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의 불

김재형展 / KIMJAYHYUNG / 金在亨 / painting

 

2022_0426 ▶ 2022_0509

김재형_고양이 세수_리넨에 유채_99×75cm_20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5월 9일_12:00pm~02: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gallerydam_seoul

갤러리 담에서는 오랫동안 미국과 독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김재형의 국내 첫 개인전을 기획하였다. 작가는 한국에서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더 많은 학습을 위해 영국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에서 석사과정을, 그후 독일 뮌휀미술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후 지금은 뮌헨에서 자리를 잡고 활동하고 있다. ● 김재형은 오랜 시간 동안 다닌 여행에서 작업의 영감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출품하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북인도 레에서 티벳탄들이 살고 있는 풍경들이 배경이다. 산소도 희박한 고도에서 풀들이 자라는 시간은 불과 여름 한철 두 서너 달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고국을 떠나 이국에서 삶과 작업을 병행하는 모습에서 어떤 부분에서의 동질성을 느꼈을 것으로 가늠된다.

 

김재형_꽃, 늦은 가을_리넨에 유채_100×130cm_2022

 

김재형_눈 치우기_리넨에 유채_75×110cm_2022

『얼음 위의 불』이라는 전시제목에서 시사하듯이 삶은 얼음판 위에서도 생존을 위한 온기-따스한 물-를 얻기 위해 얼음 위에 불을 지피는 장면에서 극한의 삶 속에서 삶은 지속되고 있음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 Sabrina Kofahl은 작가 김재형의 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김재형은 여러 해 동안 자연 속에서 삶과 죽음의 순환과 다양성, 그리고 그 두 가지가 시공간적으로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해 몰두해 왔다. 그의 작품은 현재의 질문에 대한 답을 과거에서 찾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자연과 삶의 순환의 연결 고리에 대해 직감적인 해석과 비전을 제안한다.

 

김재형_얼음 위의 불_리넨에 유채_95×140cm_2021
김재형_불, 얼어 붙은 강_리넨에 유채_90×130cm_2021

"뜨거운 물 한 주전자를 위해 눈을 헤집어 길을 내고 얼음 아래 흐르는 물을 떠낸다. 장작을 쪼개고 말린 소똥을 넣어 불을 피운다. 흙은 기름기가 없고 비는 일 년 내내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눈 내리는 겨울은 길고 작물이 자라는 여름은 짧다. 말 한 마리 겨우 지나가는 비탈길로 고개를 넘고 넘어 이틀을 걸으면 옆 마을에 닿는다. 제법 자란 10대 소녀는 도시가 궁금하고 창밖을 자주 내다본다. 어린 아이들은 놀 시간이 남아돌아 즐겁다. 어른들은 일 년 내내 바쁘지만 미소와 여유가 있다. 고향을 떠난 젊은이들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매해 거친 겨울마다 어린양들 중 절반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죽는다. 겨울에 어른들은 유독 직접 빚은 술을 많이 마시고 아이들도 조금씩 마신다. 눈이 오지 않는 날의 하늘은 아찔하게 파랗고 태양은 머리 위에 가깝다. 잘라 놓은 나무들은 뙤약볕을 이기지 못해 모두 끝이 터져나간다. ● 이 곳에서 생각과 감정으로 짜집기 해놓은 나를 붙잡고 있기에는, 하염없이 내리는 눈이 너무 무겁고 많다. 마음이 만드는 허상을 세워 놓기엔 삶은 소박하고 단순하다. 비가 오지 않는 땅에 봄이 오면 겨울에 쌓인 수 많은 눈이 녹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꽃은 봄마다 피지만 한해도 같은 꽃이 피지 않기에 매번 새롭고, 어떨 때는 사람의 경험이 부질 없다는 생각도 든다. 난로 위에 물이 끓는다. 마침 북쪽 산으로 소와 양을 몰고 유목을 갔던 친구가 닷새 만에 마을로 돌아왔다." (작가의 작업 노트 중) ● 이번 전시에는 북인도의 레의 풍경과 티벳탄의 삶이 담긴 그림들이 12여점 전시될 예정이다. ■ 갤러리 담

 

김재형_그 산 너머_캔버스에 유채_90×75cm_2021
김재형_사막의 어린시절_리넨에 유채_100×130cm_2021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영양분으로부터 몸에서 발열하거나 움직임을 위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리고 춥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그 에너지는 더욱더 도드라져 보인다. 마치 하얀 눈밭을 걸어가는 검은 소처럼. 검은 소는 천천히 발자국을 만든다. 나무 없는 산의 새벽에 피어오르는 연기는 지나가는 사람의 눈을 사로잡는다. 의도적이거나 인위적인 행동은 그 흔적이나 결과를 만든다. ● 보리와 쌀이 생존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가 있다. 그것은 야크도 코끼리도 모기도 인간도 그러하다. 그리고 그 해당 온도 지역에서 생명체들 사이에 삶의 순환이 있다. 그중에 뜨거운 지역도 있고 차가운 지역도 있다. 뜨거움과 차가움이 묘하게 공존하는 지역이 있는데 차가운 사막이 그러하다. 그림자 속에 서서 햇빛을 향해 팔을 뻗으면 몸은 동상을, 팔은 화상을 입는다. ● 여러 자연의 순환 속에서 사람들은 생존과 개체 유지 이외의 활동을 한다. 사람들은 마음이 차가웠다 뜨거웠다 한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에는 '죽은 사람은 상처받은 마음보다 무겁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사람의 마음의 온도와 사람의 생존은 서로가 얽혀있다. 살기에 척박한 곳에서는 그 얽힌 부분이 잘 보일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작업은 그 얽히는 부분이 도드라지는 순간이 드러남을 만나고 그 흔적을 남기는 데에 있다. ■ 김재형

Vol.20220426a | 김재형展 / KIMJAYHYUNG / 金在亨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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