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미술, 다시 날아오르다’전이 개막되는 지난 19일 아침, 긴급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주재환선생 작품이 도착하지 않아 정영신씨 따라 일산 작업실로 찾아간 것이다.
처음 가본 작업실이었는데, 자택과 떨어진 아파트1층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계셨다.






미완성의 대작 두 점이 거실을 채운 가운데, 선생께서 패러디로 즐겨 사용하시는 잡동사니가

군데군데 늘려 있었고,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수두룩했다.

흔히 볼 수 있는 화가의 작업실과 별 다를 바 없으나, 사돈 남 말 하듯, 선생의 건강이 걱정스러웠다.
이제와 담배를 끊기도 쉽지 않지만, 살면 얼마나 살 것이라고 억누르고 살 필요야 있겠나 싶었다,






주재환 선생은 80년도 ‘현실과 발언’ 시절부터 민중미술과 함께 해온 원로작가지만,
원로를 거부하고 현역임을 강력하게 고집한다.
육십이 되도록 전시회 한 번 열지 않았는데, 뒤늦게 후배들에 등 떠밀려 회갑 무렵에야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 유쾌한 씨를 보라’는 첫 전시 제목도 파격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타이틀매치 주재환 vs 김동규’, ‘주재환, 성능경 2인전 ’도르래미타불‘,
주재환, 김정헌 2인전 ‘유쾌한 뭉툭’등을 가진바있다.
유쾌한 전시를 잇 따라 여는 펄떡이는 동시대작가임이 틀림없다.






선생은 별칭도 많다. 주격조 선생이라 불리기도 하고 ‘유쾌한’ 주선생이라 불리기도 한다.
'광대형 작가'를 자임하는 선생께서는 누구나 '다 같이 차차차'를 부르고 싶은 즐거운 그림을 지향한다.
삶의 곳곳을 탐험하고 연구하듯 꼼꼼히 들여다보는 작가의 시선과, 날카롭고 재치가 넘쳐 ‘패러디의 거장’이라 불린다.





기금마련전 출품작 '미투'



주재환선생의 작품에는 장난기와 기발함이 충만하다.

이번 기금마련전에 출품한 '미투'는 액자에 여성팬티를 걸어, 그 위에 붉은 꽃을 꽂았다.

전시장을 찾은 여성 한 분이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으나, 출품한 두 작품 모두 팔려나갔다.
진지함이나 엄숙함, ‘먹물의 허위의식’을 집어던져, ‘주격조 선생’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전시 개막식에 나오신다고 했는데, 그 날 보이지 않아 은근히 걱정되었다.
마침 작품이라도 팔려나가 다행이다 싶다.
부디 건강 잘 챙기시어 선생의 팔팔한 청춘을 기대합니다.






새해에는 더욱 유쾌한 작품을 만들어, 병든 속물들에게 속이 후련한 웃음을 선사하소서!



사진,정영신 / 글, 조문호




위 작품은 주선생의 젊은시절 사진으로,  지금은 고인이 된 김영수씨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뒤늦게 정인숙씨가 출품하였는데, 오래전 본인이 직접 프린트한 빈티지로 소장 가치가 높습니다.

주재환선생 가족께서 구입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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