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은 모두들 술이 거나하게 취했다.

민충근선생 전시 뒤풀이에서도 많이들 마셨지만, 2차로 간 ‘여자만’에서 진탕 마셨기 때문이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으나, 구중서 선생님의 단골집 ‘불가’에서 

구선생님을 비롯하여 조준영, 김명성, 박구경, 박은주, 전인경씨 등 일곱 명이 이름도 모르는

흑맥주를 홀짝거리며, 거룩한 시 낭송의 시간까지 가졌다.

 

문 닫아야 한다는 종업원의 안달에 일어나긴 했지만,

뭔가 좀 부족했던 김명성씨가 ‘노마드’에서 한 잔만 더 하자는 것이다.

아마 술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일게다.

 

구중서, 조준영씨를 떠나보낸 잔당들이 문 닫힌 ‘노마드’를 공략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나중에 술 취한 여성동무들을 남겨두고 온 게, 영 마음에 걸린다.

 

 

 

 

 

 

 

 

 

 

 

 

 

 

 

 

 

 

김용문 막사발전이 인사동 '아라아트'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지난 개막식에는 많은 분들이 참석했으나 꼭 보여야 할 분들이 여럿 빠져 아쉬웠다.

그러나 봄바람 살랑거리는 이 꽃 시절에, 한꺼번에 만나 뵙기도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민 영선생은 김명성씨를 위한 성금을 내놓으며 "큰 보탬이 되지 못해 어쩌냐"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셨고,

무세중선생은 모두가 쉽게 동참하도록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며, 스스로 만원을 내기도 하셨다.

만나는 분마다 김명성씨 걱정뿐이었는데, 하기야 김명성씨만 있었더라면 막사발 잔치도 더 풍성했을 것이다.

 

물고기가 물 만나듯, 반가운 분만 만나면 인사도 하기 전에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못된 버릇이 있어 

내심 싸가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좀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

그래도 파파라치는 아니잖아...

 

오프닝에 차린 음식들은 맛깔스럽기는 한데 전시된 사발 개수에 비해 푸짐하지 않았다.

'노마드'에 50인분의 음식을 예약해 두었으나, 미처 알지 못한 분들은 먼저 자리를 떠 버렸다.

대신 전시장에서 보지 못한 분들을 만나 늦은 시간까지 부어라 마시어라 즐길 수 있었는데,

결국 너무 많이 마셔 다음날 끙끙대야 했다. 

 

좌우지간 막사발 김두령 덕에 즐거웠수다.

 



 

 

 

 

 

 

 

 

 

 

 

 

 

 

 

 

 

 

 

 

 

 

 

 

 

 

 

 

 

 

 

 

 

 

 

 

지난 3일 정오무렵, 인사동으로 나갔다.
정초에는 장이 서지 않아 자료 정리하느라 몇 일 동안을 컴퓨터와 씨름했는데, 뜻밖의 강 민선생님 부름에 얼씨구나 한 것이다.  약속한 ‘포도나무집’에는 강 민선생님과 조준영씨가 자리하고 있었고, 뒤늦게 심우성선생님도 오셨다.

강 민선생님과 심우성선생님은 한 살 터울의 친구인데도, 내가 보기에는 부자지간 같아 보였다.


그동안 조준영교수는 학회 일로 스페인을 다녀오셨다고 한다.
틈틈이 가족들 관광시키느라 힘들었는지, 눈의 실핏줄이 터져 한동안 고생했단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푸른별이야기’ 안방을 집필실로 쓰는 심우성선생님께서는 지난 년 말 출판하였다는

‘통일 아리랑’이란 책을 주셨는데, 잠자리가 마땅치 않아 인사동 부근의 여관에서 투숙하신다고 하셨다.
무슨 사정으로 이 추운 날 가출해 고생하시는지 모르겠다.
옛 시절의 방랑벽이 도졌는지 모르지만, 인사동을 고향처럼 생각하시는 분인지라 그리 불편한 기색은 없었다.

인사동 구석 구석을 살피고 다닌 선생님 덕분에 최근의 따끈따끈한 인사동 정보도 입수 할 수 있었다.

조계사 맞은편, 농협 윗 골목에 ‘화목’이란 식당이 있는데, 한끼에 3,000원을 받는단다.
땅값 비싸기로 소문난 인사동에서 3,000원짜리 식사가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는데,
"그냥 들어가면 5,000원을 받으니, 사전에 식권을 구입해야 한다"며 식권까지 보여주셨다.
90,000원을 주고 식권 30장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애로는 있지만, 일단 음식이 먹을 만 하다는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번 먹어보고, 블로그에 상세하게 소개할 작정이다.

2차로 ‘노마드’로 자리를 옮겼으나 대문이 걸려, 옆 커피집에서 기다려야 했다.
오후5시가 지나서야 자리를 옮길 수 있었고, 김명성씨와 권영진씨가 차례로 나타났다.

'아라아트' 김명성씨는 신특수씨의 대규모 전시 신청을 받고, 빈 자리가 없다는 반가운 고민도 했다. 

 

요즘은 낯 술에 영 맥을 못 춘다.

점심 때 마신 소주 탓인지 몸이 힘들어 더 이상 버텨 낼 수가 없었다.
지난번 한정식선생님과의 오찬회에서도 백세주에 맛이 가, 온갖 주정을 부리다 결국 그 이틀 날 자리에 드러눕지 않았는가.

 

"백세주가 내 한테 쥐약인줄 알민서도 마신 내가 미친넘이지!
새해 다들 몸조심하시고, 술도 에껴서 오래~오래~ 무입시더~"

 

 


 

 

 

 

 

 

 

 

 

 

 

 

 

 

 

 



자유인을 꿈꾸는 경영학 교수 겸 시인


강남대학교 교수(경영학 전공)이며, 계간 <현대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독일 SHW GmbH 한국법인 CFO, 에스코홀딩스 CEO를 역임하였고, 재단법인 한국발도르프장학재단 이사장
우리문화텃밭 창예헌 이사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미래 준비>와 공동집필 시사평론집 <민족문학의 역할>, <통일문학과 반통일문학>
동인 시집 <하늘포구>, <그 숲속에 꿈이 있었네>, <꼬마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사랑>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기도>, <피플 패러독스>, <인지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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