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복선생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오 가는 세상이치야 어쩌겠습니까만

그 작업은 무념무상의 수행이었습니다.

 

한 올 한 올 쌓은 목판화 아티스트북이 있어

적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승에서 못 이룬 화엄의 경지, 저승에서 이루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래는 인사동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주로 ‘유목민’ 아니면 ‘나무화랑’이네요.

지난 모습을 추억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세요.

 

그리고 역병때문에 문병오시는 걸 가족들이 사양한답니다.

저승 가는 노잣돈이라도 드릴 분은 아래로 보내주세요.

 

 

부고

-상주: 조진숙, 강성민, 강민정, 강행자

-빈소: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8호실 (대학로)

-발인: 2022.2.10.(목)

-장지: 서울추모공원

상주 강성민 계좌번호

국민은행 567001-04-320280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신비로운 블럭버스터 판화의 세계 ~ 나무, 그림이 되다’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 소식은 진즉 들었으나 차일피일하다 늦어버렸다.

 

 

 

개인적으로 편치 않은 일도 있었지만, 강남이라는 장소성이 내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토요일엔 아산의 김선우씨가 화재 피해보상에 따른 자료 구하러 녹번동에 찾아와 정영신씨 집에서 함께 밤을 지냈다.

 

 

 

그 이틀 날 아산 내려가는 김선우씨 차편으로  예술의 전당까지 전시 보러 간 것이다. 사전에 자료들을 보아 전시내용이나 규모는 짐작했으나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그림이 된 나무’들이 회화와 조각의 장르를 아우르고 있었다. 

 

 

 

입구에는 판화체험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우선 작품의 양적인 면에서 서예박물관 2-3층의 넓은 전시공간조차 대작들을 소화하기 버거워 보였고, 전시된 작품의 아우라가 만만치 않았다. 나무판각이 이토록 섬세하고 에너지가 넘칠 줄 몰랐다.

 

 

 

한국 현대 목판화 대표 작가 18인의 작품 700여점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는데, 전달하는 메시지나 제작기법의 다양함이 판화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 주는 기획전이었다.

 

 

 

알찬 기획과 웅장한 스케일도 놀랍지만 작가마다의 개성과 작품을 돋보이게 한 디스프레이에 이르기까지, 전시감독을 맡은 '나무아트' 김진하씨의 역량을 재확인 할 수 있는 전시였다.

 

 

 

전시는 국토, 사람, 생명으로 섹션을 나누었는데, 1부 ‘국토’에선 우리 삶의 터전을 담아낸 산수들로 시작해 2부 ‘사람’에서는 다양한 인물상의 서사들을 엮어내고, 마지막 3부 ‘생명’에선 자연과 사람 사이 다양한 사유를 형상화한 작품들을 보여 주었다.

 

 

 

1부 ‘국토’에서는 우리의 산하를 다양한 양식과 어법으로 담아낸 김준권, 김 억, 류연복, 손기환, 정비파, 홍선웅씨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 외부 벽면에는 이태호의 ‘기차놀이’가 길게 이어져 있었다. 어린이 뒤로 폭력을 상징하는 탱크가 버티고 있어, 이번 전시의 다양한 메시지를 감지하게 만들었다.

 

 

 

전시장 입구에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 두 정상이 서명한 장소에 걸려 화제가 된바 있는, 백두대간을 형상화한 김준권씨의 ‘산운’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산 저 산’은 겹겹이 늘어선 능선이 파도처럼 너울지게 만들어 놓았다. 농도를 달리한 음영들이 영락없는 수묵화였다.

 

 

 

국토 작가인 김억의 ‘남도풍색’은 해남에서 보길도까지의 남도 풍광을 9.6m에 이르는 화폭에 담아냈다. 고기 잡고 농사짓는 사람들을 담아낸 세부 그림도 돋보였다. 한반도 허리 아래와 북쪽 요동까지 답사하며 풍경과 민중의 역사성을 국토 문예학적 입장에서 담아낸 김억의 작품은 구한말 고산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를 방불케 했다.

 

 

 

류연복의 작업은 강인한 민중적 생명력을 전유했다. 그 바탕에 서정적이고도 아련한 서민의 한의 정서가 깔려 있었다. 질기고도 강인함, 유연하고도 고즈넉한 정서가 어울어져 류연복만의 서정성과 서사성을 풀어내고 있었다.

 

 

 

정비파의 6m짜리 대작 ‘백두대간’은 칼칼한 선으로 첩첩한 산줄기를 담아냈다. 이 땅의 초상으로 실사풍경과 관념산수의 조형법을 한 화면에 버무린 국토풍경이었다. 정비파의 대작목판화는 우리 역사를 장엄한 풍경으로 환유한 작품이다.

 

 

 

손기환은 풍경의 개념보다 전통 관념적 미의식의 산수를 차용하였다. 서구적 풍경화에 대한 역설로 강박산수라는 심리적 개념성의 작업이었다. 분단 상황을 은유한 수동적 풍경의 액티브한 칼 맛이 동감을 드러냈다.

 

 

 

홍선웅의 작업은 역사적 사건과 현장을 현실적 삶과 기억에 보태어 사람과 현장풍경이 혼연일체가 되었다. 가시적인 풍경에 인식적으로 접근하여 전통적 목판화의 간단명료한 기법의 칼질과 형태감을 수용한 것이다.

 

 

 

2부 ‘사람’에서는 다양한 인물상의 역사적 서사와 현실적인 생태를 다룬 강경구, 유근택, 이동환, 이윤엽, 이태호, 정원철씨 작품이 전시되었다.

 

 

 

부조로 판각한 목판의 거친 육질감을 드러낸 강경구의 대형 초상 판각이 압권이었다. 자화상을 비롯하여 공재 윤두서, 표암 강세황, ·소정 변관식 초상을 담은 대형 판각은 찍어낸 판화가 아니라 조각도로 칼질 한 나무판이었다. 인물의 정신성을 부각시켜 회화적 표현성을 확장했는데, 동양화 전신사조의 초상미학을 목판에 적용시킨 성공적인 실험이었다.

 

 

 

유근택은 한겨레신문 연재소설 “우리 사이에 강이 있어”에 삽화 255점을 판각하여 연재한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 내 놓은 인물목판화 63점은 처음 공개한 실험작이었다. 다양한 표현적 시도의 미적 긴장도가 팽팽했다.

 

 

 

이동환은 독립운동가인 장준하와 이회영 일대기를 이야기체 판각으로 형상화한 출판미술을 선보였다. 작가 특유의 물리적 힘에 기반한 칼의 거칠고도 깊은 구사와 대하 서사적 서술성으로 선각자들의 일제강점기 항일투쟁 정신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었다.

 

 

 

이윤엽 이웃을 등장시킨 소탈한 목판화를 시위현장의 투쟁적 무기로 활용했다. 각종 재개발현장, 용산참사현장, 구럼비 저항현장, 밀양송전탑 반대운동현장, 김진숙의 고공농성현장 등 박해받고 소외받는 투쟁현장을 찾아 다니며 목판화작업으로 함께 싸웠다. 목판화를 통한 동지애와 전투성은 우리이웃에 대한 보편적 존엄성을 구현하는 예술적 실천에 다름 아니다.

 

 

 

정원철은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 할머니들의 초상화를 정교한 칼 맛의 리놀륨판화로 구현했다. 그리고 이를 대형 설치작업과 여타의 질료로 번안하며 할머니들에 대한 위로와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반인권성을 비판적으로 부각시켰다. 우리 근대사에 대한 반성과 보편적 인권에 대한 성찰을 되새기게 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이태호는 선명한 이미지의 목판화 기법으로 김수영, 전태일 등을 찍어 길거리에 붙여 온 스트리트 아트다. 이태호의 독자적인 거리미술 행위는 목판화의 영역을 확대하는 실천적 작업이었다.

 

 

 

이 전시의 핵심은 '사람'에서 나온다. 사람이 소재여서라기 보다 평범한 우리의 모습을 세밀하게  새겨 낸 작가의 깊은 마음에 있다. 노인의 굴곡진 주름이나 심오한 표정을 새긴 붓질 아닌 칼질에는 오랜 기간 세기고 다듬은 작가의 마음이 녹아 있었다.

 

 

 

3부 ‘생명’에서는 자연과 사람 사이에서 발현하는 기운과 생명성을 관조적으로 형상화한 강행복, 김상구, 배남경, 안정민, 유대수, 윤여걸의 작품을 내 걸었다.

 

 

 

강행복의 대형 설치작품은 반복된 패턴이지만 같은 이미지는 하나도 없었다. 리듬감 있는 선의 조형을 드러낸 한지 목판화 약 600여장을 평면과 입체로 연결해 영성적 분위기로 이끌었다. 어떤 서사적 소재나 서술도 없이 오로지 조형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 반복으로 깨달음에 대한 화두를 화엄의 그릇에 담은 것이다.

 

 

 

김상구의 소탈한 판화 문법도 충만한 비움의 세계로 안내한다. 경건한 생명성과 담백한 조형성으로 통일시킨 나무는 대상으로서의 나무가 아니라 자연의 기호였다. 리듬, 운동, 생성의 기표이기도 했다. 꾸미지 않는 자연미학에 가까운 담백한 결과물이다.

 

 

 

사실적 묘사가 매력적인 배남경의 ‘도시산책’이나 ‘기도하는 사람들“도 눈길을 끈다. ”새, 옷, 춤, 빛”이라는 문자도 형식의 간결한 한글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보여주었다. 

 

 

 

안정민은 목판에 실리콘 캐스팅을 해 판화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것은 일종의 현상학적이고도 근원적인 자기 확인이자 실리콘이라는 새로운 재료와 판화문법을 통한 자기 수행법이기도 하다. 

 

 

 

유대수의 생명은 자연과 자아와의 관계성을 수행적 태도로 형상화한 심상풍경이다. 일종의 선적인 요소가 가미된 생명에의 경건한 희구와 깨달음의 과정을 목판화 작업과정으로 상징화했다.

 

 

 

윤여걸사람과 여타 원시적 생명체들이 자연과 뒤엉키며 공존한다. 현실적인 억압이나 제약에 투쟁 할 때 더 빛날 수밖에 없는 원초적 존재, 즉 살아남은 생명의 의지에 대한 오마쥬다. 사람, 동물, 여타의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평화로운 어울림에 대한 희구이기도 했다.

 

 

 

‘나무, 그림이 되다’전은 목판화에 대한 통념을 뒤집은 전시였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대형판화들이 즐비하고 제작기법이 다양할 뿐 아니라 목판화의 성격과 기능도 모두 살렸다. 

 

 

 

한국 판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민중미술 계열에서 부터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주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판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전시였다. 주최 측에서 ‘신비로운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라는 부제를 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나라 목판은 신라시대 불경으로 기원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유서 깊은 역사를 가졌는데, 변방에 밀려나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좋은 전시를 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유치할 생각을 못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마침 ‘예술의 전당’에서 유진규 마임 인생 50년을 결산하는 헌정공연이 열려 함께 일정을 잡았는데, 생각 외로 볼 것이 많아 예정했던 한 시간으로는 부족했다. 김선우, 정영신씨와 마임을 보기로 한 서정란씨를 만나 점심식사부터 했다.

 

 

 

‘나무, 그림이 되다’전은 목판화의 한국적 장르개념과 미감을 확보한 리얼한 민중사였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다. 안보면 후회한다.

 

 

사진, 글 / 조문호

 

 

 




"미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종교인들의 수행과 닮았다. 끊임없는 붓질이나 망치질, 똑같은 자세로 행하는 선 긋기나 구멍 뚫기 등

같은 동작과 사유의 반복은 108배나 3000배를 하는 것 못지않다. 철저한 고립과 고독의 시간 속에서 주옥같은 작품이 탄생하는 이유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불자 미술인들이 참여한 ‘붓다의 향기’전이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5월4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와 함께 불교예술의 발전과 작가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한국불교미술인협회'가 창립되었다.

발기인은 김선두(중앙대교수), 손연칠(동국대 명예교수), 이승철(동덕여대교수), 이제훈(강동문화아트대표),

김영수(불교박람회 연출감독) 등이다.

전시는 20대 청년작가부터 기성과 원로작가 등 세대를 초월한 예술인들이 참여한 전시로

전통과 현대적 감성의 불화와 조각, 순수미술 등이 주를 이룬다.


참가작가는 신현국(한국미술협회고문), 추경(설미제 미술관장), 김정란 (갤러리란 대표), 홍재연(전 경기대교수), 류종민 (중앙대 명예교수), 김근중(가천대 명예교수), 정경연(홍익대교수), 양태근, 이길우 (중앙대교수), 신하순, 조인호 (서울대 교수), 김성복, 이만수 (성신여대교수), 문인상(추계예대교수), 박종갑 (경희대교수), 임효 (동아미술상 대상), 서용(동덕여대교수), 신장식 (국민대 교수), 이승철, 김대열, 정병국, 류완하, 주도양 (동국대 교수), 하수경 (전주대 명예교수), 강규성(충남대교수), 박주부(한국석조각협회 대표), 고창규(인천대교수), 김일권(전남대교수), 서은경(신라대교수), 강행복(판화가), 박상희(조각가), 전인경(화가), 임채욱(사진가), 박방영(대불대교수)를 비롯해 회화, 조각 등 106점을 소개한다.

이철규(예원예술대 교수) 작가는 ‘상생(相生)’을 주제로 작품을 내놓았다. 108개의 반인반불상의 머리 위에 자연과 기복을 상징하는 꽃과 물고기 등 민화적 소재를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자연과 인간, 불성이 삼위일체가 되어 궁극적으로는 조화로운 우주의 질서를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과 불교신문에서 후원하는 이 전시는 지난22일부터 5월4일까지 열린다.

글 / 조문호







강행복씨의 아티스트북이 ‘나무화랑’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지난21일 오후6시 무렵, 정영신씨와 들렸더니 김진하관장이 전시장을 지키고 있었다.

2년 전 전시한 아티스트북을 연상했으나, 추측을 뒤집은 독특한 발상의 전시였다.

목판화를 자르고 잘라 파편화시킨 조각품들을 하나하나 실로 묶거나 꿰매어,

조그만 나무 상자에 넣어 또 다른 아티스트북으로 탄생시키고 있었다.






미련한 곰처럼 억측 서럽게 해냈는데, 속이 뒤집혀 어떻게 그리 꼼꼼하게 해 냈는지 모르겠다.

절집에 들어가 만들었다니, 그건 작업이라기보다 하나의 수행이었다.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수많은 손질의 반복은 바로 무념무상의 수행이었다.






미술평론가 김진하씨의 말처럼 강행복의 작업 자체가 아름다움이자, 긴 밤 지새며 맞는 화엄이었다.

조그만 작품들의 배열 또한 얼마나 조형적으로 꾸몄는지, 그보다 더 멋진 장식은 없을 것 같았다.

작품 설치를 한 김진하관장의 센스가 돋보였다.






마치 밀폐된 공간을 훔쳐보듯,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아기자기했다.

나무상자에 펼쳐 넣어지거나 세워지고 눕혀지는 등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조그만 상자에 갇힌 판화 조각들이 관객과의 대화를 유도하고 있었는데,

40여년을 작업해온 노련한 작가의 실험 정신이 돋보였다.






작품을 벽에만 거는 기존의 방식에서 벋어나라는 암시도 주었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책상 머리 맡에 올려놓으면, 볼 때마다 불가의 화엄경 같은

작가의 아티스트북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전시는 4월2일까지 인사동 ‘나무화랑’(02-722.7760)에서 열리니, 놓치지 마시길...



사진, 글 / 조문호














Artist's Book - 화엄 華嚴
강행복展 / KANGHAENGBOK / 姜幸福 / printing.installation

2019_0320 ▶︎ 2019_0402



강행복_Artist's Book - 화엄 華嚴展_나무화랑_201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70809b | 강행복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6:3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강행복(1952~) 작가가 만든 무수한 오리지널 목판화아티스트북들. ● 목판화 제판과 프린팅을 거친 온갖 이미지들은 다시 파편화되고 이리저리 이산을 하면서 새로운 이웃으로 만난다. 그리곤 직접 작가의 손으로 하나하나 실로 묶이면서 새로운 책의 형태인 물리적 사물로 제본된다. 작업실에서 모든 준비를 마티고 산사로 들어간 작가가 여러 밤을 새우며 바느질로 제책을 하는 것이다. 한권, 두권...열권...백권...묶고 또 묶고..... 그렇게 제철된 책은 책장과 같은 박스에 고이 펼쳐져서 넣어지거나, 세워지고 눕혀지거나, 벽면에 걸리거나... 낙엽처럼 바닥에 우수수 쌓여서 설치된다.


강행복_BF-19652_목판화아트북_30×30×5.5cm_2019


강행복_BB-19648_목판화아트북_9.5×9.5×5cm_2019


강행복_BF-19647_목판화아트북_57×14.5×5cm×16_2019


강행복_BF-19647_목판화아트북_57×14.5×5cm×18_2019

강행복_Meditation-19653_목판화_53×35cm×18_2019


강행복_BB-18648_목판화아트북_9.5×9.5×5cm×20_2018


강행복_Artist's Book - 화엄 華嚴展_나무화랑_2019

그러니까 강행복의 목판화는 액자속에서 벽면에 구금된 채 졸고있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의 몸과 피부에 직접 스치면서 보여지는 판화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설치된 이미지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은 관객에게 말을 건다. "일상에서 나 같은 판화 본 적 있나요?" ● 실험은 작가에겐 동맥이다. 40여 년을 작업해온 60대 후반으로 접어든 작가가 목판화 형식에 대한 또다른 일탈을 감행한다. 이미지를 품은 책의 형태로 말이다.

 ■ 나무아트


Vol.20190320g | 강행복展 / KANGHAENGBOK / 姜幸福 / printing.installation





지난 8일에는 장경호씨 호출로 인사동에 불려나갔다.
지방 다녀와 밀린 일 좀 하려니, 그냥 두지 않았다.






저녁 한 끼 때울 겸 인사동 ‘툇마루’로 나갔더니,
최명철씨가 딸내미 보라양을 데려왔더라.
처음인데도, 인사성도 밝고 성글성글한 게 붙임성이 좋았다.






된장비빔밥에 막걸리 한잔 마시고, ‘낭만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장씨나 최씨나, 다들 술에 골았는지 비실비실했다.
쇠 덩어리도 그리 퍼마시고 나부대면 견디지 못할 것이다.






최명철씨는 집에 가자는 보라 데리고, 먼저 퇴청한지라 그만 일어나야 했다.
안주로 시켜놓은 가자미찜이 그대로지만 보영이 더러 싸 달라고 했다.
귀찮아도 가져가면, 내일 아침식사는 폼 나게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만 돌아갔으면 좋겠으나, 다시 ‘유목민’에 들어갔다.
옆 자리에는 화가 강행복씨가 앉아 있었다.






그런데, 장경호씨 몸이 말이 아니었다.
추운데서 웅크려 잤는지, 마치 풍 맞은 것처럼 허리를 펴지 못했다.
혼자 사는 사람은 몸 아픈 것보다 더 서러운 것이 없는데, 걱정이다.






뒤늦게 페북에 들여다보니 최명철씨도 이틀 동안 잠만 자다
결국 병원신세 진다는 글을 보았다.





오나가나 술뿐인 연말을 견디려면, 몸 관리 잘 해야 한다.
살아남아야 마시지...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6일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열리는 강행복씨의 목판화 ‘UNTITLE‘ 아티스트 북 설치작업을 보았다.

전시된 아티스트 북은 읽는 책이 아니라 느끼는 책이었다.

추상적인 조형성이 면면으로 연결되어 그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책들을 모두 펼쳐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

모두 단 한권씩 밖에 없는 오리지널 작품인데, 전시는 9월5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전시장에서 ‘나무화랑’ 김진하 관장과 화가 송용민씨를 만났다.














판화가 강행복씨의 아티스트북 설치전이 지난 9일부터 9월5일까지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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