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있었던 '민중 총궐기'대회 이후 심신이 편치 않다.
토요일엔 잠도 한 숨 못 잤지만, 일요일은 애인과 데이트하느라 바빴다.
피로가 덜 풀린 몸으로 일어 나 컴퓨터를 켜니, 또 울화가 치민다.


박근혜의 나쁜 짓거리야 말 할 것도 없지만, 반성은커녕 노골적으로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인간으로서 한 가닥 양심도 없는, 저런 인간을 대통령으로 둔 게 너무 분했다.
국민을 우습게 본, 그 대가는 곧 치루게 될 것이다.





이제 강제로 끌어내릴려면, 우리가 더 강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먹는 것보다 잠을 더 자고 싶었으나, 그냥 일어났다. 싸우려면 좀 먹어 둬야했다.
아침 겸 점심 먹으러, ‘식도락’으로 내려갔다.

다들 식사 한 후라, 밥 한 그릇만 달랑 남아 있었다.
천 원짜리 한 장으로, 맛있게 먹었으나,
우건일씨와 뒤늦게 온 분들은 밥이 없었다.

큰 솥에다 라면 몇 개를 한꺼번에 끓였는데,
옛날 군에서 먹던 라면이 생각나, 군침 돌았다.
“라면 좀 먹어 보라”, “수급자 신청은 했냐”는 등
살가운 인사들에 답답한 가슴이 좀 풀렸다.






커피 한 잔하러 ‘동자동사랑방에 갔더니, 김정오씨가 김치 한 박스를 안겨 주었다.
올 겨울에 라면이라도 끓어 먹으려면, 김치가 있어야 할 것 같아 받아 놓았다.
적십자사에서 동자동 빈민들을 위해 보낸 김치였으나, 좁은 방에 둘 자리가 없었다.

틈나면 조금씩 나누어 주려고 옥상에 보관시켜 두었다.








오후에는 동자동 쪽방 촌을 한 바퀴 돌았다.
사람 때 묻은 옛날 건물들과 빤질빤질한 빌딩들이 모여 있는

우리 동네는 돈과 가난이 공존하는 독특한 구석이 있다.






요즘 노숙자로 전전하는 라흥주씨를 거리에서 만났다.
막걸리 두 병 사들고는, 따라 오라며 눈짓한다.
아래 공원 모퉁이에 자리 잡아, 한 잔 얻어마셨다.
술 마시며 했던, 그의 사연도 가슴 아팠다.

돈 벌러 서울 올라 온지가 30여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가족들에 연락마저 할 수 없는 사정이란다.
마지막 남은 4백만원 마저 잘 아는 사람에게 도둑맞아,
이젠 완전 개털되어 노숙자로 전전한다는 것이다.




살아가는 사연들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눈물겨운데,
대통령자리 도적질한 박근혜는 국민들의 피 같은 돈까지 도적질했다.

더 이상, 자격 없는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정의감보다 눈치나 보며 명령에 끌려 다니는 섞어 빠진 검사들도 많지만,
정의감에 피 끓는 검사들도 분명 살아있다.

죄상은 명명백백히 밝혀 질 것이고, 박근혜는 그 죄 값을 받으면 될 것이다.

"그 걸 피하려 잔머리 쓰면, 너 네 아버지처럼 총 맞는다.
순리대로 풀어라!  국민이 살아있고, 역사가 지켜본다."

사진, 글 / 조문호

























동자동에 들어와 크게 깨우친바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이 곳 사람들은 다들 어렵게는 살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내 가슴속에 또아리 튼 부정적인 관념과 사회에 대한 불만이 생각처럼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지만, 난 행복하지 못한 것이다.


동자동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혼자 노닥거리다보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겨를이 없지만,

인사동에 나가거나 일을 하다보면, 또 부정적인 관념이 꿈틀거린다.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에 괜히 심통이 도지는 것이다. 더 수행을 해야 할 것 같다.

하루의 일과처럼 동자동을 한 바퀴 도는데,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매번 보는 골목이고 쪽방들이지만, 볼 때마다 정겹게 다가온다.

가파른 시멘트계단이나 엉클어진 전선마저 친숙하고, 빨래 줄에 늘린 옷까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대개 피폐한 환경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앞서지만, 그 곳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을 알면 사물마저 정겹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달동네가 행복한 동네인 것이다.

내일은 기다려 온 전쟁터에 출전하는 날이다.
동자동 쪽방사람들은 오후2시에 남영역에서 집결하여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행진하기로 되어있다.

오늘 밤 좋은 꿈꾸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꿈을...

사진, 글 / 조문호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10월26일

▲조문호 사진가



서울역 건너편은 우리나라 대기업 빌딩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 거대한 빌딩 틈으로 쪽방들이 코딱지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다. 옛날 사창가였던, 양동을 비롯해 동자동, 도동 에 전세 100만원에 월20만원 정도하는 한 평 남짓의 쪽방들이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외롭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아내와 헤어져 동자동 쪽방 촌에 들어 온지가 한 달 가까이 되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어서다. 간단한 살림살이라 당장의 불편함은 따르지만, 맘 편하게 산다. 그러나 가장 번거로운 일이 끼니 때우는 일이었다. 이젠 얻어먹는 것도, 굶는 것도 이골 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서울역 주변의 쪽방에서 절망스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천 백명이나 되는데, 대부분 독신이었다. 아직까지 그런 집이나 방이 남아있다는 게 신기했다. 위생이란 말 자체가 사치스럽게 들릴 정도였다. 간신히 누울 수 있는 좁은 방에 늘린 어지러운 용품들, 자칫하면 넘어질 것 같은 비좁은 계단의 거미줄 같은 전선들이 불안감을 조성했다. 좁은 쪽방에서 짐이 많아 다리를 못 펴고 주무시는 노인도 많았다. 그들의 방에 가려면, 대낮인데도 어두워 조그만 후레쉬를 지녀야 할 정도다. 그 경사진 좁은 계단을 오르다 자칫하면, 떨어져 죽을 수도 있다.

대개 기초생활 수급비로 사는데, 기초생활수급비 받는 조건이 까다로워져 혜택을 못 받는 분들도 많았다. 혜택에서 비켜난 사람들이 노숙자로 전전하는 것이다. 당장 살기가 급급한데, 무슨 놈의 행정절차가 그리 복잡한가? 조그만 수입만 생겨도 수급자에서 잘려나니, 모두들 일할 생각조차 안 한다. 아니 못하게 한다.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정부가 막은 것이다. 그리고 악덕 건물주들의 횡포도 심했다. 방세는 꼬박 꼬박 받으면서 난방시간을 줄여 추위에 떨게 하거나, 집의 보수조차 하지 않고, 지자체나 봉사단체에서 해 주기만 바란다.

그렇지만,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인정 하나는 살아 꿈틀거린다. 다들 없이 살아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나서 좋다. 아마 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 인정이 살아남았을 게다. 돈이 사람을 망친다는 것을 재인식시켜 주었고, 가진 자보다 없는 자들이 더 인정이 많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대개들 하는 말이 ‘요즘 굶어 죽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몸만 움직이면 무료급식도 늘려있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비로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단다. 그렇지만, 그들도 사람답게 살고 싶어 한다. 20여명이 사는 쪽방건물에 화장실이 하나뿐이니, 아침이면 곤욕을 치룬다. 그러한 육체적 고통보다 더 무서운 건 사회로 부터의 소외고 외로움이다. 다들 복에 없는 돈보다 사람 사는 정에 더 목말라 했다.

어떤 분은 귀가 어두워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셨지만, 어떤 분은 하소연하기도 했다. 자식들이 있지만, 찾지 않는다는 분도 계셨고, 죽는 날만 기다린다며 체념한 분도 계셨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한 푼이라도 생기면 가난한 자식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그게 부모의 마음일 게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 짝사랑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지난 추석 무렵, 동자동 쪽방에서 십 여 년 동안 사셨던 박정용(71)씨가 목메어 자살했다. 경찰이 가족을 찾아 불렀는데, 10여 년 동안 제대로 안 먹고 모은 돈이 1700만원이나 나왔다. 그런데, 가족이란 자는 돈만 챙겨가고, 시신은 두고 갔단다. 어떻게 사람 사는 도리가 짐승보다 못한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스쳐가는 서울역 주변에서 죄인처럼 숨죽이고 사는 쪽방촌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자. 그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한 가닥 희망을 안겨주자. 다들 가난을 물려받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죄 뿐이다. 이제 날씨마저 추워지고 있다. 추위나 더위, 화재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지원이 절실하다. 모두들 쪽방촌 사람들의 어려움과 마음의 상처를 다독여 주자.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서울역 주변을 지나치다 보면, 동자동을 거점으로 떠도는 노숙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대개 지하철 출구의 셔터가 닫히는 후미진 곳에서 자는데, 차거운 바닥은 박스에 의지하지만,

입구에서 내려오는 찬바람은 막을 수가 없다. 어떤이는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자, 안쓰럽기 그지없다.

그들에게 온 몸이 쏙 들어갈 수 있는 침낭이라도 하나씩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

더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동자동 주변과 서울역 지하철 11번 출구를 무대로 오가는 노숙자들을 자주 만나는데,

그들의 바램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동자동 쪽방 촌에 입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일할 수 있다는, 연령제한 등의 갖가지 사정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데,

문제는 일용직 자리도 얻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무료급식소에서 밥은 얻어먹을 수 있으나,

밥만으로 그들의 외로움과 고생스러움을 못견디어, 구걸하여 술을 마시게 된다.






지난 일요일 늦은 시간, 지하철 타러 가다, 잘 아는 노숙자들을 만났다.
세 사람이 술값 마련을 위해 짤짤이를 하고 있기에 나도 끼어들었다.

막걸리 한 병 값이라도 보태주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잃어 주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 동전을 나누어주려니까, 한 잔이라도 마시고 가라며 손목을 잡는다.

사실 술도 술이지만, 그들은 정에 더 굶주려 있다.









2012년에 시행한 전국 노숙인 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노숙인의 수는 13,262명으로

이 중에서 거리 노숙을 하는 사람은 1,811명이고 시설 거주자는 11,451명이라고 한다.

사실상, 노숙인의 규모를 단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통계 자체를 믿을 수 없는 것은 고시원에서 지내는 사람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도시의 일용직이나 오 갈 때 없는 사람들이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도 바로 노숙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 대상인 것이다.

대개 노숙인이 되는 과정은 질병이나 사고에 따른 노동력 상실, 사업 실패에 따른 실업,

가출이나 이혼 같은 가정문제 등으로, 대개 경제적인 문제다.

그러나 여성이 노숙인이 되는 과정은 일자리를 잃은 남성 노숙인과는 다르다.

실업 상태의 남성은 사회 경제적 안전망의 부재가 중심이라면 여성의 경우에는 가족 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정 폭력 등 가부장적 가족 구조 속에서 생겨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양육이라는 난제도 따른다.











대개의 시민들은 노숙의 원인을 게으름과 알코올 중독, 정신건강상의 문제 등

일하기 싫은 나태함으로 노숙자가 되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이러한 인식들이 노숙인 사회복지현장에서 걸림돌로 작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노숙인 쉼터 이전이 지역주민의 반대로 무산된다거나, 항의성 민원으로 인해 쉼터가 폐쇄되는 경우다.

하지만 노숙인 역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같이 살아야 할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인 것이다.

특히 이들이 취업의 접근성이 용이한 곳에서 지내야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거리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것은 개인 공간 확보가 제일 우선이었고,

그 다음이 일자리 확보와 건강문제 순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적합한 취업 연계, 직업 교육, 의료서비스만 제공된다면

상당수가 거리 노숙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사회의 가장 빈곤층인 노숙자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입안해야 되고, 지자체에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한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라도 우리 모두가 그들을 껴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우선, 집에 사용하지 않는 침낭은 없는지, 구석구석 살펴봅시다.

있으면 좀 보내 주세요. 나이 많은 노숙자부터 차례대로 전해 주겠습니다.

그러나 새 침낭은 보내지 마세요. 신품은 남대문시장에 팔아 술을 마십니다.


보낼 주소: 서울 용산구 후암로 57길 3-14 (동자동) 1동403호


사진, 글 / 조문호





















지난11일 정오 무렵, 밥 얻어먹으려 나갔더니, “형! 술 한잔해요”라며 정대경씨가 손을 끈다.
소주 한 병과 우유 한 팩을 사들고는 구석진 놀이터로 끌고 갔다.
그 때까지 이불을 감고 벤취에 자는 사람도 있었고,
한 쪽에선 열심히 운동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대경씨는 이미 취기가 돌았고, 난 빈속이라 짜리리리 한 기분이 좋았다.
이 맛 좋아하다간 알중 되기 십상이지만, 좋은 것은 좋은 것이다.

“니는 어디서 자노?”라고 물었더니 손을 내저었다.

그는 여지 것 장가도 못 갔다고 했으나, 안 가길 잘했다 싶다.

혼자만 고생하지 가족까지 개고생시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오 갈 때 없는 따라지신세라 방세라도 만들려면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그게 간단치않다. 그래서 병원 다닌 진료기록까지 받아왔다며 보여주었다,

고향은 어디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의 감정이 격해졌고, 나도 마음이 아파 잠시 자리를 피했다.

소주 한 병과 육포를 사왔더니, 감정을 삭이고 있었다.


보성에서 자라며 집에 불이 났던 일, 광주5,18때, 복날 개 맞듯, 죽을 뻔 했던 일,
서울 올라와 노가다로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 온 사연 사연을 줄줄이 풀어갔다.
그런데, 아픈 데가 생겨 일용직마저 쫓겨났다는 것이다.
받을 돈이 칠십 만원 남았으나, 이 핑계 저 핑계 둘러대며 오십 만원만 주었는데,
그 마저 술 마시다 어느 놈한테 털려 빈털터리가 되어버렸단다.

대부분의 노숙자들이 정대경씨 처럼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고, 가슴 아픈 사연도 다 있다.
몸만 움직이면 굶어 죽을 일은 없으나, 날씨마저 추워지니 걱정인 것이다.

정치인들이여! 제발 정신 좀 차리자. 당쟁보다 빈민부터 구제하자.
사대강을 파헤쳐 자연과 함께 수많은 돈을 수장시키지 않았나?
쓸데없는 일에 국고를 탕진하면서 왜 빈민들의 삶은 외면하는가?


그 낭비한 돈의 몇 억분의 일이라도 빈민복지에 보태었다면, 이런 사람 다 구제할 수 있다.
당장 살길이 급한데, 무슨 형식이나 절차가 그렇게도 복잡한가?
더 날씨 추워지기 전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부터 마련해 주자.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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