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주말의 인사동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외국 사람이 더 많아 보이는 인사동 길은, 마치 인간 전시장 같다.
다들 바쁜 듯 보이지만, 목적 없는 걸음이라 바쁘지 않다.






매장에 진열된 국적불명의 상품을 둘러보기도 하고,
호떡집에 줄서거나 실타래 과자 집을 기웃거린다.
커피를 홀짝거리는 사람도 있고,
밥집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 많은 전시장엔 아예 관심도 없다.
사람 구경하러 왔는지, 물건구경 하러 왔는지 분간 안 된다.






사람 찍는 사람이, 사람 많아 얼마나 좋겠냐마는,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영혼은 전당포에 맡긴, 눈 뜬 허수아비 같다.
나이 들어 내 눈이 어둡거나, 정상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전시 오프닝이나 술 약속 있는 날 외는 인사동 나오기가 싫다.
아는 분을 만날 수도 없지만, 보나 마나인 인사동 풍경에 매력을 잃어서다.
그러나 인사동에 대한 미련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지난 주말은 지나치는 걸음에 인사동을 잠시 들렸다.
지하철 3호선에서 동자동 가는 1호선을 갈아타려면 종로3가역까지 가야하나, 안국역에서 내려버렸다.
안국역에서 종로3가역 까지 걸어가며 인사동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인사동을 지나치며, 거리에 나온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다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지만, 눈길만 마주치면 웃어 주었다.
사진을 찍기 전이나 찍은 뒤나, 웃는 내 얼굴을 대하는 반응은 천태만상이다.
같이 웃어주는 사람이라고는 외국인뿐이다.






미친 사람 보듯 멀건이 쳐다보는 사람, 파파라치 만난 듯 신경질 적인 사람,
놀란 표정으로 뒤 돌아 보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처음부터 좋아라 포즈를 취하는 사람은 어린 학생뿐이다.






모르는 사람은 의심부터 하는 이 더러운 습성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어쩌다 요지경 세상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사람 속에서 허탈해지는 이 야릇한 기분...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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