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정오무렵, 인사동으로 나갔다.
정초에는 장이 서지 않아 자료 정리하느라 몇 일 동안을 컴퓨터와 씨름했는데, 뜻밖의 강 민선생님 부름에 얼씨구나 한 것이다.  약속한 ‘포도나무집’에는 강 민선생님과 조준영씨가 자리하고 있었고, 뒤늦게 심우성선생님도 오셨다.

강 민선생님과 심우성선생님은 한 살 터울의 친구인데도, 내가 보기에는 부자지간 같아 보였다.


그동안 조준영교수는 학회 일로 스페인을 다녀오셨다고 한다.
틈틈이 가족들 관광시키느라 힘들었는지, 눈의 실핏줄이 터져 한동안 고생했단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푸른별이야기’ 안방을 집필실로 쓰는 심우성선생님께서는 지난 년 말 출판하였다는

‘통일 아리랑’이란 책을 주셨는데, 잠자리가 마땅치 않아 인사동 부근의 여관에서 투숙하신다고 하셨다.
무슨 사정으로 이 추운 날 가출해 고생하시는지 모르겠다.
옛 시절의 방랑벽이 도졌는지 모르지만, 인사동을 고향처럼 생각하시는 분인지라 그리 불편한 기색은 없었다.

인사동 구석 구석을 살피고 다닌 선생님 덕분에 최근의 따끈따끈한 인사동 정보도 입수 할 수 있었다.

조계사 맞은편, 농협 윗 골목에 ‘화목’이란 식당이 있는데, 한끼에 3,000원을 받는단다.
땅값 비싸기로 소문난 인사동에서 3,000원짜리 식사가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는데,
"그냥 들어가면 5,000원을 받으니, 사전에 식권을 구입해야 한다"며 식권까지 보여주셨다.
90,000원을 주고 식권 30장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애로는 있지만, 일단 음식이 먹을 만 하다는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한 번 먹어보고, 블로그에 상세하게 소개할 작정이다.

2차로 ‘노마드’로 자리를 옮겼으나 대문이 걸려, 옆 커피집에서 기다려야 했다.
오후5시가 지나서야 자리를 옮길 수 있었고, 김명성씨와 권영진씨가 차례로 나타났다.

'아라아트' 김명성씨는 신특수씨의 대규모 전시 신청을 받고, 빈 자리가 없다는 반가운 고민도 했다. 

 

요즘은 낯 술에 영 맥을 못 춘다.

점심 때 마신 소주 탓인지 몸이 힘들어 더 이상 버텨 낼 수가 없었다.
지난번 한정식선생님과의 오찬회에서도 백세주에 맛이 가, 온갖 주정을 부리다 결국 그 이틀 날 자리에 드러눕지 않았는가.

 

"백세주가 내 한테 쥐약인줄 알민서도 마신 내가 미친넘이지!
새해 다들 몸조심하시고, 술도 에껴서 오래~오래~ 무입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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