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간다던 인사동에 또 나갔다.
갈 곳도 없고 만날 놈도 없지만 좀이 쑤셨다.
한 때는 정 주었던 고향 같은 년이 아니던가.
고운 정보다 미운 정이 더 무섭다는데.




인사동서 붓글 쓰는 사내가 한 소리 한다.
초지일관이란 글만 휘갈긴다.
초상화 그리는 꼬맹이도 열심히 그린다.
변함없이 열심히 하라는 말이다.




바람난 딸년이 갈보처럼 놀지만,
바람난 딸년은 딸이 아니던가.
돈에 눈멀고 유행에 맛이 갔지만,
둘도 없는 내 딸이고 정들었던 년이다.




눈치만 보는 아우들은 보이지 않고
천상의 천상병선생이 한 마디 하셨다.
미워도 내 새끼고 고와도 내 새끼란다.
몽둥이로 잡지 말고 사랑으로 잡어라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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