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다감-회화의 유혹
권주안_박창환_정경희_정형준_황인란展

2019_0626 ▶︎ 2019_0702



권주안_신기루를좇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91×65cm_2019



초대일시 / 2019_0625_화요일_06:00pm

갤러리 그림손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어떤 시인은 타인을 만날 때 '저기, 우주가 걸어오는구나'라고 말했다. 사피엔스라는 존재가 우주의 한 부분이고 발생론적으로 생명은 우주에서 난 것이기도 하니 멋진 비유가 아닐 수 없다. 비슷하게 우리가 예술 작품을 대할 때도 이러한 관념은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 하나의 우주가 있구나'하는. 왜냐하면 작품은 질료 이상이며 거기엔 욕망(권주안), 꿈(박창환), 마음(정경희), 기억(정형준), 영혼(황인란)이라는 우주의 에네르기가 스며있기 때문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자면 작품을 만드는데 쓰는 작가의 땀과 노력은 총 우주 에너지의 개별적 소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 여기 회화라는 장르로 다섯 명의 작가가 선을 보인다. 풍경이나 사물을 모방하는 근대 이전의 회화에서 벗어난 현대 미술은 욕망, 꿈, 마음, 기억, 영혼 등 작가의 자유와 표현이 도드라진 역사다. 그래서 자연이나 사물로서 객체보다는 분열되고 아프고 외로운 주체를 강조한 이론들이 현대미술 분석에 유용했다. 억압, 분열, 상처, 기억 등 현대미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런 용어들은 결국 대상을 분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대상과 관련된 주체에 방점을 둔다.


권주안_숲으로가는길_캔버스에 벽지, 아크릴채색, 유채_33.3×45.5cm_2019


박창환_Brickbrick EA18-02_캔버스에 유채_117×81cm_2018


박창환_브릭브릭YN-77_캔버스에 유채_177.5×177.5cm_2017


정경희_기억이 자라다_캔버스에 유채, 목탄, 연필_73×91cm_2011


정경희_실, 종이_가변설치_2012


정형준_17회 개인展_백영수미술관_2019


정형준_흙놀이(Mt.Hanla와 돌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클레이, 마대자루_80×80cm_2018


황인란_영혼의집-바람을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60.6cm_2019


황인란_영혼의집-선악의저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8


『오색다감-회화의 유혹』에 선보인 작품들은 현대미술이 추구해 온 이런 여정을 닮았다. 이들이 묘사하는 대상은 사실 대상 자체라기보다는 주체의 심리를 드러내거나 숨기는 상징으로 기능한다. 그래서 이들은 회화라는 형식 안에서 자신이 스스로 어떤 존재인지 묻고 또 그것을 관객에게 되묻는다. 타인을 향한 관심이 윤리의 출발이고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가 인간 공동체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하는 게 용인된다면 회화의 가능성을 꾸준히 추구하는 『오색다감-회화의 유혹』의 작가들은 회화라는 오랜 장르가 미적 경험의 대상으로서 여전히 유효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없지만 구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면 너무 과한 걸까.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숨어있던 나의 다른 목소리가 들릴지 모를 일이다. ■ 정형탁



Vol.20190626g | 오색다감-회화의 유혹展





지난 토요일 오후1시 무렵,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 들렸다.
사진가 양재문씨를 만나러 갔는데, 케냐의 사진가 김병태씨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더 페이스’란 제목의 케냐 사람들 얼굴을 찍은 작품인데, 검은 공간에 부조처럼 박혀 있었다.






전시작가와 인사를 나누고, 멀건 대낮부터 한 잔 하러 갔다.
인근의 전라도 음식점 ‘자희향’에 갔는데, 맛있는 홍어부침에 김병태씨 사진이야기를 곁들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곳에서 뜻밖의 반가운 분을 여럿 만났다.
미술평론가 김진하. 이태호씨 등 몇 분이 입성하더니, 뒤 따라 김명성, 김용국, 김상윤씨가 들어왔다.
이 집 음식이 맛있는 건 다들 알지만, 용케도 시간이 맞은 것이다.






몇 일전 이야기는 들었지만, 김명성씨가 천상병시인을 추억하는 인사동 잔치를 마련한다고 했다.
6월 28일 정오부터 오후9시까지 ‘아리랑’에서 여는데, 모처럼 인사동 사람들이 만나는 좋은 자리다.






전 ‘창예헌’ 회장 김명성씨 제안으로 추진되는 이번 잔치에 ‘아리랑’ 유재만 회장도 후원한단다.




2013년 고)천상병시인 20주기에 맞추어 인사동 '아라아트'에서 열린 '인사동 소풍'의 한 장면이다. 



그 날 원로시인들로 부터 천상병시인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시 낭송회를 비롯하여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작은 음악회도 준비한다.





다음 주에 다시 한 번 알리겠지만, 인사동 사람들은 물론이고 천상병시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페북이나 블로그에 신청만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술자리가 끝나 다들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녹음 짙은 인사동 10길의 정취가 낯선 듯 아름다웠다.
토요일의 인사동 거리라 변함없이 붐볐는데, 오랜만에 만개떡 장사도 나왔더라. 






취기가 올라 ‘유담’ 커피숍에서 팥빙수를 시켰는데, 김명성씨가 두툼한 책 두 권을 선물했다.






한 권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펴낸 ‘서울과 평양의 3.1운동’이고
한 권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에서 펴낸 ‘백년 편지’라는 소중한 사료집이었다.






김명성씨가 독립운동에 관한 사료를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갖고 있던 ‘대한독립선언서’와 ‘대한국민의회 독립선언서’가 책에 실려 있었다.






‘대한독립선언서’는 1919년 조소앙선생이 작성한 글로
당시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하던 김교헌, 여준 등 주요인사 39명이 연서한 독립선언서였다.

제2선언서라는 ‘대한국민의회독립선언서’는 문창범선생께서 중심이 된 최초의 임시정부로 
선언서 마지막 부분에 대한국민의회 직인이 찍혀 있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 사료를 홀대하는 나라인지, 대부분의 중요한 사료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짜로 기증받을 생각만 하지, 적극적으로 구입하지 않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모처럼의 인사동 나들이에 반가운 사람 만나 즐겁게 취하고, 좋은 선물까지 받았다.





그런데, 그 날 밤은 축구결승을 보아야 하는데, 어디서 볼지 고민되었다.
티브이가 없어 서울역 대합실에서 보면 되겠으나, 토요일은 녹번동 가는 날이 아니던가. 
녹번동에 들려 인터넷으로 볼 작정을 한 것이다.






여지 것 결승에 오르기 까지 축구 중계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뉴스를 보지 않아 세상 돌아가는 꼴을 모르기도 하지만, 내가 보면 지는 징크스가 있다.






꾸물대다 컴푸터를 늦게 켰는데, 이미 전반전이 시작되어 한 골 이기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지켜보자 역전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3대1로 지고 만 것이다.






난, 정말 재수 없는 인간이다.
안 보던 축구 중계는 왜 보아 온 국민이 김빠지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전생에 무슨 죄가 많은 지, 되는 일이 없다.



사진, 글 / 조문호
















사진가 김병태



사진가 김병태씨의 사진전 '더 페이스(The Face)'가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5일 아무런 정보도 없이, 사진가 양재문씨를 만나려 김병태씨 전시가 열리는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을 찾았다.

마침 작가가 자리에 있어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나만 몰랐지 유명사진가였다.

25년 전 케냐에 들어가 사업을 벌인 동포로, 카메라를 잡은 지가 20여년이 된 베테랑이었다.

아프리카 생활에서 느낀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그만의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동안 전시한 여러 권의 사진집도 살펴볼 수 있었다. 

‘Wild Emotions’에는 아프리카의 때 묻지 않은 자연에 어우러진 동물의 세계가 절제된 방법으로 포착되어 있었다.

그리고 ‘Black Mist’는 새로운 시각으로 형상화한 아프리카 풍경이었다.

지평선 너머로 점들이 꿈틀거리는 신비로운 초원풍경은 동이 트기 직전의 동물 행렬이라 했다.

희미할수록 자세히 들여다보는 심리는 점으로 이어진 동물의 행렬에 끌려들게 만들었다.

흐릿하고 엷은 한 줄기 빛으로 담아 낸 사진들이 사뭇 원초적이며 몽환적이었다.

첫 번 째의 사진집이 멀리 있는 동물의 세계를 끌어당긴 작업이라면, 두 번째의 사진집은 대상을 밀어 낸 작업이었다.






전시되고 있는 ‘더 페이스(The Face)'는 또 다른 형식의 사진으로 작가의 끈임 없는 창의력을 엿볼 수 있었다.

부조(浮彫)처럼 검은 배경에 사람들 얼굴만 박힌 강인한 인상들이 시선을 압도했다.

흑인들의 얼굴만 부각시켜 그들의 표정에 집중시킨 것이다.

포토샵으로 얼굴을 편집한 줄 알았으나, 검은 복장의 케냐 인들을 검은 배경에 세워 찍었다고 한다.

그 사람들의 표정에 집중시키기 위한 철두철미한 작업 방편이었다.

모델이 되어 준 사람들은 사진가 김병태씨와 함께 생활하는 이웃이거나 가까운 친구라 했다.

낯선 흑인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처럼 웃기도 하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평범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작가는 그 사람들의 감정을 절제하거나 끌어내어 때로는 기쁨을 나타내기도 하고, 때로는 사색에 빠져들게도 만들었다.






사진 뒤를 가린 검은 공간은 텅 비어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음이 아니라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 숨겨진 빈 공간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무한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묘한 심리적 변화를 일으켰다.

여지 것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대개의 사진들은 이방인의 시각에서 본 장면이었다.

아프리카가 이방인에게 신기하듯, 이방인의 모습과 문명 또한 현지인의 시각에서는 이색적이긴 마찬가지다.

대개의 사진인들이 현지인들의 시각은 철저히 무시하고 무슨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듯 찍어 내 보인다.

김병태씨의 사진들은 그런 선입견을 배제한, 기존의 아프리카 사진에 대한 개념 자체를 파괴한다.

대상에 대한 깊은 애착은 그만의 진한 잔향으로 향기를 뿜어낸다.






작가는 인종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은 버려 달라고 한다.

이 작업을 통해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의 여러 감정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인물 작업은 빛을 배제한 어둠 속에서 그들의 기쁨과 고뇌를 끄집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02-733-1045)에서 열리는 ‘더 페이스(The Face)'전은 24일까지 이어진다.



글 / 조문호



친구 지간인 양재문씨와 함께한 김병태씨










MOVEMENT
김현식_이명호_임창민展

2019_0515 ▶︎ 2019_060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무브먼트(Movement) ● 현대미술에서 나타나는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은 이미지와 관계되어 표현과 자율성의 문제에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현대미술은 새로운 예술결합을 통해 점점 상상 이상의 개념을 제시하고 물음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에서 나타나는 시각적 이미지는 더 이상 단순한 회화적 구현이 아닌, 물질과 매체, 기술을 동반한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미술의 조형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발달을 기본으로 각자의 정보 속에 미적 가치와 정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미술에서 나타난 선과 색채, 표면적 시각에서 보여지는 개념적 조형성은 직감과 감정의 표현으로 매우 주관적이며 눈의 감각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대상의 재현을 최소화한 추상예술은 행위 자체에 관점을 두고 대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회화의 다양성은 사진의 발명으로 기계적인 재현과 복제, 이미지의 대량보급 기능을 통해 회화예술의 혼돈을 가져왔지만, 모든 예술의 확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새로운 시각언어로 나타난 사진은 초기 회화의 영향을 받아 표현상의 다양성과 새로운 미적 가능성을 보유하며, 사진의 재현을 넘어 현대미술과 더불어 또 하나의 표현 장르로 자리 매김 하였다. 사진이라는 새로운 기술매체의 출현이 기존 예술에 끼친 영향은 단순히 예술의 형식을 변화시키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예술 자체의 개념 까지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나아가 기술적 이미지의 제공은 미디어를 예술개념의 미학적 개념마저 변화하게 하였으며, 새로운 시각문화의 자율성을 수반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현대미술에서 보여주는 과정을 따라가 보았다. 회화에서 사진,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회화의 평면성은 단지 2차원적인 실체를 지나, 예술의 인식을 새롭게 제공해주는 공간임을 제시하고 있다.





김현식_Who likes colors_패널 에폭시 레진, 아크릴채색, 나무 프레임_54×27×7cm×5_2019



김현식_Who likes G-Green_에폭시 레진, 아크릴채색, 나무 프레임_76×76×7cm_2019



김현식_Who likes G-Red_에폭시 레진, 아크릴채색, 나무 프레임_76×76×7cm_2019

추상회화를 표현하는 김현식 작가는 예전에 구상에서 표현 하였던 머리카락 선의 확장된 개념으로 반복적인 선과 선의 간극과 공간, 색을 통해 자신만의 행위적 현대회화를 구축하고 있다. 작가가 보여주는 선의 조형성 안에는 움직임과 빛의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다. 평면에서 시작된 작업은 시간과 공간을 반복적 레이어에 선과 색을 입힘으로써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미세한 선들 사이에 존재하는 시공간은 마치 우주의 간극 위치를 알려주는 듯 배치 되어 있으며, 세세한 작가의 동세를 느낄 수 있다. 수직적 선은 색을 만나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김현식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심상과 풍경을 바라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느끼는 각자의 추상표현에 다가갈 것이다. 




이명호_View of Work 9 Minutes' Layers #1_종이에 먹_1~10_15×15cm (each, total 10 pieces)_2018



이명호_9 Minutes Layers #1_종이에 먹_84×84cm_2018



이명호_Nothing But #2_종이에 먹_104×104cm_2018



이명호_Vine #1_Chateau Laroque_종이에 먹_104×124cm_2018

사진에 새로운 정립을 보여준 이명호 작가는 예술의 현실재현과 재연을 탐구하고 있다. 작가의 연작에서 나타나듯 기존의 사물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에서 벗어나 작가의 행위를 통해 존재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한다. 나무연작은 현실을 드러내는 ‘재현’이라면 사막연작은 비현실을 만들어내는 ‘재연’ 임을 보여주더니, 사물의 배경으로 자리 잡았던 캔버스가 사물 앞으로 나오면서, 사물의 존재와 흔적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사진은 빛을 담은 작업으로 빛이 모두 모이면 흰색, 무(無)가 되듯이, 작가는 무한히 확장된 가능성을 사진작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임창민_into a time frame Small window in Spain_피그먼트 프린트, LED 모니터_108×72cm_2018



임창민_into a time frame_ Buksungro project 2_피그먼트 프린트, LED 모니터_60×40cm_2018


임창민_into a time frame_Morning in Jeju_피그먼트 프린트, LED 모니터_72×108cm_2017

사진의 기계주의 시대는 나아가 미디어의 보급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는 예술과 결합 하면서 예술개념과 미학적 변화까지 인식을 바꿔 놓았으며, 평면에서 공간과 시간을 실재로 존재하게 만들었다. 임창민 작가는 사진의 보급과 미디어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평면풍경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표현하는 미디어는 매우 정적이며, 시적이다. 작가의 사진은 어느 장소를 나타내는 동시에, 함께 보여주는 미디어는 그 장소의 공간 속에 마치 현실적인 실재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평면의 프레임에서 동시적 순간과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정적인 찰나의 시간은 사진으로, 정적인 시간의 흐름은 미디어로, 표현된 시간과 공간에서 작가는 평면에서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시공간의 현실을 관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MOVEMENT展_갤러리 그림손_2019


MOVEMENT展_갤러리 그림손_2019


MOVEMENT展_갤러리 그림손_2019


MOVEMENT展_갤러리 그림손_2019

이렇듯 이번 전시에 3명의 작가는 현대예술이 가지는 과정의 본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서로 다른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 표현된 조형성에는 그들만의 리드미컬한 인상(印象)을 가지고 있으며, 세세한 행위적 과정을 전시의 제목 “무브먼트(Movement)” 라고 정의하고 싶다. 김현식, 이명호, 임창민 작가의 작품을 통해 예술개념을 둘러싼 미학적 쟁점이 현대미술과 문화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가에 대한 고찰을 하고자 한다. ■ 갤러리 그림손



Vol.20190515e | MOVEMENT展





영혼의 집 The house of souls


황인란展 / HWANGINRAN / 黃仁蘭 / painting
2019_0403 ▶︎ 2019_0416


황인란_영혼의 집-바람을 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60.6cm_201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60922h | 황인란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순수와 아름다움을 지닌 얼굴 ● 그림이 무척 서늘하다. 캄캄하고 짙은 배경을 뒤로 물리고 꽃과 나뭇잎이 무성한 풍경이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다. 전면에서 인공의 조명이 강렬하고 환하게 비추는 듯하다. 그 어딘가에 젊은 여자의 측면상이 주로 박혀있다. 비교적 깨끗하고 예쁜 여자의 얼굴은 다소 어둑하게 가라앉아있는 듯하다. 우울하다고나 할까 혹은 알 수 없는 근원적인 비애감 같은 것이 뼈 속까지 스며든 눈빛이다. 하여간 저 얼굴에서는 인간이 몸에서 풍기는 비릿함이 가셔져 있다. 무표정인지 혹은 모든 감정을 죄다 소진시킨 상태를 보여주려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성을 품고 있는 고혹적인 표정이기도 하다. 청순함과 가련함 등의 다소 상투형 수사를 동반하는 표정 말이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저와 같은 여성의 얼굴 표정은 비교적 익숙하게 형상화되어 왔다. 마치 영원할 것처럼 부동의 자세를 취한 여자의 몸 가까이에는 부산하고 급박한 새의 놀림이 배회한다. 그것은 적막을 깨고 정적인 화면에 문득 활력을 심어주는 편이다. 후경으로 밀려난 자연풍경과 그 앞에 자리한 여자의 육체 사이에 유일한 움직임을 만들어 흔들고 있다. 환청처럼 새의 울음과 날개짓 소리, 그로인해 바람이 갈라지는 파동이 들릴 것도 같다. 식물성과 동물성, 지상에 저당 잡힌 존재와 자유로운 비상의 존재, 화려한 꽃의 자태와 기하학적인 옷의 패턴, 뜨거운 색과 차가운 색, 물감과 연필 등 황인란의 화면은 다분히 이원적인 요소들 간의 길항과 긴장감이 팽팽하다. 그것은 순간 흔드는 것은 여자의 눈/눈빛과 그에 어울리는 표정이다. 저 눈빛과 시선은 특정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시선이거나 모든 것으로부터 초월하고자 하는 시선과도 같다. 낮게 내려 깐 눈이거나 슬쩍 감은 듯한 혹은 어딘가를 응시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보지 않은 그런 눈이다. 생각이 너무 많은 눈이거나 외부에 의해 견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눈빛, 아니면 오로지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가늠하기 곤란한 시선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 같은 눈!


황인란_영혼의 집-선악의 저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8


캔버스에 아크릴릭과 연필을 이용해 공들여 그린 이 지극한 그리기는 우선 그림의 가장 기초적인 소묘에 충실하다. 작가는 재현의 능력과 기술을 유지하면서 이를 아주 납작하게 화면에 밀착시켰다. 원근이나 거리감이 뭉개진 화면은 매우 평면적이 되면서 주로 선묘적인 테크닉에 의한 기량을 만끽시킨다. 캔버스에 아크릴릭으로 물감의 층이 얇게 올라간 후에 그 피부 위를 다시 연필로 규칙적이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차곡차곡 쌓아가는, 덮어가는 선의 궤적은 정교하면서도 낯설다. 이 둘의 조화는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까? 그런데 이는 작가의 성향에 기인해 보인다. 붓질에 의해 마감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해내지 못하는 영역, 충분치 못한 부분을 연필로 촘촘히 마감해야만 하는 필연성이 있다. 사실 연필이 개입되는 특정 부분은 여자의 얼굴과 옷 사이로 드러난 팔과 같은 살이다. 전체 화면은 물감에 의해 점유되고 도포되지만 인간의 살, 여자의 피부만은 물감의 층에 의해 덮여지기를 거부한다. 그것은 가능한 순수함과 깨끗한 상태에서 다른 배경과 차별화되어야 하는 지점이다. 물감이 차마 침범하지 않고 비워둔 영역이고 예리한 연필선의 간결하고 최소한의 접촉에 의해서만 표현을 허용한다.



황인란_영혼의 집-바람을 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5.1×181.4cm_2019


근작은 채색의 농밀함을 동반해 이전보다 회화성이 보다 진하게 감촉된다는 느낌이다. 붓의 터치와 약간의 질감도 동반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민화에서 차용한 듯한 구성과 상징성이 짙은 도상의 연출로 인해 서사성이 보다 자연스럽고 짙게 내려앉아 있다. ● 작약이나 모란꽃이 무성하고 자지러지게 피어있고 울울한 잎사귀들이 바글거리는 숲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젊은 여자는 그로부터 빠져나와 무관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있거나 외면하고 있다. 머리 근처에서 성가시게 하는 새 역시 여자의 관심을 빼앗지는 못한다. 이 고독하면서도 대단한 자존감을 지닌 젊은 여자는 자기만의 영역 안에서 비타협적인 왕국을 도모한다. 여자의 얼굴 표정이 그것을 방증한다. 착하고 선하면서도 자신의 기준에 충실한 원칙주의자의 얼굴이다. 따라서 여자의 희고 맑은 얼굴은, 연필의 선에 의해 조율된 효과로 자신의 이상을 선언하는 상징성 짙은 텍스트에 해당한다



황인란_영혼의 집-푸른 꿈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90.9cm_2019


어찌보면 황인란의 그림은 다분히 도상적인 그림에 해당한다. 여자, 새, 꽃, 숲이란 몇 가지 기호들이 결합되어 지속적으로 배열을 조금씩 달리하면서 모종의 서사를 직조한다. 저 기호들은 단어가 되고 그림은 문장의 형식을 취한다. 또한 문장과도 같은 그림들은 상징성 짙은 이미지를 거느리면서 출현한다. 그 그림들은 자신의 자화상에 해당되어 늘상 자신의 삶을 추스르는 경계의 지점에서 작동한다. ● 그렇다면 작가의 그리기는 다분히 수행적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실천적인 작업인 셈이다. 작가는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구해야만 할 인간으로서의 어떤 당위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도덕성에 근거한 선함의 추구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한다. 그러니 이 작가의 작업이 어떤 맥락에서 출현하는지 알 것도 같다.



황인란_영혼의 집-세계의 끝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65.1cm_2019


결국 작가의 그림은 그러한 선함과 아름다움의 실현에 방점이 놓여 있다는 생각이다. 활짝 핀 꽃과 잎들로 무성하고 울창한 정원, 그 어딘가에 위치한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과 마냥 조심스러운 자세, 영혼의 상징이자 지상계와 천상계를 떠도는 새들은 화면 안에서 작가가 상정한 순수와 아름다움의 세계를 가설한다. 이 가설에는 특히 성실하고 극진한 공력이 희생처럼 얹혀져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서 이미 그 종교적인 수행성은 마치 의식처럼 실현되고 있다. 꼼꼼하고 치밀하고 정성을 다하는 사실적 묘사, 그리고 물감에 만족하지 못하고 연필 터치를 통해 온몸으로 밀고 나가 선 하나하나로 이루어야만 하는 경지가 있는 것이다. 전적으로 이 작가의 성정에서 출현하는 그림이자 자신이 설정한 생의 원칙에서 나오는 그림이기에 그렇다. 바로 이 점이 황인란 회화의 엄격함과 반듯함을 이루는 근간이 된다. ■ 박영택



황인란_봉인된 시간-침묵의 알레고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12.1×162.2cm_2018


작가로 산다는 일은 – 오랜 침묵과 긴 노동, 건조한 호흡 등을 요하는 고되고 힘든 과정이지만 아름답고 숭고한 일이다! (2019년 봄) ■ 황인란



Vol.20190403h | 황인란展 / HWANGINRAN / 黃仁蘭 / painting


어떤 시절


백지혜展 / BAEKJEEHYE / 白智惠 / painting

2018_1121 ▶︎ 2018_1126



백지혜_분홍시절_비단에 채_195×90cm_2018_부분


백지혜 홈페이지_www.baekjeehye.com백지혜 블로그_blog.naver.com/silvine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51212d | 백지혜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백지혜는 전통 비단채색 기법으로 소녀와 꽃을 꾸준히 그려온 한국화가이다. 이번 개인전인 「어떤 시절」도 소녀들과 작약 6점이 동시에 공개된다. 널리 알려졌듯이 '소녀(少女)는'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어린 여자, 즉  7⋅8세부터 15⋅16세에 이르는 연령대의 아이들을 부르는 단어이다. 소년(少年)의 성별 대립어이지만, 소년이란 단어가 조선시대부터 유통되었던 것과 달리, 소녀는 1920년대 이전까지 활발하게 쓰이지 않았다. 소녀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이지만 미처 사회화되지 않은, 순수한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어, '미완이면서도 무엇이든 가능한 존재', '맑고 깨끗한 존재'를 상징한다. 


백지혜_분홍시절_비단에 채색_195×90cm×3_2018


통상 한 여인의 일생에서 소녀 시절은 봄날에 비유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온기와 더불어 언 땅을 녹이듯 솟아나는 파릇파릇한 잎사귀와, 그 사이에서 울긋불긋 피어나는 화사한 꽃망울이 소망과 꿈을 간직한 소녀의 이미지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봄을 생각하면 언제나 부모님 댁 마당에 핀 작약꽃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리하여 작약꽃밭에 서있는 소녀를 표현하면서 따스한 봄날의 '어떤 시절'을 표출하려 했다.   

백지혜_분홍시절_비단에 채색_가변설치_2018


작가가 「분홍시절」에서 탄생시킨 일곱 명의 소녀들은 분홍옷을 입고 있다. 분홍은 화려하고 어여쁜 색상이다. 원색이 아닌 중간색이기 때문에 은은함과 아련함도 선사한다. 그런 탓일까. 여자 아이들은 보통 네, 다섯 살이 되면 분홍색과 깊은 사랑에 빠진다. 빨강과 하양을 섞어야 생성되는 분홍은 봄을 상징하는 소녀와 무척 닮아 있다. 또한 「엄마놀이」는 「분홍시절」의 연장선에 있는 작업이다. 소녀들이 엄마의 장신구나 화장 도구들을 꺼내놓고 치장을 하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재현한 그림인 셈이다.   



백지혜_어떤시절_비단에 채색_88×68cm_2018_부분


작가는 소녀와 작약꽃을 전통 비단채색 기법으로 완성했다. 결이 고운 비단에 아교포수를 한 뒤 비단 뒷면에 석채를 포함한 여러 안료들로 바탕색을 칠하고 앞면에서 부분 묘사를 하는,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그만큼 그의 비단 그림은 섬세하고 아름답다. 이번 전시에는 비단 그림뿐만 아니라 밑그림에 해당하는 '유지초본'도 선보인다. 「유지초본」 시리즈는 4세부터 15, 16세에 해당하는 소녀들의 얼굴을 유지에 그린 밑그림이다. 소녀들의 성장 과정이 담긴 또 다른 기록물인 셈이다.  


백지혜_손 안에 머무르다_비단에 채색_63.5×50.5cm_2018


사회 안에서는 소녀가 아기도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로 여겨질지 몰라도,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소녀들은 그렇지 않다. 분홍옷을 입고 자신만의 꿈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출할 수 있는 당당하면서도 완전한 주체이다. 이것이 백지혜가 창출한 「어떤 시절」의 함의가 아닐까 한다.   ■ 송희경



Vol.20181121i | 백지혜展 / BAEKJEEHYE / 白智惠 / painting


초월시공 超越时空 transcend time
국대호_유봉상_이재삼_이태량_채성필展
2017_0719 ▶ 2017_0821 / 8월 2~8일 휴관




초대일시 / 2017_0719_수요일_05:00pm


협찬 / 인사동 고미술협회 화랑(고려방_고은당_관고재_류화랑_천갤러리)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 8월 2~8일 휴관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갤러리 그림손은 상반기를 마무리 하는 기획전시로 옛 문화의 가치와 현대 미술의 가치를 함께 이어가지는 명목으로 『超越时空(초월시공)』을 기획하였다. 이번 기획전은 인사동 고미술협회 전문 화랑에서 선보이는 조선 초,중,후기 고가구와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5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현대미술과의 콜라보레이션 전시로 옛 고가구와 현대미술의 만남으로 과거와 현대를 이어 절대적인 가치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인간의 감정과 정신을 충족시켜 주는 예술은 시간을 초월하여 그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국대호_T2014001,T2014002,T201400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7.5×45cm×3_2014


모든 가치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다. 인간에게 가치란 욕구와 감정에 따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상, 즉 상품이 될 수도 있으며, 보이지 않는 성질을 나타낼 수 도 있다. 변하지 않는 지적, 감정적, 의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들은 모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치일 것이다. 대상의 가치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으며, 현대인에 이르러 더 다양하게 각각의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옛 것에 대한 문화적 충돌을 진부하고 고루하게 느끼며 새로운 대상, 새로운 창조물, 새로운 성질에 대해 더 많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가치를 우리는 '시공을 초월하여 그 가치를 본다.' 라고 한다.



유봉상_HAN20170105_나무에 아크릴채색, 핀_80×200cm_2017


이재삼_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181×454cm_2010


예술적 가치가 그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예술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가치부터 우리 일상생활과 가까이 있는 모든 예술적 가치는 인간의 감정과 정신을 충족시켜주는 미적 가치인 것이다. 이렇든, 많은 가치들 중에 우리 옛 전통가구와 현대미술과의 만남은 가치의 변화에 부응하지 않는 절대적인 가치를 보여주고자 함이다. 옛 전통가구는 현대예술과 절대 분리되지 않는 가치이며, 현대미술은 전통가구와 만남으로서 과거와 현대를 잇는 매개체 역할과 먼 미래에 가치를 부여 받을 예술품이기 때문이다.



이태량_명제형식 Propositional For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7


전통가구에 대해 살펴보면, 생활양식의 조건 속에 사회적 구조, 자연환경, 관습에 따라 충실하게 실용중심적 조형미를 이루고 있다. 간결하고, 인위적이지 않으며 때론 소박하게, 때론 화려하게 선과 면을 배분, 활용하였으며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전통가구는 현대예술에까지 최고의 심미안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 전기, 중기, 후기의 전통가구는 사회적 규범 속에 남성과 여성의 생활공간이 명확히 구분되어 각각의 개성이 강한 고유형식을 나타내고 있으며, 자연미를 살린 미술문화를 추구하였다.



채성필_Histoire bleu(170214)_캔버스에 흙, 천연안료, 수묵_100×100cm_2017


여기에 현대작가 5명이 보여주는 회화와 오브제는 감각적인 세련미와 조형성을 바탕으로 각자가 추구해 온 미적 경험과 가치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물감의 감성을 기반으로 추상적 색채의 질서를 다루고 있는 국대호, 못이란 오브제를 통해 절제된 조형감각과 현상의 세계를 표현한 유봉상, 목탄의 검은 빛을 검은 공간으로 나타낸 이재삼, 존재와 사고의 추상적 개념을 보여주는 이태량, 흙으로 예술의 근원과 본질을 알려주는 채성필, 이렇게 5명의 작가는 조선시대 전통가구와 함께 최고의 조형미와 심미안을 제시하고 있다.



휘가사장_115×103×40cm_조선후기


고려방: 휘가사장 ● 책장은 책이나 서화를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랑방에서 사용되었다. 천판 아래에는 3개의 서랍이 있고 3층의 구조로 여닫이 문에 원형 고리를 두었다. 전체적으로 소나무로 제작이 되었고 머름간, 쥐벽간, 복판에는 휘가사 나무를 사용하여 자연적인 나뭇결을 통한 독특한 질감을 나타낸다. 아래에는 복을 상징하는 박쥐무늬 풍혈이 장식 되어있다. 휘가사 나무로 제작된 우리의 옛 가구는 수가 적어 귀한 편이고 장(欌)이 농(籠)보다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나전칠기찻장_84.5×75×30.3cm_조선후기


고은당: 나전칠기찻장 ● 나전칠기는 칠공예의 장식기법의 하나이며, 일반적으로 목제품의 표면에 옻칠을 하고 그것에다 한층 치레 삼아 첨가하는 자개무늬를 가리킨다. 나전(자개)은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여러가지 형태로 오려내어 기물의 표면에 감입시켜 꾸미는 것을 통칭한다. 그런 점에서 목칠공예에 부수되는 장식적 성격을 띠고 있다. 다도에 필요한 용기와 재료, 찻잔 등을 수납하던 공간.



강화반닫이_80×83×40cm_조선후기


관고재: 강화반닫이 ● 반닫이는 예로부터 의복과 서책, 제기 등을 보관 하는데 쓰였으며 침구류를 올려놓거나 집안 소품을 올려놓는 용도로 사용됐다. 오랜 시간 동안 사용됐던 가구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그 규모와 형태가 다양하고 종류도 많다. 강화반닫이는 다른 지역 반닫이에 비해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형태와 독특한 무쇠 장식으로 격조가 높아 별도의 왕실용으로도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반닫이 중에서도 최고의 명품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강화반닫이는 서랍이 안쪽에 있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위의 작품은 독특하게 서랍이 밖에 나와 있어 강화반닫이 중에서도 매우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오동나무 이층농_277×119×35cm_조선후기


류화랑: 오동나무 이층농 ● 책과 서류를 보관하는 이층농으로 조선 양반댁에서 많이 사용하였으며 층이 분리되어 여러 층으로 만들 수 있다. 오동나무는 들고 다니기 좋게 가벼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나전 귀갑문 2층농_129×80.5×40cm_조선중기


천갤러리: 나전 귀갑문 2층농 ● 나전이라는 말은 한국·중국·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한자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자개'라는 고유어를 써 왔다. 귀갑은 거북의 등껍질 모양과 비슷한 육각형의 문양을 말하며,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연속된 무늬로 베풀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가지 옷과 물품들을 넣어 두었던 가구로 위, 아래가 분리되는 이층농. ■ 갤러리 그림손



Vol.20170719b | 초월시공 超越时空 transcend time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