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이 놀다가 色을 만나다.’

기본에 충실한 선과 새로운 색을 통해 현대문인화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포암 김영실이 서울 관훈동 백악미술관에서 2월 13일(목)부터 19일(수)까지 열아홉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문인화분과)을 역임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창작활동의 전환점으로 여기며 그동안 해보지 못한 色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열정과 창작의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40여 점의 신작이 선보이는데 대표작인 ‘가을로의 여행’, ‘롱주弄珠’, ‘고양이의 큰 꿈’은 기존의 문인화를 현대화로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작가의 시도가 돋보인다. 작가는 오랜만에 미술중심 인사동에 판을 벌이게 된다. 오고 가는 사람과 그림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듣고 싶은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세계일보 / 온라인 뉴스팀

◆작가 프로필 - 포암 김영실(浦巖 金榮實)
- 1955년 전남 진도 출생
- 개인전 19회, 그룹전 200여회
-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및 입,특선
- 경기예술대상, 성남예술대상
- 現)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 現)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대전 초대작가
- 포암문인화연구소 운영

* 문의 : 관훈동 백악미술관 02-734-4205
* 개인홈페이지 : http://www.poamart.com

 

                                                                                장리석, 여담, 91×117㎝, oil on canvas, 1990. 

                              갤러리 미술세계 '원로에게…'展·선화랑 '2014 예감'展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인사동에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원로 작가들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을 되새기는 전시회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갤러리 미술세계가 개관 기념전으로 준비한 '원로에게 길을 묻다'전에는 오랜 세월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온 원로 작가들이 총출동했다. 평균 나이 86세.

한국 화단의 거목 장리석(98) 화백을 비롯해 '하모니즘'을 창시한 김흥수(95) 화백, 구상미술의 거목 장두건(94) 화백, 남농화의 거장 조방원(88) 화백, 이화여대 미대 서양화과 1회 졸업생인 신금례(88) 화백 등 내로라하는 원로 작가 33명이 흔쾌히 작품을 내놨다.

이중 상당수는 아직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작품과 함께 원로 작가들이 전하는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김흥수 화백은 "음(陰)과 양(陽)은 서로 상반된 극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세계로 어울리게 될 때 비로소 완전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라고, 김형근 화백은 "예술이란 혼자 가는 길이라 했다. 혼자 가는 길은 그만큼 책임도 작가의 몫"이라고 말한다.

신금례 화백은 "화가는 나이 듦에 따라 피어난다"고, 김종영미술관장을 맡고 있는 조각가 최종태는 "나이가 높이 듦에 따라서 그림은 깊은 데로 익는다. 참 행복은 늙어 보아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오승우 화백은 "십여 년 조금 더 공부하고 나의 예술관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백용현 월간 미술세계 대표이사는 "오늘날 미술계 구성원들은 화려한 겉모습 안에 다양한 이유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원로와 중진, 신진작가가 서로 무엇이든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소통할 수 있을 때 미술계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월 18일까지. ☎ 02-2278-8388.


인사동 선화랑은 미술계에서 주목해야 할 신진작가를 선정해 선보이는 예감 기획전을 9년 만에 내놨다.

모준석(30)·문형태(38)·변대용(42)·성영록(34)·송지연(33)·송지혜(29)·신소영(31)·이혜령(35) 등 30대 초반이 대부분이지만 이미 개인전을 3번 이상 연 작가들이다.

성영록은 금박이 박힌 얇은 종이에 채색 물감을 덧칠하고 먹과 금분으로 매화를 그려 넣는다. 흰 매화의 구애를 받는 홍매화를 'S라인'으로 그리는 등 작품마다 다양한 감정을 형상화한다.

도시 풍경을 그리는 송지연은 4∼6번 정도 그렸다가 붓칠로 지우기를 반복하며 고층 건물과 낮은 건물이 어우러진 모습을 두툼한 질감으로 표현하고, 신소영은 "숨고 싶기도 하지만 내보이고도 싶은 감정"처럼 미묘한 감정을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캔버스에 담아낸다.

이혜령은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풍경이나 유리창에 비친 이미지를 편집하는 방식으로 쇼윈도에 비친 도시와 그 안에 진열된 상품을 중첩해 현대인의 심리를 표현한다.

모준석은 구리선을 주조해 집이 가득 찬 달동네 같은 형상을 표현하고, 문형태는 기억과 무의식 사이의 순간을 캔버스에 담는다. 변대용은 문명의 모습을 우화로 풀어가고 송지혜는 어린 시절 꿈꾼 판타지를 섬유아트로 표현한다.

선화랑 원혜경 대표는 "매년 예감 기획전을 열어 다양한 신진 작가를 소개하고 이들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월 22일까지. ☎ 02-734-0458.


송지연, 지나가다, 100×95㎝,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2.


hanajjang@yna.co.kr


한민정 작가 불화 초대전
2월 12일~18일
인사동 이형아트센터
 
  

   ▲ 한민정의 ‘어람관음도’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나서면서 어느 작은 사찰에서 보게 되었던 불화가 제 업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전시는 그간 20년 동안의 작업 결과물입니다. 돌이켜 보면, 이는 단순히 반복의 작업이 아니라, 흐트러진 마음을 다듬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뒤엉킨 문제를 풀어가듯 하나하나 매듭을 짓는 과정이었습니다.”

한민정의 ‘공 과 허’ 불화초대전이 2월 12일~18일 인사동 이형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석가후불도, 어람관음도, 정병Ⅱ 등 28점의 불화를 전시한다.

‘석가후불도’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여의를 지닌 문수보살과 가섭존자 그리고 우측에는 연꽃을 지닌 보현보살과 아난존자가 묘사되어 있다. 토황으로 밑칠을 한 후 가사에는 주조색이 되는 주색을 광물성 합성안료인 진사를 사용해 표현했다. ‘어람관음도’는 33관음 중 하나로 나찰, 독룡, 아귀의 해를 제거해 주는 관음으로 물고기가 가득찬 어람을 들고 있는 보살도다. 바탕색을 토황으로 밑칠하고 분채로 채색하였는데 회화적인 묘사를 가미해 연잎과 꽃잎 줄기의 묘사로 붉은 색의 선을 긋고 색의 농도를 달리하며 입체감을 표현했다.

작가는 지난날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고 제자리에 만족해 버리는 안일함이 스스로를 퇴화시키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참회로 ‘공(空)과 허(虛)’를 주제로 삼았다고 전한다. “이 작품의 전시회가 끝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가장 절박했던 순간들을 이겨내기 위해 작품에 매진했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20여년 불화 작업을 전시로 회향하고 이제는 비우는 작업이 필요하겠죠. 그렇게 또 새로운 작품으로 대중들과 늘 호흡하는 작가가 되고자 합니다” (02)736-4806

[현대불교]정혜숙 기자

근원 김양동 초대전


일시 : 2014. 2. 5- 3. 2
장소 : 통인옥션갤러리

 

 

 

 

 

 

 

 

 

 

빛의 언어 : 김양동론

생명력은 아름다움 이전의 원초적인 미의식이다. 선사시대 암각화는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붓으로 쓴 조형이 아니라 쪼고 갈고 새긴 조형이다. 모필의 필획 이전에는 돌과 칼의 새김(刻)이 표현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김양동은 이러한 새김의 원초성과 그것이 내뿜는 생명력을 화폭에 거침없이 풀어 놓았다. 그는 원래 모필로 글씨를 쓰는 서예가이자 돌에 칼로 문자를 새기는 전각가 이다. 그가 젊어서부터 익히고 섭렵한 것은 부드러움에서 강함까지 무궁한 모필의 변주를 향유하는 세계이다. 모필이 부드럽기는 봄누에가 비단실을 토하는 것과 같고 강하기로는 도끼와 같다고 했다. 어느 날 그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는 모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변화가 적고 단순하지만 보다 원형적이고 본질적인 조형을 찾아 나섰다. 그것이 바로 이른 시기 미술에 보이는 ‘새김의 선’이다. 그 선은 모필이 표현해내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 깊이 감추어진 본성에서 이끌어낸 질박한 이미지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모필의 세계에서 새김의 세계로 이끌고 나온 것인가? 그는 선의 원형, 더 나아가 생명력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인문학적인 호기심으로 가득 찬 그는 선의 비밀을 엉킨 실타래를 풀듯 하나둘씩 풀어나갔다.

미술평론가 최병식 경희대 교수

전통에 대한 입체적인 현대성의 구현, 문자와 그림, 조각의 일체, 불교미술의 창조적 재해석 등 노작들에서 당대 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수많은 논의들에 대응하는 그만의 독자성과 가능성이 제시됐다.

 

 

 

 

 

 

 

 

 


김양동씨는 한국미술협회 서예분과위원장, 문화관광부 문화재 전문위원, 대구민학회 초대회장, 계명대 미술대학 학장 등을 지내고 현재 계명대 석좌교수로 있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화려한 모피, 몸에 꼭 끼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클러치를 든 그녀는 분명 20대다. 젊음이 넘치는 몸에 반해 얼굴은 늙어버릴대로 늙은 호호할매다. 짜증과 한심함, 지루함이 가득한 표정. 진짜 나이든 사람이 아니라 불편한 자리에서 웃고는 있지만 사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극대화한 얼굴이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박찬미는 현대인을 소재로 한 인물초상화를 그린다. 작가는 가식과 위선, 의미없는 웃음, 인사치레와 허례허식 등의 허상에 집중한다. 젊은이인 듯 노인인 듯, 남자인 듯 여자인 듯 알 수 없는 무채색의 사람들은 기괴하면서도 한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얼굴과 몸의 부조화를 통해 표면과 내면의 불일치를 재치있게 그려내 통쾌하기도 하고, 묘하게 아름답다. 인물 속에 보이지 않는 인격을 가시화하고 시각화하는 박찬미 작가의 작품은 5일부터 11일까지 인사동 화봉갤러리 ‘실상속의 허虛’전 에서 만날 수 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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