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장을 되살리려는 작은 운동에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5층에서  오는 2월 17일까지 열리는 우리시장 기 살리기 운동에, 

뜻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사진 찍는 사람 : 정영신, 조문호

 

 

 

소설가 김승환선생

 

사진가 김광수씨

 

서양화가 정영자씨

 

사업가 박형준씨

 

시인 이행자씨

 

사업가 김진규씨

 

초등학생 김유원양

 

사업가 조은겸씨

 

사진가 변홍섭씨

 

시장 컨설팅전문가 하명정씨와 자녀들

 

귀농인 지동진씨

 

음악인 김민철씨

 

도시대기환경 연구원 김영국박사

 

 

 

사업가 김중호,심지윤 부부와 딸 김유원양

 

회사원 유진오씨와 사업가 편근희씨

 

가정주부 조지향씨

 

고등학생 김희중군

 

회사원 정주영씨

 

간호원 김소연양

 

 

 

사진가 고 헌씨

 

사업가 송성민씨

 

정주영씨 가족

 

내과원장 한기수씨와 한정인씨

 

'진주청국장' 주인 조영희씨

 

팝페라 가수 주은씨

 

치과원장 이세기씨와 소설가 박인식씨

 

인사동지킴이 공윤희씨

 

종로경찰서 권영태경위

 

사업가 조햇님씨

 

사업가 곽성훈씨와 아들

 

 

 

사업가 이기남씨

 

사진가 김보섭씨와 아내 김혜영씨

 

'아원공방'대표 노인정씨

 

시인 김가배씨

 

'SBS' 보도국 김영아 차장

 

시인 조해인씨

 

문화기획자 김기춘씨

 

'오마이뉴스' 기자 박다영씨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유성호씨

 

여행작가 남기환씨

 

유은정, 유재은, 유희옥, 유진숙, 정호원씨

가정주부 조윤경씨

시인 박시교씨

 

 

 


살어리 살어리랏다 / 정선에 살어리랏다 / 머루랑 다래랑 먹고 / 정선에 살어리랏다.  

 

청산을 정선으로 바꾼 ‘청산별곡’의 싯귀지만,

머루 다래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을 일깨우는 열매임이 틀림없습니다.

지난 20일의 정선 주말 장은 머루, 다래를 비롯해 오미자, 송이버섯 등 가을철의 보약들이 다 나왔어요.
이 날은 머루도 먹어보고, 다래도 얻어 먹었답니다.
그 달작 지근한 다래 맛이 아직 입안에 맴돕니다.

관광객들은 본격적인 단풍철을 기다려서인지 평소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철 따라 나온 먹거리들은 시장 좌판을 풍요롭게 했답니다.

오는 길에 이웃한 평창장에 들렸더니, 그곳엔 장꾼들만 나와 있었고 아예 손님들이 없었어요.

전 솔직히 말해 사람들이 적은 한산한 장터를 더 좋아합니다.
장터는 시끌벅적해야 제맛이 난다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으면 정신이 없어요.
이 것 저 것 물건 구경도 하고, 시장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몰려다녀요.

직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피서철이나 행락철에 정해 두고 움직이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요즘 정선시장 문화장터에는 엄마 따라 온 어린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그냥 응석만 부리며 따라 다니는 게 아니라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아주 잘 춥니다.

정기공연인 아리랑공연과 떡메치기 외에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어린이들의 재롱이 정선장의 또 다른 볼거리랍니다.

 

사진,글 / 조문호



 

 

 

 

 

 

 

 

 

 

 

 

 

 

 

 

 

 

 

 

 

 

 

 

 

 

 

 


10일부터 김덕기 씨 소품전                              

=김덕기 씨의 ‘행복한 마을로 가는 길’.


“그림은 모두의 가슴과 가슴에 행복한 미소의 다리입니다. 마티스가 자신의 그림을 ‘쉼을 주는 안락의자’라고 했던 것처럼 평범한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생생한 기운을 전해주고 싶어요.”

누구나 꿈꾸는 소박한 가족의 일상과 행복을 화려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온 화가 김덕기 씨(44)가 오는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작은 꿈 명품 100선’전을 연다. ‘작은 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마당에 꽃을 심고 가꾸는 풍경, 아빠와 함께 그네 타는 아이들, 공원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비둘기, 휴일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 등을 차지게 묘사한 소품 100점을 건다. 행복한 현대인의 ‘이상적인 모습’을 담은 앙증맞은 작품들이다.


김씨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후 보성고 미술강사를 거쳐 2007년부터 전업작가로 활동해 왔다. 그는 “해체된 가정을 회복하는 일이 정부와 사회,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단란한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고집스럽게 그려왔다. 최근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과 행복도 붓끝으로 피워내고 있다.

그의 그림에는 현란한 기교나 난해함이 전혀 없다. 대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붓놀림 같은 동화 세계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질박한 느낌의 화면에 작가 특유의 짙은 감성과 따스함이 배어 있다.

(02)732-3558

[한국경제]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포토샵에서 어느정도 손질은 있었겠지만 재미있는 형상들입니다. 

 

 

 


















 


 



한국 공예의 미래를 위한 소통의 장이 마련돼 주목받고 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가 후원하는 2013 KCDF 갤러리 기획전 ‘건강한 소란스러움을 향한 웅성웅성 크라프트’가 바로 그것. 서울 인사동 KCDF 갤러리에서 9일 오후 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30일까지 3주간 개최된다.

‘웅성웅성 크라프트’는 말 그대로 공예에 대한 말하기와 말걸기를 통해 공예장에 대한 건강한 소란스러움을 유발하고, ‘공예적 생각, 공예적 행위, 공예적 산물’ 모두를 공예로 인식함으로써 공예의 영역을 확대해 공예인의 자존감과 공예 진흥의 자발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이번 기획전은 많은 사람들이 공예에 대해서 이야기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반에서 공예에 대한 관심을 회복하고 공예의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기 위한 장기적인 기획이다. 기존의 기획전이 트렌드를 제시하거나 특정 주제 안에서 완결되는 방식이었다면, ‘웅성웅성 크라프트’는 공예장에 참여하는 여러 행위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공예의 바람직한 모습과 문제를 도출하는 장이기도 하다.



'웅성웅성 크라프트’는 ‘공예, 함께 이야기합시다.’, ‘공예, 현장에 가다’, ‘공예, 미래를 보다’ 등 3가지 독특한 전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예, 함께 이야기합시다.’에서는 ▲공예가, 기획자, 행정가, 갤러리스트, 수집가, 교육자 등 공예계 각 분야에 걸친 현장 전문가들의 영상인터뷰를 통해 공예계 현주소를 다양한 시선으로 보게 하는 전문가 인터뷰와 ▲공예를 전공하는 전국 30개교에서 선발된 학생 PD 32명이 400여 명의 학생들을 인터뷰하며 직접 제작한 영상으로 꾸며지는 와글와글 교육현장 코너다. 또한, 전시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의견을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부대행사로는 ▲10명의 인사가 10분간 스피치(10/10)가 진행돼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만나 공론의 장을 펼치는 특별한 기회도 제공된다. ‘한국 공예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우관호 홍익대 교수, ‘일본의 공예현장’이라는 주제로 구마노 키요타카 오사카 예술대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또 ‘공예, 현장에 가다’ 섹션에서는 ▲공예가 쓰이고 만들어지는 현장을 일반인들에게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공예가의 작업공간을 전시장에 재현한다. 소목공방 심용식, 금속공방 박미경, 규방공방 김인자, 도자공방 김대웅, 유리공방에 김준용 등 5개 분야 작가의 작업실을 공예가의 방으로 구성했다. 각 작가들의 작업과정과 일상, 인터뷰를 기록한 영상이 함께 상영되며, 다섯 명의 작가는 전시장의 공간을 실제 작품을 생산하는 공방으로 사용해 관람객과 직접 소통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공예, 미래를 보다’는 공예의 현실적 비전이 어디서 어떻게 시도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장이다. ▲전통에서 찾은 미래라는 부제 아래 한국 전통미의 원형을 바탕에 두고 재구성한 현대공예작품들을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연출하는 전시다. 공예의 실용성과 장식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공예의 현대적 재해석과 우리나라 공예의 미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신성환 작가의 미디어아트 ‘열다’로 공예의 현장과 공간이미지를 통해 다채로운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웅성웅성 크라프트’의 취지를 빛으로 써내려가는 단어와 문장 등을 통해 담아낸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공예의 역할과 영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봄으로써 공예의 본질에 대한 자각과 미래적 가치를 조망하는 자리가 되리라 생각한다. 공예 원로 및 중장년층에게는 회고와 점검의 자리가, 이제 막 공예인으로 발돋움하는 신진작가와 학생들에게는 가능성 모색의 기회가, 일반인에게는 공예에 대한 친숙함을 유발하는 색다른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손문수 큐레이터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공예가들끼리의 소통의 장소, 그리고 일반인과 공예가들의 소통의 장소로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건강하고 발전적인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널찍한 대청마루, 나지막한 담장, 사계절 달라지는 처마 풍경…. 오랜 세월 전통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한옥이 변신하고 있다.

충남 공주 한옥마을 골목

 

건축비가 많이 들고 편의시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수요자에게 외면받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공사비를 낮추고 현대식 시설을 접목한 보급형 한옥이 등장하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덕분에 한옥에 살고, 한옥에 투자하려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한옥을 리모델링하고 외국인 게스트하우스나 카페, 갤러리로 활용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이들까지 있다. 멋과 운치가 살아 있는 한옥의 주인이 돼볼까?

               
전국에 10만가구, 대중화 초입 들어서
건축비 낮춘 보급형 한옥 잇따라 등장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거주하는 정성주 씨(가명·57)는 은퇴를 앞두고 한옥에 투자할까 고민 중이다. 전북 장수군 출신으로 늘 전원생활을 꿈꾸던 그는 주말마다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 인근 중개업소를 돌아본다.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하던 중 최근 중개업소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대지면적 72㎡짜리 튼튼한 한옥 급매물이 나왔으니 어서 오시라. 7억원만 투자하면 마당 갖춘 널찍한 한옥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게 요지였다.

그는 아내와 자녀들을 설득해 현재 거주하는 100㎡ 아파트를 팔고 조만간 한옥으로 이사할 생각이다. 정 씨는 “자녀 교육 때문에 시골로 가긴 어렵고 단독주택은 성에 차지 않아 한옥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마당에 텃밭을 가꾸고 대청마루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신선도 부럽지 않을 듯싶다”고 말했다.

친환경 건축 바람이 불고 ‘옛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 가옥 한옥이 인기 주거상품으로 떠올랐다. 웰빙 바람, 한류 바람을 타고 한옥이 인기를 끌면서 직접 지어 살거나 투자하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한옥에 대한 향수가 있는 50~60대 베이비부머는 물론이고 30~40대 젊은 층에게도 흙냄새, 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한옥은 색다른 주거공간으로 다가온다.

때마침 한옥 공급도 늘고 있다. 한동안 서울 북촌과 서촌 일대를 제외하면 한옥단지를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요즘엔 전국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한옥마을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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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한옥은 2008년 5만5000가구에서 2011년 말 8만9000가구로 늘었고 최근에는 10만가구까지 급증했다.

대표적인 한옥단지로 북촌 한옥마을이 꼽힌다. 서울 종로구 계동, 가회동, 삼청동 일대 한옥 밀집 지역으로 한옥 900여채가 들어서 있다. 입지가 좋은 데다 한옥 보존이 잘돼 있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는 물론이고 대기업 CEO들까지 한옥 투자에 한창이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북촌 한옥마을 터줏대감이다. 가회동 주택을 2011년 4월 10억원에 매입했고 리모델링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해 말 가회동에 대지면적 482㎡, 건물면적 265㎡짜리 한옥을 45억원에 구입했다. 현재 시세는 5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부인 홍라희 씨도 가회동 일대에 한옥 두 채를 소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한옥 주거지로 전북 전주 풍남동, 교동 일대 약 30만㎡에 들어선 전주 한옥마을도 인기다. 전통 한옥 540여채가 모여 있는 이 마을엔 전통카페, 식당 등 상가와 함께 교동아트센터, 한옥체험관, 공예체험관, 전통술박물관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전시시설이 들어서 있다. 전주 한옥마을은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2000년대 말부터 주목받다가 2010년 슬로시티국제연맹이 ‘슬로시티’로 지정한 후 관광객이 급증했다. 2011년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4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5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덩달아 전주 한옥마을 몸값도 치솟았다. 한옥마을 내 이면도로의 3.3㎡당 토지 가격은 2007년 100만원 선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0만원을 넘어선 곳도 흔하다. 주변 건물의 경우 3.3㎡당 4000만원에 거래되는 물건까지 등장했다.

기존 한옥뿐 아니라 새로 공급되는 한옥도 부쩍 늘었다. 서울시 SH공사는 은평뉴타운 3-2지구 단독주택 부지 3만㎡에 122가구의 한옥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다. 전용 60~200㎡의 다양한 규모로 공급되고 3.3㎡당 분양가는 700만원 수준이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조로운 아파트 생활에 싫증 난 사람들이 한옥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는 데다 희소가치도 있어 당분간 한옥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옥 투자 어떻게 할까

지자체 지원 받으면 매입 부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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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한국관광공사 선정 우수한옥스테이로 꼽힌 공주 한옥마을. (아래)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한옥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땅을 사서 한옥을 짓거나 아예 완성된 한옥을 구입하는 방법이다.

한옥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건 건축비다. 한옥 건축가들은 개량한옥을 짓는 데 들어가는 3.3㎡당 건축비를 평균 800만원 선으로 본다. 한옥 흉내만 내서 지으면 450만~500만원으로도 가능하지만 전통한옥 장점을 좀 더 살리려면 800만~900만원대는 족히 들어간다. 전통적인 미를 살리기 위해 건축 인력과 목·석재 등 자재 질을 높일수록 비용은 크게 뛴다. 1000만~1500만원대까지 오르는 경우도 많다.

김용미 금성종합건축사무소 대표는 “서까래와 기와는 손으로 얹어야 하는 등 수작업이 많이 필요해 그만큼 가격이 비싸진다. 손맛이 들어가지 않고는 전통한옥 모습이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옥이 대중화되면서 최근에는 비용을 낮추고 생활 편리성을 높인 다양한 한옥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조립식 한옥이다. 일명 모듈형 한옥으로 불리는데 대청마루와 기본 골조, 벽체, 문틀 등 각 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한옥은 현장에서 대부분 공정이 이뤄졌지만, 모듈형 한옥은 전체 공정 중 70% 이상이 공장에서 진행된다. 공장에서 부품 가공과 조립을 진행한 후 현장에서 설치만 하는 건축공법인 ‘프리패브(prefab) 방식’이 쓰인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위)북촌 한옥마을 공예체험관 내부. (아래)공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 아궁이         
           
공사 기간도 부담 없다. 현장 공사 기간이 2주~1개월 정도로 기존 한옥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목재는 프리컷(precut) 가공(목재 가공을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것)을 하고 지붕과 벽체에 건식 구조(물이나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시공)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공사비용도 대폭 낮아졌다. 일반 한옥 건축비는 대개 3.3㎡당 1000만원으로 북촌 한옥마을 등지에서 최고급 자재를 사용하면 2000만원대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모듈형 한옥은 70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단독주택처럼 2층짜리 실용한옥도 등장했다. 명지대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이 선보인 시범한옥 ‘화경당’의 경우 1층은 거실 왼쪽으로 사랑채가 자리 잡고 오른쪽 부엌을 지나면 다실이 꾸며져 있다. 화장실과 다용도실도 갖췄다. 2층은 안방, 작은방 등 방 2개와 거실, 간이부엌, 화장실로 구성돼 있다. 안방과 작은방에는 수납을 위한 붙박이장도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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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한옥마을 한옥 방 내부 모습.            

 

보급형 한옥 콘셉트인 만큼 일일이 손으로 가공하는 대신 기계 공법을 적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공사 기간도 단축했다. 건축비용을 3.3㎡당 700만원 수준까지 낮추고 공사 기간도 3개월로 줄였다. 1~2층을 합쳐 142㎡인 한옥을 짓는 데 3억원 정도가 소요돼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원목이 아닌 집성목을 사용해 목재 사용을 최소화한 대신 화산재와 플라스틱을 섞은 초경량 신소재 기와를 사용했다. 벽체에는 황토와 단열재를 함께 쓰고 기둥에 홈을 파 벽을 안으로 집어넣는 기법을 활용했다. 창문 역시 한지와 이중유리로 만든 ‘시스템 창호’다. 김왕직 명지대 한옥기술개발연구단장은 “도심은 땅값이 비싸 2층짜리 한옥을 개발했다. 집성목을 사용했지만 오히려 원목보다 내구성이 좋다. 앞으로 3~4층짜리 한옥도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보급형 한옥이라 해도 3.3㎡당 700만원이 넘어가는 건축비는 여전히 부담이다. 한옥을 지을 때 각 지자체 지원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시는 북촌, 경복궁 서쪽, 인사동, 돈화문로, 운현궁 주변 등 시내 5개 한옥 밀집 지역 내 한옥의 수선비와 신축 비용을 지원한다. 전면 수선에는 보조금 6000만원과 융자 4000만원을, 비한옥을 한옥으로 신축할 때는 보조금 8000만원과 융자 2000만원을 지원해준다. 경기 수원시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내에 한옥을 지을 경우 최대 2억원까지 지원한다. 공사비용의 70% 범위에서 건축 연면적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한옥을 수선하는 경우(리모델링 포함) 공사비용의 50% 범위에서 최대 6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한옥을 직접 짓는 게 번거롭다면 기존 한옥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한옥 시세가 대부분 아파트보다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1990년대 초반만 해도 3.3㎡당 매매가가 700만원 선이었지만 최근에는 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위치가 좋은 곳은 3.3㎡당 5000만원까지 가격이 뛴다. 전세의 경우 99㎡ 한옥 기준 3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경복궁 서쪽 누하동, 옥인동, 통인동에 위치한 서촌 한옥마을은 3.3㎡당 매매가가 2000만원 선으로 북촌에 비해 다소 저렴하다.

한옥이 인기를 끄는 건 단순 거주를 넘어 임대수익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외국인 상대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거나 카페, 음식점, 갤러리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한옥을 구입하는 이들도 늘었다. 오래된 한옥 형태를 유지하면서 내부만 리모델링해 숙소로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2인실 기준 하루 숙박료는 15만원 수준이고 4인 가족을 위한 넓은 평형은 60만원까지 치솟는다.

실제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한옥 게스트하우스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임대 사업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북촌의 경우 숙박료는 방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하루 숙박비용이 5만~10만원 선이다. 대지면적 165㎡에 방이 10개 있다면 월평균 매출액은 1500만원 내외다.

한옥에 투자해 임대 사업을 하면 얼마나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은행 금리 이상의 임대수익률을 기대하는 건 어렵다. 북촌 한옥마을에서 115㎡(35평)를 매입할 경우 3.3㎡당 3000만원으로 계산하면 매매가격이 10억5000만원가량 나온다. 이 집에 월세를 놓으면 보증금 2억원에 매달 300만~350만원 정도 월세 수입을 예상해볼 수 있다. 대출 없이 순수 자기 자본으로 투자할 경우 4~5% 정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수익률은 더 내려간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일반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과 비교할 때 특별한 이점은 없는 셈이다.

“한옥을 지을 때 땅값을 제외해도 공사비만 최소 3.3㎡당 1000만원 이상을 잡아야 한다. 서울 근교에 30평 한옥을 짓는 경우 땅값, 건축비를 포함한 총 투자비만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대지 규모가 커지고 수리비, 리모델링 비용까지 고려하면 20억원까지 치솟기도 한다. 실제로 거주하면 모를까 단순 수익형 상품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지적이다.

한옥 투자 활성화하려면

건축비 줄이고 세제 혜택 줘야

한옥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옥을 신축할 경우 한옥 공사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예상보다 건축비가 많이 들 우려가 크다. 한옥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데다 기계화된 시공이 불가능한 때문이다. 대개 전통 목수가 전통 공법대로 한옥을 지으면 3.3㎡당 평균 15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250㎡ 땅에 연면적 200㎡ 규모의 한옥을 지으려면 땅값과 건축비를 포함해 적어도 15억원 이상은 필요하다는 얘기다. 웬만한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을 훌쩍 넘는다. 이처럼 많은 돈이 들다 보니 한옥에 살고 싶어도 막상 한옥 용지를 분양받거나 한옥을 구입하는 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장은 “한옥을 구입하기 전 개보수 비용을 예산에서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한옥마을로 지정된 북촌 일대의 경우 개보수나 증개축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해당 지자체에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옥은 아파트처럼 대중화된 주택 유형이 아니라 수요가 많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이다. 나중에 팔고 싶은 때 마땅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한옥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저리 자금 지원과 함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일단 한옥을 한 가구씩 지을 수 있지만 20가구가 넘는 대단지는 주택법 적용을 받아 사업 승인을 받고 청약도 거쳐야 해 사업자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20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때 적용되는 주택법과 주택 공급 규칙이 한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옥 개발이 활성화되려면 주택법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옥이 단순한 투자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나무, 기와 등 자재 생산 공장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한옥 투자가 단순한 유행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한옥을 새로 짓거나 기존 한옥을 구입할 때 각종 세금 혜택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건축가들이 본 한옥의 가치

내외부 공간 어우러져 거주 만족감 으뜸

전통한옥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이들은 사실 많지 않다. 한옥 건축가들은 ‘공간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한옥이 갖는 건축적 가치의 으뜸이라고 말한다.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설계, 건축된다는 것이다. 김용미 금성종합건축사무소 대표는 “한옥에서는 대청 누마루에 앉아 마당을 내다볼 수 있다. 똑같은 풍경이라도 아파트에서 바라본 것과 한옥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은 다르다. 집 안과 밖이 처마 밑 공간을 끼고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말한다.

김영택 다원건축사무소 대표는 이 같은 공간적 장점을 공간의 ‘확장성’과 ‘가변성’으로 설명한다. 김영택 대표는 “한옥의 30평은 양옥의 50평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대식 건축에 비해 공간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얘기한다. 한옥은 안방과 중정(가운데 마당), 사랑채가 하나로 관통해 있으며 긴 처마 덕분에 외부 공간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또 접이문을 이용해 공간의 가변성을 높일 수 있다. 그는 또 “서늘한 뒤뜰의 차가운 공기와 마당의 뜨거운 공기가 순환하는 대류 현상이 일어나서 대청에 앉아 있으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도 덧붙인다.

하지만 건축가들은 “한옥 건축비 거품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옥으로서의 ‘격’을 과도하게 높이려다 보니 불필요한 목재를 사용하고 비싼 재료만 고집한다는 것이다.

이재균 이재균한옥 대표는 “창문이나 벽에 사용하는 창호지의 경우 일반적인 종류보다 3~4배 더 비싼 것도 있다. 과시용으로 건물 기둥을 훨씬 더 굵게 만들기도 한다. 격을 너무 낮춰서도 안 되지만 간소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한옥 전체 건축비의 절반 이상은 자재 값이고 그중 80% 이상이 목재에 들어간다. 최근 기와 가격도 많이 올랐다. 한옥 건축비가 3.3㎡당 800만~900만원대라면 이 중 기와 값만 3.3㎡당 100만원을 호가할 정도다. 이재균 대표는 “새로운 보급형 기와를 개발해 가격을 낮춰가야 한다”고 귀띔했다.

건축가들은 한옥이 대중적인 주거 양식으로 자리 잡으려면 전통 방식, 재료부터 바꿔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택 대표는 “한옥 원래의 장점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옛날식만 고집해선 안 된다”고 얘기했다. 이재균 대표 역시 “무조건 옛것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만이 전통한옥을 보존하는 길은 아니다. 구조를 간소화하고 시대 흐름에 맞게 전통 공법과 새로운 방식을 접목해야 한다”며 “보일러실, 다용도실을 지하로 넣고 지하 1층~지상 2층 이상 규모의 다양한 한옥 형태를 개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매경이코노미 제1724호 / 취재 : 김경민·서은내 기자 / 사진 : 윤관식 기자] 

 

간판은 표구화랑, 파는 건 중국산 기념품
주말엔 여전히 10만명 넘는 인파 몰리지만
“문화거리라 해서 찾았는데 특별한게 없어…”
차없는 거리 지정후 땅값·임대료 천정부지
집세 못 이긴 화랑·골동품점 뿔뿔이 흩어져

 

문화지구 지정 10년을 맞은 인사동 거리. 점포 위 간판은 분명 표구사, 표구화랑이지만 값싼 기념품을 파는 가게로

뒤바뀌었다. 중국 관광객조차 “중국 것 말고, 한국 공예품 없나요?”라고 물을정도로 특색없는 아이템 일색이어서

 ‘전통문화의 거리’를 무색케하고 있다.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인사동 길에 들어서면 가슴이 절로 뿌듯해진다. 오래된 것들이 뿜어내는 아취(雅趣)는 나를 사로잡는다. 밥을 안먹어도 배 부르다.”

문화재위원을 역임한 민속품 연구가 예용해 선생(1929~95)은 생전에 이렇게 인사동을 예찬했다. 어디 예용해 선생뿐인가.

삶 속에서 진득이 우러나온 문화유산이 태부족한 서울에서 인사동은 많은 이들을 매혹시켜왔다. 안국역에서 종로 탑골공원까지 약 700m 거리의 인사동은 전통의 자취가 켜켜이 배였던 곳이다. 둥근 달처럼 너그러워 ‘달항아리’라 불리는 커다란 조선백자며 멋스런 반닫이 등이 자리한 인사동 쇼윈도는 그 자체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었다. 그러나 그 인사동은 요즘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문화지구로 지정된 지 올해로 꼭 10년째를 맞았으나 고유한 색채는 외려 자취를 감췄다. 조악한 기념품과 요란스럽게 간식거리를 파는 점포들이 더 도드라지는 형국이다.

▶인사동 문화지구 지정 10년째, 그 현실은?=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의 거리로 골동품점, 화랑, 표구사가 운집했던 인사동은 2002년 국내 최초의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대학로 등이 문화지구로 지정되며 뒤를 이었다. 문화지구란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역사문화자원의 보호와 문화환경 조성을 위해 지정된 공간을 말한다. 그러나 문화지구 지정 10년을 맞은 인사동은 ‘문화는 간데없고, 상업만 판친다’는 안타까운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사동 골목에서 만난 독일인 피터 슈미트 씨(56)는 “문화거리라 해서 찾았는데 좀 실망했다. 우리가 보고 싶은 ‘인사동만의 특별한 것’이 별로 없다. 그나마 골목길엔 전통의 자락이 조금 남아있어 그걸 뒤지는 중이다”고 했다.

요즘 인사동은 주말에는 10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줄을 잇는다. 걷기도 힘들 정도다. 대세는 중국관광객들. 그들은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에서 “중국 것 말고, 한국 기념품 없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우리라고 중국물건 가져다 팔고 싶겠어요? 근데 어쩔 수 없어요. 매년 다락같이 올라가는 임대료 감당하려면 이런 거라도 가져다 부지런히 팔 수밖에요”라고 호소한다.

인사동의 땅값과 임대료는 1997년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된 이래 큰 폭으로 뛰었다. 또 2002년 문화지구가 된 뒤론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이에 화랑, 골동품점은 높아지는 집세를 이기지 못해 뿔뿔이 흩어졌다. 인사전통문화보존회 측은 인사동에 화랑이 현재 200여개라고 하나, 이름만 화랑일 뿐 관광객을 상대로 기념품을 파는 점포가 적지 않다고 했다.
 

▶삼청동, 통의동에 밀리는 인사동=서울을 찾는 외국인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인사동이지만 전통문화거리로서의 특성은 날로 빛을 잃어가고 있다. 전통문화업소가 자취를 감추며 ‘한 번 훑고 지나가는 그저그런 거리’가 되자 인사동은 그 선호도 또한 삼청동, 통의동에 밀리고 있다. 부동산 시세도 삼청동 대로변이 평당 1억2000만원을 호가하는 데 비해 인사동은 1억원 선에 그치고 있다.

자본력을 갖춘 기업의 인사동 및 삼청동 진입이 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추세다. 대성산업 사옥이었던 옛 민정당사는 현재 삼성이 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인사동에서도 가장 요지요, 부지도 큰 이 곳에 대해 인사전통문화보존회 측은 문화예술을 담는 공간, 즉 복합문화센터가 함께 조성되길 희망하고 있다.

북(北) 인사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정독도서관과 북촌한옥마을로 연결된다. 그 길목인 옛 주한 미대사관 직원숙소(송현동)는 대한항공이 7성급 한옥 부티크호텔을 건립 중이다. 인사동과 북촌을 잇는 이곳에 대해서도 문화광장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어디까지나 인사전통문화보존회 및 인사동 사람들의 희망사항일 뿐이어서 옛 민정당사와 미 대사관 직원숙소가 어떻게 개발되느냐에 따라 향후 인사동 및 북촌의 문화벨트는 그 위상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인사동에 깃든 역사와 스토리를 적극 활용해야=한국인이 봐도 도무지 매력 없는 기념품이며 거리환경 정비는 인사동의 시급한 숙제다. 아울러 인사동에 깃든 역사와 스토리를 적극 활용한 스토리텔링도 요구되고 있다. 인사동은 조선시대 궁중화가들의 작업실인 도화서가 위치했던 곳이다. 또 율곡선생의 집이 있었고, 연암 박지원도 탑골공원 옆에 살았다. 게다가 일제의 강압적인 을사늑약 체결에 항거하며 순국한 민영환 선생(1861~1905)의 자결터도 남아있고, 민병옥대감(명성황후 3대손)의 저택이었던 민가다헌도 잘 보존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역사를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를 알리는 표지판도 너무 작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지극히 소소한 것도 한껏 부각시키는 외국에 비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역사를 품고 있는 인사동을 저급한 상업지구로 방치하고 있다.

인사동을 살리기 위해서는 서울시(종로구)는 물론이고 상인, 문화계, 시민들이 지혜를 모으고 실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갈래갈래 작은 골목까지 전통과 문화가 살아숨쉴 수 있도록 입체적이고도 실효성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인사동이란 귀한 진주를 더이상 돼지목에만 걸어놓을 순 없으니 말이다.

 

헤럴드 경제 /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신작 30여점 출품 "사과란 情이자 욕망" 
     

       

 

`가을 향기` (120.3×59.7㎝)

 

 

지난해 `미술 올림픽` 카셀 도큐멘타(독일)에 갔을 때 유독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 독일 신부 코르비니안 아이그너의 사과 그림이었다. 알고 보니 그 신부는 나치 포로수용소에 감금당했을 때도 사과 종자를 개발했고, 날마다 의식을 치르듯 사과 그림을 한 점씩 그렸다고 한다. 그가 그린 작은 사과 그림이 방 한 칸을 가득 메우며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톨릭 사제가 그린 사과 그림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사과는 금단의 과일이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한 것도 그 사과 탓이다. 그래서 서구 화가들은 인간의 타락과 유혹, 죄를 상징하는 의미로 사과를 즐겨 그렸다.

국내 화단에서도 사과 그림으로 불황을 모르는 인기 작가가 있다. 극사실주의 화가 윤병락(45)이다.

그가 그린 사과는 나무 상자가 터질 듯 탐스럽게 그려져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둬서 그런지 그의 그림이 더 눈에 잘 들어온다. 사과만을 집중적으로 그린 지 올해로 10년이 된 그가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사과의 의미를 묻자 그는 "어떨 때는 인간의 욕망을, 또 어떨 때는 풍요로움과 결실, 추수의 의미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그는 사과밭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때 사과와 얽힌 경험과 추억, 기억을 끄집어내 날마다 사과를 그린다. 사과에는 사람들의 따뜻한 정과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그가 사과를 그리게 된 것은 10년 전 우연히 사과를 파는 트럭 행상을 눈여겨보고 나서다. 사과는 `만국 공통어`라서 그런지 그의 사과 그림은 외국 아트페어에서도 인기다.
그는 화실 옥상에서 사과 박스를 사진으로 찍은 뒤 이를 극사실적으로 옮긴다. 사실적인 느낌을 더 살리기 위해 캔버스가 아닌 장지에 그린다. 사과가 얼마나 사실적인지 그림 앞에서 한 입 베어물고 싶은 충동에 침이 고인다. 신작 30여 점이 출품된 전시는 30일까지. (02)732-3558 

 

 [MK뉴스 /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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