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곽남신展 / KWAKNAMSIN / 郭南信 / mixed media
2014_0312 ▶ 2014_0430 / 월요일 휴관


 

곽남신_포토제닉 Photogenic 제작 장면_트레이싱지에 잉크젯 프린트, 먹 드로잉_300×30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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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남신 홈페이지_www.kwaknamsin.com

 

초대일시 / 2014_031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OCI 미술관OCI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수송동 46-15번지Tel. +82.2.734.0440

www.ocimuseum.org

 

곽남신의 '껍데기', 그 표면(surface)의 무게 ● 덧없음에 대한 체험적 인식은 사람을 여유롭게 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며 얻는 멋이 그런 거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법은 없다.' 굳이 『논어』의 공자에게 없는 네 가지(四無) 중 하나, '기필(期必)'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50대를 넘어가는 중년이라면, 또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다가오는 말이다. 젊은 시절의 집착과 욕망은, 그것이 외모든, 돈이나 권력이든 아무리 애써봤자 거기서 거기인데, 그렇게 아득바득 지내는 우리의 일상사는 자조(自嘲)를 자아낸다. 이런 생각을 "이미지로 나타낼 수 있을까"를 자문할 때 떠오르는 작업이 곽남신의 '표면 회화(surface painting)'이다. ●『껍데기』라 명명한 이번 OCI미술관의 곽남신 개인전은 드로잉, 회화, 네온작업, 그리고 입체설치를 망라한다. 전시에 나오는 35점 중에는 그의 대표작인 '그림자 그림'을 포함한 평면작업 10점과 드로잉 20여점, 그리고 네온작품과 더불어 비닐합성의 입체작업 4점이 최초로 선보인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는 근육 맨 '마초'의 드로잉에 이어 등장하는 커다란 또 다른 마초의 대형 인물 설치는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이어 그의 전형적인 검정 모노크롬의 여자 누드 회화「Sexy Girl」(2007)이 그 섹시함을 과시하며 포르노 포즈를 취한다. 이렇게 성적 매력을 거하게 뽐내는 이미지에 이어, 2층의 회화 및 LED작업은 인물의 일상적 동작과 특징적 포즈가 단순한 실루엣과 물리적 표면 변형을 통해 넘치는 해학으로 표현된다.

 

 

 곽남신_홍동지 와상 洪同知 臥像 Gisant of Hongdongji_

연성 우레탄, 모터, 센서_100×350cm, 가변설치_2014

 

곽남신_바디빌더 Bodybuilder_종이에 스프레이, 색연필_84×80cm_2013
 

 

전시의 중심에 자리 잡은 대형 설치작업「홍동지와상」(2014)은 작가의 새로운 시도이다. 본래 숙련된 회화의 기본기에 프랑스에서의 판화 수학으로 국내 판화계에 선구적 역할을 했던 그이다. 때문에, 3차원 입체로의 전환은 중견을 훌쩍 넘어선 작가의 젊은 실험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이 입체설치로의 확장으로 인해 이제부터는 '그림자 작가'라는 기존의 명칭이 제한적으로 들린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곽남신이 초기부터 가져온 작업의 주제와 관심사가 일관성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화의 '표면'과 입체의 '껍데기'는 결국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여러 매체를 넘나드는 곽남신의 유동적 표현언어를 단순히 작가의 자유로운 개성이라 말한다면, 이 작가의 중요한 미적 의도를 놓치는 거다. 묵직한 덩어리를 표면으로 채취하여 핵심적으로 시각화하는 고도의 세련된 감각은 그것이 평면이든 입체든 차이를 가질 수 없다. 그리고 대상을 보는 작가의 시각은 한결같다. 높은 산의 정상에 올라 내려다볼 때 느끼는 거리를 두고 보는 눈이다. ● 그런 작가의 넉넉한 시선과 동일시하여 보는 마초 입체작은 그 '용쓰는' 자태가 안쓰럽기만 하다. 달밤에 체조하듯, 자신의 남성성을 한껏 '일으키려' 애쓰다 힘에 부쳐 쳐졌다가 다시 또 시도하는 모습에서 부질없고 한시적인 젊음의 과시를 관찰한다. 그리고 이 남근적 역량에 대한 집착은 돈과 지위를 포함한 모든 권력에 대한 욕망과 과시로 확대 해석된다. 곽남신 작업의 핵심 미학은 이러한 '보편성'의 추출에 있다. 말하자면, 그가 설정한 인물 각각의 동작과 상황은 그 개별적 내러티브가 관건일 수 없다. 개별성을 통해 수렴되는 보편적 아이디어가 굵직하다. 심각한 덩어리를 얇은 예리함으로 펴 보이는 평면과 껍데기이기에, 단순한 가벼움으로 치부할 수 없는 작업이다. 작가가 "주제에 대한 심각한 대응방식이나 두툼한 마티에르 대신 가벼움을 더욱 선호"하게 된다고 할 때, 우리는 작업의 '가벼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직감한다. 묵직한 덩어리의 무게를 가능한 한 떨궈내고 심각한 척하지 않는 점이 곽남신의 매력이다. 일상의 요지경을 유머와 위트로 포착해 낸 그의 이미지는 현학적 묘사가 필요치 않다.

     

 

 곽남신_끄-응~! Mhmmph!_연필 드로잉_76×56cm_2013

 

곽남신_바디빌더 Bodybuilder_종이에 색연필_76×56cm_2013

 

 

그런데 이러한 인간만사, 희로애락을 포착하는 작가의 시선은 판단적(judgemental)이지 않다. 그래서 작가는 "나의 작업에 쓰인 모든 소재는 덧없는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라고 했나 보다. 그의 작업에서는 그 인물의 종류(성별)나 색깔이 별반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한 분류나 선긋기는 평면 이미지의 실루엣이 지닌 보편 미학에 갈등 없이 녹아든다. 그래서 내 것, 네 것의 구분이 도통 철없어 보인다. 그래도 작가의 비판적 시선이 냉소적이지 않다. 한 때의 호기로 안간힘을 쓰는 일상의 세태에 대한 연민은 어느새 유머로 전환 돼 있다. 그의 작업은 보는 이를 웃게 한다. 누군가 그랬잖나. 비극보다 희극이 더 힘들다고. 중간에 반전이 있는 유머의 구조는 여유미(旅遊美)를 불러온다. ● 그의 함축적인 모노톤 작업에서는 형식과 내용이 따로 돌지 않는다. 그것은 그의 그림자가 실재의 대상과 분리되지 않는 것과 같다. 그의 '모티프'인 그림자는 존재와 대비되는 게 아니다. 실재와 허구는 애초부터 따로 있지 않았기에. 그의 작업을 통해 보는 실재의 기반이 바로 허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로, 곽남신의 '껍데기' 회화가 비어 있지 않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덧없는 욕망이 바로 삶이었으니 씁쓸히 웃을 수밖에. 그렇다면 허구는 주어진 실재인가. ● 그래서 '그림자 작가'로 알려진 그의 그림자를 다르게 봐야할 것이다. 서구에서 그림자는 사진의 정체성을 받쳐주는 인덱스(index) 개념의 가장 명백한 사례이다. 실존의 증거이자, 존재하기(being)를 눈으로 보여주는 흔적이다. 그런데 서구 이분법의 핵심인 존재/부재 사이의 구분은 사물을 보는 작가의 시선에 녹아 희미해져 있다. 때문에 허상이 아닌 그림자, 미완(未完)이 아닌 실루엣, 그리고 꽉 찬 껍데기를 보는 것이다. 이 그림자와 실루엣, 그리고 껍데기는 상통하는 바가 있는데, 그것은 실존을 함축하고 가시적인 것을 넘어 비가시적 진실을 암시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작가는 자화상을 여기저기 그려 넣었는데, 가르마로 나눠진 '더벅머리' 실루엣만으로도 자신의 존재를 충분히 나타낸다. 마치 자신의 존재가 그 '껍데기'에만도 충분히 담긴다는 듯.

 

 

 곽남신_추락연습 Practice of Falling down_네온, 합판에 각목_가변설치_2013

 

곽남신_세레모니 Ceremony_종이에 스프레이, 색연필_63×85cm_2013
 

 

회화력을 기반으로 한 판화가이기에 매체의 자유로운 활용은 곽남신의 장점이다. 회화과 졸업 후 1980년대 파리 국립장식미술학교에서의 판화 탐구는 그의 표면 회화의 미적 맥락이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붙이자면, 사진이 있다. 동작이 중요하고 역동적 제스쳐를 절묘하게 포착, 대상의 본질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회화를 '흑백사진같은 그림'이라 말할 수 있다. 인물의 정적 묘사가 아니라, 제스쳐와 동작의 포즈가 사실 곽남신 작업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어떻게 생겼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습관적 포즈를 취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특징적 움직임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카메라의 시선을 닮아 있다. 그러한 표현의 형식에서는 로버트 롱고(Robert Longo)의 스타일리쉬한 흑백회화가 연상된다. 그러나 곽남신의 표면 회화에서는 대상에 대한 거리감이 확보되어 거기에 연민과 조소, 그리고 비판이 삽입되어 내용적으로 판이하게 다르다. ● 곽남신의 얇은 이미지와 간결한 실루엣은 일상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요약한다. 석고작업을 할 때 덩어리를 주물로 뜨듯, 그의 껍데기는 일상적 삶의 구조틀이다. 빈 것이기는 하나 '없음'이 아니요, 표면이기는 하지만 피상적이지 않은 이유이다. 개념적, 언어적 표상이 범람하는 오늘의 미술계에 가볍게 '한 방 먹이는' 작업이다. 권력과 욕망을 위해 질주하던 우리 자신에게 잃어버린 게 무엇인가를 뒤돌아보게 하니 말이다. ■ 전영백

     

 

Vol.20140312f | 곽남신展 / KWAKNAMSIN / 郭南信 / mixed media

Incubation period 잠복기

이주현展 / LEEJUHYUN / 李周炫 / sculpture
2014_0312 ▶ 2014_0318

 

 

                                                                    이주현_Chimera_혼합재료_100×50×40cm×2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1219a | 이주현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4_031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노암갤러리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m

 

역학적 개념에서 잠복기(incubation period)는 보통 미생물이 사람 또는 동물의 체내에 침입하여 발병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하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생명체가 하나의 종으로 구분되기 전의 상태, 즉 모든 것이면서 동시에 아무 것도 아닌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부화되기 전 알 속의 상태와 유사하다. 부화 전의 알은 동물의 종과 관계없이 원형의 일정한 형태를 갖지만 알의 표면 아래에서는 무궁한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 이러한 알 껍질 밖으로 드러나기 전의 생명체들은 고정되지 않은 채 점액질 안을 부유하며 그 특유의 한 꺼풀 막을 입힌 듯 한 어렴풋하고 모호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렇게 '이것은 무엇이다'라고 명명할 수 없는 모호한 형상보다 규정되어진 범주 안의 익숙한 이미지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해한다. 하지만 이렇듯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모호함은 동시에 새로운 것 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본인은 이러한 잠복기에 나타나는 불안정한 가능성의 상태를 나름의 해체와 결합의 방식을 통해 형상화하여 아직 명명되지 않아 조금은 불안정하고 연약하지만 그 안에는 무궁한 변화의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종의 생명체를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본인의 작업은 아래와 같이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주현_The bone collector_혼합재료_20×153×153cm×30_2014

 이주현_Incubation period_혼합재료_70×32×40cm_2012

 이주현_Incubation period_혼합재료_174×70×32cm×3_2014_부분

 이주현_Incubation period_혼합재료_20×24×15cm_2014

이주현_Incubation period-Silence under water_혼합재료_24×20×18cm_2014

 

 

첫 번째「Boiled egg」시리즈는 부화되기 전 알 속의 무궁 무진한 변화의 순간을 그대로 끓여 고정시킴으로써 부화된 후 나타나는 단일화된 생명체가 아닌 여러 가지 미분화된 기관을갖는 복합 생명체를 표현하고자 했다. 두 번째「Chimera」시리즈는 복합체라는 Chimera의 사전적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누구나 알 수 있는 실제 동물의 특징적 부분이나 몸의 각기 다른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조합된 아직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미래 지향적 생명체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ORGANIC - SANS ORGANIC」은 여러 부분이 복합되어 나타나는 위의 두 시리즈와 달리 익숙하게 보여지는 인체의 작은 뼈나 식물의 꽃술 같은 생명체의 한 부분을 확대 또는 축소의 크기의 변화만으로도 익숙한 형상들이 새롭게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위에서 말한 일련의 여러 조형적 연구들은 이미 익숙해진 일상 속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변화무쌍하면서도 정의될 수 없는 불가사의한 매력들을 끄집어내어 보다 다채롭게 표현하고자 함이다. ■ 이주현

 

     

                                                                    Vol.20140312g | 이주현展 / LEEJUHYUN / 李周炫 / sculpture

봄바람 부는 인사동에 막사발 2014개가 전시되고 있다.

 

20여 년 동안 막사발만 고집해 세계에 퍼트려 온 도예가 김용문씨의 전시다.
이번 전시의 색다른 점은 터키제자들과 함께, 오늘을 의미하는 2014개를 구웠다는 점이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막사발전의 중요한 정보는 한 점당 5만원이라는 점과 개수가 많아

엄청 좋은 작품들이 많다는 점이다.

 
김용문씨는 5년 전 부터 터키 국립 하제테페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한국 도예를 가르쳐 왔다.

그래서 제자 도예가 (비르칸 악차, 투바 외즈칸, 에스라 아칙괴즈, 무하메트 테케신) 네 명을

데려왔고, 함께 전시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막사발 실크로드라는 이름으로 중국 산동성과 터키 앙카라 등지를 떠돌아 다녔으나

지난 해부터 전라북도 완주에 정착해 “세계 막사발 미술관”을 만들었다는데,

한 번 쯤 구경 갈 기회도 만들었으면 한다.

지난 12일 오후4시부터 ‘아라아트’3층에서 열린 개막식은 박인식씨 사회로 진행되었다.

무세중, 무나미선생의 행위예술과 국악연주가 이어졌으며, 윤여준, 민영 선생의 축사도 있었다.

개막식에 나오신 분으로는 참여 작가를 비롯하여 민 영, 심우성, 윤여준, 무세중, 서정춘, 송상욱,

김신용, 윤승길, 이청운, 박인식, 조준영, 이명희, 무나미, 편근희, 임경일, 노광래, 정영신, 전인경,

곽명우, 장경호, 강선화, 임헌갑, 황예숙, 박상하, 최일순, 명지혜, 유근오씨 등이다.

그런데 명단 적을 때마다 난감한 것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것이다. “벌써 치맨가?”

 

 

 

 

 

 

 

 

 

 

 

 

 

 

 

 

 

 

 

 

 

 

 

 

 

 

 

 

 

 

 

 

 

 

 

 

 

 

 

 

 

 

 

카메라 메고 전국 각지 누빈지 5년
서울 갤러리 이즈서 두번째 개인전



“‘프로 사진작가’이기보다 좋은 풍경사진을 찍는 한 사람의 ‘좋은 사진가’로 남고 싶다.”

사진가로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최도환〈사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제는 부사장이라는 호칭보다 사진작가라는 말이 그에게 더 잘 어울린다.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둘러메고 전국 각지를 누비며 카메라 속에 자연을 담은 지도 어느덧 5년이다. 풍경사진만큼은 국내 손꼽히는 사진작가 반열에 올라섰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는 등 한때 잘나가던 삼성의 고위 임원이었던 그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두 번째 개인전시회(12~17일)를 열었다. 주제는 ‘사계(四季)2’다. 그는 한국의 자연 모습을 담은 46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첫 번째 전시회를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계절을 위주로 구성했다면 이번 개인전은 강, 바람, 갯벌, 바다 등 객체별 계절변화를 테마로 한다. 바람의 느낌만으로 4계절을 표현한 작품은 감탄사가 절로 나게 한다.

그는 퇴직과 함께 온갖 외부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카메라 하나 메고 자연 속에 뛰어들었다. 최 전 부사장은 “사진을 통한 자연과의 만남은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을 때 큰 용기와 위로를 줬다”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오랜 시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 왔다면, 앞으로는 사진으로 그 감동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사물에 대해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만들고 개선점 찾기를 30년간 해왔던 그의 열정은 이젠 사진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작품들은 오랜 산통을 거쳐 낳은 각고의 산물이다. 주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장소를 찾아다니며, 완성도 높은 사진을 위해 수십 번 셔터를 누르며 밤낮없이 한국의 사계를 카메라에 담았다. 자연의 기운과 내면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한장 한장 사진의 톤을 세밀하게 조정해가며, 공을 기울였다. 작품 하나 하나에는 그의 오랜 땀과 열정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그에게 사진은 만남과 소통의 도구다. 




그는 “사진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자연과 자신 그리고 사람들 간의 만남 및 소통이 이뤄지는 좋은 계기가 된다”면서 “기업에서 근무하는 동안은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지만, 사진에 몰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사진을 위한 사진이 아닌, 누구든지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며 앞으로 펼쳐질 자신만의 무한한 작품세계의 일단을 일러줬다. 그가 주로 풍경사진을 고집하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쉽고 깊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미 있는 만남과 소통들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향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시회를 이어가, 사진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전시회 수익금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기부할 계획이다. ‘프로 사진작가’이기보다 ‘좋은 사진작가’로 불리기를 원하는 그는 “제 사진이 우리나라의 사진 분야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헤랄드 경제 / 박영훈기자

 

 

 

 

 

윤아미 사진전 ‘빌린 이야기’가 인사동 갤러리룩스에서 5일부터 열린다. 윤씨는 수면 중에 꾸는 꿈과 유년 시절 앓았던 몽유병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윤씨는 자신이 직접 등장한 셀프포트레이트 한 장과 천장을 찍은 사진 한 장을 병치시켰다. 좌측 사진은 몽유병을 앓았던 시절에 대한 연출사진, 우측 사진은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처음 눈 떴을 때 보는 장면인 천장 사진이다. 특히 천장을 두고 “나의 현실의 꿈이 투사되는 화면”이라고 윤씨는 설명했다.

윤씨는 “사람은 평균 수명 80세를 기준으로 26년 7개월을 수면 상태에 있다”며 “인생의 1/3을 차지하는 이 시간은 현실도 아니고 현실이 아닌 것도 아닌 모호한 이성과 비이성의 점이지대다”라고 말했다. “꿈의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는 동안의 낯선 공간과 시간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3월 11일까지 열린다.



한편, 인사동 갤러리룩스가 윤아미 사진전을 끝으로 옥인동으로 이전해 오는 10월 재개관한다. 갤러리룩스는 1999년 개관한 최초의 사진 전문 갤러리다. 전시 및 관련 문의는 02-720-8488. [사진 갤러리룩스]

 

온라인 중앙일보




 

  • 중국인들이 대형 UN성냥앞에 몰려들어 손바닥으로 성냥개비들을 눌러보고 있다.
    • 8일 서울 인사동 남인사마당 부근에 개관한 ‘박물관은 살아있다’가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체돼 있던 인사동에 새로운 봄바람이 불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물관을 살아있다'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통에 따르면 지난 8~9일 주말동안 약 3천명이 관람했는데 이 가운데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인 관람객이 상당수에 달한다고 말했다.

      인사동 쌈지점에 이어 문을 여는 ‘박물관은 살아있다’ 인사동 본점은 전시 공간과 규모 면에서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트릭 아트, 오브제 아트, 미디어 아트 작품이 각기 색다른 테마와 함께 준비되어 있다. 관객들은 기상천외한 포즈로 작품 속에 직접 뛰어들어 작품과 하나가 되는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관객들 스스로가 작품이 되고 즐겁게 사진 촬영까지 할 수 있는 FUN한 미술관,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웃음 가득한 공간이 될 것이다.

      중국인들은 UN성냥이라는 전시품 앞에서 추억이 생각나듯 오랫동안 머물렀다. 그리고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한 4백개의 버킷리스트 '죽기전에(Before I die)'에는 "남친 사귀기" "세계적인 기획자 되기" "원망도 후회도 없이 살기"등의 소원을 남겼다.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전 가족이 세계여행을 다니는 것인데 이번에는 서울 인사동에 왔어요"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과 함께 서울 인사동을 찾았다는 중국 하북성 출신 40대 장지엔밍씨의 말이다.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제주도 중문과 성읍을 시작으로 현재 태국, 베트남, 터키 등 해외지점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 서안에는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크리에이티브 통 관계자는 "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인사동 전체의 발전을 위해 주변 상권들과의 협력 관계 형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시장 내에 미니 인사동 거리와 가게를 꾸며 지역 특색을 강화하는 등 인사동에 새로운 ‘창조경제’ 모델을 구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람 및 기타사항에 대한 문의는 1544-8506(02-6933-2542)으로 가능하며, 전시관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소개는 공식 홈페이지(www.alivemuseum.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경제 / 김정균기자

      

     

     

    도예가 김용문이 3월12일부터 18일까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터키 도예가 4명(비르칸, 투바, 에스라, 무하메드)과 함께 2014개 막사발전을 연다.

    지난 20여년 동안 막사발 세계화 운동을 전개해온 김용문 작가는 5년 전부터 터키 국립 하제테페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한국 도예를 가르쳐오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같이와 전시에 참가하는 터키 작가 4명은 김용문이 터키에서 기른 제자들로, 그는 제자 4명과 함께 만든 2014개의 막사발로 전시장을 채운다.

    김용문은 “20여년간 나는 막사발실크로드라는 제하에 20여간 세상을 주유하며 문화예술의 실천을 위해 깊게 생각왔다”며 “새로 정착한 완주 '세계막사발 미술관'이 세계 무대의 정점이 될 수 있다. 한국을 거쳐 중국 산동성, 터키 앙카라를 잇는 문화 띠잇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가간의 상생을 위한 노력, 문화적 교류는 향후 한국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라는 것”이라며 “올해로 120년전, 갑오경장으로 이어졌던 그날을 생각하며 2014개의 막사발을 전시해 많은 사람들이 막사발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전시를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막사발은 지난 2006년 한국 고유 100대 상징물에 포함되었다. 막사발은 조선도공이 오랜 숙련끝에 도달한 밥그릇, 국그릇, 막걸리 사발, 또는 찻그릇”이라며 “막사발은 서민대중들의 삶속에서 피어났고 늘 우리곁에서 살아 움직이는 그릇-막사발을 보급하는 생활문화를 지금 일으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1955년 경기도 오산 출생인 김용문은 홍익미대 공예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 조직위원장, 중국 산동이공대, 산동경공업대학교 객좌교수, 현 터키 국립 하제테페대 미술대학 초빙교수다.

    세계일보 /강민영 기자

    임지호, 인사동 리서울갤러리에서 3월25일까지 전시

     

    서양화가 임지호씨의 제10회 개인전이 인사동  리서울 갤러리에서 3월5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상상의 시작'이란 부제로 소품 회화작품을 주로 전시한다. 일상, 순수, 세월, 인연, 꽃밭 등의 단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작품들로 예술적 상상과 영감, 삶의 쉼표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편완식이 만난 사람] 그림 그리는 방랑식객 임지호

     

    캔버스란 접시에 요리 담아… 누군가의 허기진 배 채워주겠죠”

    임지호씨는 “음식은 복덩어리라 먹는 자는 복을 받는다는 감사한 마음을, 만드는 자는 복을 짓는다는 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과 들, 그리고 바다에 자생하는 모든 풀과 해초 등을 식재료로 삼아 나름의 요리를 만들어 가는 자연요리 연구가 임지호(59)씨. 그가 인사동에 나타났다. 전국을 누비며 할머니들의 토종 손맛을 구걸하고, 산야에 널려 있는 자연요리재료들을 채집하던 이가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오래전에 그가 운영하는 양평의 레스토랑에서 서너 번 그를 마주한 적이 있다. 전원속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을 취재하다가 요기를 해결하기 위해 우연히 들른 곳이 그의 레스토랑이었다. 그가 일을 마치고 그림을 그린다는 얘기를 했지만 그저 호사스러운 취미일 것이라고 흘려들었다. 이후 그의 전시소식이 간간이 들려왔다.


    인사동 거리에서 맞닥뜨린 그가 다짜고짜 그의 개인전이 열리는 전시장으로 이끌었다. 그림들을 둘러보며 그의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요리 한 접시가 캔버스에서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림에서 음식이 보인다는 사람들의 평가가 괜한 말이 아니었다. 방랑식객으로 유명한 그가 왜 그림을 그리게 됐는지 우선 궁금했다.

    “누구에게 필요한 음식이나 축하해 주기 위한 음식을 만들 때 그 사람에 맞는 것을 우선 그려보게 됩니다. 일종의 스케치이자 영감의 기록이지요. 음식 디스플레이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다보니 그림이 됐습니다.”

    적당히 보기 좋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가 손사래를 쳤다. 하나의 법이라며 그림에서의 화법 같은 것이라고 했다.

    “성공하고 싶은 사람에겐 꿈을 상징하는 씨앗 요리를 해 줍니다. 꿈의 씨앗을 키우라는 의미지요. 성공의 색인 황금색 열매와 채소류 요리가 좋아요.”

    그는 용기가 부족한 사람에겐 우주적인 용기를 상징하는 검은색 요리를 해준다. 청정함이 필요한 이에겐 푸른색 음식을, 순수함이 요구되는 자에겐 흰색 식재료를, 열정이 부족한 이들에겐 붉은색 요리를, 사랑이 결핍된 이에겐 핑크색 음식을 마련해 주는 식이다. 화가들이 색을 다루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림에서 선 못지않게 음식에서의 선도 중요합니다. 선은 에너지이기 때문이죠. 요리를 직선과 곡선으로 배열했을 때 느낌이 다릅니다. 식재료를 사각, 삼각, 원으로 잘랐을 때 맛이 달라져요.”

    그는 천천히 갔으면 하는 사람에겐 빠른 직선이 아닌 느린 곡선의 요리를 해 준다. 함께 하는 삶이 필요한 사람에겐 식재료를 엉켜있게 해서 서비스를 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몸은 인식을 하게 됩니다. 몸이 따라주면 생각도 따라주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삶이란 결국 자신을 진화시켜가는 행위지요.”

    그는 이런 식으로 색상과 선을 선택해 가며 그림을 그렸다. 드로잉만 3000여점을 했다. 요즘엔 스케치 없이도 요리를 한다. 완숙한 경지에 오른 화가의 붓놀림이라 할 수 있다. 캔버스라는 접시에 요리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제 그림이 어느 누군가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리란 믿음이 있습니다. 그것이 제겐 현실을 넘어선 환상 여행입니다.”

    맛과 멋이 접시와 캔버스에만 머물라는 법은 없다. 우리 모두의 영혼과 육체 속에서 수많은 반복의 자맥질을 하면서 행복이란 열매를 키워내고 또 다른 나와 너를 다듬고 보듬는 것이 아닐까. 그의 그림을 빈 가슴에 듬뿍 담아 본다. 봄날의 향기, 힘, 그리움 등이 벅차게 몰려든다.

    그의 관심사는 자연재료와 그것을 조상 대대로 어떻게 먹었는가이다. 바닷가와 산속에 몇 년씩 머물거나 전국을 유랑하며 우리 손맛을 찾아나선 이유다.

    “우리의 젓갈과 장문화에는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땅에서 생존케 해주는 지혜가 숨겨 있습니다. 조상들이 미래세대에게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마련해 준 셈이지요.”

    그는 아파트 등 생활환경 변화로 전통의 가치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우리의 미래를 잃는 것이라 했다.
    “공동체 회복 차원에서라도 아파트 등의 화단에 공동의 장독대를 마련하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재래 간장엔 해독작용이 있고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된장엔 저항력을 높여주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전통음식이 몸을 살리는 지혜의 보고라는 얘기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게장을 담가 그 위에 참기름을 부어 부패를 방지하기도 했다. 찬 성질의 참기름이 밀폐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작품 ‘품바 새’ 옆에 선 임지호씨. 각설이 같은 그의 삶에서 음식은 생명살림이고 그림은 영혼의 쉼터였다.


    그는 각종 첨가제나 조미료가 인간의 오각을 망가뜨리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향이나 색 등을 왜곡, 획일화시켜 ‘그 자체’의 맛의 감성을 잊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재료의 본맛이 바로 몸의 건강한 요소라는 논리다.

    “음식은 땅의 소식을 하늘에 전하는 것입니다. 하늘은 바로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들이지요. 우리는 그 소식을 온전히 느껴야 합니다. 인간도 자연이기에 그렇습니다.”

    요즘엔 땅에서 자란 것들도 자연산보다는 인공재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연산이 영양소 100%라고 한다면 재배한 것은 영양소 15%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봄이 됐으니 온가족이 소쿠리를 들고 들과 산으로 나가 각종 자연산 나물을 캐 한 끼 식사를 준비해 보십시오. 가족 화목에도 좋지만 필요한 건강 영양소를 100% 섭취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는 우리 주변 산야에 널려 있는 풀들에 주목하라고 한다. 이 시대에 맞게 진화한 먹거리들이라는 것이다.

    “이 시대의 풀과 나무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성분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진화에 순응하고 그것을 받아들일 때 인간은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질경이가 지천으로 흥했을 땐 돌림병이 유행했다. 예로부터 질경이는 바로 그런 돌림병에 특효 성분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은 그런 방식으로 흥하고, 진화하고, 준비했다.

    “인간이 요리하는 것은 자연에 가장 잘 순응하려는 몸짓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는 11살 때부터 라면집, 횟집, 공사판 함바집, 중국집 등을 떠돌며 요리를 배웠다. 한때는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일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 숙명처럼 자연재료와 전통요리법에 빠져들었다. 서울 강남에서 자연요리전문점을 3년간 운영하기도 했다.

    “제가 가는 길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성공모델은 아니어도 가야 할 모델만큼은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의 이런 생각에 강원도 화천군이 화답하고 나섰다. 그가 주도하는 산촌의 자연요리학교가 내년쯤이면 가시화될 예정이다. 외국인 학생도 받아들여 화천을 식문화 혁명의 세계적 메카로 키운다는 포부다.

    세계일보 /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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