물패의 소리에 맞춰 춤을 추며 여러 대형으로 움직였다.

세종대왕상 뒤로 다시 모여 희생자들을 기리는 분향소에서 헌화하며 광화문으로 달려가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제주4.3은 미국 주도의 단독정부를 반대하는 항쟁이었지만, 일방적인 학살에 가깝다.

내가 태어난 해 발단되어 초등학교 들어 갈 무렵 끝났지만, 은폐하여 잘 몰랐던 참변이기도 한데,

뒤늦게 듣게 된 ‘빨갱이의 반란’이란 말에 주눅 들어 쉬쉬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학살의 주범은 바로 미국으로, 이제라도 감추어지고 왜곡된 현실이 제 자리를 찾아 조금의 위안은 되었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어, 부디 원혼들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






광화문광장의 4,3 행위예술 현장에서 연락주신 강민 시인을 비롯하여 무용가 장순향 교수,

사진가 김봉규, 정지현, 윤성광씨 등 반가운 분들도 여럿 만났다.

 

사진, 글 / 조문호













































우리의 몸짓으로 사회와 소통하려는 의지로 창립된 ‘한국민족춤협회’(이사장 장순향)의

2017 ‘한국민족춤제전’이 지난 8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SK'에서 열린다.


그동안 비나리, 진도북춤, 풍월도, 살풀이춤, 꼽추춤, 처용무, 양산학춤 등의 민족 춤만이 아니라

시 낭송이나 영화 ‘바람의 춤꾼’ 상영 등 다양한 판짜임으로 ‘한국민족춤제전’이 진행되어 왔다.





지난 14일 변우균씨의 사회로 펼쳐 진 공연에는 김상옥의사의 일대기를 담은 창작 판소리가 발표되어 관심을 모았다.

김다진양의 소리와 이덕인씨의 장단으로 김상옥의사의 독립항쟁사를 실감나게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외에도 김경수씨의 창작춤, ‘그 끝에 서서“, 김기상씨의 서예 퍼포먼스, 박정희씨의 창작춤 ”붉은 여우“ 등을

보여 준 이 날 공연은 전통 춤 보다 창작 판소리와 창작 춤 위주로 공연하여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겨 주었다.





김상옥 창작판소리 외에 가장 인상적인 춤은 여자의 일생을 몸짓으로 표현한 박정희씨의 창작춤 ‘붉은 여우“였다.

코믹한 분장에다 억세면서도 유연한 그 녀의 몸짓이 관람자들의 시선을 압도한 것이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후,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에서 장순향 이사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기념품을 증정하기도 했고,

전 출연자들이 나와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도 마련되어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오늘부터 마지막 날까지의 공연 일정은 아래와 같으니, 우리 춤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관람을 바란다.

15일은 촛불광장의 의의와 성과를 되짚어 보고 전망을 모색하는 ‘광장 이후 춤의 방향’ 이란 주제의 토론회가 열린다.

채희완씨를 좌장으로 변우균, 김소연, 이수환씨가 발제하며 이종호, 장순향씨가 토론한다.


16일(목)은 이삼헌씨의 ‘바람의 춤꾼’ 영화가 상영되고,

17일(금)은 “서예, 마임과 만나다”란 주제로 마임이스트 유진규씨와 서예가 김기상씨가 출연하며,

송민숙씨의 죽비 춤도 보여준다.





18일(토)의 살풀이류파전도 기대되는 공연이다. 조갑녀류에는 서정숙씨가, 김애정류에는 장순향씨가,

박금슬류에는 임관규씨가, 이필이류에는 이순자씨가 춤을 추는 등 살풀이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리고 춤협회 고문이신 사진가 정범태선생을 모시고 살풀이 춤의 맥을 짚어 보는 시간도 가진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박희정씨의 설장구, 형남수씨의 우포따오기춤, 전종출씨의 마당춤, 최 용씨의 상쇠춤,

조성돈씨의 고깔소고춤, 박동천씨의 진도북놀이, 우진수씨의 경상도북춤 등 ‘아재들의 춤 수다’로 대미를 장식한다.





대학로 성균관대입구 ‘스튜디오SK’에서 열리는 ‘한국민족춤제전’은

평일은 오후8시부터 공연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5시부터 공연된다.

(문의 010-5058-7506 / 02-747-5035)


사진, 글 / 조문호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에 나가는 게 습관이 되어 토요일만 되면 엉덩이가 들썩인다.

지난 토요일은 집회가 없었지만 나갈 채비를 했는데, 마침 ’눈빛출판사‘의 이규상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류가헌‘ 전시장에서 만나 점심식사나 같이 하자는 것이다.

사실 ’류가헌‘이 옮긴지가 제법 되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더구나 나도 출품한 ’촛불의 구술사‘전이 열리고 있지 않은가.

첫 날 일이 있어 못 들리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어 왔던 것이다.

길눈이 어두워 물어물어 찾아 갔는데, 가보니 촛불집회 때마다 들락거린 청와대 가는 청운동이었다.

전시장에는 황규태선생을 비롯하여 이규상, 이규철씨가 나와 계셨고, 뒤이어 석재현, 박진영, 하지권씨도 만났다.

다들 반가웠으나 황규태선생을 뵈니 송구스럽기 그지없었다.

몇 일전까지 ‘류가헌’에서 열었던 황선생님 개인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사치레가 아니라 좋은 전시를 못 본 건 내 손해인데, 스스로의 게으름을 자책해야 했다.






2관에서는 강제훈씨를 비롯한 13명의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찍은 ’촛불의 구술사‘전이 열리고 있었고,

1관에서는 사진가 이규철씨가 컬렉션한 ‘我 之 我’전이 열리고 있었다.

매년 한 장씩 20년 동안 모은 작품 20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가난한 사진가가 매년 사진작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진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품이기에 허턴 작품은 있을 수가 없었다.

이미 잘 알려진 작품도 있었는데, 사진보는 안목이 덜한 분은 믿고 살만한 작품들이었다.

전시된 작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작가와 연결시켜 주는데, 부담 없는 가격이라 제법 팔렸다고 한다.

또한 사진집을 구입한 분께는 작품사진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고 있었다.

사진 컬렉션에 다시 한 번 관심 갖게 하는 좋은 사진나눔운동이었다.






이규상, 황규태 선생과 전시장 옆에 있는 떡 만두국 집에서 식사를 하고 ‘광화문광장’까지 걸어왔는데,

경복궁 앞길에는 유난히 한복 입은 아가씨들이 많았다. 그러나 광화문광장은 여느 때와 달리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이순신동상 부근에는 ‘사회를 위한 대학생공동행동’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누가 뒤에서 어깨를 툭 쳤다.

돌아보니 인사동터줏대감 강 민시인과 방동규선생이 계셨고 옆에는 미모의 소설가 김단하씨의 모습도 보였다.

술 한 잔 하자는 강 민선생의 말씀에 간재미집으로 안내했다.

방배추선생의 구수한 옛 이야기 듣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방동규선생 사모님께서 광장에 기다린다는 전갈이 받고야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사드저지 및 세월호 진상규명, 적폐청산의 날‘이란 퇴진행동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사진가 고 헌씨의 모습도 보였고, 무대에는 장순향교수가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었다.

문제는 눈앞에 닥친 대선에서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는 분은 이재명, 심상정 후보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드철회는 물론 모든 진상규명과 적폐가 청산될 때까지 촛불을 꺼서는 안 된다.

토요일마다 ‘광화문광장’을 문화예술난장으로 만들어 촛불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전진기지로 만들자.


사진, 글 / 조문호












































 

'촛불역사'전에 추가한 사진이 많으니 한 번 봐달라는 정영신씨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모처럼 광화문광장으로 나가보니, 그 뜨거웠던 열기는 오간데없고,

최병수씨의 설치작품들이 늘린 텐트촌 분위기는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관객 몇 명을 앉히고 손병희씨가 노래부르고 있었고, 최병수씨는 또 뭘 만들려는지 자재를 반입하고 있었다.

송경동 촌장이나 신유아씨 등 그 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여전했고, 광장극장에서는 철거를 앞둔 쫑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이해성 극장장이나 춤꾼 장순향 교수의 모습도 보였다.



 


궁핍현대미술광장앞에는 곽명우씨와 정영신씨가 서 있었다. 광장에 사람이 얼마 없었지만,

나온 사람 대부분이 전시장을 찾으니 일반 전시장보다는 관객이 많은 편이었다.


벽에 걸린 사진들을 돌아보니, 너무 많이 걸려 답답해 보였다.

그러나 힘들게 만들어 온 곽명우씨의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좀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한 장이라도 더 보여주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자고 했다.



 


광화문미술행동의 마지막 전시인 '촛불역사'전은 정영신씨가 맡았으나, 좀 더 치밀하지 못했음을 안타까워 했다.

촛불집회에서 만난 사진가들의 작품을 모았으나급하게 추진된 일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떤 분 사진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내 와 들죽 날죽 했다.

정영신씨는 작은 전시장이지만, 촛불집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메인 전시장은 기존 사진가들이 보내 온 기록으로 채우고,

그 옆엔 광화문미술행동'의 기록과 함께 촛불시민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급히 SNS에 올려 다양한 사진을 모았는데, 화가 김진하, 이재민씨의 사진을 받기도 하고

시인 정덕수, 김명지씨 등 시인들을 비롯한 일반인들의 사진을 모았다.

광장에서 노숙하는 정덕수시인은 뜨거운 현장의 열기대신, 그 이면 생활상을 보여 주었




 
그러나 촛불시민들이 보내 온 사진은 핸드폰사진이라 크게 뽑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작은 규격의 사진을 200여장 뽑았던 것이다.

전시장이 작으니 오밀 조밀 재미있겠다 싶었으나, 막상 DP를 해보니  허전했다.


열림식을 치룬 뒤, 몇 장만 다시 크게 뽑기 위해 조율하는 과정에서 사진계 마당발 곽명우씨가 나선 것이다.

곽명우씨는 규격을 바꾸는 사진에 한정하지 않고, 더 다양한 사진들을 보여주고 싶어 

자신의 파일에서 이런 저런 사진들을 골라 내 프린트 업체에 맡겼다고 한다.

 

그 이틀 날 사진을 찾아와 곽명우씨와 빈자리를 채웠으나, 사진이 너무 많았던 모양이다.

좀 남기고 싶었으나, 빈 틈 없이 다 채워 버려 전시장이 답답해 보인 것이다





사진가의 주관이 개입된 사진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대로 찍은 순수한 사진이 대중에게 더 친숙하겠다며 자위했다.


집회 현장의 텐트전시장이니 만큼, 전시 분위기나 작품성보다 그 날의 현장을 돌아보며

촛불시민으로서의 보람을 되 세기길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모습이나 반가운 분들의 모습도 만날 수 있으니, 책 보듯 한 장 한 장 살펴보는 재미를 느끼시기 바란다.

    

사진, / 조문호





















 

   







“이 좋은 날, 와이래 눈물이 날라카노?”




예견 했지만, 헌재 앞 전광판에 만장일치로 탄핵되는 걸 보고, 가슴이 벅찼는데,
확성기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흘러나오니, 갑자기 눈물이 흘러나왔다.
쪽팔려 얼른 훔쳤으나, 이 기쁜 날 왜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올 겨울, 추운 광장에서 고생한 설음에 북 받쳤던 것 같았다.
많은 국민들이 고생은 했지만, 그 고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여지 것 법관들을 불신해 왔지만, 아직은 괜찮은 법관도 있었다.
썩어 빠진 나라지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은 있어 보였다.
이걸 계기로 모든 법관들이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책임을 다 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제 박근혜 탄핵은 시작일 뿐이다.
밝혀내어 처벌할 것도 많고, 바로잡아야 할 일이 한 둘이 아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로운 세상을 위해, 다 함께 싸워야 한다.
빈곤과 불평등이 사라지고, 모든 적폐를 청산해야 할 것이다.
얼마나 더 살지 모르지만, 죽기 전에 좋은 세상 한 번 보고 죽고 싶다.






그 날 헌재 앞에 모였던 시민들과 함께 기뻐 날뛰며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박근혜가 끝나니 날씨까지 따뜻해 졌는데, 진짜 봄이 올려나?
‘광화문미술행동’ 팀과 어울려 인사동 ‘풍류사랑’에서 축배를 들었다.






내일 열릴 20차 촛불집회는 신명난 축제의 장이 될 것 같다.
모두들 ‘광화문광장’으로 나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신명난 굿판을 벌이자.


아래 사진들은 지난419차 촛불집회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날 여러 가지 사전행사와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지도부는 세종문회회관 계단에서 3.8 여성의 날을 맞이해

100인 합창과 여성을 위한 3대 여성폭력 근절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여성의 이름으로 박근혜대통령을 몰아내자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광장블랙텐트극장장인 이해성씨가 사다리위에 올라가 우리나라 헌법을 낭독하자,

또 다른 이들은 국민의 권리를 주장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순신동상 앞에서는 마임이스트 유진규씨가 진행하는 주류 아닌 비주류예술가들의 13’이 펼쳐졌다.

봄은 이미 와 있다. 탄핵은 인용되고, 박근혜는 구속 된다라는 주제로 시국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신명난 굿판을 벌인 후, 나팔부대와 풍물부대를 앞세워 헌재와 인사동으로 행진했다.












어떤 사람은 대형 상장을 걸어놓고 촛불 시민 여러분께 상장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 펼친 프로젝트는 역사, 광장 민주주의였다.

바람찬 전시장에서는 촛불의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되었고,

가수 양재화씨와 정미씨가 나와 노래 불렀다. 신현아씨의 퍼포먼스에 따라 작가들의 드로잉작업도 했다.

춤꾼 장순향씨의 세월호 씻김굿과 서예가 여태명씨의 서예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행동을 벌였다.



































흐르는 물길을 되돌릴 수 없듯이, 다음 주면 박근혜 탄핵이 인용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만으로 봄은 오지 않는다.

정의로운 나라로 가려면, 힘들어도 촛불을 내려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하나하나 바로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장으로 몰려나오는 시민들도 지쳤지만, 광화문광장에서 예술행동을 벌이는 작가들의 삶도 말이 아니다.

여지 것 악에 받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 불가리지 않은 채, 박근혜 퇴진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었지만,

이제 탈진하여 더 버틸 여력이 없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는 이번 주말 11일을 마지막 예술행동으로 준비하고 있으나,

어떠한 방법으로든 세상을 바꾸는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19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4일 펼친 광화문미술행동의 프로젝트는 역사, 광장 민주주의였다.

바람찬 전시장에서는 촛불의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되었고, 춤과 함께한 드로잉 퍼포먼스,

서예 퍼포먼스, 작가와 촛불시민들이 함께하는 바닥 글쓰기, 촛불 목판화 찍기 등 다양한 예술행동을 벌였다.



 

촛불집회의 역사적 장면들이 담긴 사진들이 바람찬 전시장양 벽을 가득 메워 지나치는 촛불시민들의 발길을 잡았는데,

참여 다큐 사진가로는 권 홍, 곽명우, 김문호, 노숙택, 양시영, 엄상빈, 이정환, 정영신, 조문호, 하형우씨 등 열 한명이었다.




 

바람찬 전시장옆에서는 가수 양재화씨와 정미씨가 나와 노래 불렀고,

신현아씨의 퍼포먼스에 따라 작가들의 드로잉작업도 시작되었다.

아승연, 이상태, 정용철, 정도나, 노경애, 이철민, 박재수, 김미란, 오귀현, 조형순 등의 드로잉 작가가 참여했고,

오현, 정유영, 김예슬씨 등 촛불시민들도 함께 했다.




 

춤꾼 장순향씨가 보여 준 세월호 씻김굿의 유명세는 익히 알고 있지만, 그 날 처음 본 신현아씨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았다.

우연히 멋진 예술행동을 만난 시민들은 구경하느라 눈을 떼지 못했다.


    


 


서예가 여태명씨가 펼친 서예 퍼포먼스는 여러 차례 보았지만, 볼 때마다 감동스럽다.

그의 힘찬 필력이야 다들 알고 있으나, 즉흥적인 그림 솜씨도 대단했다.

그런데,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다, 번번히 서예퍼포먼스를 놓칠 때가 많다.

이 날도 유진규씨의 퍼포먼스에 갔다 오니, 그 사이 퍼포먼스는 끝나고 작품만 바람찬 전시장에 걸려 있었다.

    


 


광화문미술행동은 오는 11일 열릴 열세 번째 촛불광장 프로젝트로 촛불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를 개최한다.

 ‘광화문미술행동'을 마무리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바람찬 전시장 현장 공개와 촛불시민 인증샷, 촛불 목판화 찍기,

서화 퍼포먼스, 시민 글쓰기 등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된다. 마지막 예술행동을 함께 즐기자.



    

 

그리고 박근혜탄핵이 결정된 14일부터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의미 있는 사진전도 개최한다.

광화문미술행동을 결산하는 전시로서 촛불의 역사를 지켜 본 열다섯 명 다큐사진가들 사진과 

촛불시민들의 사진도 내 걸린다. 또한 광화문미술행동에서 보여 준 다양한 예술행동도 함께 전시된다.

촛불시민의 승리를 기념하는 촛불역사전을 기대하시라.



    

 이 날 함께한 분은 김준권대표를 비롯하여 류연복, 김남선, 김진하, 장경호, 여태명, 장순향, 정덕수, 송용민,

강성봉, 김영배, 이철재, 변정대섭, 이재민, 이인철, 정영신, 신유아, 신학철, 김창규, 김진열, 조신호, 권 홍,

배인석, 김봉규, 성기준, 정세학, 김 구, 임경일씨 등인데, 취재나온 한겨레 노형석기자도 함께 했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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