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들

박은태展 / PARKEUNTAE / 朴銀泰 / painting
2015_0415 ▶ 2015_0421

 

박은태_팽목항의 대한민국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5×143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1107d | 박은태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5_0416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30pm

 

 

광화랑GWANG GALLERY_sejong center

서울 종로구 세종로 81-3번지5호선 광화문역 지하도 안

Tel. +82.2.399.1111

www.sejongpac.or.kr

 

팽목항의 대한민국 ● 구르마(차)을 가져 본적이 없는 우리가족은 매주 주말에 북한산에 가는 즐거움을 누린다. 작년 4월초 목련이 아직 피어나기전 여느 주말처럼 우리는 지축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재개발로 몇 년 째 폐허로 방치된 지축동 옛 마을을 지나고 있었다. 나무위에 큰 검은 비닐이 걸쳐 있는 모습이 마을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가슴에 쿵 다가왔다. 십여 일이 지나 세월호 참사,, 누구나 겪은 그 시간을 통과하며 나는 팽목항에 팽나무가 있을거란 생각과 그 참사의 순간.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았다. 그래 나무위에 검은 비닐 대신 찍긴 태극기를 그리자...

 

박은태_한강의 기적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8×155cm_2014
 

한강의 기적 ● "팽목항의 대한민국"그림을 그리면서, 세월호참사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하자, 그것을 그려보고 싶어졌다. 조국의 근대화/ 한강의 기적/70년대 말에 형성된 안산공단이라는 장소성/30대말에 웅크리고 머물렀던 안산 고잔동의 쪽방과 공장 근처에서 대면했던 눈망울들 / 무얼까? 그들. 아니 우리에게 "한강 기적"은 무얼 가져 왔고 누구를 위한 기적이었던가?

 

박은태_기다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7×454cm_2015
 

기다림 ● 다시 시월이 되어 찬바람이 불자 나는 다시 세월호 작업을 하고 있었다. 매체를 통해 매일 접했던 세월호 유족들의 모습을 모아서, 오롯이 기다리는 유족들의 모습만 집중해 그리자며... 그리고, 나는 한해의 끝에선 하얀 민복을 입고 아스팔트 바닥을 기어 다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누워 검은 하늘을 보고 있었다. 내 그림 속의 복장도 갯벌 속에서 나온 민복 차림의 유족이었다. 그 몸들을 어디서 볼 수 없는 간절한 기다림의 모습으로 그려 보고 싶었다 .

 

 

박은태_강_장지에 아크릴채색_151×213cm_2014
 

● 한 여름 남대문 근처에서 우연히 카메라에 잡힌 모습에서 우리시대의 청년의 모습과 대기업 사옥을 배경으로 무언의 질문을 던지고 싶어졌다.

 

박은태_하늘 배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140cm_2014
 

하늘 배선 ● 수원 호매실 근처에서 겨울의 끝에 벽화작업을 했다. 그는 '전기' 또 다른 그는 '배관' 우리는 '뺑끼'로 불린다. '전기'의 모습이 내 핸드폰 카메라에 잡혔다. 그날은 진눈깨비가 내렸다. 나는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박은태_횡단보도_장지에 아크릴채색_151×213cm_2013
 

횡단보도 ● 일 년 남짓 날마다 작업실을 오가다 마주친 한 노인의 모습이다. 편의점 비닐봉투에 막걸리 한 병과 담배 한 갑을 들고서, 늘 같은 시간에 불안한 걸음의 뒷모습 속에 조국 근대화의 주역의 쓸쓸한 풍경을 담고 싶었다. 언제가 부터 그 노인은 보이지 않는다...

 

 

박은태_4월에 눈. 지축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13×150cm_2014
 

4월에 눈 ● 이 작업 두 점으로 포스터를 만들어 광화문 세월호 천막주변에서 배포하며 두어 달을 광화문 근처에서 주말을 보내면서, 예전에 지축에서 보았던 목련 나무를 그렸다. 포크레인 삽날에 상처투성이인 몸을 가진 나무가 봄을 맞아 싹을 띄우고 꽃망울을 준비 중인 나무에 이미 떠난 집주인이 사다리를 놓고 갔다. 그리고 봄 눈 치고는 많은 눈이 내렸다.

 

박은태_노란버스_장지에 아크릴채색_151×213cm_2013
 

               노란버스 ● 집 근처에서 늘 본 풍경에 우리 아들을 등장시켜 그렸다. 마을버스 보다 많은 노란버스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인가?

 

박은태_불꽃_장지에 아크릴채색_151×213cm_2013
 

불꽃 ● 화정역에서 환영을 본 것 같이 지나간 모습이다. 자전거로 뒤쫓아 갔지만 볼 수 없었고, 두어달 후 우연히 근처 아파트입구에서 우연히 만났지만, 그 사이에 내가 품고 있던 강렬한 "칼 갈아요 가위도 갈아요"의 비수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는 살아가기 위해 날마다 모퉁이에 앉아 칼을 간다 .

 

박은태_증언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70cm×2_2011
 

여섯 번의 개인전을 하며 내안의 몇 가지 부채감은 덜어 내었다. 어머니, 그리고 늘 품고 보았던 새마을운동 화보집속에 고향 부모 세대의 모습들, 그리고 내 성장과정의 내면들,... 그래도 여전히 도시 변두리를 배회하는 또 다른 그들이 내 화폭에 포장을 다르게 해서 드러나기는 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여전히 그들은 내 작업 안에서 대상화 되어 나타난다. 내 작업의 한계이다. 그건, 내 성장과정에서 도망가고픈 대상을 내 작업의 소재로 삼았고, 나는 관찰자로 그들을 타자화 시켰다. 삶의 처지는 같았지만, 내안에 막을 만들어 그들에게서 분리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젠 내가 조금 더 그들 안으로 다가 설수 있는 나이가 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가 내 작업과 삶의 과제이다. 전시를 준비하며... ■ 박은태

 

 

 

Vol.20150414b | 박은태展 / PARKEUNTAE / 朴銀泰 / painting

4월22일~5월11일, 서울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

 

 

'인간다움을 지탱할 수 있는 미적가치'를 추구하는 화가 이정규씨가 8번째 개인전 <신비한 자연으로의 여행>을 연다.

22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히말라야와 만리장성, 한국의 홍도를 주제로 열린다. 화가는 자연을 소재로 한 생명의 상징성을 작품 16점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자연과 소통하고, 생명을 호흡하며, 자유롭고 인간다운 삶의 정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화가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히말라야 봉우리를 담은 작품 '신비함 mysterious(60.6x72.7cm, 2008)'은 검은 바위와 흰 눈이 조화를 이룬 창조적 이미지로 다가온다. 화가는 청명한 히말라야 봉우리가 빚어낸 자연풍경을 보고 장엄한 힘과 에너지를 표현했다.

출렁이는 쪽빛바다와 붉게 물든 절벽들로 절경으로 이루는 한국의 천연기념물 홍도는 작품 '홍도 hongdo(90.9x60.6cm, 2012)'로 재탄생했다. 자연의 거칢과 아름다움의 순수한 조형미를 탐구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생각한 화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홍도 hongdo(90.9x60.6cm, 2012)'/이정규

 

 

 

화가는 전시에 앞서 "자연은 영원한 신비이면서 실제적으로 우리 삶의 영역이다"며 "사람들은 자연을 개발하고, 그 자연 속에서 욕망과 광기 등 다양한 일들을 펼쳐가고, 자연 속에서 우리들은 삶을 풀어가고 우리의 희망을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의식의 한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고, 마음의 정서와 감성에 변화를 느끼고 싶어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갈망하고, 일상에서의 변화를 찾는다. 심미적 감성과 새로운 사고를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창의력은 예술가의 몫이다.

이정규 화가는 홍익대 미대 2학년을 수료하고 미국 뉴잉글랜드 대학 학사, 펜실베니아 대학 석사를 졸업했다. 귀국 후 덕성여대, 중앙대, 서울예술대학에 출강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은행(워싱턴 DC), LG패션, 고려대 등이 소장하고 있다.

(문의:02-732-4847)

 

[머니투데이뉴스 / 이현수기자]

 


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인 차대영 작가 초대전 ‘인왕산 - 길 위에서’가 서울 종로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4월1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초지일관 구축해온 백색 미학에서 더욱 추상적이고 함축적인 상징과 의미, 그리고 색다른 기술적 시도가 더해져 눈길을 끈다.

가령 옅푸른 바탕에 마크 로스코의 색면 추상과 어우러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는 작가의 파격적인 시도와 함께 그의 새롭고도 본연의 ‘길’(예술세계)을 다시 보게 한다.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상기시키는 작품은 혹독한 시련을 버텨 낸 소나무처럼 꿋꿋하게 살아가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엿보게 한다. 이것은 작품의 페튜니아 꽃송이, 인왕산에서도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는 어떠한 세파에도 자신만의 ‘예술의 길’을 묵묵하게 지켜가겠다는 작가의 의지로도 읽힌다.

근본적으로 그가 추구하고 천착해 온 예술세계는 더욱 깊고 풍성하게 맥을 이어가고 있고 유려한 표현과 기법에서 담대하고 거침없이 구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겸손하고 소박한 모티브와 그 의미를 주목하게 된다. ​

작가가 끝내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그가 사랑하는 백색의 사의적인 세계이고, 이번 작품전은 그의 저력과 진가를 새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02- 730-3533

[데일리 한국 / 박종진기자]

서양화가 강찬모씨의 27회 개인전 ‘빛이 가득하니 사랑이 끝이 없어라...“ 오픈식이
지난 10일 오후5시 중학동 경제통신사빌딩 2층 ’갤러리 뫼비우스‘에서 열렸다.

개막식에는 작가 강찬모씨 가족, 김곤선관장, 조준영씨를 비롯한 컬렉터 몇몇 분이
참석하여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히말라야 설산의 거친 주름살과 꽃밭처럼 하늘을 수 놓은 별들이 아름다웠다.
이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니, 많은 관람을 바란다.

 

개막식이 끝난 후 '유목민'으로 자리를 옮겨, 조준영, 정기영씨와 막걸리 한 잔 했다.


사진,글 / 조문호

 

 

 

 

 

 

 

 

 

 

 

 

 

 

 

 

 

 

 

 

 

 

 

 

 

 

 

 

 

 






 

 

 

 

 

 

 

 

 

 

 

 

 

 

 

 

 

 

 

 

 

 

 

 

 

 

 

 

 

 

 

 

 

 

 

 

 

 

 

 

 

 

 

 

 

 

 

 

 

 

 

 

 

 

 

 

 

 

 

 

 

 

 

 

 

 

 

 

 

 

 

 

 

 

 



시간의 흔적
홍형표展 / HONGHYUNGPYO / 洪炯杓 / painting

 

2015_0401 ▶ 2015_0407

홍형표_老松圖_화선지에 먹_138×240cm_2014

 

 

초대일시 / 2015_0401_수요일_05:00pm

주최,후원 / 전북도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인사아트센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EONBUK PROVINCE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관훈동 188번지)6층 제6전시장

Tel. +82.2.720.4354

www.jma.go.kr

 

 

문인화, 또 다른 문인화 ● 근원 김용준은 "화가란 사물의 형용을 방불하게 하는 것만으로 장기를 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을 빌려 작가의 청고한 심경을 호소하는 한 방편으로 삼는 존재"라고 했다. 오래 전 얘기이지만 여전히 귀담아 들을 만하다. '미술'이란 개념은 역사적이라 시대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어 왔고 더구나 현대미술에 와서는 미술의 의미와 규정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지만 근원의 저 언급은 새삼스럽다. 회화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지속된다면 화가에 대한 그의 견해는 여전히 타당하고 가치 있다. 장르와 매체를 떠나 하나의 그림이란 결국 작가의 심중을 드러내고 그의 감정과 사유의 한 편린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내는 일이다. 그는 자신이 대면한 세계와 사물을 관통하고 그렇게 추출된 것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이다. 그러니 모든 예술/그림이란 장르나 매체, 기법을 떠나 공통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미지에 대한, 예술에 대한 그러한 인식은 이미 동양의 전통회화와 서예에서는 본질적인 것이었다. 그러니 오늘날 동양화와 서예는 여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거듭날 수 있는 여지를 무한한 여백처럼 간직하고 있다. 다만 그 여백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게 문제다.

 

홍형표_만남_한지에 먹_49×69cm_2014

 

홍형표_시간의 흔적_혼합재료_56×70cm_2014
 

선봉 홍형표는 이른바 문인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오랫동안 사군자와 서예를 해왔고 이를 종합해 이른바 문인화라 칭할 만한 그림을 지속해왔다. 그가 화선지(장지)와 먹, 모필 그리고 안료(분채)를 통해 그리고 써낸 흔적은 자연을 빌어 자신의 속내를 자연스레 표출하고자 한 의도 아래 풀려난 것들이다. 그러니 그 그림은 상징적이고 또한 문학적이다. 사의적인 그림이란 얘기다. 서예와 회화를 한 화면에 융합하고 모필의 필력과 순수회화적인 요소를 뒤섞어내는 한편 먹과 채색, 선염효과와 물성의 강조를 함께 껴안고 있는 그림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사군자, 문인화 형식을 가능한 유지하면서도 기법이나 방법론을 달리해 순수 회화로서의 입지를 마련하면서 동시에 문인화의 성격 혹은 정신 등을 유지하는 방안이 그의 그림의 전략이다.

 

홍형표_시간의 흔적_혼합재료_140×176cm_2014

 

홍형표_시간의 흔적_혼합재료_55×68.5cm_2014

 

 

고인들은 문인화를 흔히 '심획', '심화'라 불렀다. 문인화는 외부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심상의 표출'에 방점을 둔다. 비록 외물이라고 할지라도 작가내면에서 그 대상이 완전히 녹여진 상태, 이른바 '물아일체'가 된 상태를 필묵으로 드러내는 행위 과정과 그 결과물 모두를 문인화라 부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필획을 통해 직관이나 원초적인 무의식세계와 같이 보이지 않는 세계, 언표 될 수 없는 세계를 조형언어 문자언어로 드러내는 일이다. 그러나 오늘날 문인계급과 모필 체험, 그리고 동양의 전통적인 사유와 가치관은 망실되었기에 그들의 세계관, 우주관을 표상하는 문인화는 과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는 곤혹스러운 문제다. 더구나 이전의 기법, 방법론을 고수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기에 어떻게 방법적 변화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더불어 현대회화의 여러 경향들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형성해나갈지 등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다.

 

홍형표_시간의 흔적_혼합재료_55×68.5cm_2015
 

홍형표의 화면 한쪽에는 개성적인 한글서예가 채우고 있다. 그 문자는 그림을 설명하고 보조한다. 그림과 글(문장)이 하나로 엮여 있다. 더불어 그가 그림 속으로 불러들인 도상들은 자연의 이미지이자 자신의 심경, 사유를 대변하는 매개들이다. 그는 그 매개를 빌어 모종의 문장을, 이야기를 전달한다. 생명체를 상징하는 꽃과 전통적인 사군자의 의미망을 달고 있는 매화, 몽골여행을 통해 접한 매혹적인 별(별자리), 자신의 분신처럼 부유하는 새 등이 모여 우주자연의 신비와 이치, 생명예찬 등을 기술하고 있는 그림이다. 물론 자연과 생명체를, 삶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자신의 심중을 표현하는 매개들이기도 하다. 그림의 주제는 여전히 문인화의 전통에 잇대어 있는 것이다.

 

홍형표_시간의 흔적_혼합재료_68×82cm_2015
 

매화나무와 새, 산과 별(꽃)등의 도상은 자연과 생명을 대변하는 상징물이고 그 옆에 따라붙는 문장은 자신의 삶에서 느낀 소박한 소회들이다. 따라서 이 그림은 전통적인 재료체험과 문인화의 도상을 조금은 다르게 각색하고 배치, 변화시켜 '현대적'인, 아니 지금 이 시대의 감수성과 조응하는 그런 문인화를 만들려는 작가의 의도 아래 출현하고 있다. 사군자와 산수화의 자취가 어른거리고 여전히 지필묵을 강조하면서도 실은 화면 전체를 설채하고 화면의 질감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한편 화면을 분할해서 색다른 구성을 시도하는 등은 변화를 모색하는 부분이다. 전통을 고수하되 그것을 지금의 시대적 감각에 맞게 변형하거나 재배치하는 일은 전통회화 영역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따라서 동양화와 사군자, 서예, 문인화 영역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여러 갈등 구조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홍형표_시간의 흔적_혼합재료_53×72.5cm_2014

 

 

이처럼 홍형표의 그림은 사군자와 서예가 결합되어 있고 그 사이에 상징적인 도상이 출현하고 있다. 전통적인 지필묵을 다루되 기법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모색하는 그림이고 그 차이란 여백을 줄이고 전면적인 설채와 물감과 붓질의 질감효과, 전체적으로 회화의 분위기를 고조하는 차원에서 풀린다. 그러나 여전히 필력과 서체의 개입, 글과 그림의 결합 등을 통해 전통적인 문인화, 사군자의 형식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 절충과 융합의 과정을 지닌 그림에 대해 사군자, 문인화 혹은 동양화라는 명칭과 구분은 그다지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지금 그의 작업은 보편적인 회화로 나가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그가 사군자, 문인화의 정신과 요체를 여전히 그림의 핵심적인 요소로 삼으면서 다양한 방법론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결과적으로 남게 되는 화면, 회화가 얼마만큼 힘이 있으며 작품의 격과 운치, 조형적인 완성도가 또 얼마나 높은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제는 서예와 그림, 문자와 그리기가 혼융되고 그림이 여전히 한 개인의 세계와 사물을 보는 안목과 가치에서 파생되는 것이란 인식을 통해 풍부하게 전개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박영택

 

 

Vol.20150402c | 홍형표展 / HONGHYUNGPYO / 洪炯杓 / painting

 

Composition_M02, 2014, Digital Print, 228.6 x 228.6cm. 이강훈 작가

 

 

‘문’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자아와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사유의 과정으로 인간의 본질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개최된다.

‘Composition’ 주제로 이강훈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4월8일부터 14일까지 인사동에 소재한 가나 인사아트센터 3층 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작가는 최근 ‘문’이라는 소재가 지니는 형이상학적 상징성을 인간의 본질과 결부시켜 독자적 조형언어를 구축해 나가며 국내외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Composition’ 연작에서 작가는 ‘문’을 최소단위로 하는 픽셀을 만들고 그것을 시스템 언어로 차용하는 작업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

이 작가가 생각하는 ‘문’이란 공간을 연결하고 차단하는 성질에 국한된 것이 아닌 보다 본질적인 의미에서 사람과 닮아있다.

‘문’은 경험적 시공간을 소환하기 위한 매개이자 동시에 ‘나(여기)’와 ‘너(거기)’를 만들어내는 기준이다. 이것이 인간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하나의 해석으로 ‘관계성’을 근간으로 한 인간의 본질을 함축하며 우리의 불완전한 이해와 소통을 은유한다.

이 작가는 “자아는 타자와의 상관관계를 통해서만 그 존재를 확립할 수 있고 개인의 성질은 모두 타자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결정되므로 ‘관계성’은 인간의 본질 그 자체”라며 “그러나 자아와 타자는 서로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필연적 불확실성이라는 모순을 안은 채 관계를 끊임없이 계속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고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사진과 조형,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품세계를 구현하고 있는 신진작가로서 미국 시카고 예술대학과 크랜부룩 예술원에서 조소과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뉴욕, 일리노이, 미시간, 버몬트 등지에서 전시 및 레지던시 활동을 했고 2014년 귀국하여 현재 남송 미술관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지내며 활동하고 있다.

[뉴스웨이]정희채 기자 sfmks@

김정수 '진달래-축복'전 4월 14일까지

김정수, 진달래 - 축복, 162×130cm (100호), 아마포 위에 유화, 2015

 

"이 땅 어머니들의 무한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진달래 작가' 김정수(59)의 '진달래-축복'전이 열리고 있는 인사동 선화랑은 진달래 천지다. 고운 분홍빛 진달래가 바구니에 한 가득이다. 하늘에서 눈처럼 흩날리고, 징검다리 위에도 오종종 놓여 있다.

1983년 프랑스로 건너 간 김정수 작가는 그 곳에서 순조롭게 활동하면서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아 헤맸다. "한국적인 작업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을 훔치고 싶었던" 작가는 한국 문학 작품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리고 문인들이 가장 즐겨 노래한 꽃이 진달래라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는 한국적인 작품을 만들기로 한 1992년 이후 12년 만인 2004년 첫 진달래 작품전(부제: 이 땅의 어머님들을 위하여)을 열었고, 기억의 저편', '축복' 등의 시리즈를 연이어 발표했다.

작가에게 진달래는 임이 아닌 어머니다. "어머니는 청소년기 방황하던 저를 붙잡아 주셨죠.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힘들고 어려워도 참고 기다리면 너도 언젠가는 이 진달래처럼 환하게 필 거야'라면서."

작가가 그린 진달래의 빛깔은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 곱고 맑다.

김정수 '진달래-축복'전, 인사동 선화랑에서 4월 14일까지. 문의: 02-734-0458

김정수, 진달래-축복 162×130cm(100호), 아마포 위에 유화, 2015


[노컷뉴스 문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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