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 그런지, 년 말이 되어도 인사동이 별로 흥청대지 않았다.
구세군의 종소리를 뒤로하고, 뭐가 바쁜지 다들 종종 걸음만 친다.






인사동에서 열리는 전시로는 ‘민예총’ 기금마련전이 열리는 ‘관훈갤러리’가

그 중 볼거리가 많은 전시라, 보았지만 다시 들렸다.






이층에는 이재일씨와 서인형, 정영신씨가 잡담을 나누고 있었고, 관람객도 띄엄 띄엄 있었다.
그런데, 전시작의 배치도 바뀌었지만, 처음 보는 작품에 눈이 번쩍 띄었다.






개막식에 없었던 신학철선생의 사진 콜라주 작품이 한 점 나온 것이다,
알아보았더니, 돌아가신 김윤수선생 사모님께서 ‘민예총’에 기증한 작품이라 했다.
그 작품은 민중미술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가격도 적지 않아, 고마운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리고, 고인이 된 김영수씨 사진도 두 점이 더 걸려있었다.
사진가 정인숙씨가 추가로 가져왔다는데,

한 점은 갯벌이 펼쳐진 을씨년스러운 포구 풍경이고, 한 점은 주재환선생의 젊은 시절 모습이었다.
이젠, 주재환선생께서 ‘미투’작품 판 돈으로, 그 작품을 사야할 것 같았다.






그런데, 군데군데 빨간 딱지가 붙어 반갑기 그지없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신학철선생 판화를 비롯하여, 주재환, 민정기, 박홍순,
이원식, 이태호, 강요배, 박재동씨등 여러 점에 붙어 있었는데,
한 작가의 작품이 두 점 팔린 것은 세 작품이나 되고,
이태호씨의 판화는 네 사람이 딱지를 붙였더라. 



 


이 정도면 불경기에 괜찮은 전시로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몇몇 컬렉터가 찜해 놓은 작품이 있다니,
‘민예총’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할 것 같았다.






이 전시가 끝나는 1월6일에는 모두 나와 신명난 황금돼지의 꿀꿀이 잔치한 번 벌이자.
‘민예총’사람이던, ‘인사동 사람들’이건, ‘사진쟁이’건, 모두들 꼬인 것이 있으면,

그 날 액을 풀며, 새로운 한 해를 맞자,





나쁜 놈인 이승만의 말이지만,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말이 생각난다.

“뭉치면 살고, 흩어 치면 죽는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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