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작




오늘이 셋째 주 수요일이면 인사동에서 반가운 사람들 만나는 날이 아니던가.

그 징그러운 더위가 물러나고, 날씨까지 받쳐주네.

산들 산들 부는 늦바람에 마음까지 날릴까보다.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장욱진화백의 회고전 ‘동심과 불심’도 보고,

‘나무화랑’에서 열리는 강행복씨의 아티스트북 설치전도 보자.

시간 남으면 ‘갤러리그림손’에서 열리는 ‘초월시공’전에도 한 번 가보라.

국대호, 유봉상, 이재삼, 이태량, 채성필씨가 냈단다.

친구는 오래된 친구라 했으나, 더러운 꼴 덜 본 새 친구도 좋더라.

벽치기 샛길에 있는 ‘유목민’에서 만나, ‘부산식당’도 좋고 ‘낭만’도 좋다.

소주 맥주 주종 불문이고, 남자 여자 인종 불문이다.

돈 없으면 거지처럼 놀면되고, 돈있으면 부자처럼 놀면된다.

만나면 만나는 대로 좋고 못 만나면 못 만나는 대로 한 잔 빨자.

빠세 빠세 살아 빠세 죽고 나면 못 빠나니...





지난 21일의 일이다.

전통시장에 문화의 옷을 입히는 하재은씨와 ‘눈빛출판사’ 이규상씨를 인사동에서 만났던 일을 깜빡 잊어버렸다.

요즘 정신이 빠져서인지,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진파일을 들여다보니 정리하지 않은 사진들이 너무 많았다.

이까짓 사진들을 정리하면 뭐하고, 블로그에 올리면 뭐하냐는 생각도 들지만,

일기처럼 찍어 온 사진들을 그냥 버릴 수는 없었다.

미국, 캐나다 등 세계 10대 글로벌명품시장을 연구 분석하여 사진집을 만들고,

전시회를 열려는 하재은씨의 부탁으로 이규상씨와 만찬의 시간을 마련했던 것이다.

각종 전시들이 시작되는 수요일의 인사동은 관람객들로 전시장마다 붐볐다.
아내와 함께 약속장소인 ‘귀천’에 갔더니, 탐스러운 국화꽃이 반겨주었다.
‘귀천’은 천상병선생의 사모님이신 목순옥여사께서 좋아한 꽃들이 가득했다,

이젠 조카가 이어받아 꽃밭을 만들어 놓았는데, 꽃을 보니 돌아가신 목여사가 그리워졌다.

모과차로 추억을 달래고, ‘부산식당’으로 옮겨 생태찌개를 안주로 술 한 잔했다.
하재은씨가 이번에 다녀 온 맨하탄의 파머스마켓, 캐나다 토론토의 쎄인트로렌스 마켓 등

선진시장의 모범사례들을 귀동냥하며 오붓한 만찬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하재은씨는 사진가이기 전에 시장경영을 연구하는 박사로 신한경영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통시장 특성화 육성사업에 많은 사업 실적을 가지고 있다.

세계10대 글로벌 명품시장을 대상으로 연구 촬영한 사진으로

올 11월 초순경 전시회와 사진집을 출판한다니, 기대하는바가 크다.


돌아오는 길에 ‘유목민’에 잠시 들렸더니, 임경일씨가 반겨주었다.


사진, 글 / 조문호




























인사동에 맛있는 밥집들이 많으나 꼭 알아두어야 할 맛 집들이 더러 있다.
먹거리 분야별로 선정하기는 했으나, 대개 인사동 토박이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을 골랐다.

맛도 있고 부담이 덜한...  

 

 

그리고 대부분의 식당들이 골목에 있다.

찾을 때는 골목 입구에 붙은 도로번지 이정표를 참조하면 찾기 쉽다.  

 

 

 

 

개성식 만두국과 조랭이 떡국으로 유명한 ‘궁’


 

 

개성식 만두국과 조랭이 떡국이 유명한 인사동의 이름난 만두집이다. 개성만두국과 조랭이떡국이 주 메뉴이지만, 감자전, 녹두전, 파전, 모듬전 등의 전도 있다. 만두 내용물이 실하면서 맛은 담백하다. 식사 시간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점심 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수도약국 옆 길인 석정길로 조금 가다 왼편의 경인미술관 방향으로 들어가면 경인미술관 바로 앞에 있다. 전화 (02)733-9240

 

 

 

생대구탕이 시원한 ‘부산식당’

 

 

부산식당은 시원한 생대구탕으로 소문이 나 인사동을 찾는 술꾼들이 많이 몰린다. 특히 인사동의 갤러리들이 오픈하는 수요일 저녁은 예술가들 뒤풀이로 북적여 자리 얻기가 힘들다.

이 식당은 갓 지은 밥도 일품이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이 고소하고 맛있다. 생대구탕 2인분에 10,000원이고 내장을 추가하면 3,000원이다. 그 외에도 된장찌개, 김치찌개, 삼치구이는 각각 7,000원이고 제육, 오징어 뽁음은 14,000원이다.

 

 

위치는 서인사마당 주차장으로 가는 인사동11길로 70미터쯤 진입하면 오른편에 있다. 전화 (02) 733-5761

 

 

 

 

만두전골로 유명한 ‘사동집’

 

 

이북식 만두로 유명한 집이다. 큼직한 만두에는 10가지가 넘는 야채가 들어가 일반 만두와는 다른 맛을 내고 있다. 만두국이나 만두전골은 맑고 깔끔한 국물 맛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만두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들이 있고 2층에는 4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연회석도 있다.

 

 

위치는 ‘인사아트프라자’ 옆 골목인 인사동5길로 들어가면 나온다. 전화 (02)735-7393

 

 

 

41년 전통 삼계탕의 본가 ‘무교 삼계탕’

 

 

41년의 오래된 전통을 가진 삼계탕전문집으로 세월의 관록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밑반찬으로는 깍두기와 김치외에 고추장으로 무친 마늘이 있는데, 은근히 닭과 궁합이 잘 맞는 반찬이다. 삼계탕외에도 닭곰탕과 감자전도 있는데, 삼계탕은 13,000원, 닭곰탕과 감자전은 모두 5,000원이다.

 

 

위치는 인사동사거리에서 오른편 '인사동5길'로 가서 우리은행 건물을 끼고 돌면 바로 나온다. 전화 (02) 734-4635

 

 

 

 

쫄깃한 수제비가 일품인 ‘인사동 수제비’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인사동수제비는 얼큰 수제비와 들깨 수제비(각 6,000원)로 구분되어 있다. 굴이 들어간 국물 맛도 좋지만 쫄깃한 수제비 맛이 일품이다. TV에 맛집으로 소개되어 점심 식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5,000원하는 동동주를 절반도 팔아 반주 한 잔씩 곁들여도 좋다. 골뱅이(11,000원)와 해물파전(9,000원)도 있고, 여름철에는 냉콩국수(7,000원)도 판다.

 

 

위치는 인사아트프라자 옆에 있는 ‘인사동8길’ 골목으로 진입해 60미터쯤 가다 왼편으로 돌아 10미터 전방 오른편 구석 집이다. 전화 (02) 735-5481

 

 

 

싱싱한 남도 제철음식으로 유명한 ‘여자만’

 

 

'여자만'은 여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여수와 고흥 사이에 있는 만 이름이다. 싱싱한 남도 제철음식으로 유명한 이곳은 특히 양념꼬막이 맛있다. 죽, 샐러드, 두 가지 전, 생선, 불고기 뚝배기, 간장게장, 김, 맑은 순두부탕과 밥이 제공되는 한정식 외에도 단품 메뉴들이 다양하다. 안쪽에는 3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연회석용 큰 방이 있다.

 

 

위치는 인사동 14길 골목으로 100미터쯤 들어가면 ‘귀천’ 맡은 편에 있다. 전화 (02) 723-1238

 

 

 

석쇠 불고기가 맛있는 "이모집"

 

 

인사동 터줏대감들이 꼽는 맛집으로 게장백반이 대표 메뉴이다. 석쇠 불고기와 낙지볶음도 맛있다. 들어앉은 한옥집이라 집처럼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 오래된 단골들이 많이 찾는 집이다. 음식들은 모두 맛있지만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위치는 '인사동3길'로 들어가 가회라는 집 옆, 골목 끝집이다. 전화 (02)720-4688

 

 

 

청국장으로 유명한 ‘일미집’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과 담백하고 고소한 청국장은 그 특유의 냄새가 적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청국장으로 잘 알려진 일미식당은 6개 남짓의 테이블 뿐인 작고 허름한 백반집이지만 일본관광객들까지 선호하는 맛 집이다. 점심식사 시간은 언제나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다.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모두 7000원이고, 오징어볶음·제육볶음 2인분 1만6000원, 더덕구이·해물파전 1만원이다.

 

위치는 인사동사거리에서 낙원동방향으로 가면 ‘낙원악기상가’지하148호에 있다. 전화 (02) 766-6588

 

 

 

 

나물 위주의 웰빙 한정식집 "지리산"

 

 

나물 중심으로 상을 차려내는 한정식집이다. 다양한 나물과 더덕, 버섯, 콩비지, 시래기 등의 웰빙 음식과 톳, 굴비 등 해산물로 상을 차린다. 환경 친화적인 음식 재료여서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지리산 정식은 1인분에 13,000원이다.

 

 

위치는 ‘인사동3길’로 끝까지 들어가, 신궁장에서 왼쪽으로 돌아서면 보인다. 전화 (02)723-7213

 

 

 

 

된장비빔밥이 별미인 ‘툇마루’

 

 

된장 비빔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잡곡밥에 부추와 상추 그리고 참기름과 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를 넣어 비벼먹는 음식이다. 비벼먹는 강된장이 별미인데 가격은 7,000원이다. 그리고 녹두전과 가자미식혜도 유명하다. 지하와 2층으로 식당이 나뉘어져 있는데 지하는 마루고 2층은 테이블이다.

 

 

위치는 인사 길인 ‘갤러리 서호’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전화 (02)739-5683

 

인사동에서 대구탕으로 유명한 부산식당입니다.

일대에서 한식으로는 가장 맛좋고 인심좋은 곳이라 자부합니다.

어르신들은 술한잔 하기 위해 오고 근처 직장인들은 끼니해결을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인테리어의 수준은 인사동의 특성상 모던하지 않은 전형적인 노포인데요. 

근처에 인사동 식당들이 젊은이들과 관광객 공략을 위해 환골탈태 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런 가게들은 노포의 자부심과 명맥을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위생이라는 숙제를 풀지는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옆테이블은 정리가 제대로 안되어 있고 식탁은 지저분했습니다. 

자꾸만 한국의 식당들이 위생과 멀어져만 가는 것 같아 아쉽네요. 

 

 

 

               

 

일인분에 만원인 대구탕인데 속도 실한 편이고 특히 국물의 감칠맛이 아주 뛰어났습니다. 

최근에 먹은 탕요리중 가장 돋보이는 뛰어난 국물맛이었네요. 

 

 

 

반찬은 전형적인 전라도식 반찬이었습니다. 반찬 역시 전라도 손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제격일것 같구요. 총각 김치역시 뛰어났습니다. 최근에 한 칼럼니스트가 전라도식 김치가 산미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전통에서 제외를 하자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한데 식문화는 다양성을 담보로 해야한다는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곳 김치는 그런 갑론을박을 잠식해버릴 정도로 뛰어났구요. 


곡창지대인 전라도에서 밥이 주가 되는 백반문화는 우연이 아닐것 입니다. 반찬들은 밥을 위해 준비 되었고 개별적으로 먹으려 한것이 아니기에 간을 좀 쎄게 한것이 현재의 전라도식 반찬이 되었는데요. 그러기에 한 공기의 밥을 먹기에는 전라도식 밥상만한것도 없는것 같습니다. 

반찬중에 간장게장도 있었는데 참게장은 아니지만 웬만한 게장집보다 훨씬 뛰어났네요. 최근 여러 게장집에서 신사동 어느곳의 "간장새우"라는 메뉴를 따라하여 너도나도 간장새우를 내놓은데 이런 컨셉따라할때가 아니라 이 가게 게장의 반만 따라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밥도 맛있었습니다. 100곳 중 98곳 정도가 미리준비해 놓은 뚜껑덮힌 밥그릇을 내놓는 현실을 감안할때 갓 지은 밥을 내놓는 이 곳을 보고 감탄했네요. 찰기가 뛰어난 햅쌀로 지은 밥과 어우러진 모든 반찬과 탕의 조화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싱싱한 대구와 함께 먹는 따뜻한 밥은 무엇에 비할까요. 

최근에 먹은 어떤 음식보다 맛있게 먹어서 처음에 생각했던 위생문제는 다먹고 나올때까지 생각이 나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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