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가 주최한 제10회 동강할미꽃 축제가

지난 4월1일부터 3일까지 정선,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행사장에는 서덕웅 보존회장을 비롯하여 전정환 정선군수, 차주영 정선군의회의장,

한종수 정선읍장, 김수복 정선군 문화예술과장 등 많은 인사들과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높은 벼랑에 핀 동강할미꽃의 처연한 자태를 감상하며 정선의 봄을 맞이했다.

이제 동강할미꽃축제는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축제로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동강할미꽃들과 함께 열리는 사생대회나 백일장이 크게 기여한 듯 했다.

이 날 떡메 치는 재미도 솔솔 했지만, 어디 이웃과 함께하는 재미에 비할소냐.

귤암리 부녀회에서 마련한 음식과 막걸리를 마시며 봄의 여흥을 마음껏 즐긴 것이다.

이처럼 마을축제란 주민들이 화합하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잘 안 된다.

농사철에 접어들면 쉴 겨를이 없지만, 이 날 만큼은 만사를 재쳐두고 나와야 했다.

그리고 정선 문화예술인들이 그렇게 많지만, 모습을 드러낸 분은 김우영씨 한 분 뿐이었다.

예술한다는 사람들이 그러니, 농사일에 바쁜 주민들만 탓할 일도 아닌듯 싶다.

내가 사는 만지골은 지하수를 둘러싼 원주민들과 이주민의 분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하수 펌프나 배관을 보수하는데 따른 비용분담으로 발생한 사건이란다.
축제장에서 만난  전정환 군수께 지하수 관리비용을 군에서 부담할 수 없냐고 물었더니,
즉석에서 한종수 읍장을 불러 해결방법을 모색하자며 걱정해주셨다.

한종수 읍장은 앞으로의 유지보수비를 주민들에게 부담시키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문제는 그 갈등의 골이 한계를 넘어 버렸다는 점이다.

이웃 간에 내용증명이 오가는 등 소송까지 불사할 감정싸움으로 비화해, 손을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원주민들과 이주민들의 분쟁은 이제 귤암리만의 문제도 아니다.
오래 전부터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산골로 몰려들며 생긴 일인데,

대개들 '가까히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거였다.

도심에서 이웃과 교류 없이 살아 온 이들이 동네 주민들과 어울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축제라도 나와 얼굴을 부딪쳐야 하는 것 아닌가?

더욱이 강원도 정선지역은 예로부터 산골에 갇혀 살아, 외지인에 대한 배타적인 습성이 몸에 배어있다.

난, 정선 들어온 지 20년차지만 외지에 나돌아다녀 그런지, 아직까지 데리고 온 서자 취급이다.

그렇지만 함께 어울려 잘 살고 있지 않은가?

마을의 정서보다 원칙을 따지는 분들이 늘어나며 이런 분쟁이 터진 것이다.

싸우는 양측에서 서로 협력을 요구해 더욱 난처하게 만든다.

이미 내집에 대한 관리와 의결권은 이웃 최종대씨에게 위임한 상태라 뒤늦게 개입할 문제도 아니지만,

편 가르기로 비화된 흙탕물에 휘말리기는 더 더욱 싫기 때문이다.

부디 서로 양보하여 평화로운 마을이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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