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볼만한 전시-

 

나너의 기억 / 2022.4.8.-2022.8.7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이건희컬렉션 한국미술명작전/ 2021.7.21-2022.6.6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권진규전 / 2022.3.24-2022.5.22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조선의 이상을 걸다(궁중현판전) / 2022.5.19-2022.8.15 / 국립고궁박물관

호랑이 신나다 전 / 2022.4.6-2022.7.4 / 국립민속박물관

이건용전 / 2022.4.20-2022.7.3 / 갤러리현대

심문섭전 / 2022.5.10-2022.6.6 / 가나아트센터

포 킴전 / 2022.5.6-2022.6.12 / 학고재

박형렬전 / 2022.4.14-2022.6.5 / 성곡미술관

안창홍전 유령패션’ / 2022.2.23-2022.5.29 / 사비나미술관

이지현전 / 2022.3.17-2022.5.29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이명복전 어멍’ / 2022.5.4.-2022.5.19. / 나무아트

노무현 '사람사는세상' / 2022.5.18-5.24 /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박옥수 사진전 / 2022.5.4-2022.5.10 /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2

박현웅전 / 2022.5.4-5.28 / 선갤러리

서도식 “Find your light” / 2020.5.4.-2022.6.30. / 갤러리밈

임성숙전 삶의 연금술‘ / 2022.5.4.-2022.5.22 / 희수갤러리

정영한전 / 2022.5.11-2022.5.28 / 장은선갤러리

조병왕전 / 2022.5.11-2022.5.30 / 갤러리그림손

송필용전 '물 위에 새긴 시대의 소리' / 2022.5.18-2022.5.31 / 이화익갤러리

류장복전 / 2022.5.18-2022.6.12 / 통인화랑 5

민태홍전 “Aleosonde” / 2022.5.18-2022.5.30 / 인사아트센터

포토저널전 / 2022.5.18-2022.5.24 / 마루아트센터 2,3,4

김을파손죄 전 / 2022.4.7-2022.6.4 / oci 미술관

4.3미술제 아카이브전 바라봄‘ / 2022.4.13-2022.5.9 / 인사아트센터

고수정전 ‘2022.4.27-2022.5.2 / 갤러리 인사아트

임현주전 / 2022.4.27-2022.5.3 / 마루아트센터 '가온갤러리'

 

심문필전 / 2022.4.20-2022.5.21 / 아트파크

최승애전 / 2022.4.21-2022.5.10 / 금보성아트센터

박건, 하일지전 / 2022.5.16-2022.5.30 / 갤러리자인제노

안현정전 / 2022.5.6-2022.5.29 / 갤러리 도올

윤 희전 / 2022.4.28-2022.6.25 / 리안갤러리 서울

박선민 사진-영상전 / 2022.5.6-2022.6.5 / 원앤제이갤러리

민성홍전 / 2022.5.19-2022.7.1 / 갤러리조선

김종학 조각설치전 / 2022.5.11-2022.6.1 / 스페이스결

강래오전 / 2022.4.27.-2022.5.17 / 아트비트갤러리

심문필전 / 2022.4.20.-2022.5.21 / 아트파크

최소리전 / 2022.4.13.-2022.5.31 / 은하갤러리

 

 

[스크랩 : 서울아트가이드 20225월호]

 

 

눈먼 나라에선 애꾸눈이 왕이다

In the country of the blind, the one-eyed man is king

 

강래오展 / KANGRAEO / 姜來旿 / painting 

2022_0427 ▶ 2022_0517 / 월요일 휴관

 

강래오_눈먼 나라에선 애꾸눈이 왕이다#2_우신예찬_ 캔버스에 혼합재료_91×116.8cm_2021

 

강래오 인스타그램_@raeokang

 

초대일시 / 2022_042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30am~06:30pm / 월요일 휴관

 

 

아트비트 갤러리

ARTBIT GALLERY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74-13(화동 132번지)

Tel. +82.(0)2.738.5511

www.artbit.kr

 

전시 제목 『눈먼 나라에선 애꾸눈이 왕이다』는 에라스무스의 잠언을 인용한 것이다. 제목에서 애꾸눈은 실제로 한쪽 눈만 보이는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 빛을 찾는 눈먼 이들에게 자신은 빛을 가지고 있다고 거짓 선동하는 위선적인 위정자와 타락한 종교 지도자, 그리고 인간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모는 그릇된 이데올로기를 가리킨다. 어둠의 나라에서는 어둠에 가장 익숙한 자가 나라를 다스리기 때문이다. 에라스무스가 『우신예찬』을 통해 16세기 부패한 가톨릭교회를 비판하면서, 성직자의 위선과 신학자의 허구성을 풍자하고 야유하였다면, 작가는 사악한 위정자와 타락한 종교 지도자, 그릇된 이데올로기를 오늘날의 우신愚神으로 생각하여 이를 전시를 통해 비판하고자 한다. 현재 전 세계를 팬데믹 상황으로 몰아넣은 근본적인 원인을 작가는 세 우신愚神과 우신을 숭배하고 추종하는 눈먼 이들에게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강래오_눈먼 나라에선 애꾸눈이 왕이다#1_Guernica,Again_ 캔버스에 혼합재료_130×162cm_2020

현재 전 세계는 팬데믹 상황에서 전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분명 무차별적 개발과 경제 성장주의를 지향하며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한 결과이다. 인간이 물질적 부로 탐욕의 배를 채우는 동안 그 대가로 삶의 터전은 무너지고, 결국 인간 절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우신愚神은 그동안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며, 인간을 물질의 노예로 만들어 지구 환경 파괴를 선두에서 지휘해왔다. 사실 우신 자체보다 우신을 예찬하며 여전히 탐욕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이들이 더 큰 문제다. 우신愚神은 결국 그러한 인간들이 창조한 괴물이기 때문이다.

 

강래오_우신예찬_믿음과 앎의 도그마21_캔버스에 혼합재료_100×80cm_2021

작가는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과 20대 대선을 치르며 우리 사회의 현 수준과 부끄러운 민낯을 보았고, 어리석은 자들이 어떻게 우신/괴물을 만들고 키우는지 알았다. 민주주의 수호자라고 자처하는 한국의 위정자들이 법과 언론을 주무르며 그들을 추종하는 눈먼 자들을 꼭두각시처럼 내세워 권모술수로 권력을 거머쥐고자 하였고, 진의를 파악할 능력조차 부재해 보이는 대중은 신뢰할 수 없는 언론과 정치인들의 말에 널뛰기를 하며 자신의 이익을 향해 이리저리 기웃거렸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사이비종교 집단의 치명적인 폐해의 여파는 사회를 더욱 불안과 공포로 떨게 했으며 지금도 암적 존재로 기생하고 있고, 기성 종교 지도자들은 힘없고 가난한 자의 편이 아닌 자본과 권력에 빌붙어 안락한 권세를 누리기 위해 신에 대한 인간의 믿음을 악용하고 있다.

 

강래오_눈먼 세상에선 애꾸눈이 왕이다#3_No! New World_ 캔버스에 혼합재료_91×116.8cm_2021

그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은 자정 능력을 상실해 생태위기, 기후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바로 보지 못하고 경제 성장을 외치며 무한성장 패러다임을 고수하는 기존 세력들은 우리의 삶을 더 궁지로 몰고 있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긴장감이 최고조 되면서 나라별 군비 증강이 최대치에 이르렀고, 한국은 세계의 군사력 6위를 달성했다. 그만큼 엄청난 비용을 군사력 강화를 위해 군비에 퍼부었다는 방증이다. 과연 군사력 강화로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고,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강래오_Melancholia#3_숲林_캔버스에 혼합재료_80×100cm_2022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에서 저자는 작품 속에서 전염병, 실명, 격리병동이라는 장치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이나 폭력성과 함께 그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인간애를 그리고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시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저자는 바로 인간이 가장 의존하는 시각을 상실케 함으로써 '인간'에 관해 묻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었을 때만 가지고 있던 것이 정말 무엇인지를 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바로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이 스스로 존엄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 않으면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를 참혹하게 그려내고 있다.

 

강래오_Melancholia#1_연蓮_캔버스에 혼합재료_91×116.8cm_2022

현재 우리가 처한 시대 상황을 살펴보면 소설 속 상황과 자연스럽게 겹친다. 눈을 뜨고 있고 볼 수 있지만 눈먼, 바로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눈뜬장님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사실을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현재 우리는 위기 앞에 서 있다. 기후 변화의 위기, 경제적 불평등의 극대화와 민생의 위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 무엇보다 전염병의 창궐로 인한 생명의 위기, 이 외에도 우리가 극복해야 할 위기들이 산재해 있지만 우리는 이를 제대로 보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강래오_우신예찬_Paradis is Where We Are_캔버스에 혼합재료_145×112cm_2020

작가는 이를 비판하고자 오늘날 우리가 처한 시대적 상황(재난시대)과 위기 앞에서도 여전히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정치적 갈등과 이념/종교 문제를 연결지어 고찰하였다. 무엇보다 사이비종교에 쉽게 빠져드는 젊은 '개인'들과 집단/지역 이기주의 및 사리사욕에만 밝을 뿐 위기를 직시하지 못하고 무관심한 '개인'을 소재로 삼아 이를 풍자하고 비판하여, 현재의 삶을 돌이켜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이다. ■ 강래오

 

 

Vol.20220427e | 강래오展 / KANGRAEO / 姜來旿 / painting

김명식은 20여년 전부터 ‘East Side Story’연작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 중견 화가다.

 

비슷한 집들이 적당하게 배치된 그림들은 주택단지의 평면도를 연상시킨다.

얼핏 구상 같으나 찬찬히 보면 추상에 가깝다.

 

전시제목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아름다운 꿈을 꾸는 사람들의 공동체 이야기를 뜻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집 배열이 잘 살아 보세’로 시작되는 새마을 운동 같은 느낌도 난다.

 달동네 움막에서 연립주택으로 바뀌었겠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보금자리다.

 

밋밋한 집들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데,

벗겨질 듯 가볍게 묻은 물감이 미적 감성을 건드리며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적절한 구도와 풍부한 색으로 빚어낸 칼 질의

민감한 리듬성이 설렘의 활력소를 만들어낸다.

 

색으로 모인 집의 조화와 여백이 따스하고 행복한 느낌을 준다.

이 전시는  인사동 선갤러리에서 26일까지 열린다.

 

글 / 조문호

 

 

 

 

너를, 나를 응원해!

 

강석문展 / KANGSUKMOON / 姜錫汶 / painting

2022_0413 ▶ 2022_0426

 

강석문_너를, 나를 응원해!1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3×97.5cm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블루원 갤러리

BLUE ON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15-1(인사동 190-2번지)

Tel. +82.(0)2.733.0429

blog.naver.com/blueonegallery

@blueonegallery

 

오랜 친구 강석문군이 개인전을 연다. 틈틈이 미리 보내온 최근 그림들이 이전보다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진행되어 기쁘다. 가장 최근 열었던 이정아 갤러리(2019) 개인전에서 보여줬던 작업들 연장선상에 있지만 더욱 넓은 세계로 진출 한 것이 고무적이다. 그림의 담겨진 내용뿐만 아니라 그림 제작 방식도 이전보다는 훨씬 세련되어 진 것 같다.

강석문_너를, 나를 응원해!-붉은 꽃길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5×120cm_2022 ​

물론 얻는 것이 있으면 잃어버린 것도 있듯이 나는 그의 날것(생생함), 한지의 톡톡함, 거친 필선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조금 상쇄되어 아쉽기는 하다. 그럼에도 그의 작업은 독특하고 신선하다. 예술에 있어 신선함과 독창성은 예술가로써 꼭 가져야 할 덕목이다. 시장과 타인 눈과 입에 휘둘리지 않고 정해진 길도 없는 예술가의 길을 꼿꼿이 개척해 가고 있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사명이고 의무인데 강석문은 나름 제 갈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 언젠가 강석문은 내게 법고창신(法古創新)론을 설명해 준 적이 있었는데 작가는 과거의 좋은 것들은 받아드리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창신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의 고민이었던 종이의 사각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기 시작했고 표현하고자 하는 형상들을 직접 종이로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또한 종이에만 얽매이지 않고 나무, 철 등의 소재 확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재료의 신선함과 함께 내용적 측면도 새로운 방법 접근이 특이하다.

 

강석문_너를, 나를 응원해!-씨앗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8×84cm_2022

종이로 제작된 인물이나 나무, 형상들을 먼저 그린(제작) 다음 나무판이나 지지대 앞에 두고 명상의 시간을 잠시 가지고 순식간에 번뜩이는 영감과 함께 글로써 상상의 세상을 펼쳐 나간다고 한다. 마치 하얀 화선지를 펼쳐놓고 명상과 함께 세상 이치를 필치로 그리는 문인화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머리보단 노동으로 승부하는 작가라고 말하지만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매우 사의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시와 함께 한 작품들도 시작하였다고 한다.

 

강석문_숲속에서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50×38cm_2022

전시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이전에 작업 주제(주로 사랑)에 동화, 신화, 주술, 시적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고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가상세계, 현실세계, 우주, 진짜와 가짜 그리고 미래까지 범위를 확장되었다고 한다. 구슬, 사탕, 꽃 등은 그의 우주이고 세상인데 그것을 온전히 독차지 하는 게 아니라 함께 나눠주는 모습은 베풀기 좋아하는 작가의 성정과 일맥상통하다. 그리고 여전히 b급 유머, 풍자적 요소들이 끊임없이 작품에 녹여져 있는데 가벼운 농담일수도 있지만 그 속엔 애민적 요소들(도끼파 무명 엑스트라 배우)과 정치적 요소들(그는 매우 비정치적이라 하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 등 묵직함이 스며있다. 때론 매우 직설적인 표현- love, fly, be happy 등)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의 체질(솔직하고 사랑스럽고 긍정적 성격의 소유자)를 이해한다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작가와 작품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일치하는 소중한 예술가중의 한 명이다.

 

강석문_숲속에서- 크라운새!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2×38cm_2022

그리고 이전 작품엔 직접 지은 이야기보단 대중가요, 동요를 차용했는데 이번 작업들은 본인이 직접 만들어 낸 이야기들,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을 다시금 각색해낸 창작품들로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작품에강석문_숲강석문_숲속에서- 크라운새!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2×38cm_2022속에서- 크라운새!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2×38cm_2022 일부의 글들이 노골적으로 그림의 부분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서 나는 작가의 작품세계관을 엿볼 수가 있었는데 속사포처럼 빠르게 썼다고 한 그의 '숲속에서' 연작 작품에 쓰인 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사라져버린 친구 인성과 우빈을 찾기 위해 석문은 집을 나섰다. 걷다보니 그만 길을 잃고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헤매기 시작했다. 숲속엔 무시무시한 머리가 아홉 개인 뱀과 사람의 탈을 쓴 새들도 있었고 생전 처음 보는 괴물들도 넘쳐났다. 석문은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노력) 변장술과 동물의 소리를 배워 무서운 숲속에서 살아남았다. 인성과 우빈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잘 버티더니 어느새 석문은 숲속의 왕이 되었다. 친구를 찾아서는 다음편"

 

강석문_그대에게 봄날이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50×38cm_2022

여기서 매우 중요한 요소는 주인공이 친구를 찾아 집을 떠나 여행(모험)을 시작하였고 숲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는 게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쓰인 글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하지만 예술가로써 생존 또는강석문_그대에게 봄날이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50×38cm_2022 모험을 위한 세계로 뛰어 들어갔음을 암시한다. 현실에 안주하여 집에 머물려만 있다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술가야말로 끔찍할 수도 있는 미지의 세계로 용감하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예술가인데 나는 그가 용감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강석문_뒤끝은 나의 힘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3×38cm_2022

그리고 또 다른 '숲속에서' 작품 글을 하나 살펴보면 ● "옛날 아주 오래전 옛날! 용이 되고 싶었던 예쁜 뱀이 있었다. 뱀은 숲 속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아주 오래 전부터 숲속을 지키던 마법 소년이 살고 있었다. 소년은 용보다는 사람이 더 좋다고 사람으로 권했다. 착한 일 천 개만 하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예쁜 뱀은 매일 매일 착한 일을 하였다. 이제 오백 칠십 네 개만 하면 사람이 된다. 뱀은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착한 일을 하였다. 이제 팔만 변하면 사람 된다. ● 덧붙임(추신) 시간이 지난 후 뱀은 의사가 되어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 이야기는 신화에나 등장하는 용과 반인 반뱀, 숲속 소년이 주인공으로 마법, 주술, 신화가 바탕이 되고 뱀은 역경을 통해 후에 의사가 되는 다소 뻔한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복이 와요!) 이야기이지만 그만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강석문_총총부적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9×38cm_2022

이밖에도 눈물로 시를 써도, 숲속에서(크라운새)의 글들을 살펴보면 동화에 가까운 짧은 글 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마술, 주술, 사람, 동물 등으로 버무려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이것들이 작가 본인의 메타버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 글 그림들은 결론이 정해진 것이 아닌 연작 시리즈이며 어디로 갈 지는 정해진 바와 목적지도 불분명 하지만 언젠가는 찾아낼 이상의 세계로 그는 머물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작가는 더 이상 밑작업(에스킷)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뻔한 결론, 뻔한 그림이 아닌 미지의 숲속 나라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라고 한다.

 

강석문_action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8×46.5cm_2022

친구(희망)를 찾지 못하고 헛걸음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지만 누구도 모르는 숲속 세상으로 뛰어 들어간 작가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곳엔 작가만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세상이 열려질 것이고 우리는 그가 걸어가는 세상을 함께 보고 느끼고 같이 걸어 갈수 있음에 감사하다. 급변한 세상살이 어디 만만치 않은 게 어디 있겠는가! 나는 그의 여행길에 괴물(어려움)들과 당당히 맞서 싸우고 이겨내기를 먼 곳에서 항상 응원한다. ● "나는 너를 진심으로 응원해!" ■ 알베르토, F, 산체스(번역_이지안)

Vol.20220413c | 강석문展 / KANGSUKMOON / 姜錫汶 / painting

 

어디에도 머물지 않은

 

정세라展 / JEONGSERA / 鄭世羅 / painting 

2022_0412 ▶ 2022_0424

 

정세라_모호한 대답_캔버스에 유채_90.9×60.6cm_202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전시 마지막 날_12:00pm~04: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어디에도 머물지 않은  지나간 여름들을 기억하고 있다. 언젠가는 조금 일러서, 또 언젠가는 조금 늦게 만난 여름의 모습은 적절한 때를 맞추지 못하고 당도한 편지 같았다. 철 지난 해변, 외딴길에서 마주친 반사경, 국도의 빈 건물 등 쓸쓸하고 고독한 풍경들은 오랜 기간 고립되어 나만의 섬을 지어 살던 시기에 상처받기 쉽고, 견고하지 않은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오랫동안 마음을 강렬히 사로잡아왔던 일렁이는 도시, 빛과 어둠의 일그러진 이미지들은 조금씩 그것들에 곁을 내어주게 되었다.

 

정세라_사이의 장소_캔버스에 유채_145×112cm_2022
정세라_어떤 기다림_캔버스에 유채_53×33.4cm_2021
정세라_어떤 기다림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22

우리는 늘 삶과 세계를 매끄럽고 완결된 이미지로 만들고자 하지만 종종 결락된 구멍들이 생기게 마련이고, 때로는 무의미한 그런 부분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곤 한다. 이번 작업들은 당신이 무심코 스쳐 지나간 작고 모호한 이미지들의 기록이다. 길들여진 하루 일과는 상상력을 사용해야하는 다른 세계에 대한 열망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하루키의 말처럼 나의 의식은 점점 세계에 대한 흥미를 잃고 가라 앉아가고 있었다. 몇 번의 여름이 지나고 마음속에 쌓여있던 이미지들을 언젠가부터 하나,둘 끄집어내어 그려 나가면서 불확실한 것으로 이루어진, 나를 둘러싼 세계들이 조금씩 구체적인 윤곽과 인상을 띄기 시작했다.

 

정세라_여전히 그곳에는 아무도 없으므로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7

갑자기 금지장소가 되어버린 해변 입구에 서서 그 너머에 있는 바다를 보았다. 당연하게도 자연은 그대로 내 앞에 놓여져 있었다.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변화와 불안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반사경에 비친 세상은 푸르고 몽롱하다. 빛들이 뒤엉킨 꿈처럼. 어디든 오라고 하듯 펼쳐진 길과 함께. (사이의 장소) 밝은 가로등 아래 어둡고 빛이 들지 않는 건물이 있다. 한때는 드나드는 사람들로 북적였을, 그러나 지금은 빈 채로 그곳을 채워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건물들. 고립된 작은 섬 같은 빈 집, 빈 집들. (어떤 기다림) ● 지난한 시간들을 버텨왔을 당신에게 조금 이르거나, 조금 늦은 이야기들을 꺼내 보고자 한다. 혹, 제때에 가닿지 못하더라도 부디 당신의 마음을 건드리는 일이 되기를 바라면서. ■ 정세라

 

정세라_지난,여름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16
정세라_지난,여름_캔버스에 유채_80.3×60.6cm_2021

지나간 추억을 되돌아보면서 아련한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정세라의 아홉 번째 개인전이 갤러리 담에서 열린다. 2년 동안의 코로나로 사람들을 기피하게 된 상황에서 사람들이 없어야만 그나마 편하게 여행도 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철 지난 바닷가 접어져 있는 비치 파라솔만 있는 풍경에서, 사람의 자취는 찾을 수 없다. 십 여년 만의 개인전에서 정세라는 『어디에도 머물지 않은』이라는 제목으로 그간의 쌓아두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풀어내고 있다. 정세라 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이번이 아홉 번째 개인전이다. ■ 갤러리 담

 

Vol.20220412a | 정세라展 / JEONGSERA / 鄭世羅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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