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나는 길, 제주돌담'전
(제주=연합뉴스) 제주 출신 사진작가 고남수는 오는 4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

'바람이 지나는 길, 제주돌담'전을 연다. 사진은 제주돌담을 촬영한 고씨의 작품. 2014.2.3

                                                                          << 고남수씨 제공·지방기사 참조 >> atoz@yna.co.kr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제주의 돌담은 '흑룡만리'라 불린다. 거대한 흑룡의 형상을 닮은 제주의 시커먼 돌담을 모두 이으면 10만리가 된다는 말이다.

지난해 국가 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이제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바라보고 있는 제주돌담. 돌담과 바람이 지나는 돌 사이의 구멍, 담 주변의 농작물이나 주변 환경을 통해 제주인이 살아온 척박한 삶의 방식을 담은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제주 출신 사진작가 고남수는 오는 4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 '바람이 지나는 길, 제주돌담' 전을 연다고 3일 밝혔다.

고씨는 "이번 사진은 특히 제주돌담만의 특징인 돌과 돌 사이의 구멍을 중심으로 조형적인 면에 주안점을 두고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앉은 자세 정도의 높이에서 촬영을 함으로써 돌담이 밭의 경계임을 표현함은 물론 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잠시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이는 시각의 느낌을 표현하려 했다고 그는 전했다.

빛의 방향은 대부분 해를 마주 보고 촬영했다. 돌담에 있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또한 사진은 대부분 해질 무렵 촬영됐다. 고씨는 "어렸을 때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시면 밭으로 찾으러 가곤 했는데, 언제 집에 가느냐고 물으면 해가 저 돌담 너머로 가야 한다고 했던 생각이 떠올라 해질 무렵 주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번 작업은 친숙한 대상을 표현한 작업이었기에 결과에 대한 부담을 비교적 덜 가졌고, 시간을 들여 사물을 찬찬히 들여볼 수 있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예술의 목적이 세상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내는 것에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일까지. 문의: ☎02-720-8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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