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장 기 살리기 운동으로 펼쳐진 정영신, 조문호의 '장에 가자'사진전에서

전통시장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초상사진을 촬영해 드리고 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한 포토존(배경 : 함평나산시장 전경)에서 추억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친분이 있는 분이나 양해를 얻은 분만 블로그에 올리고 있으나,

원하지 않는 분들도 있어 더 이상 블로거에는 올리지 않고 이메일로만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촬영한 사진들이 많은데다 정리할 시간이 부족해, 전시가 끝난 후 보내드리겠으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의록 교수

곽계달 교수

곽종호, 장향심 부부

                                                                 문화기획자  김호근씨                                                                           

사진가 구본상씨

권예진 기자

                                                                                             세계일보 선임기자   편완식씨

                                                                                          디지털 아트 작가 김경숙씨

         사진가 김기찬선생 미망인 최경자씨

패션디자이너 김상옥씨

서양화가 송미향씨

                                                                                           방송기획작가   김영옥씨

                                                                                                       사업가 김영재씨

 

     가정주부 김정란. 박희옥씨

                                                                                                    서양화가 이강 교수

                                                                                                    '아원공방' 박동호씨

e북 연구소장 박중하씨

                                                                                                    금융인 배성일씨

                                                                                                    사업가 조인호씨

사진가 고주서씨

       사진가 소은숙씨

사진가 신병문씨

산악인 김주성, 유이진씨와 사진가 하상일씨

사진가 김생수씨

사진가 이경수교수

사진가 전민조씨

사진가 고선미씨와 미학자 미 재씨

서예가 김우영씨

사진가 김영호씨

성우 김창주씨

서양화가 김성애씨

사진가 송주원씨

디지털 아트 작가 신신자

디지털 아트 작가 신영희

'아리수' 갤러리 관장 김규열씨

디지털 아트 작가 안정원

원로 언론인 정승수씨

대학원생 이성영씨

회사원 임병기씨

디지털 아트 작가 장근숙

가정주부 장은미씨

'아라아트' 디렉터 전인미씨

가정주부 조경연씨

통일연구원 조병찬씨

한학자 이재준씨

한국화가 유시건씨

사진가 한설희씨

조각가 이재욱씨 

'한겨레신문' 김경애씨의 딸과 친구들

 


◇전국 5일장 순례기/정영신 지음/256쪽·1만5000원·눈빛

 

 

충남 예산장에서 3대째 국수를 만들고 있다는 김성근 씨. 2011년 1월 촬영. 눈빛 제공

 

 

 

대여섯 살 때 입력돼 용케 세월에 쓸리지 않고 잔존한 대여섯 가지 기억 중 하나가 시장 구경이다. 머리 위로 번쩍 들린 손을 어머니께 꼭 붙잡힌 채 줄줄이 이어진 대야와 광주리 만물단지 숲을 휘둥그레 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끌려 다녔다. ‘삑’ 소리 바코드와 쇼핑백이 아니라 됫박과 신문지 포장으로 마무리하던 주고받음의 공간이 서울 복판에도 존재했다.

“장에 오는 사람들은 됫박에 담아 받는 걸 좋아하는데 장 관리주체는 저울을 사용하라네요. 15년 넘게 몸뚱이처럼 지니고 다닌 됫박인데 장에서 못 쓰게 한다고 버리면 벌 받을 거예요. 이것 덕에 먹고살았는데.”

경기 성남시 모란장에서 약재를 파는 60대 상인 노 씨의 이야기. 저자는 30여 년 동안 전국 5일장 552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사람들에게 말을 붙였다. 두서없는 시장바닥 대화가 잡다한 서론 없이 단도직입 빼곡하다. 됫박이 좋을지, 저울이 좋을지 가치판단을 밀어 넣은 문장은 없다. 그저 책장을 넘기다 보면 수십 년 전 시장바닥의 울퉁불퉁 축축한 시멘트길이 또렷하게 다시 밟힐 따름이다.

덤 더 주겠다고 손님 낚아챘다며 시비가 붙은 두 할머니의 다툼 소리. “머시여? 자네가 제대로 팔고 있는 것이 맞는가?” 태극기를 내걸고 앉아 “유관순 누나가 이것 먹고 대한민국 만세 외쳤다”고 외치는 충남 천안시 아우내장 된장 상인의 외침.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살겠다’는 얄팍한 결심의 무모함, 살아가는 모양새의 옳고 그름을 언어로 논하는 어리석음의 뒤통수를 때린다. 카메라 하나 챙겨 들고 가까운 장에 나가고픈 욕망이 읽는 내내 들썩들썩한다. 책장 다 넘겨 덮기 전에 어떤 시장에든 당도해 있기를, 저자도 원할 거다.

동아일보 /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인터뷰] 사진전 <장에 가자> 정영신·조문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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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 가자'라는 주제로 전국 5일장의 모습을 담아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는 주 문호, 정영신 사진가는 26일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맨손으로 칡을 캐서 진도장에서 내다파는 파는 정도단 할머니의 손은 수많은 장터의 풍경을 대표할 수 있는 사진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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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장에서 칡을 파는 정도단(84)씨의 손마디는 늘 퉁퉁 부어있다. 검게 그을린 손등, 유독 하얗게 빛나는 손끝 한 마디, 정돈되지 않은 손톱은 하루의 고단한 노동이 묻어난다.


세월의 질곡을 보여주는 노인의 손을 담은 정영신(58) 작가는 "할머니는 남들처럼 삽과 곡괭이 대신 늘 맨손으로 칡을 캔다"고 말했다. 정씨는 칡 말고도 가시리와 전복도 판다. 젖어있는 걸 팔다보니 늘 불어 있게 마련인 손끝, 유독 하얗게 보이는 이유다.

"저는 이 손 하나가 장터를 다 말해준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할머니는 손으로 칡을 직접 캐면서 자기가 살아 있다고 느꼈을 거예요. 할머니가 '정선장에 있는 칡은 다 내 손에서 나왔다'고 말했거든요. 당신 물건이 다른 사람 좌판에 올라가 있는 게 뿌듯했던 거죠."

정영신 작가는 전국 552곳의 장터를 순례했다. 1984년 소설가 등단을 준비하던 정 작가는 "인간의 내면을 보기 위해 장터로 갔고 장터의 인문학적 의미를 깨닫고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30년 간 장터에 갔다. 10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조문호(68) 작가도 2006년부터 장터 순례에 합류했다. 그는 '전농동 588번지', '87 민주항쟁', '동강백성들' 등 사진집을 출간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다.

이들 부부의 '30년 기록'이 사진전 <장에 가자>로 탄생했다. 소설가 박인식은 "이 사진들은 천천히, 늙은 장꾼의 걸음걸이로 바라봐야 한다"고 권했다. 지난 26일, 사진전이 열리는 인사동 아라 아트센터에서 정영신·조문호 두 작가를 만났다.

"장터에서 '사람' 이야기를 빼면 섭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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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 영천장
ⓒ 정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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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장롱 속에서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곱게 단장하고서 장에 왔어요. 휴대폰도 없었으니깐 장에 가야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거예요. 지금으로 치면 장터가 복합문화공간이었죠. 구경하는 재미도 컸어요. 약장수들이 틀어놓는 노래에 맞춰 여자애들이 고무줄 놀이도 하고."


부부에게 장날은 '동네 잔칫날'이었다. 정영신 작가는 "장날은 농사꾼들이 유일하게 쉴 수 있던 날"이라고 회상했다.

부부가 담은 장날의 많은 풍경 중 눈에 띄는 것은 장터 사람들이다. 작가 노트에서 정 작가는 "물건이 곧 사람 얼굴이라 거짓말도 못하는 곳이 장터"라고 했다. 장터에서 오가는 물건들 대부분은 시골 일상 또는 노동의 결과물들이다. 각자 자신의 삶이 배어있는 물건들, 그렇기에 더욱 거짓말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정 작가는 시골 노인들은 지붕이 있고 바닥에 시멘트가 깔린 현대식 아케이드 대신 흙바닥의 난장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양지 바른 곳을 찾아 봇짐을 내려놓고서 옆 할매와 수다를 떨며 사람 구경에 나서는 것이다. 조문호 작가는 '사람이 고팠던' 한 노인의 사연을 전했다.

"한 노인이 농산물을 파는데 누가 그 남은걸 다 사가려고 하니 '안 된다'고 말합디다. 다 팔리면 집에 가야하니 싫다는 거예요. 조금씩 팔면서 종일 장터에서 놀겠다는 거지. 이렇게 장터는 상행위를 하는 곳만이 아니라, 그냥 사람 구경하는 놀이터예요."

따뜻한 연정과 암울한 적막감이 공존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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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 사진가가 전시회장을 찾은 지인에게 자신이 찍은 사진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이날 전시회장을 찾은 지인은 구례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마음에 든다며 작품을 선뜻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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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왼쪽부터 돌아보면 첫 작품은 정영신 작가의 '희망을 엮는 집어등'으로 시작해 조문호 작가의 '장날, 그 쓸쓸한 변두리 풍경'으로 끝난다.

조문호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정영신의 사진에서는 따뜻한 연정이 피어오르고 내가 찍은 사진에서는 암울한 적막감이 감돈다"고 했다. 물건 파는 노인의 생동감 있는 얼굴과 짐을 짊어진 노인의 쓸쓸한 뒷모습이 대비된다.

정 작가는 여전히 그 장터라는 존재에 희망을 품는 반면 조 작가는 '장터는 사라진다'는 현실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에 대해 조 작가는 "가치관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시골장은 끝났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정 작가는 "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땅에 농민들이 존재하는 한 장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장날이면 노인들이 '누가 버스에서 내릴까'를 기대하며 정류장에서 기다려요. 할머니들이 모여서 놀다가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잖아요. 그 순간 어떤 망설임 없이 돈을 꺼내서 모으고,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가는데. 이런 삶이 어찌 사라지겠어요."

쇠락한 장터에서 노인들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삶의 현장을 지켜낸다. 정 작가가 말하는 "하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장을 찾던 노인들이 지팡이 대신 몸을 지탱하기 위해 빈 유모차를 밀고서 나타난다"는 풍경만 달라졌다.

부부는 장터에 나온 물건 하나, 파장 후 개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모습까지 빼놓지 않고 찍는다. 정 작가는 "나중에 귀중한 문화사적 사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장터 노인과 인사동 사람들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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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회를 통해 장날의 쓸쓸한 변두리 풍경을 담은 조문호 작가는 "지금의 시골장은 장사꾼들도 잘 오지 않는다. 읍내 하나쯤은 살아남겠으나 대부분은 사라질 것으로 본다"며 줄줄이 사라져가는 5일장의 모습을 아쉬워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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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이 정영신 작가의 정신적 고향이라면 조문호 작가에게는 인사동이 있다. 인사동 사람들은 과거 조 작가의 "정신적 허기를 메워줬던 사람들"이다. 고 천상병, 고 민병산 선생 등 그때 그 사람들은 없지만 "당시 향수를 잊지 못해 인사동 실비집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했다. 2010년 출간한 사진집 <인사동 사람들>이 그 결과물이다.

인사동 사람들은 5일장 노인들과 닮았다. "약속 없이 장터에 왔다가 건넛마을 사돈과 친구를 만난다"는 조 작가의 말처럼, 부부에게 인사동은 "몇 안 되는 술집을 한 바퀴 돌면 친구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들과 만나면 조 작가는 취한 와중에도 본능적으로 셔터를 누른다고 한다. "분명 취했는데도 사진은 멀쩡하게 나온다"는 아내의 말에 남편 조 작가는 "나보다 카메라가 막걸리를 더 많이 마셨다"며 농을 쳤다.

5일장 사람들 그리고 인사동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 중 '과거'에 가깝다. "지금의 인사동은 돈 없으면 꼼짝 못 하는 공간이 됐다"는 조 작가의 말처럼 인사동은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화장품·기념품 가게가 생겨났다. 터줏대감이던 예술인과 화랑은 골목으로 밀려났다. 그는 "거리에서는 중국산 잡동사니만 팔릴 뿐 갤러리는 텅텅 비었다"고 한다. 그는 낯선 인사동의 모습을 토로하고 "술을 마시면서도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글을 자주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문호 작가는 "인사동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문화가 남아있는 공간이다"고 말한다. 강남이니 평창동이니 경제 중심지는 계속해서 새로운 곳으로 넘어가지만 인사동만큼은 문화를 쥐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는 "여전히 많은 예술인들이 애착을 가지고 인사동으로 온다"고 말한다. 이는 정영신 작가의 "노인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장터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가치관과 통한다.

<장에 가자> 전시장 입구 중앙에는 목을 빼고 뭔가를 기다리는 노인들의 사진이 있다. 목도리와 마스크로 무장한 이들은 저마다 장바구니와 비닐봉지를 쥐고 있다. 자세히 보면 영천장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영신 작가는 "이 사진을 본 소설가 박인식이 '메시아를 기다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5일장과 인사동에 숨결을 불어넣는 메시아가 올 수 있을까. 정영신·조문호 작가의 답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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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호, 정영신 작가가 전국을 일주할때 함께 한 자신의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강원도 삼척 근덕장에서 제주도 모슬포장까지 모두 522개의 5일장을 돌며 기록했지만, 5일장이 열리고 있는 한 사진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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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호 사진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장에 가자' 사진전을 찾은 <오마이뉴스> 취재기자의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조문호, 정영신 사진가는 매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무료로 인물사진을 찍어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 유성호

 

[오마이 뉴스 : 박다영기자]

우리시장 기 살리기 운동으로 펼쳐진 정영신, 조문호의 ‘장에 가자’ 사진전이 일주일째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인사동 터줏대감이신 심우성, 강 민, 김동수선생을 비롯하여 육명심, 한정식, 전민조, 김보섭,

구중관, 김명성, 노광래, 공윤희, 박인식, 장경호, 이행자, 고 헌, 이규상씨 등 많은 분들이 재 방문해 축하해 주셨다.

 

전시장에 취재 나온 SBS 보도국 김영아차장을 비롯해 만화가 박기정, 사진가 김생수, 시인 서정춘, 서양화가 최대식, 도예가 한봉림, 사진가 김영호, 세계일보 기자 편완식, 치과원장 이세기, 사진가 강재욱, 사회학자 이광수, 불화가 장 춘, 김기찬씨 미망인 최경자씨, 소설가 김승환, 아프리카 미술관장 정해광, 한국화가 황외성, 시인 김가배, 아리랑명품관 대표 유재만씨, 사진가 이경수, 송주원, 박중하씨, 미학자 미 재, 황의록교수 등 많은 분을 만나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멀리서 오신 전정환 정선 군수님을 비롯해,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이 전시는 인사동 '아라아트'에서 2월17일까지 계속되니, 우리시장을 사랑하는 인증샷 기념촬영도 남겨두자.

 

 

전시장에 마련한 포토존에서 기념촬영한 정영신씨

 

 

 

 

 

 

 

 

 

 

 

 

 

 

 

 

 

 

 

 

 

 

 

 

 

 

 

 

 

 

 

 

 

 

 

 

 

 

 

 

 

 

 

 



우리 시장을 되살리려는 작은 운동에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5층에서  오는 2월 17일까지 열리는 우리시장 기 살리기 운동에, 

뜻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사진 찍는 사람 : 정영신, 조문호

 

 

 

소설가 김승환선생

 

사진가 김광수씨

 

서양화가 정영자씨

 

사업가 박형준씨

 

시인 이행자씨

 

사업가 김진규씨

 

초등학생 김유원양

 

사업가 조은겸씨

 

사진가 변홍섭씨

 

시장 컨설팅전문가 하명정씨와 자녀들

 

귀농인 지동진씨

 

음악인 김민철씨

 

도시대기환경 연구원 김영국박사

 

 

 

사업가 김중호,심지윤 부부와 딸 김유원양

 

회사원 유진오씨와 사업가 편근희씨

 

가정주부 조지향씨

 

고등학생 김희중군

 

회사원 정주영씨

 

간호원 김소연양

 

 

 

사진가 고 헌씨

 

사업가 송성민씨

 

정주영씨 가족

 

내과원장 한기수씨와 한정인씨

 

'진주청국장' 주인 조영희씨

 

팝페라 가수 주은씨

 

치과원장 이세기씨와 소설가 박인식씨

 

인사동지킴이 공윤희씨

 

종로경찰서 권영태경위

 

사업가 조햇님씨

 

사업가 곽성훈씨와 아들

 

 

 

사업가 이기남씨

 

사진가 김보섭씨와 아내 김혜영씨

 

'아원공방'대표 노인정씨

 

시인 김가배씨

 

'SBS' 보도국 김영아 차장

 

시인 조해인씨

 

문화기획자 김기춘씨

 

'오마이뉴스' 기자 박다영씨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유성호씨

 

여행작가 남기환씨

 

유은정, 유재은, 유희옥, 유진숙, 정호원씨

가정주부 조윤경씨

시인 박시교씨

 

 

 


[사진마을] ‘전국 5일장 순례기’ 펴낸 정영신씨


 

30년간 장터 522곳 훑고 다녀


 

희망을 엮는 집어등 2010 영천장. 정영신

 

“와 이리 헐노” “아따메 징허요”
사진과 함께 현장감 넘치는 글
남편 조문호씨와 사진전도

 

“많이 변해도 추억 여전히 남아
부산 오시게장·예산장 볼만해”


30년 동안 전국의 522개 장터를 빠짐없이 훑고 다닌 정영신(58)씨의 포토에세이집 <전국 5일장 순례기>(표지)가 나왔다. ‘전국 5일장 순례기’는 2012년에 정씨가 펴낸 사진아카이브 ‘한국의 장터’의 연장선상에 있다. 경기 강화 풍물장의 “안녕하시까? 여기 세 그릇 주시겨” “오셨시까?”부터 경남 의령장의 “와 이리 헐노? 이 고추 때깔 좀 바라. 올메나 곱노”와 순천 아랫장의 “아따메 징허요, 여그 앉을 자리 없어라”를 거쳐 제주 모슬포장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좋쑤과. 일 킬로에 얼마우꽈”에 이르면 시장 냄새가 팍팍 난다. 책에 든 사진도 모두 정씨가 직접 찍었으므로 방방곡곡의 현장감이 100% 전해진다.

책이 나온 날에 맞춰 부부 다큐멘터리 사진가 정영신씨와 조문호(69)씨가 함께 만든 사진전 ‘장에 가자’가 서울 아라아트센터에서 개막되었다. 정영신씨는 사진가 이전에 소설가이며 조문호씨는 ‘전농동 588번지’, ‘87민주항쟁’, ‘인사동사람들’ 등 열다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최근에는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천상시인 천상병 추모 사진집>을 낸 베테랑 사진가다. 두 사진가를 20일 눈빛출판사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트4단지 장터를 걷고 있는 정영신(오른쪽)·조문호씨 부부. 곽윤섭 선임기자

 

 

-5일장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언제인가? 사진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소설을 쓰다 보니 사람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는데 소설의 소재도 찾을 겸 장터를 찍기 시작했다. 어릴 때 우리 집에서 조금만 가면 장이었고 차 타고 조금만 가면 함평장이어서 장날에는 엄마 따라 장에 가곤 해서 익숙했다. 그 후로 힘들고 뭐가 잘 안되면 장터를 찾곤 했다. 1984년에 시작했고, 조세희 선생이 쓴 <침묵의 뿌리>를 보고 ‘사진이 이런 거구나’라고 첨 생각했다. 서울 낙원동에 있는 ‘한국사진학원’에서 인화하는 것까지 배웠다.”

-30년간 장터는 어떻게 변했는가?

“가장 큰 변화는, 장옥이 다 바뀌었다. 규격화한다면서 시멘트로 발라버려서 다 망쳤다. 겨울엔 (시멘트가) 썰렁해서 사람들이 안 들어간다. 옛날엔 장이란 게 장에 나오는 사람들이 자신의 최고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 같은 곳이었는데 텔레비전이 시골 구석구석 들어온 이후론 변했다. 기업화된 장돌뱅이가 많아져서 장에 나온 물건이 평준화되어 이 장이나 저 장이나 비슷비슷해졌다. 요즘 시골장엔 할머니들이 거동이 불편하셔서 유모차나 카트를 밀고 다니시는 것도 장터 풍경의 변화다. 80년대에 처음 찍을 때는 장보따리 이고 다녔는데 점차 가방으로 바뀌다가 이젠….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갓을 쓰시고 장에 나오시는 멋쟁이 할아버지들도 찾아볼 수 없다.”

-장터는 어떤 곳인가?


장터 상인의 밑천 2013 순천아랫장. 정영신

 


“요즘 장터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 할머니들이 콩 한두 되 가져와서 가용해서 쓸려고 나왔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로 바구니를 툭 건드리면서 ‘이거 중국산이죠? 할머니’ 이러면서 지나간단다. 아니라고 해도 사람 말을 믿지 않고. 시장 할머니들이 자긍심이 강한 사람들인데 너무 속상해하신다. 그래서 차라리 물건끼리 바꿔가는 게 낫고 그렇게들 많이 하더라. 아는 사람하고 ‘너나 좋은 거 먹어라. 필요한 게 뭐냐?’ 이렇게 하는 게 속이 편하단다. 콩 한 되 가져와서 아는 신발 집에서 발에 맞는 구두 한 켤레 가져가는. 어떻게 보면 옛날 장터가 딱 그랬다. 오히려 좋은 현상인 것 같다. 장이란 게 꼭 판다기보다는 하루 생활이다. 구경도 하고 얘기도 하고 친구 만나 동네 소식도 듣고. 그런 역할을 하던 곳인데….”

-장터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기억나는 사람도 참 많겠다.

“지난해 5월에 팽목항에서 십여분 거리인 진도 십일시장(임회장)에 갔다. 한 상인이 ‘시방 진도가 초상집이여. 영감이 잡아오는 생선 팔아 가용도 쓰고 병원 댕기고 하는디, 요샌 뭍에도 못 나가, 장이 쪼까 휑-하지라. 젊은 여자들은 모다 팽목항으로 봉사 갔어. 첨엔 장 바닥에 퍼져앉아 아까운 새끼들 어짜쓰까 함서 막 울고 그랬제. 어찌것는가 이렇게 꼼지락거리면서 이겨내야제. 슬픔이 이 늙은이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된다는 것을 이참에 배웠당께’라고 하시더라. 가슴에 와닿았다. 2013년에 북평장에서 만난 한국에 온 지 5년 된 베트남 출신 또티호완(30)씨는 한국말도 잘했다. 직접 밭에서 키운 오이, 가지, 고추 등을 팔았는데 오이를 사가는 할머니에게 두 개나 얹어주는 우리나라 덤문화까지 알고 있어 정겨워 보였다. 영동장엔 한 열 번 갔는데 곰방대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자주 갔다. 한 장만 빼먹으면 ‘왜 안 왔니…’ 하셨다.”



 

정영신의 포토에세이집 <전국 5일장 순례기>에는 이런 에피소드들이 가득 들어 있어 독자가 장에 직접 가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글과 사진이 술술 읽힌다.

-21세기의 5일장에 예전의 느낌이 살아 있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5일장 작업을 계속할 것인가?

“꼭 누가 나를 기다리는 것 같다. 장에 가면 영동 할매가 나를 기다리고 사람이 아니라면 나물이 나를 방긋방긋 기다린다. 이달에, 어디에 가면 뭐가 나와 있을 것이고 나를 부른다. 나는 아직도 어딜 가든 옛날 장터의 모습을 본다. 머리와 옷과 가방의 스타일은 급속도로 변했지만 그래도 장이란 공간에선 어느 한구석에 반드시 그 지역이 보이는 곳이 있다. 우리 장의 정이 남아 있다. 앞으로도 계속 찍을 것이고 여유가 생기면 서울의 전통시장을 찍을까 한다.”

5일장을 찍고 싶어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장터 추천을 부탁했더니 부부가 경쟁하듯 줄줄 불렀다.

“부산 노포역 맞은편 언덕에 오시게장(2, 7일장)이 규모 있게 펼쳐져서 볼만하다. 파라솔이 계절마다 다르다. 여름에는 햇볕 때문에 서 있다가 겨울에는 바람 들어오는 허리를 가려야 하니 누워 있다. 포항 송라장, 경주 건천장, 성주장도 좋았지. 12월 구례장엔 산수유가 나오고 청양장에 구기자가…. 제일 활기찬 장은 추운 겨울날 새벽이다. 추우니 활기가 차다. 여름은 햇볕도 강하지만 사람들도 늘어져서….”

2월17일일까지 열리는 전시장엔 간이 스튜디오를 만들어 정영신, 조문호 사진가가 매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관람객 모두에게 인물사진을 찍어주고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한겨레신문 /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장에 가자’ 개장식이 끝난 파장에는 인사동 ‘사동집’에서 뒤풀이를 했다.
힘을 실어주러 온 많은 지인들의 고마움에 자리를 만들었으나, 술값 걱정에 마음은 편치 않았다.

어차피 부도난 인생, 잔치 벌린 김에 아내와 결혼식한다 생각하니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아내와 산지 10년이 넘었으나 그동안 결혼식을 못 올렸기에,

아예 1월 21일을  결혼한 날로 정해버렸다.

즐겁게 마시고도 아쉬워 신학철, 장경호, 김의권씨 등 일부는 ‘무다헌’으로,

조준영, 공윤희씨를 비롯한 몇 명은 ‘유목민’으로 옮겼다.

뒤늦게는 노래방에 간 김명성씨 일행과 어울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러나 필름이 끊겨 노래방에 간 기억만 남을 뿐, 그 다음은 오리무중

 

사진, 글 / 조문호​

 

 

 

 

 

 

 

 

 

 

 

 

 

 

 

 

 

 

 

 

 

 

 

 

 

 

 

 

 

 

 

 

 

 




우리시장 기 살리기 위해 마련한 ‘장에 가자’ 개장식이 지난 21일 오후 5시30분 아라아트센터 5층 전시실에서 있었다.

개장식에는 민속학자 심우성선생을 비롯한 각계 인사 200여명이 함께 해 큰 힘을 보태주어 신명나는 한마당이 되었다.

이날 테이프커팅은 장수 오일장의 포목상 사진이 대신했고, 소설가 박인식씨의 사회로 격식 없이 진행됐다.

 

행위예술가 무세중선생께서 2015년을 우리시장 사랑하기 원년으로 하는 선포식에서는 모두들 ‘장에 가자’를 따라 외쳐 행사장을 들썩이게도 했다.

피리의 달인 수견(김정남)선생의 가슴을 도려내는 연주와 음유시인 송상욱선생의 옛날이 그리워지는 흘러간 노래, 뮤지션 김상현씨의 아코디온 연주 등 난장스러운 공연 분위기가 마치 시골장에서 약장수가 판을 벌인 것 같았다.

 

이 날 개막식에 참석한 분으로는 민속학자 심우성, 김동수선생, 행위예술가 무세중, 무나미씨, 문학평론가 구중서씨, 시인 강 민, 민 영, 황명걸, 서정춘, 김신용, 천성우, 조준영, 김명성, 송상욱, 안아무. 김낙영, 김영재씨, 소설가 정승재씨, 만화가 박기정씨, 사진가 육명심, 한정식, 전민조, 정용선, 엄상빈, 김남진, 김지연, 이석필, 김문호, 강동문, 배병수, 안해룡, 이수만, 김상현, 백영웅, 이수영, 곽명우, 고 헌, 권양수씨, 서양화가 신학철, 강찬모, 장경호, 전인경, 정복수, 박불똥, 성기준, 허미자, 전강호, 서길헌, 조경석씨, 한국화가 황외성, 주승자씨, 미술평론가 곽대원씨, 건축가 임태종씨, 연극배우 이명희씨, 무용평론가 이만주씨, 뮤지션 김상현씨, 팝페라가수 전은주씨, 중문학자 임계제씨, 서도소리꾼 이지녀씨,이성 구로구청장, 최혁배 변호사,'눈빛출판사' 이규상, 안미숙, 성윤미씨, 조경연, 김우진, 배성일, 강인구, 박시교, 신신자, 하재은, 김윤한,  김민철, 김 구, 남연정, 홍성식, 공윤희,  한진희,  방동규, 정정은, 장종수, 장한결, 이명옥,  이기남, 김정남, 임경일, 강선화, 곽성훈, 김윤한, 하태웅씨, 그리고 천리길을 마다하고 상경한 창원의 인터리어 디자이너 김의권씨를 비롯해 정선군청의 김수복 문화과장 등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

 

사진,글/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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