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시간에 쫓겨 허급지급 인사동에 나온다.
하던 일을 일찍 끝내면 될 텐데, 그 버릇이 잘 고쳐지지 않는다.

더구나 어르신과의 약속에서 늦을 땐, 민망스럽다.
바삐 나오다 보면 핸드폰이나 중요한 것을 빠뜨릴 경우도 많다,
요즘 길거리에 벚꽃이 만발하지만, 곁 눈질 할 새도 없다.

지난 10일에는 모처럼 느긋하게 집을 나왔다.
평소 다니던 지름길로 가지 않고 외곽으로 돌아갔다.
따스한 봄볕이 내려 쬐이는 교회당 길은 너무 평온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벽돌 틈바구니에 민들레가 돋아나 있었다.
단단한 벽돌 틈을 어떻게 비집고 나왔는지 신기했다.
곧 사라질지라도, 사는 동안은 꽃을 피우며 웃고 있었다.
가로수의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었고, 철쭉도 금방 터질 것만 같다.

잠깐의 여유에서 맡을 수 있는, 이 삶의 향기!
때로는 체 바퀴 도는 삶의 틀에서 한 발자욱 벗어나 보자,

애들처럼 옆길로 빠져, 말썽이라도 한 번 부려보자.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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