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나를 응원해!
강석문展 / KANGSUKMOON / 姜錫汶 / painting
2022_0413 ▶ 2022_042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블루원 갤러리
BLUE ON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15-1(인사동 190-2번지)
Tel. +82.(0)2.733.0429
오랜 친구 강석문군이 개인전을 연다. 틈틈이 미리 보내온 최근 그림들이 이전보다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진행되어 기쁘다. 가장 최근 열었던 이정아 갤러리(2019) 개인전에서 보여줬던 작업들 연장선상에 있지만 더욱 넓은 세계로 진출 한 것이 고무적이다. 그림의 담겨진 내용뿐만 아니라 그림 제작 방식도 이전보다는 훨씬 세련되어 진 것 같다.
물론 얻는 것이 있으면 잃어버린 것도 있듯이 나는 그의 날것(생생함), 한지의 톡톡함, 거친 필선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조금 상쇄되어 아쉽기는 하다. 그럼에도 그의 작업은 독특하고 신선하다. 예술에 있어 신선함과 독창성은 예술가로써 꼭 가져야 할 덕목이다. 시장과 타인 눈과 입에 휘둘리지 않고 정해진 길도 없는 예술가의 길을 꼿꼿이 개척해 가고 있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사명이고 의무인데 강석문은 나름 제 갈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 언젠가 강석문은 내게 법고창신(法古創新)론을 설명해 준 적이 있었는데 작가는 과거의 좋은 것들은 받아드리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창신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의 고민이었던 종이의 사각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기 시작했고 표현하고자 하는 형상들을 직접 종이로 만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또한 종이에만 얽매이지 않고 나무, 철 등의 소재 확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재료의 신선함과 함께 내용적 측면도 새로운 방법 접근이 특이하다.
종이로 제작된 인물이나 나무, 형상들을 먼저 그린(제작) 다음 나무판이나 지지대 앞에 두고 명상의 시간을 잠시 가지고 순식간에 번뜩이는 영감과 함께 글로써 상상의 세상을 펼쳐 나간다고 한다. 마치 하얀 화선지를 펼쳐놓고 명상과 함께 세상 이치를 필치로 그리는 문인화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머리보단 노동으로 승부하는 작가라고 말하지만 작가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매우 사의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시와 함께 한 작품들도 시작하였다고 한다.
전시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이전에 작업 주제(주로 사랑)에 동화, 신화, 주술, 시적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고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가상세계, 현실세계, 우주, 진짜와 가짜 그리고 미래까지 범위를 확장되었다고 한다. 구슬, 사탕, 꽃 등은 그의 우주이고 세상인데 그것을 온전히 독차지 하는 게 아니라 함께 나눠주는 모습은 베풀기 좋아하는 작가의 성정과 일맥상통하다. 그리고 여전히 b급 유머, 풍자적 요소들이 끊임없이 작품에 녹여져 있는데 가벼운 농담일수도 있지만 그 속엔 애민적 요소들(도끼파 무명 엑스트라 배우)과 정치적 요소들(그는 매우 비정치적이라 하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 등 묵직함이 스며있다. 때론 매우 직설적인 표현- love, fly, be happy 등)에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의 체질(솔직하고 사랑스럽고 긍정적 성격의 소유자)를 이해한다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작가와 작품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일치하는 소중한 예술가중의 한 명이다.
그리고 이전 작품엔 직접 지은 이야기보단 대중가요, 동요를 차용했는데 이번 작업들은 본인이 직접 만들어 낸 이야기들, 그리고 영화의 한 장면을 다시금 각색해낸 창작품들로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자유로워졌다. 작품에강석문_숲강석문_숲속에서- 크라운새!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2×38cm_2022속에서- 크라운새!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42×38cm_2022 일부의 글들이 노골적으로 그림의 부분으로 등장하는데 여기서 나는 작가의 작품세계관을 엿볼 수가 있었는데 속사포처럼 빠르게 썼다고 한 그의 '숲속에서' 연작 작품에 쓰인 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사라져버린 친구 인성과 우빈을 찾기 위해 석문은 집을 나섰다. 걷다보니 그만 길을 잃고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헤매기 시작했다. 숲속엔 무시무시한 머리가 아홉 개인 뱀과 사람의 탈을 쓴 새들도 있었고 생전 처음 보는 괴물들도 넘쳐났다. 석문은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노력) 변장술과 동물의 소리를 배워 무서운 숲속에서 살아남았다. 인성과 우빈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잘 버티더니 어느새 석문은 숲속의 왕이 되었다. 친구를 찾아서는 다음편"
여기서 매우 중요한 요소는 주인공이 친구를 찾아 집을 떠나 여행(모험)을 시작하였고 숲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는 게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쓰인 글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하지만 예술가로써 생존 또는강석문_그대에게 봄날이_한지, 나무에 먹, 과슈, 연필_50×38cm_2022 모험을 위한 세계로 뛰어 들어갔음을 암시한다. 현실에 안주하여 집에 머물려만 있다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술가야말로 끔찍할 수도 있는 미지의 세계로 용감하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예술가인데 나는 그가 용감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른 '숲속에서' 작품 글을 하나 살펴보면 ● "옛날 아주 오래전 옛날! 용이 되고 싶었던 예쁜 뱀이 있었다. 뱀은 숲 속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아주 오래 전부터 숲속을 지키던 마법 소년이 살고 있었다. 소년은 용보다는 사람이 더 좋다고 사람으로 권했다. 착한 일 천 개만 하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여 예쁜 뱀은 매일 매일 착한 일을 하였다. 이제 오백 칠십 네 개만 하면 사람이 된다. 뱀은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착한 일을 하였다. 이제 팔만 변하면 사람 된다. ● 덧붙임(추신) 시간이 지난 후 뱀은 의사가 되어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 이야기는 신화에나 등장하는 용과 반인 반뱀, 숲속 소년이 주인공으로 마법, 주술, 신화가 바탕이 되고 뱀은 역경을 통해 후에 의사가 되는 다소 뻔한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복이 와요!) 이야기이지만 그만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눈물로 시를 써도, 숲속에서(크라운새)의 글들을 살펴보면 동화에 가까운 짧은 글 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마술, 주술, 사람, 동물 등으로 버무려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이것들이 작가 본인의 메타버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 글 그림들은 결론이 정해진 것이 아닌 연작 시리즈이며 어디로 갈 지는 정해진 바와 목적지도 불분명 하지만 언젠가는 찾아낼 이상의 세계로 그는 머물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작가는 더 이상 밑작업(에스킷)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뻔한 결론, 뻔한 그림이 아닌 미지의 숲속 나라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라고 한다.
친구(희망)를 찾지 못하고 헛걸음으로 주저앉을 수도 있지만 누구도 모르는 숲속 세상으로 뛰어 들어간 작가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곳엔 작가만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세상이 열려질 것이고 우리는 그가 걸어가는 세상을 함께 보고 느끼고 같이 걸어 갈수 있음에 감사하다. 급변한 세상살이 어디 만만치 않은 게 어디 있겠는가! 나는 그의 여행길에 괴물(어려움)들과 당당히 맞서 싸우고 이겨내기를 먼 곳에서 항상 응원한다. ● "나는 너를 진심으로 응원해!" ■ 알베르토, F, 산체스(번역_이지안)
Vol.20220413c | 강석문展 / KANGSUKMOON / 姜錫汶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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