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기

 

원치용展 / WONCHIYONG / 元致鎔 / painting 

2022_0406 ▶ 2022_0419

 

원치용_철길_종이에 과슈, 색연필, 아크릴채색, 잉크_89.5×130.5cm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원치용의 '길 건너기' ● 35년 쯤 전 그를 처음 보았던 듯싶다. 서교동 한강미술관의 어떤 단체전 오프닝이었을 것이다. 자주 어울리는 화가들끼리 모이다 보니 낯선 이는 쉽게 노출되었는데, 그때 낯선 그와 자연스레 인사를 하고 몇 마디 얘기를 나누었다. 오랜 기간 파리에서 살았다는 것과, 대학 전공은 미술이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해서 기억에 남았다. 1989년 한강미술관이 폐관을 하고 그를 보지 못하다가, 세월이 한참 지난 2005년 어떻게 연락이 되어 과거 지인 몇몇과 함께 그의 개인전이 열리는 토포하우스에서 다시 만났다. 그는 여전히 외국계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니 전업 작가의 길을 걷지 못했으되, 틈틈이 그린 그림들로 미술에의 갈증을 푸는 정도를 하고 있다면서.

 

원치용_북극곰 어미와 새끼들_종이에 과슈, 색연필, 아크릴채색, 잉크_80.51×117cm×3_2022_부분

길지 않은 서문에서 개인사적인 이런 얘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이 작가뿐만 아니라 작업을 하는 여러 입장들이 떠올라서다. 누구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 작업을 하고, 누구는 돈을 벌기 위해, 누군가는 예술가적 제스처로 낭만적 딜레땅뜨나 스노비스트의 삶을 즐기기 위해서, 누군가는 가진 재주가 이것밖엔 없어서, 누군가는 취미생활로 일상의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작업 아닌 것으로는 온전히 말을 할 수 없어서… 등 그 입장은 수없이 많다. 돈과 명예를 가득 채운 작가라 해서 더 가치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인의 취미생활이라 해서 몰가치 한 것도 아니다. 작업을 하는 것이 그만큼 자신의 절실함·해방감·의무감·즐김 등에 바탕 하는 한, 미술 행위는 그 누구에게든지 필요하고 또 가치 있는 것이니까. 100m 전력 질주해서 인간의 한계기록에 도전하는 엘리트 스포츠가 중요하듯, 시민 각자의 건강을 위한 생활체육도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처럼. 뛰어난 미적 이념과 감수성으로 탁월한 작가의 미술뿐만 아니라, 그를 감상하거나 창작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작업을 "누리는" 시민의 미술행위가 중요한 것은 그래서다. 전문가의 작품과 일반시민이 주체가 되는 생활미술은 동전의 양면처럼 결코 분리될 성질이 아니다. 미술은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는 감성의 사회적 분배이자 삶의 질을 고양하는 문화적 생성에 의한 생산의 가치니까. 기존 미술 제도나 시스템 안에 있지 않더라도, 자기 삶을 반영하는 언어를 담지한 모든 작업이 사회적으로 수용되어야 함은 그래서 당연하다고 하겠다.

 

원치용_사자 어미와 새끼_종이에 과슈, 색연필, 잉크_80.5×117cm×3_2021~2_부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수십 년 직장 생활과 더불어 진행해온 원치용의 그림은 위에 거론한 유형 중 어디에 속할까. 아마도 마지막 거론했던 "자신의 삶을 작업 아닌 것으로는 온전히 말을 할 수 없어서"에 해당 되는 듯 여겨진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어서 습작기 훈련의 결여. 생활인이라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과 집중도의 결여, 작가로 활동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결여 등 많은 과정을 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묵묵하고도 끈질기게 작업을 지속해온 (한국미술계로 보자면)이방인인 이 60대 중반 작가(지망생)의 태도를 보면 말이다. 걸어왔던 인생길 한쪽을 마감하고 이제 비로소 미술을 온전히 시작하는 그의 모습은, "나는 다름 아닌, 내가 걸어온 세계다"라는 어느 외국 시인의 말처럼 묵직해 보인다. 소 고삐를 잡고 삶을 가로지르는 그의 「길 건너기」의 현대판 '심우도尋牛圖'로도 여겨지고...

 

원치용_코뿔소 가족_종이에 과슈, 색연필, 유채, 아크릴채색, 잉크_80.5×117cm×3_2022_부분

고대 철학자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했다. 이후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게 하자"는 근대 합리론자 데카르트와, 자연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자연을 더 손쉽게 지배할 수 있다"는 경험론자인 프란시스 베이컨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구 근대주의는 인간 이성을 중심축으로 오늘의 문명과 문화를 구축해왔다. 법·경제·산업·과학·기술·인문·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그 근대성을 바탕으로, 인간 이외 모든 것을 극복해야 할 타자로 배제하면서 오늘의 지구를 만들어 왔다. 거기에 자본주의는 끝없는 욕망의 근골과 근육을 강화한 적자 주류 이데올로기로 작동했고. ● 그러나 '만물의 척도'이자 '자연의 주인'인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합리적 이성주의가 극한으로 진화(?)한 신자유주의와 4차 산업혁명의 장력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입장에 따라 답은 다르겠지만, 미증유의 팬데믹을 거치며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호흡도 통제를 받고, 사람 사이 거리조차도 '만물의 척도'답지 않게 제도와 정책에 의해서 조절-지배되는 이 피동적 현실에서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근대성의 가장 주요한 가치인 개별적 '주체성'이, 근대성의 가장 중요한 기제인 '이성'에 의해 억압받는 모순된 현실에서는 더더욱 긍정적인 답은 나오기 어렵다. 더불어 근대적 이성이 생산한 이 엄청난 과학기술과 속도에 의해, 전쟁과 살육, 환경재앙과 기후재해의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과연 행복한 인간다움이 원론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를 되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원치용_명동 밤 골목길_종이에 과슈, 색연필, 아크릴채색, 잉크_100×75cm_2019

원치용의 이번 전시 작품은 바로 이런 지점에서 근대성이 꿈꾸었던 유토피아가 지금 우리에게 어떻게 현현되고 있는지, 그의 일상적 경험 서사(풍경)와 인식적 판단(풍경에 반하는 소재의 배치)의 몽타주로 엮어낸다. 자신의 일상적 현실을 접하는 감각적 현상으로부터, 반성적 사유와 상상, 그로 인한 결과적 형상에 이르기까지 결코 유쾌하지 않은 반생명적 공간체험이 그 바탕을 이룬다. 서울역·명동골목길·쇼핑센터·철거 예정지 등의 도심으로부터 철길과 고속도로와 송전탑을 거쳐 주변부로의 공간 이동과 확장을 통해서, 분당에서 살던 직장인이었던 본인이 퇴직 이후 파주에 정착하면서 체험한 서정과 공간 서사를 서술하면서, 또 거기에 상상으로 소환한 각종 동물(오리·코뿔소·북극곰·호랑이·송아지)과 충돌하는 현대문명의 부조리한 현실풍경을 대비하면서 말이다. ● 도시가 넓어지고 교통이 발달할수록 본래 그 공간의 주인이던 생명들은 삶의 터를 빼앗기고 멸종이라는 극점으로 밀려난 게 20세기 역사였다. 그 바탕에서 여전히 개발되고 있는 공간(장소)에서의 실제 풍경과, 문명에 대한 원치용의 반성적 성찰이 자연스레 교직된 형상으로 도출되어 나온 것이 이번 전시 작품의 내용적 축이다. 편안한(?) 퇴직 이후 전원생활을 꿈꾸던 그는 결국 다시 서울과 거주지를 오가는 공간에서 불편한 실체적 모순을 발견할 수밖에 없었고, 기실,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일상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것이기도 하다.

 

원치용_길 건너기_종이에 과슈, 색연필, 잉크_65.5×100cm_1995

회화에서 이런 방식으로 주제를 연동시키는 화면 구성 형식과 수사법은 물론 새로운 건 아니다. 그러나 원치용이 포착해낸 현장에 대한 리얼한 분위기, 즉 현장성은 철저하게 본인의 공간에 대한 실존적 체험으로부터 유래했다는 점에서, 풍경 자체가 비판적 분위기로 응축되며 주제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소재인 풍경과 이질적인 동물과의 몽타주라는 연상적 내용 전개 방식을 제거하더라도, 풍경 자체가 이미 건조하고도 메마른 '불안'과 '소외'의 작가 심리를 표출하는 표현성을 띠고 있어서 그렇다. 예컨대 2019년 작품인 「명동 골목길」은 철거 예정지의 을씨년스런 서정성만으로도 충분히 그의 감정과 심리를 돌올 시키고, 「고속도로 옆 송전탑」이나 부처를 등장시키며 복선적 상징코드를 배치한 「길 건너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비와 서술에 의한 내용 전개의 설명적 방식보다는, 표현법과 그리기 자체에 의한 주관적 발성과 음색이 오히려 내용을 회화적으로 더 풍성하게 전달시켜준다는 뜻이다. 사실 다른 그림들도 동물을 넣지 않았다면 마찬가지로 상징성을 충분히 띤다. 체질에 의한 그리기의 형상성이 소재의 소환과 배치에 의한 몽타주 방식의 기호성이나 서술성보다 더 민감하게 독자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이런 드로잉 방식의 표현법은, 그 자체가 서정적 주제를 견인해내는 형식으로 적절해 보인다.

 

원치용_고속도로옆 송전탑 1_종이에 과슈, 색연필, 잉크_38.5×53cm_2014

시간은 어디에도 묶이지 않는다. 주인이 없다. 누구나 안다. 시간과 더불어 공간도 주인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내 땅"이나 "내 집"이란 사물에 소유격을 부과함으로 마치 자기가 그 공간의 주인인 것처럼 착각한다. 이 지구상에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객일 뿐인데도 말이다. 그 객이 주인행세를 하면서 뭇 생명을 배제한 들판(신도시)은 쓸쓸하다. 아파트가 건설되고 아스팔트가 넓어지고 사람들의 공간이 커질수록, 소멸된 동물의 운명처럼 우리의 미래도 어둡고 좁아질 수밖에 없다. 원치용의 그림은 바로 지금 그가 속도감 있게 지나치며 마주하는 (이미 죽어 버린) 풍경의 현장에서 뚜렷하게 감지한 그런 디스토피아를 경고하는 비판이다. "자연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만물의 척도"가 벌이는 반생명적 개발행위들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형상으로 질문하면서. ● 형상성은 비판성을 담보로 한다. 지난 30여 년간 자신만의 감수성과 인식으로 진행해온 원치용의 작업도 이런 그의 내적 필연성에서 기인한 형상이다. 망칠의 연배에 굳이 작가로 '성공'한다거나 작품을 판매해서 돈을 '번다'는 것보다-그는 이런 쪽으론 아예 생각 조차 않고 있다-미술이란 매체로 세계에 대해서 말을 한다는 겸허한 행위가 그에겐 뜻깊은 일이기에 그럴 것이다. 이렇듯 삶의 경험과 통찰에 바탕한 자기 형식의 발언으로 보자면 이미 그는 '길'을 건너온 작가라 하겠다. 늦은 나이, 퇴직 이후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 그의 결연함에 성원을 보낸다. 치열하게 작업하시라. 그리고 더 많은 시도를 하시라. ■ 김진하

 

 

Vol.20220406c | 원치용展 / WONCHIYONG / 元致鎔 / painting

지난 주말 뜻밖의 전시를 보았다.

 

마산 사는 후배 변형주씨를 인사동에서 만나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리는 최영란전시 보러 간 것이다.

 

전날 본 전시지만 변형주씨 보여주러 갔는데,

그곳에서 박재동화백을 만났다.

윗 층에서 전시가 열린다는 좋은 소식을 전해 준 것이다.

 

 4·3, 74주년을 맞아 마련한 동백이 피엄수다전시가 열렸다.

등잔 밑이 어둡다듯이, 인사동 전시를 꼼꼼히 챙기기도 하지만,

어제도 이 곳에 전시 보러 오지 않았던가?

 

인사아트프라자 2층과 3층에서 열리는 그 전시는

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주최한 전시로

이수진, 박금만, 박성태, 임재근, 현아선, 손유진,

이찬효, 정기엽, 박진우, 주철희, 이하진씨 등

열한 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인사동을 시작으로 육 개월 동안 전국 다섯 개 도시를 순회하는 전시인데,

 4·3과 여순사건을 하나로 연결한 전시회였다.

별개의 사건으로 인식된 데 따른 각성을 일깨웠다.

 

여순사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라이프지의 사진에서부터

학살 장면이나 민초들의 아픔을 상징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사진에서부터 그림, 영상, 조형물, 대통령 기록에 이르기까지 백여 점이 전시되었다.

그날의 상처를 되새겨보는 좋은 기획전이었다.

 

전시를 늦게 보아, 끝날 때가 가까웠다.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45일까지다.

 

사진, / 조문호

 

 

 

지난 31일, 서울아트가이드 4월호 한 권 얻으려 인사동에 나갔다.

 

습관적으로 인사동을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살피다

벽에 붙은 최영란 포스트 이미지에 눈길이 쏠렸다.

 

마침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려 전시를 보러 간 것이다.

 

최영란씨는 잘 모르는 화가였으나, 초짜는 아니었다.

홍대 서양화과를 나와 미국 제이림 갤러리 전속작가로,

그동안 50여 회의 국내외 전을 두루 거친 중견작가였다.

 

탐미적 성향의 그림들은 몽환적이고 신비로웠다.

정적인 느낌과 동적 느낌이 어울려 묘한 느낌을 끌어냈다.

여체의 부드러운 선으로 형성된 그림들은

에로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분명한 색깔의 작가였다.

 

행복이나 사랑, 꿈 같은 어휘들을 떠 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색감이 매혹적이었다.

그 매혹적인 질감은 마치 꿈에서 통정하듯 달콤했다.

 

전시는 오는 4월 4일까지라 며칠 남지 않았다.

인사동 가는 걸음 있으면 한 번 관람하시길...

 

사진, 글 / 조문호

 

 

-이달에 볼만한 전시-

 

원치용전 ‘길 건너기’/ 2022.4.6-2022.4.19 / 나무아트

최영란전 ‘다시 봄’ / 2022.3.30-2022.4.4 / 인사아트프라자

동백이 피엄수다 / 2022.3.30-2222.4.5 / 인사아트프라자2-3층

손현숙전 '대상에 스며든 자유로운 감성의 색' / 2022.4.20-2022.4.25 / 갤러리 라메르

이종화전 '공간상상' / 2022.4.13-2022.4.18 / 인사아트프라자

이상구전 '동판으로 펼쳐낸 향수의 풍경' / 2022.4.1-2022.4.14 / 갤러리 내일

안복순전 / 2022.4.6-2022.4.19 / 아리수갤러리

임현주전 / 2022.4.27-2022.5.3 / 마루아트센터 '가온갤러리'

권강린전 '근원의 빛' / 2022.4.6-2022.4.12 / 토포하우스

김명식전 ‘East side story' / 2022.4.6-4.26 / 선갤러리

고수정전 ‘2022.4.27-2022.5.2 / 갤러리 인사아트

김을파손죄 전 / 2022.4.7-2022.6.4 / oci 미술관

이 강전 ‘기억을 보듬다’ / 2022.4.15-2022.5.3 / 희수갤러리

민경숙전 / 2022.4.6-2022.4.24 / 통인화랑 지하

옥승철전 / 2022.3.17-2022.4.24 / 아트선재센터

심문필전 / 2022.4.20-2022.5.21 / 아트파크

김민주전 ‘화음‘ / 2022.3.31-2022.4.10 / 금보성아트센터

성태훈 '웃는매화' / 2022.3.25-2022..4.10 / 한벽원미술관

서정배 '나날이, 밤마다' / 2022.3.23-2022.4.10 / 스페이스로

이교준전 / 2022.3.17-2022.5.7 / 피비갤러리

엄효용전 'BLUR' / 2022.3.30-2022.4.19 / 아트비프로젝트

안창홍전 ‘유령패션’ / 2022.2.23-2022.5.29 / 사비나미술관

고영훈 도자전 / 2022.3.16-2022.4.11 / 인사아트센터

최진욱전 ‘학교를 떠나며’ / 2022.3.25-2022.4.23 / 아트사이드갤러리

테레사 프레이타스 사진전 / 2022.1.29-2022.4.24 / THE HYUNDAI SEOUL ALT,1

노정란전 ‘Colors Play by jungran Noh'/ 2022.3.11-2022.4,9 / 표갤러리

앙리 마티스전 / 2021.12.21-2022.4.10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러시아 아방가르드:혁명의 예술전 / 2021.12.31.- 2022.4.17.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스크랩 : 서울아트가이드 2022년 4월호]

 

웹툰과 유화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병맛 만화가 귀귀 개인전이

오는 31일까지 인사동 관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세태를 풍자한 다양한 파격들이 참신하기도 황당하기도 허망하기도 했다.

전시의 주인공 귀귀는 화가가 아니라 웹툰 바닥에서 병맛 만화의 계보를 따르는

만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작가였다.

1980년생 김성환으로 소개된 귀귀란 정체불명의 신비감과 함께

기존 병맛 만화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논쟁적 표현을 쏟아내고 있었다.

 

웹툰 독자들에게 귀귀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지만 나에겐 생소한 이름일 뿐인데,

그동안 드라곤볼’, ‘정열맨’, ‘열혈초등학교’, ‘전학생은 외계인등의 웹툰을 통해

독보적인 작품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다.

특히 기존 웹툰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과 연출로 폭넓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귀귀 개인전에 전시된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는 의도한 포인트를 잡기 어려웠다.

불투명한 단색조로 구성된 그림들의 완성도를 따지기 어려운 것은 

해당 만화를 본 관객만이 전시된 그림의 맥락을 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외형이 아닌 전체 줄거리의 흐름을 알아야만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인 것이다.

미술과 웹툰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로 구분되지만,

웹툰 작가 귀귀의 전시는 그의 만화와 교류하고 지지를 보낸

마니아층에게만 호환될 수 있는 비대중적 전시회였다.

 

기존의 시각예술과는 다른 귀귀 만화의 돌발적 표현들은

집단적 폭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회가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전체주의 그늘의 한 시절엔 공권력이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언제부턴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표현물을 발표해도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군중이 전체주의의 주범으로 떠 오른 것이다.

 

귀귀의 웹툰과 전시회는 선의의 이름으로 기본권을 제약하는

이 시대의 병리현상이 만든 반작용이자 해방구라 할 수도 있겠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 준 파격은 만화가의 전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계의 관습을 무시한 파격이 전시에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이 전시의 놀라운 점은 한 둘이 아니었다.

전시장에 들어가려니 입장료를 만원 내라고 했다.

인사동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입장료를 내 본 적도 없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보다 더 비쌌다.

그러나 전시 입장료가 비싸 보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자존심 문제였다.

더 놀라운 것은 입장료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시된 그림 하단에 붙여놓은 가격표는 장난 같았다.

천만원대를 포함해 어떤 작품에는 일억원이라 적혀 있었는데,

작품 완성도와는 별개로 작가의 지명도에 따라 가격이 널뛰는

미술시장의 거품 문화를 풍자한 것 같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블록버스터 전시처럼 관훈갤러리특관에서는

'귀귀' 작품의 굿즈들로 구성된 아트숍이 있었고

세계 최대의 NFT 거래소인 오픈씨를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되는데, 

전시장 한쪽엔 구매용 온라인 사이트까지 개설해 놓았다.

이러한 색다른 구성 때문인지 '귀귀 개인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웹툰 독자들에게 귀귀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었다.

귀귀는 드라곤볼’, ‘정열맨’, ‘열혈초등학교’, ‘전학생은 외계인등의

웹툰을 통해 독보적인 작품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다.

특히 기존 웹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과 연출로

광범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었다.

 

  어쩌면 문화적 위계라는 말은 식상한 것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대중문화가 본격적으로 번성하기 시작하며,

각자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특정 이미지를 예술로 선별해 감상하게 되었다.

한 가지 문화를 선호하는 일은 오늘의 독특한 현상 같기도 하고,

자아를 형성하고 타인과 구별 짓는 불가결한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부 예술만을 가치 있는 예술로 치부하고

특권화 하는 문화 권력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문화가 정말로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면 만화를 보는 일과

전시를 보는 일이 동일한 인식을 주어야 함에도 쉽게 수긍하기는 어렵다.

한 컷의 가치를 갖지 않는 웹툰에 비해, 한 점에 비싸게 팔리는

유화를 겹쳐 놓는 이 전시는 이미지의 외적 관계뿐 아니라

문화의 가치 체계를 다시 성찰하게 만든다.


사진, / 조문호

 

 

나날이, 밤마다 Day by day, Every Night

 

서정배展 / SEOJEONGBAE / 徐正培 / drawing 

2022_0323 ▶ 2022_0410 / 월,화,공휴일 휴관

 

서정배_멜랑콜리일기 Melancholy Diary: 검은태양 Black Sun_ 하드보드지에 유채_54.8×39.5cm_2011~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화,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로

Space LO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7길 12(옥인동 62번지) 2층

Tel. +82.(0)spacelo.net

 

스페이스로(Space LO)는 서정배 작가의 드로잉 작품전 나날이, 날마다(Day by Day, Every Night)를 기획 전시로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살아간다는 것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되새기는 질문일 수 있는 '삶과 생활'의 의미에 대한 실존적 고민을 담은 감정의 경험의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제작된 드로잉 작품들에서 보이는 시각적 서사는 인간이라는 한 개인의 특별한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간 존재의 평범하고 보편적인 특성으로 귀결되는데, 이러한 인간적 경험에 대한 조형적인 서사는 결국 모든 사람에 대한 존엄성을 드러내는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 자아로부터 시작된 감정, 그리고 타자와의 관계는 결국 모든 사람들이 안고 있는 문제이나, 바라보는 시선과 감정과 관계의 과정들은 사람마다 각자 힘겹게 겪으며 해결해나갑니다.

 

서정배_멜랑콜리일기 Melancholy Diary:키키들 The Kikis_ 하드보드지에 잉크펜_유채_39.5×54.8cm_2011~22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의 서정배 작가의 전시와 다르게 작가의 페로소나 키키가 문학적인 극을 이끌며 시각적 조형의 이미지를 전면에서 진행하지는 않으나, 키키라는 가상의 인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일상 속 감정의 배경이 무엇인지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 꾸준한 작품 활동에도 자칫 선보여지기 쉽지 않은 작가의 드로잉 작품들을 모아 전시되는 기회로, 기존의 서사에 기반한 서정배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더 내면 깊숙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성정원

 

서정배_멜랑콜리일기 Melancholy Diary: 겨울밤 Winter Night_ 하드보드지에 유채_54.8×39.5cm_2011~22

'키키(Kiki)'라는 인물은 '예술'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 '현실과 가상' 또는 어떤 일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시각예술에 담고 싶은 나의 조형적 실험으로, 소설에서 부여하는 나이, 국적, 외형의 설명이 없는 '관념의 오브제'로서 내 작업 속에 존재한다. 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이 인물을 통해 그려내고 싶었던 것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살아있기에, 그래서 느끼고, 지각할 수 밖에 없는 무수한 감정을 이 인물의 이름아래 담아내고 싶었다.

 

서정배_멜랑콜리일기 Melancholy Diary: Eva et Espoir_ 하드보드지에 유채_54.8×39.5cm_2011~22

나는 스케치를 하듯 키키라는 인물을 통해 일상에서 느낀 뜻하지 않은 기쁨, 슬픔, 우울,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마주하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때때로 찾아오는 절망과 기다려도 올 것 같지 않은 희망에 대해 일상 속 에피소드들을 나의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 썼고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언어만으로 표현될 수 없는 복잡한 내면의 '풍경'은 그림으로 그린 '문장'처럼 다시 그려졌고, 미완의 드로잉으로 남겨졌다. 이것의 일부는 때때로 '멜랑콜리 일기(Melancholy Diary)'라는 이름으로 보여지기도 하였다. 지난 10여년 동안 발표한 완성된 형태의 설치와 회화들은 이 미완의 기록속에서 나왔다.

 

서정배_멜랑콜리일기 Melancholy Diary: I am the girl with golden hair_ 종이에 유채_39.5×54.8cm_2011~22

얼마전 부터 나 스스로에게 '키키'라는 이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 이름은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를 객관적으로 보고 싶은 바람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 이름과 함께 표현했던 감정의 풍경에는 사실, 나 자신만이 알고 있고, 어느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은, '진실'을 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감정의 체험을 통한 진실은 나뿐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내는 누구나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정배_Sentimental Cube Story, Drawing Book 중에서_ 종이에 연필, 펜과 색연필_21×27cm_2017~22

이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이 또한 스스로를 알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내 작업을 통해 제시해보고, 또한 이와 같은 가상의 이름이 예술의 형식을 통해 가져다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지만, 미완으로 남겨졌던 드로잉들처럼 여전히 내 안에 질문처럼 남아있다. (2022) ■ 서정배

 

 

Vol.20220323e | 서정배展 / SEOJEONGBAE / 徐正培 / drawing

'Works on Paper'

 

이교준展 / LEEKYOJUN / 李敎俊 / painting 

2022_0317 ▶ 2022_0507 / 일,월요일 휴관

 

이교준_untitled_종이_100×70cm_1998 ⓒ Lee Kyo Jun / PIBI Gallery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피비갤러리

PIBI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 125-6 1층

Tel. +82.(0)2.6263.2004

www.pibigallery.com

 

피비갤러리는 2022년 첫 전시로 3월 17일부터 5월 7일까지 기하추상회화(Geometrical Abstract painting)작가 이교준의 개인전 "Works on Paper"를 개최한다. 피비갤러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전시에서 1970~80년대 개념적 설치와 사진작업 그리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공간 분할을 바탕으로 제작한 기하학적 평면 회화와 납, 알루미늄 작업 등 '평면'과 '분할' 이라는 화두에 집중해 제작한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설치∙사진작업과 회화를 잇는 중간과정으로서 1991년에서 2004년 사이 제작한 종이 작업(Works on Paper)을 소개한다. 특히 1970~80년대에 작가가 집중했던 개념적 설치와 사진작업이 공간 분할을 바탕으로 한 기하평면 회화로 전환되는 시기의 작가의 실험과 과정을 소개하고 기하추상회화(Geometrical Abstract painting)로 알려진 이교준 회화의 본질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교준_Untitled_흑백사진_50×60cm×2_1981 ⓒ Lee Kyo Jun / PIBI Gallery

1960년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형태로 진행되었던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은 대지미술(Land Art), 환경미술(Environment Art), 오브제(Object), 설치미술(Installation Art) 등의 개념성을 강조한 작품들을 발표하였고 서구와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미술이론과 흐름을 받아들이면서 한국 현대미술에 맞는 담론을 펼쳐나갔다. 이 시기의 많은 작가들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신체, 텍스트, 장소, 공간, 중력, 프레임 등을 미술의 구성 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근본적인 작동원리를 사유하고 실험하는 시도들이 일어났다. 이교준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1979년 대구현대미술제를 기점으로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한국 화단의 주요 전시: 국립현대미술관의 "Independants"(1981)를 비롯하여 "Ecole de Seoul"(1981) 및 "TA.RA"(1983-1987)그룹 활동 등 80년대 실험적 설치와 2000년대 초반 알루미늄과 납 등 금속판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평면작업을 전개하였다. 초기 사진 매체의 '평면성'과 '프레임'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해석은 이후 캔버스를 분할하며 만들어지는 '분할'이라는 요소의 발견으로 이어져 회화의 기본 요소인 점, 선, 면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인 구조, 평면을 분할하며 만들어지는 선과 캔버스의 선이 만들어내는 면 그리고 그들이 서로와 관계 맺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조합하며 평면에서 화면분할을 지속해 왔다.

 

이교준_Untitled_리소그래피_57×76.5cm_1991

이교준 작가의 종이작업은 80년대 실험적 설치 및 사진작업과 2000년대 초반 시작되는 그리드(Grid)회화를 이어주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초기에는 두꺼운 판화지 또는 한지위로 목탄과 연필을 사용하여 회화적 제스처가 남아있는 화면을 보여주었고 이후 연필과 아크릴 채색으로 좀 더 견고하게 평면을 구획하는 시도를 전개하였다. 얇고 딱딱한 종이위로 제도 잉크를 넣은 펜을 사용하여 정연한 면 분할의 다층적인 레이어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특히 1998년에는 종이를 접어 분할한 면을 평면위에서 입체로 들어 올리는 실험을 병행하기도 하였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종이작업은 이후 알루미늄, 납판, 플랙시글래스 등 다양한 재료들을 수용하며 새로운 방식의 분할에 대한 작업으로 확대되었고, 최소한의 형태와 색채만으로 화면을 분할하는 본격적인 캔버스 회화로 옮겨가는 작가의 실험과 시도를 보여주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교준_Untitled_종이에 연필, 콜라주_100×70×1.5cm_1998

더욱이 2차원의 평면 안에서 기본적인 면의 구획과 이를 통한 선의 구축을 통하여 그 표면이 함의할 수 있는 (3차원적) 공간을 실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회화의 입체적인 효율성을 가시화했던 일부 종이 작업(도판1)은 면과 선으로 쌓아 올린 층위를 평면 회화로 옮긴 윈도우시리즈 (Window series 2007~2014)와 2009~2012년에 집중된 Void 연작으로 이어진다. 플라이 합판을 여러겹으로 쌓으며 면으로 구성된 층과 선으로 구성된 층이 내포하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여준 박스 연작(Void Series)은 면과 선으로 쌓아 올린 층위를 평면 회화로 옮긴 Window 시리즈(2007~2014)와 함께 오랜 시간 작가의 화두인 평면과 분할의 실험을 보여준다.

 

이교준_Void-c_합판에 아크릴채색_50.4×50.4×15cm×2_2011 ⓒ Lee Kyo Jun / PIBI Gallery

이교준의 작업은 면과 선 그 자체를 독립된 요소로 인식하고 화면 안에서 균일하게 공간성과 평면을 새롭게 인식시키고자 한다. 또한 캔버스라는 틀과 프레임에 대한 사유를 시작으로 회화의 평면성에 대해 질문하고 그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실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작품은 기존의 틀을 넘어서고자 하는 새로운 모색과 실험, 행위와 개념의 미술로 전개되었으며 앞으로 펼쳐질 작업에 대한 근간을 만들었다. 본 전시는 이교준의 기하추상회화가 본격화되기 이전 종이를 이용한 다양한 실험의 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이교준의 회화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한국 현대미술의 차원에서 재조명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 피비갤러리

 

이교준_Windo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25cm×2_2007 ⓒ Lee Kyo Jun / PIBI Gallery

 

For its first project of 2022, PIBI Gallery presents the geometrical abstract painter Lee Kyo Jun's solo exhibition titled Works on Paper (March 17 ~ May 7). Held at PIBI Gallery in 2019 and 2020 respectively, Lee's two previous solo exhibitions largely presented his early conceptual installation and photographic works from the 1970s and the 1980's, as well as geometric paintings and lead and aluminum pieces of the 1990's and the space split pieces of the early 2000's—all produced under the themes of "flat surface" and "division." Lee's third solo exhibition introduces his works on paper, produced between 1991 and 2004, as a bridge between the early installation and photographic works and the paintings. In particular, it explores the artist's experiments and processes in the period when the conceptual installation and photographic works that had formed the crux of his art in the 1970s and the 1980s transitioned into paintings based on spatial division, thereby examining the essence of Lee Kyo Jun's geometrical abstract paintings. ● Korea's avant-garde art manifested itself in a radical and experimental form in the 1960s, putting out works that emphasized conceptuality, such as Land Art, Environment Art, Object, Installation Art. Furthermore, Korean artists embraced art theories and trends from Japan and the West, while at the same time cultivating a discourse on Korean contemporary art. During this period, many artists began to recognize previously unimaginable elements such as the body, text, site, space, gravity and frame as components of art. Many artistic attempts were made to contemplate and experiment their fundamental application principles. Lee Kyo Jun was no exception. After launching his artistic career at the 1979 Daegu Contemporary Art Festival, Lee participated in a number of major art exhibitions in the Korean art scene of the 1980s, including Independants (1981) at the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Seoul, Ecole de Seoul (1981), and TA.RA Group Exhibition. His early experimental installation works were followed by the advent of his flat surface works in the early 2000s composed of various materials such as aluminum, lead and metallic plates. The artist's renewed interest and re-interpretations of the "flatness" and the "frame" of his early photographic works later led to the discovery of the "division" element of the canvas. Lee scrutinized the geometrical compositions of dots, lines, and planes, the partitioning lines of the flat surface, and the planes created by the lines of the canvas, and thus continued to divide the flat surface by combining numerous possibilities of how all these elements may be connected or related to one another. Untitled, black and white photograph, 50x60cm, 1981(each) /ⓒ Lee Kyo Jun / PIBI Gallery Lee's works on paper can be seen as a bridge between the early installation and photographic works of the 1980s and the grid painting of the new millennium. Initially, he began by expressing malerisch gestures using charcoal and pencil on printmaking paper or hanji. Afterwards, he made attempts to create more substantial partitions of the flat surface with pencil and acrylic coloring. ● Lee has created multiple layers of neat divisions of the side using ink pen on thin, hard paper. In 1998, he conducted an experiment whereby he divided a side by folding the paper and lifting it into a three-dimensional form from the flat surface. From the early 1990s to the early 2000s, Lee expanded his works on paper using diverse materials such as aluminum, lead, and plexiglass, and introducing a new form of division. Through this period of new attempts and experiments, he transitioned into paintings that divided the canvas using minimal form and color. ● Furthermore, some of Lee's works on paper (Fig. 1) visualized the stereoscopic effectiveness of paintings by suggesting the (three-dimensional) space that could be contained within a surface through the dividing of sides within a two-dimensional plane, and the construction of lines thereof. They were followed by the Window series (2007~2014)—flat surface paintings where layers created by sides and lines are overlapped—and the Void series (2009~2012)—three-dimensional presentations of the space connoted by layers composed of sides and lines. Along with the Window series, the Void series, which used layers of plywood, shows the artist's long-standing experiment with flat surface and division. ● Lee Kyo Jun recognizes sides and lines as independent elements, and seeks to newly identify spatiality and plane on the canvas. In addition, by exploring the frame of the canvas, Lee poses questions about the flatness of paintings and continues his efforts to overcome such limitations. Lee's works can be described as art of new explorations, experiments, actions and concepts, which seek to go beyond the existing framework, and have thus laid the foundation for future works. By delving into the various experiments with paper conducted before his geometric abstract paintings took off in earnest, this exhibition confirms the identity of Lee Kyo Jun's paintings, and provides an opportunity to re-examine his works in terms of Korean contemporary art. ■ PIBI Gallery

 

Vol.20220317g | 이교준展 / LEEKYOJUN / 李敎俊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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