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느닷없이 손님이 찾아왔다.

 

급히 마무리하다 컴퓨터가 탈이 나, 짜증스러웠다.  
오랜만에 찾은 손님 앞의 표정관리가 힘들었다. 

 

손님은 담배와 막걸리를 사왔다.
평소 담배를 사지 않아, 담배부터 꺼내 물었다.  

 

 담배 향이 좋다며, 안 피우는 아내까지 합세해

모두들 피워대니 좁은 방안은 담배연기로 자욱했다.
담배에 대한 아내의 은근한 압력이 느껴졌다.

 

막걸리를 마시며, 그 날 작업은 포기했다.  

날더러 쉬라고, 귀신이 손님을 보낸 걸로 생각하며

 앞뒤 없는 잡담들을 노래삼아, 낄낄거리고 웃었다. 
 

 

사진 / 정영신, 조문호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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