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울호수공원 모래밭에 날아가는 물고기가 만들어진다.
어린이들의 아이디어로 미술감독 안애경씨가 진행하는 “예술로 놀이터” 작업이 이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여름 이틀 동안 열린 어린이아트캠프 ‘TO BE FREE'에서 도출해 낸 어린이들의 생각을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그동안 4차에 걸친 작업 끝에 전체적인 윤곽이 들어나고 있다. 이젠 섬세한 공정만 남아 안애경씨 혼자 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일 오전 무렵 '서서울호수공원'에 갔더니, 진행을 맡은 안애경씨와 일을 도와주는 안반장이란 분만 나와 있었다.

탁자 위에는 많은 쟁반과 그릇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갖가지 부서진 타일조각들이 종류별로 담겨 있었다.

작업을 편하게 하기 위해 자재들을 정리했으나, 마치 식탁처럼 만들어 놓았다. 한쪽에는 프라스틱 통에 꽃도 꽂혀 있었다.





그런데, 웃음이 절로 나는 기막힌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서서울호수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안애경씨가 진행하는 작업을 아주 못 마땅하게 여겨왔다.
'서울시청'공원녹지과에서 주관하는 일이라 어쩔 수는 없지만, 협조는커녕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는 것이다.

이 날도 공원관리사무실에서 이들을 감시하느라 CCTV 화면을 아예 작업현장에 고정시켜두었다고 한다.

작업을 돕던 안반장이 사무실에 갔더니, 공원에 왜 음식상을 차리냐며 당장 치우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웃기는 코미디인가?






또 한 가지 어처구니 없는 일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교육센터 부지에서 일어 난 이야기다.
'서서울호수공원' 초입의 한적한 고목 밑에 동네 어르신들이 쉬기 위해 나무원탁을 땅에 묻어 고정시켜 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안애경씨가 통나무를 짤라 의자를 만들어 드려 어르신들의 좋은 쉼터가 되었는데,

어느 날 교육센터에서 갑자기 철거해 버렸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넓은 공간에서 별 일도 없는 한 두 사람 직원을 위해 난방비만 팡팡 써야하는가?

난, 문제점이 많은 문화재단 자체의 무용론을 늘 말하는데, 이제 일하는 직원마저 전형적인 복지부동 공무원을 닮아간다.






마지막 비명을 토하는 서서울호수공원의 단풍에 끌려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여지 것 이토록 아름다운 단풍에 취해 본 적이 제대로 있었던가.

우아한 색깔로 변하는 마지막 낙엽은 짙은 색에 비할 바가 아닌지라, 그 아름다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내 주제에 이런 호강을 해도 되나 싶었다.

여지 것 아마추어 사진인들이 너도 나도 아름다운 풍경만 쫒아 다녀 나무라기도 했으나, 이해는 되었다.





작업장으로 돌아와 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안애경씨 따라가서 떡라면도 얻어먹었다.


지난 작업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날아가는 상상을 하랬더니, 물고기에 풍선을 다는 어린이도 있었고,

날개달린 물고기도 있었다고 한다. 이젠 물고기 조형물에 그린 어린이 그림에다 타일조각으로 멋지게 단장하는 일만 남았다.


작업 도중 공원에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이 몰려오기도 했지만, 안애경씨는 일손을 멈추고 그들을 맞아주었다.

어린이들과 놀아주며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작업을 서둘지 않았다.






그런데, 타일조각으로 디자인하는 본 작업보다, 주워 모은 타일을 잘게 부수거나 색깔별로 구분하는 일에 시간을 너무 뺏기는 것 같았다.

단순한 일인지라 도와주려 했으나, 느닷없이 내리는 비로 그마저 일손을 멈추게 했다.

서둘러 작업장 자재들을 모아 덮어 두고 돌아왔지만,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날아가는 물고기 위에 올라 타 즐거워 할 어린이들의 모습이 빨리 보고싶어진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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