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동강 변 뼝대(벼랑)에 석회암 바위를 뚫고 피어난 동강할미꽃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연분홍, 청보라, 붉은 자주색 꽃이 하늘을 향해 초롱초롱 빛을 낸다.
 


 ‘동강할미꽃’의 고장 강원도 정선 기행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알려진 ‘동강(東江)’은 강원도 정선의 주강이다. 동강 물길 51㎞ 중 태백이 5㎞, 영월이 14㎞인데 정선은 32㎞다. 동강에서 봄철에 유난히 주목받는 것이 있다. 암벽 틈 사이로 빠끔히 고개를 내밀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동강할미꽃’이다. 고개를 숙이는 여느 할미꽃과 달리 깎아지른 기암괴석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신비스럽게 꽃을 피워 보석 같은 꽃향기를 뿜어낸다. 강인한 생명력이 경이롭다.


동강할미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15㎝ 정도의 꽃을 피운다. 꽃대 전체에 흰 털이 많다. 잎은 뿌리에서 나는 깃꼴겹 잎으로 작은 잎 7∼8장으로 이뤄진다. 동강 주변의 정선, 영월, 평창의 석회암 바위틈에서 자라는 한국의 자생 야생화다. 1997년 한 식물사진가에 의해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으며 2000년 6월 ‘동강할미꽃’이란 이름을 얻었다. 가장 늦게 봄이 드는 강원도 땅에 살지만 3월말부터 4월 초순에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현란하게 화려하지 않지만 잔잔한 잔영을 남기는 아름다움이다.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우리 꽃이다.


할아버지 수염을 한 동강고랭이. 정선 동강변에 동강할미꽃과 함께 자란다.


처음 동강할미꽃이 발견된 곳은 정선군 귤암마을이었다. 수직 절벽이 동강할미꽃의 자생지다. 이름은 할미꽃이지만 전혀 할머니 같지 않다. 수줍은 새색시 마냥 가냘프고 고운 미녀 같은 꽃이다. 연분홍, 청보라, 붉은 자주색 꽃이 하늘을 향해 초롱초롱 빛을 낸다. 동강을 붉게 물들인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면 동강할미꽃도 활짝 열었던 꽃잎을 서서히 닫는다.  

동강할미꽃을 맞이하러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꼬불꼬불한 동강변 도로를 한참 달려야 한다. 길 한 켠에 ‘낙석주의’ 표지판이 긴장감을 준다. 그렇게 가는 길에 만나는 ‘동강할미꽃 군락지’라는 표지판이 반갑다. 동강할미꽃은 장미나 튤립처럼 흐드러지게 피지 않는다. 군락지라고 해서 빠르게 지나치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눈을 부릅뜨고 바위벽을 찬찬히 살펴야 그 틈에서 손을 들고 있는 보랏빛 꽃을 마주할 수 있다. 그 빛은 장미의 붉은색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병방치 스카이워크.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한반도 지형과

휘돌아가는 동강의 풍광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귤암리는 53가구에 138명이 사는 마을이다. 정선에서 유일하게 온대식물인 감나무가 재배 되는 곳으로 예부터 감꽃이 만발해 귤화리라고 칭하던 ‘귤’자와 의암이라는 자연부락 이름에서 ‘암’자를 따왔다. 주민들은 세계 유일종이며 한국특산종인 동강할미꽃을 보존하기 위해 2005년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를 창립했다.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 및 동강 유역에서 4월 1일부터 3일까지 제10회 동강할미꽃축제가 개최된다. 동강할미꽃 분재 및 사진전시, 마을풍경 그림전시, 동강할미꽃 10년사 자료 전시, 한반도지형 및 수리봉 포토존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 서덕웅 회장은 “동강할미꽃축제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축제라기 보다 자연의 고마움을 자연 속에서 느끼고 아름다운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척박한 환경 극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동강할미꽃에서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귤암리 동강생태체험공원에서 올려다보면 병방산(兵防山·861m)이 웅장하게 서 있다. 위로는 천층 절벽이요,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강물이라 한 사람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근접하지 못할 요새지여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그 산 중턱에 병방치라는 옛길이 있다. 1974년 강변으로 통행할 수 있는 호박길(동강로)이 생기기 전까지는 산 아래 귤암리 주민들이 정선 5일장터에서 생필품과 비료, 시멘트 등을 운반했던 생명의 길이었다. 병방산의 허리를 가로질러 오르는 고갯길의 경사를 낮추기 위하여 36굽이 뱅글뱅글 돌아 통행했기에 뱅뱅이재라고 불린다. 다람쥐도 한숨짓고 나는 새도 쉬어가는 길이다. 

병방치에 서면 굽이치는 동강의 아름다움이 가슴 뻥 뚫리는 청량감을 준다. 깎아지른 듯한 산세를 따라 뱅뱅 돌아가는 옛길을 따라 가면 동강변 할미꽃마을에 이르게 된다. 약 3㎞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정선에서 요즘 ‘뜨는’ 곳이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고한읍 ‘삼탄아트마인’이다.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옛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의 폐광시설을 이용해 시간의 흔적과 예술의 희망을 캐는 콘셉트로 구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예술광산으로, 지난해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됐다. 1964년부터 2001년 10월 폐광되기 전까지 3000명이 넘는 광부가 석탄을 캐던 삶의 터전이었다. 갱도로 내려가는 승강기와 석탄을 나르던 레일 등이 모두 보존돼 있다.


여행메모 
영동고속도·42번 국도 이용 3시간 소요… 곤드레나물밥 별미
 


곤드레나물밥

 

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평창읍을 지나 비행기재터널을 통과한 뒤 7㎞가량 가면 광하교다. 이 다리를 지나 강변을 타고 4㎞ 정도 더 가면 ‘동강 할미꽃 축제’가 열리는 정선 귤암마을이다. 약 3시간 걸린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정선행 시외버스가 있다. 

정선읍내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가다 남면에서 38번 국도로 갈아타고 고한읍을 지나면 삼탄아트마인에 다다른다. 지난해 한국관광100선에 포함된 삼탄아트마인은 탄광 문화와 예술이 결합된 공간으로 문 닫은 뒤 멈춘 과거의 시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다. 4층부터 전시 공간 10여 곳을 둘러보면 석탄을 캐서 모으던 시설에 미술 작품을 가미한 레일바이뮤지엄을 거쳐 기억의 정원 등이 있는 야외 공간으로 나온다.

정선은 곤드레나물의 고장이다. 정선읍내의 싸리골식당(033-562-4554)은 곤드레나물밥(사진)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아라리촌주막(033-563-0055), 동박골식당(033-563-2211), 동광식당(033-563-3100), 짐포리식당(033-562-2479) 등도 맛집이다. 

[스크랩/ 국민일보] 정선=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아래 사진은 제9회 동강할미꽃 축제에 초대된 김정명씨 사진이다.

우측에 인공조명을 비춘 자욱이 뚜렷하다.

 

몇일 전 동강변에서 동강할미꽃에 물을 뿌리는 아마추어 사진인을 발견해 나무란 적이 있었다.

 

물을 뿌리면 꽃도 시들지만, 야생화 사진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진다는 것을 누차 강조했으나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손이 안 닿는 높은 곳의 할미꽃들은 아름다운 보라 빛을 머금고 있지만, 낮은 곳의 할미꽃들은 대개 누렇게 변색되다 말라 죽는다.

일부 몰지각한 아마추어 사진인들이 이슬 맺힌 것처럼 보이기 위해 꽃에 물을 뿌리는데, 동강할미꽃은 해가 떠올라 날씨가 따뜻해져야 꽃이 피기 때문에, 핀 꽃은 이슬이 맺힐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화면을 단순화하려 꽃을 감싼 마른풀을 뜯어내어 동강할미꽃을 더 힘들게 한다. 생태사진으로서의 야생화촬영은 꽃도 꽃이지만, 꽃의 습성이나 자연적인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왜 모를까?

 

이처럼 사진이기를 포기하는 아마추어적 풍조가 아직까지 만연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사협에서 실시하는 사진공모전 때문이다. 문제는 대개의 공모전 심사위원에 생태사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는데다, 심지어 야생화를 전문으로 찍는 중견작가까지 잘못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거나, 아직까지도 생태사진의 가치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햇볕이 나와 꽃이 피었건만, 꽆잎에 물방울이 묻어 있다.

 

 

지난 27일에는 동강할미꽃 축제를 기록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렸다. 마침 귤암리 지역화가 김정숙씨로 부터 김정명씨의 동강할미꽃 초대작이 너무 좋다는 말을 들었으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 것이다.

 

16X20인치 사이즈의 동강할미꽃사진 7-8점이 이젤 위에 걸려 있었는데, 동강할미꽃에 물을 뿌려 활짝 핀 꽃에 물방울이 맺혀있었고, 마른풀도 전혀 없었다. 돌 틈의 꽃은 마른 풀이 있는 것도 간혹 있지만, 사진처럼 다 말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 어떤 사진은 꽃망울에 강한 인공조명을 비추기도 했다초보자가 출품한 공모전에서는 쉽게 보아왔던 사진이지만, 이 건 30여년을 야생화만 찍어 온 중견작가의 사진이다. 한 때 한국식물사진작가협회 회장도 역임한 사람이 아니던가?

 

김정명씨는 97년 동강할미꽃을 처음 찍어 꽃 달력을 만들었는데, 그 사진을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박사가 2000년 동강할미꽃이란 이름을 붙여 세계유일종으로 발표하여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김정명씨의 위치라면 공모전에서 야생화사진들을 심사해야 할 사람이다그런 사람이 자신의 사진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버젓이 내 걸고 있으니, 결국 생태사진의 기본조차 모른다는 말이다.

 

야생화 전문가로서 작가의식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그에게 지도받는 초보자들도 결국은 비슷한 사진을 계속 찍어 내게 된다는 말이다.

 

사진에서 프로와 아마츄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직업이냐 취미냐로 구분하는 것만 아니다. 프로지만 작가의식에 문제가 있는, 이런 사진인을 영원한 아마추어라 부른다.

 

 

: 조문호 / 사진 : 김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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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의 봄을 알리는 제9회 동강 할미꽃 축제 개막식이 지난 27일 오전10시 정선, 동강생태체헙학습장에서 열렸다.

이 날 개막식에는 최종열 동강할미꽃보존회장과 장대순 정선 부군수의 인사말이 있었고, 보존회장 최종열씨는 전임 보존회장 권진섭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행사가 겹쳐 조금 늦게 도착한 전정환 정선군수와 차주영 정선군의회 의장을 비롯하여 김수복 정선군 문화과장, 유경수 정선읍장, 김우영, 안정의, 김은수, 김영철, 유미자, 그리고 마을주민들과 관광객 들이 참석해 수줍게 고개 내민 동강할미꽃 향연을 즐겼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정선아리랑을 시작으로 소리꾼 최윤영씨의 창과 ‘밴드 조’의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그리고 나만의 동강할미꽃 심기, 학생백일장, 동강할미꽃 사진전, 떡메치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되었다.

28일에는 어린이 그림 공모전과 백일장 시상식이 있었는데, 주말 나들이객까지 더해 행사장주변이 성황을 이루었다.

사진,글 / 조문호

 

 

 

 

 

 

 

 

 

 

 

 

 

 

 

 

 

 

 

 

 

 

 

 

 

 

 

 

 

 

 

 

 

 

 

 

 

 

 

 

 

 

 

 

 

 

 

 

 


 

올해는 동강할미꽃이 예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트렸다.
지난 22일 서울 전시를 마무리하고 정선으로 돌아 오다보니,
동강 벼랑으로 사진인들이 몰려들어 마치 촬영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맘때면 해마다 겪는 일이기는 하나 우리나라에 야생화를 찍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낀다.
아니면 사돈 따라 장에 가듯이, 남이 찍으니까 따라 찍는 것일까?

목적도 목적이지만, 예쁜 꽃을 보면 누구나 찍고 싶은 마음은 일기마련이다.
그런데 꽃이 좋으면 꽃만 찍지, 왜 상식에 벗어 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위험한 벼랑에 무리하게 기어올라, 꽃 주변에 있는 마른 풀을 뜯어내거나,
심지어는 아침이슬 효과를 노려 스프레이로 꽃망울에 물을 뿌리기도 한다.

곳곳에 물먹은 동강할미꽃들이 누렇게 변색되어 말라 죽고 있었다,
물론 모든 사진인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진인들의 추태가 전체 사진인들을 욕 먹이게 하는 것이다.
야생화 자체를 찍는 것이 아니라, 공모전이나 노리는 초보들 짓이 틀림없을게다.

야생화를 찍으려면 자연환경을 다치지 않게, 있는 그대로 찍어야 한다.
꽃도 좋지만, 꽃의 습성이나 주변여건을 함께 담아야 되기 때문이다.
꽃의 아름다움만 추구한다면 굳이 여비 들여 귤암리까지 올 필요도 없고,
화원이나 스튜디오에서 마음대로 연출해 찍으면 될 일이다.

아무튼 사진인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고, 사진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동강변으로 카메라를 가져 가기도 싫고, 사진한다는 말을 꺼내기가 민망스럽다.

동강할미꽃을 찍으러 정선 귤암리를 찾는 사진인들이여!
제발 사진에 앞서 자연을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
부디, 사진하는 사람으로 부끄럽지 않게 처신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사진, 글 / 조문호

 

 

 

 

 

 

 



뭐 먹을 게 있다고, 석회암 바위에 뿌리 내린 걸까

동강할미꽃

 

 

바위 틈바구니로 꽃 무더기가 소담히 피어있다. 흔하디 흔한 할미꽃이다. 하나 이 사진은 흔한 사진이 아니다. 할미꽃도 할미꽃 나름이어서다. 이름하여 동강할미꽃. 강원도 정선 동강 상류 산골짝에서만 볼 수 있는 할미꽃이다.

해마다 4월 들머리면 정선 귤암마을은 몸살을 앓는다. 막 개화한 동강할미꽃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군락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바위틈 비집고 할미꽃 몇 송이 띄엄띄엄 피어있을 뿐이다. 그래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사람이 이 두메산골을 찾아 들어온다. 동강할미꽃 한 번 들여다보겠다고 해마다 소란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 동강변에서만 피는 할미꽃이다. 1997년 사진작가 김정명씨가 최초로 촬영했다고 전해지며, 2000년 학계에 공식 등록됐다. 동강할미꽃의 발견은 동강댐 건설 사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꽃이 개발을 막은 것이다. 귤암마을은 동강할미꽃 최초 발견지역이자 최대 자생지역이다.

동강할미꽃은 ‘뼝대’라고 하는 정선의 석회암 벼랑에 매달려 산다. 이 척박한 석회암 바위에 뭐 먹을 게 있다고 뿌리를 내린 것일까. 바위절벽에 새치름히 피어있는 동강할미꽃을 보고 있노라면 용하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다.

가파른 뼝대 중간에 얹혀사는 신세여서 햇빛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동강할미꽃은 할미꽃 부류 중에서 예외적으로 꽃대가 꼿꼿이 서 있다. 하늘을 향해 빳빳이 고개 쳐들고 있다. 꼬부랑 할머니처럼 잔뜩 허리 숙인 여느 할미꽃과는 다른 기품이다. 올해는 봄이 일러 동강할미꽃도 이르단다. 서둘러야겠다.

중앙일보 / 글ㆍ사진=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뺑대 틈 사이로 동강할미꽃이 풀 색시처럼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봄비가 내린 지난 29일, 올 해로 여덟 번째 맞은 동강할미꽃 축제가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열렸다.

행사진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보슬비가 내려, 오히려 동강할미꽃들이 더 좋아했겠다.

그러나 개막식전의 축제장은 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한 풍경을 연출했다.
정선군수 후보를 비롯해 도의원, 군의원 후보들 모두 나와 명함을 돌리느라 분주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분들도 이날따라 친한 척 했는데, 순식간에 받은 명함으로 주머니가 두툼했다.

후보 난립으로 좀 느긋해진 최승준 군수는 시간이 임박해 모습을 드러냈으나 허리가 더 낮아진 건 마찬가지였다. 
살기좋은  정선을 만들려면 훌륭한 후보를 골라야 하는데, 인물에 대한 정보가 없어 난감하다.

개인별 경력이야 선거홍보물에 나오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후보의 인품이나 사고력, 정선에 대한 애향심 등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제가 늘 모범적인 공무원으로 생각했던 이강승 정선읍장께 물었다.

“곤란한 질문이겠지만 읍장님이라면 누구를 군수로 뽑겠습니까?”랬더니 난처한지 그냥 빙그레 웃으시기만 한다.

그동안 이강승씨를 오랜동안 유심히 지켜보았기에 그 분이 추천한다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강승읍장은 해마다 축제장에 나와도 눈도장 찍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처럼 챙겨,

축제가 끝날 때 까지 관광객들을 상대로 정선홍보에 최선을 다하는 분이다.

그냥 명함이나 건네주는 눈 인사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식사와 술 접대까지 해가며 인연을 맺는다.

지난 정선아리랑제의 길놀이에서는 정선읍 팀 맨 앞에 서서 자랑스럽게 행진하니 내가 더 자랑스럽더라.

참가한 지역민들과 시종일관 어울리며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보고 그의 사람 됨됨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어려운 민원이 들어오면 손수 나서서 해결하는 분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이는 책임감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애향심에서 비롯된,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을 군수로 도의원으로 군의원으로 뽑아야 할 텐데, 정말 걱정이 태산같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지역민들도 마찬가지여서 여지껏 선호하는 정당을 보고 투표했을 경우가 많을게다.

이번 선거는 요행을 바라며 찍을 것이 아니라 후보들 뒷조사를 해서라도 정보를 공유해야겠다고 작정했다.

각설하고, 다시 동강할미꽃 축제 이야기로 돌아가야겠다.
이번 축제부터 동강할미꽃 축제추진위원회 집행부가 바뀌었다. 회장에 최종열, 총무에는 서덕웅씨가 맡게 되었는데,

우선 시간만 메우려는 예전의 집행부에 비해 적극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도중에 중단되다 부활된 어린이 백일장과 그림 공모는 참 잘 한 일로 생각된다. 여기에 덪부쳐 어린이 사진콘테스트나 여러가지 공모를 같이 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다양화 시켜야 한다. 어린이들이 바로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상은 가급적 많이 주어 모든 어린이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안겨주어야 한다. 그들이 성장하여 정선의 문화예술을 이끌어야 하고, 그들이 정선을 문화예술의 고향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 그림부문의 금상은 초등학교 5학년, 개구쟁이의 사고가 강하게 드러난 수작이었다. .

 

앞으로는 가시적이고 통상적인 행사보다 귤암리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체계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연도 가수나 전문가들을 부르기보다 주민들이 가진 장기들을 제대로 찾아내면 그게 더 훨씬 더 효율적이다.

어디를 가나 듣고 볼 수 있는 것보다는 촌스러움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최성월씨의 정선아리랑 소리는 기존의 앵무새 같은 소리꾼 보다 삶의 애환이 녹아있어 더 호소력이 있다.

그의 춤도 잘 춘다기보다 그만의 개성이 있어 모두들 좋아하고, 그 춤을 본 사람들은 세월이 지나도 그 춤을 잊지 못한다고

들었다.

공연이라기 보다 그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친근감을 주는 자리가 더 오래 기억된다.
머리를 모아 내년 축제부터 전 국민으로부터 관심을 모울 수 있는 작지만 알찬 축제로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홍동주선생을 비롯한 정선아리랑 소리공연단들이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개막전 공연이라 그런지 관람객들의 자세도 느슨하다.

 

행사장에 필요한 새끼를 꼬고 있는 귤암리 어르신

아랫만지골 최영규씨가 누구를 주려는지 동강할미꽃 화분을 챙겨온다.

                                                       귤암리 노장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날 따라 군수님의 허리가 더 낮아졌다.

                                             최종열 축제추진위원장께서 축제선언과 함께 인사말을 하고 있다. 

                                        거짓말 좀 보태, 개막선언에 따른 박수소리가 만지산에 메아리를 남겼다.

서덕웅 총무의 결의에 찬 표정이다.

                                                               김현숙 군의회의장께서 축사를 하고 있다.

                            환경부장관께서 보낸 자연생태우수마을 지정서를 군수께서 귤암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귤암리 어르신들이 행사 진행과정을 지켜 보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듯 우선 소주라도 한 잔 해야겠다는 어르신들

                                                                 음식 장만하느라 바쁜 귤암리 부녀회 회원들

 

                                            부얶에서 술국 한 그릇 얻어,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 만지골 김익수씨

청년회원들이 음식 배달하느라 분주했다

                                              관광객들에게 "더 필요한게 없냐?"며 이강승읍장이 묻고있다.

                        귤암리는 장수마을이다. 윗만지골의 나중근씨(오른편)는 올 해로 아흔 둘인데도 밭 일을 하신다.

                                                          김익수씨가 김형태씨에게 한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최종열 축제추진위원장의 콧날이 만지산 살팔봉을 닮았다

                                                  어린이들을 위해 고구마, 감자를 구워 그냥 나누어 주고 있다.

                                            정선아리랑시장의 산나물 가게 주인께서도 동강할미꽃 사러 오셨네.

                                                  동강할미꽃을 심고있는 이강승읍장. 작업복 입고 오셔야지...

                                   해 마다 야생화를 전시해 주는 사진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뭐가 저리 좋은 일이 있을까? 항상 웃고 살아야 장수하니까...

부시맨처럼 생긴 옷바우골 신승철씨(57세)는 아직 총각이다

                                                              빨래처럼 걸린 현수막들이 백일장 수상작이다.

                                                                 동강체험학습장은 곳 곳에 볼거리가 많다

                                        소프라노 남수정씨가 열창하고 있다. 드레스 색갈이 동강할미꽃을 닮았다.

 

                                                             가랑비를 맞어가며 공연을 지켜보는 관광객들

                                                              귤암리 농산물들을 판매하는 귤암리 부녀회원들

                                                        봄비를 피하느라 모두들 본부 천막 속으로 피난오셨네.

                                                                      점차 공연 열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 신나는 장단소리가 들리시죠?

                                  고구려밴드 보컬리스트 이길영씨가 정선아리랑을 록 음율에 실어 들려주고 있다.

                                   귤암리 기둥역활을 하는 분들이 모이셨네. 좌로부터 서덕웅, 최영규, 최종열씨

                                                                 어린이들의 백일장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최종열 위원장께서 너무 대견스러워 어린이의 손을 잡으려 한다.

                                                                 상을 받는 어린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초대위원장을 지낸 김형태씨에게 최영규씨가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떡 판의 최고 해설가인 최영규씨가 유모러스한 농으로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아! 읍장이나 위원장 떡 치는 솜씨가 막상 막하입니다.

                                             한 어린이가 "나도 떡 한 번 치면 안되요?"라고 물었더니 최영규씨는 

                                                   "애들도 떡치는 걸 배워야 한다"며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작품이 그림부문의 금상 수상작, 카메라맨 눈이나 렌즈에 비친 동강할미꽃이 돋보인다.



제8회 정선 동강할미꽃 축제가 오는 28, 29일 양일간 정선읍 귤암리 소재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일대에서 열린다.

동강할미꽃 축제위원회는 이 기간 마을안길 할미꽃심기, 짚풀공예, 목공예, 떡메치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비롯 학생백일장 우수작 빨래줄 전시와 동강생태 사진전시회를 선보인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고구려밴드, 소프라노 남수정 등의 문화공연이 이어지며 정선한우 국밥 등 전통 토속음식이 먹거리로 제공된다. 이와 함께 관광객을 위해 정선의 청정 농특산물 판매장도 마련된다





 

 

 

 

 

 

 

'동강 할미꽃'

할미야 할미야
벼랑에 핀 할미야

열길 높은 벼랑에 달려
누굴 그려 피었느냐

칼바람에 오무렸다
햇살에 얼굴 내미는
동강가에 할미야

죽은 울 엄마 그립게 하는
동강가에 할미야.

-동강 할미꽃 축제에서-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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