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정선은 '고드름축제'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정선아리랑시장'도 축제가 열리는 동안 매일같이 장이 들어선다.
많은 사람이 찾지는 않지만,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장터를 들썩이게 한다.






공연장에서 사회를 보는 정춘경씨와 시장 팀장인 임미순씨 등 반가운 분도 여럿 만났다.
임미순씨는 빈대떡과 막걸리까지 챙겨 주었는데. 공연 보며 마시는 술 맛도 꽤 괜찮더라.






구성진 정선아리랑 가락에 어깨를 들썩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최성월씨가 나타났다.
이분은 귤암리 분으로 그동안 몸이 아파 병원에 계셨는데,
장에 나오신 걸 보니, 어느 정도 완쾌된 듯 보였다.






이 분의 정선아리랑 소리도 귀가 막히지만, 그 특유의 꺽세 춤은 웃음이 절로 나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무대에 나가 춤을 추기 시작하니, 등달아 다른 할머니까지 따라 추었다.
이토록 신명이 많은 분이 엉덩이가 들썩여 어떻게 병원에 누워 계셨을까?






봄이 되어 산나물이 지천에 깔리게 되면, 시장을 찾는 관광객도 나물처럼 깔릴 것이다.
이 날 공연은 곧 들어 닥칠 봄날의 성수기를 위한 워밍업 같아 보였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도 한 둘이 아니다.
정선시장은 주민들 보다 관광객들이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번 설 대목장도 대개의 주민들이 시장보다 활인매장으로 몰리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한 곳에서 편하게 살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다들 상품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품이 비싸다면 관광객인들 모를 리 없다. 부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기를...



사진, 글 / 조문호































정선에서 열리는 고드름축제도 이제 중반을 넘어섰다.

추운 겨울 축제지만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는데, 송어 낚시터와 장작구이 등의 잡고 먹는 곳만 만원이다.
난, 고드름축제에서 열리는 정영신씨 장터사진전 지원하러 왔으나, 먹고 자는 게 영 편치 않다.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아 답답한데다, 동자동도 인사동도 갈 곳을 못가니 더 미친다.
이제 며칠만 고생하면 끝나지만, 좋은 점도 많았다.






이 나이에 언제 어린애처럼 놀 기회가 있겠는가?
어린 시절 고향의 영산 연지 못에서 썰매 타며 놀던 생각도 났다.
겨울철이면 온 동네방네 친구들이 다 모여 썰매를 탔는데,
얼음이 녹아 휘청대는 곳을 질주하다 한 번은 물에 빠진 적도 있었다.






이제는 썰매보다 설피 신고 눈길 뛰는 재미가 더 좋더라.
아마 산골에 살다보면 더 필요한 게 설피 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한가한 틈을 내어 고구마 구워 먹으며 노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정영신씨 웃기는 재미를 알랑가 모르겠다.






반가운 분들도 여럿 전시장을 방문했다.

신주호 부군수를 비롯하여 서건희 문화관광과장, 전상현, 유명선,
박상철씨도 오셨고, 늦게는 강기희씨가 소주와 안주를 사와 가뿐하게 한 잔했다.

그 맛있는 닭발을 이가 빠져 못 먹는 신세가 좀 처량하지만...

강기희씨의 신작 '위험한 특종 김달삼'이 다음 달에 출간된다는 소식도 들었다.

천연염색하는 유재순씨 일행과 저녁 식사하며 부족한 술은 보충했다.






그 이튿날은 일찍부터 강기희씨가 부인을 대동하여 나타났고, 뒤 따라 전상현씨도 왔다.
전 날 저녁 있었던 도깨비소 총각과 유재순씨의 중매 문제를 들고 나왔으나,
당사자인 도깨비총각이 나타나지 않으니, 공술 얻어먹을 일은 물 건너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중매 잘 못하면 빰이 세대라지만, 외로운 사람끼리 한 번 붙어보는 것도 좋을텐데 말이다.



사진:정영신, 조문호 / 글: 조문호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정선엔 또 다른 겨울 축제로 시끌벅적하다.

바로 조양강바닥에 펼쳐 진 정선 고드름 축제다.

 

오는 25일에야 끝나는 이 축제는 고드름의 별천지를 볼 수 있는 눈요기 뿐 아니라,

다양한 경기와 놀이가 펼쳐져 온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기계적인 각박한 삶에서 이런 추억거리를 만들어 두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나?


 

매일 볼거리와 놀 거리가 널렸지만, 설날에는 더 많은 즐길거리가 있다.

연날리기대회, 가족 윷놀이, 가훈쓰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널뛰기, 투호놀이 등

다양한 설맞이 민속놀이가 열려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놀이뿐 아니라 낙동농악 등의 다양한 민속공연을 비롯하여 허영호 산악사진전,

정영신의 장터사진전, 유재순 천연염색 설치전도 열리고 있다.

먹거리로는 정선음식 10선체험관, 겨울송어 회 센터, 장작구이 터도 운영된다.

가래떡, 군밤, 군고구마도 구워먹고, 떡메치기, 어묵 등 먹 거리가 풍성하다.

 

그리고 왕 고드름이나 고드름터널을 배경으로 가족들의 기념사진도 한 장 찍어두자.


    

아래 사진들은 지난 7일 있었던 고드름축제 개막식에서 부터 신비로운 고드름 풍경,

그리고 '정선군청' 앞에서 열린 올림픽 성화봉송 맞이 축하공연 등 하루 동안의 기록이다.

 

축제기간 동안 고드름 축제 부대행사로 열리는 정영신의 장터사진 전시장에 상주하고 있다.

실시간의 기록을 올려야 하나, 행사장에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아 노트북도 사용할 수 없다.

찍은 사진도 올릴 수가 없어, 잠깐 짬을 내어 우체국에 가서리는데,

눈치보여 구구한 사연 말할 시간조차 없구나.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30, 포항의 송도, 사진인의 밤행사 중에 정선에 계신 서덕웅씨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귤암리 노인회에서 서울 롯데월드타워로 관광 가는데, 올 수 있냐는 것이다.

롯데월드타워는 관심 없지만, 동네 분들의 서울 나들이를 어찌 마다할 수 있으랴!

귤암리에서 만날 수도 있지만, 띄엄띄엄 떨어져 한꺼번에 만나기란 동강할미꽃축제같은 행사 외는 쉽지 않다.

이제 가을걷이를 끝낸 터라 모처럼 단체 관광을 나선 모양이었다.

도회지 같으면 경노당에서 쉴 나이지만, 시골에서는 농사일을 주도하는 현역들이다.





포항에서 23일 동안 퍼 마신 술에 파김치가 되었지만, 포항 사진페어가 마무리 된 오후 다섯 시 무렵 출발했다.

밤 아홉시에야 정선에 도착했다. 이튿날 관광버스 편으로 편하게 갈 수도 있지만,

끌고 온 차가 걸려 겨울 옷가지만 챙겨 바로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연이어 일곱 시간을 운전하고 차에서 내리니 어질어질했다.

도착했으면 그냥 잘 것이지 밀린 일 하느라 새벽녘에야 잠들었으니, 매번 바쁜 걸음 치는 것이다.

약속시간까지 갈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으나,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었다.






단체 매표소에 몰려있는 서른 명의 반가운 분들을 뵈니 걱정도 피로도 말끔히 사라졌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젊은 사진사 한 사람이 단체사진을 찍으라며 한 곳으로 모아 세웠다.

얼씨구나하며 나도 사진을 찍었지만, 그 사람이 뽑아 낸 사진은 배경에 없던 서울 야경이 합성되어 있었는데,

5X7규격의 사진 한 장에 만원을 내라는 것이다. 그 것도 한 장이 아니라, 여럿명이 제각기 사진을 구입한 것이다.

기념사진 값에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이 너무 아까웠으나, 어쩌랴!

한 장만 구입해도 복사해 얼마 던지 뽑을 수 있으나, 영업 방해하는 것 같아 잠자코 입을 다물었다.





소지품 검사로 라이터를 맡기는 등 엘리베이터 타는 절차도 까다로웠다.

그러나 고속철처럼 123층을 1-2분 만에 단숨에 올라가 버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시가지가 마치 조감도처럼 한 눈에 들어왔다.

유리로 된 바닥을 내려다보니, 오금이 저렸다.





난생 처음 보는 건물에  감탄보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건축술이 하늘 높은지 모른다지만, 과연 이렇게 높은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이렇게 올려 세우기까지 숱한 말썽을 일으키며 지연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비리를 저지른 롯데그룹 총수일가가 사법부의 심판을 받고 있지 않은가?






고층빌딩 구경보다, 동네 분들과 둘러앉아 먹는 오찬이 더 즐거웠다.

소주 한 잔 나누다보니, 금세 헤어 질 시간이 되었다.





돌아가는 길에 여주 들려 단풍구경 한다기에, 혼자 지하철 타러 걸어나와야 했다.

석촌 호수 주변도 아름답게 물들었지만, 이날따라 벤취에 누워 자는 분이 더 부러웠다.




 


부질없을지라도, 동네 분들 덕에 서울구경 한 번 잘 했다.


사진, 글 / 조문호


















































가는 날이 장날이란 말처럼, 읍내 일보러 간 날이 장날이었다.
이 날은 단풍구경 나온 관광객들이 몰려 그런지 장터가 단풍처럼 울긋불긋했다.






이 것 저것 보느라 눈도 귀도 바쁜데다, 사물놀이 흥이 장터를 뒤흔들었다.
더덕 깎는 할매 손이나 가위 흔드는 엿장수 손이나 바쁜 건 마찬가지다.






정선아리랑시장은 물건 사는 장보다, 구경하러 오는 장이나 마찬가지다.
볼거리가 많기도 하지만, 전국에서 몰려 온 사람구경 또한 볼거리다.






이날도 어김없이 만난 반가운 사람은 귤암리 신승철씨다.
그는 유독 나를 좋아한다. 바보는 바보와 통하니까...
동네에 아무리 해줄 일이 많아도 장날만은 휴일이다.






또 만난 반가운 사람은 박진기, 임미나씨 내외였다.
솟대와 캘리그래피 공방 겸 매장을 공연장 옆에 차렸더라.
어엿한 매장은 장만했지만, 그 쪽은 한가한 자리라 장사가 될지 모르겠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정선아리랑시장 임미순 팀장이 지나갔다.
들고 가는 돈다발에 눈이 뒤집혀, 그만 사진 찍을 생각도 못했네.

이리 저리 바쁜 장날이었다.

사진, 글 / 조문호
























조양강을 끼고 있는 귤암리의 가을은 다른 곳처럼 울긋불긋 화려하진 않지만,

정숙한 여인네 콧대처럼 은근히 아름답다.

언제나 그렇듯, 강변길만 들어서면 일단 마음부터 편해진다.



 


지난 14, 별 거둘 작물도 없는 가을걷이 차 만지산에 들렸다.

항상 만지산 집만 가면, 세상살이 지친 마음 감싸 듯 편하게 하지만,

팔자에 역마살이 끼었는지, 한 곳에 찐득하게 있지를 못한다



 

 


그런데, 귤암리에 평소 보지 못한 카페가 만들어져 있었다.

지붕위에 자전거가 올라 있는 것으로 보아 자전거 여행객들을 위한 쉼터 같았다.



 


윗만지산 오르는 길 옆의 김익수씨 고추는 병이 들었는지 말라가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맛도 없는 땡감이 날 잡아잡수하듯 반겼다.

거둘 작물이래야, 한 단도 안 되는 정구지와 간신히 살아남은 고추 조금이다.



 


오후에 어머니 산소에 들렸더니, 최연규씨네 들깨 밭에서 타작을 하고 있었다.

쌍놈 발 떡이라고, 참 먹는데 끼어 앉아 탁배기 한 잔 얻어 마셨다.



 


다들 만나면 한숨이 깊다.

고추농사를 망쳐, 죽도록 일만하고 빚만 더 짊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배운 게 농사 뿐인데, 그만 두지도 못한다.





내심 땅이라도 팔리길 바라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오나 가나, 사는 게 만만찮다.

 

사진, / 조문호





















 







정선아리랑제가 지난 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달 29일부터 나흘 동안 정선아라리공원 일대에서 아리랑 빛을 발하다주제로 열렸는데,

국내외 아리랑이 뒤섞인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진 한 판 축제였다.

 

입에 주워 담기도 어려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즐거움을 주었지만,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지역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길놀이였다.

정선거리에서 펼쳐 진 '아라리길놀이'는 정선 9개 읍면 주민들의 신명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사실, 지방 축제마다 많은 의미들을 부여하고 있지만,

기실은 지역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자리라 생각한다.

나 역시 축제 때마다 무슨 볼거리를 찾는 게 아니라,

반가운 분들 만나기 위해 축제장 주변을 기웃거린다.

우연히 반가운 사람만나 대포 한 잔 하는 재미보다 더 좋은 게 무엇이겠는가?

 

29일부터 이틀 동안 정선아리랑제가 열리는 축제장을 돌아다니며

귤암리 사람들을 위시하여 반가운 분을 많이 만났으나,

술 한 잔 나눌 처지가 되지 못해 아쉬웠다.

 

나 역시, 산골짜기 살다보니 차를 끌고 갈 수밖에 없었지만,

대개가 운전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차마 음주운전은 할 수 없잖아.

결국 축제도 내 집에서 벌이는 축제가 최고더라.

 

사진, / 조문호

 























































지난 30일, 정선대표음식 시식콘서트와 문학콘서트가 함께 열리는 아라리촌을 찾았다.

반가운 사람들 만나 시와 음악, 음식으로 어울린 한나절이 되었다.


노기환씨 사회로 진행된 시식콘서트에 이어,시인, 정선을 노래하다문학콘서트는 강기희씨가 사회를 맡았다.

그리고 문학과 마술의 절묘한 만남을 보여 준 박경호씨의 마술공연도 펼쳐졌다.

시는 이승철, 안현미, 김이하, 이정록, 손세실리아, 박남준시인이 낭송했고,

노래는 시노래 프로젝트 블루문, 박경하, 이정황, 손병희, 이지상가수가 열창했다.






그 날 정선을 대표하는 음식 열가지를 시식해 보았지만, 솔직히 배가 불러 제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난, 경상도 촌놈이라 짭고 매운 강한 음식들이 몸에 배어 있는데,

20여년 전, 처음 강원도 음식을 먹어보니, 니 맛도 내 맛도 아니었다.

올챙이국수도 그렇지만, 배추전 등 많은 강원도 토속음식들이 닝닝한 것이 도저히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살다보니 이젠 그 맛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정선토속음식 메니아가 되어버렸다.





사람들에게 가장 매혹적인 맛은 뭔지도 모르며 은근히 당기는 맛이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모유같은 그 맛 말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구수하고 넘기면 넘길수록 편안한 그 맛을 어찌 얄팍한 글재주로 옮길 수 있겠나?

그리고 배고파 어쩔 수 없이 먹었다는 산골 음식이 이젠 최고의 웰빙음식이라 하지 않던가? 



    


아무리 맛있는 천하의 음식도, 술 한 잔 없이 어찌 맛있다 할 수 있겠나?

'정선음식콘서트' 주최측에서  술 한 잔 내놓지 않았지만,

다행히 묵객 최명철씨가 전산옥 주모를 꼬셔 부지런히 술배달을 해 왔다.

그러나 차 때문에, 그 아리까리한 아라리막걸리 맛에 젖지 못해 미칠지경이었다.





그 날 무대에 오른 분들 외에도 미술평론가 곽대원씨를 비롯하여 춤꾼 장순향교수, 김여옥시인,

김명지시인, 이창주감독, 황지웅피디, 서예가 김우영씨, 사진가 정영신씨, 정선군의 신주호부군수,

전상현씨 등 반가운 분들을 많이 만났다,



사진, 글 / 조문호



 



 
















































이 길은 정선아리랑제가 열리는 본 무대에서 문학콘서트가 열리는 아라리촌을 연결하는 섶다리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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