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동강할미꽃 축제가 지난 29일부터 31일까지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열렸다.

오전10시 30분부터 진행된 개막식은 정선아리랑시장 문화장터를 움직이는 MC 정춘경씨 사회로 시작되었다.





동강할미꽃축제 최완순 추진위원장의 인사와 정태규 정선군 부군수를 비롯한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지역인사들이 참여한 동강할미꽃심기도 진행되었는데, '그림바위' 김형구 관장 내외도 자리했다.

관광객이 없는 축제라 동네잔치나 마찬가지였다.





작년에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 한 분이 정선군에 민원을 제기한 적도 있다.

대중교통이 불편해 정선터미널에서 축제장을 잇는 셔털버스를 운영해 달라는 민원과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이 먹을 수 있는 식수를 제공하라고 했으나, 바뀌지 않았다.

올해도 축제장 차림표에 작은 생수 한 병에 천원, 자판기 커피 한 잔에 천원이란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정말 한심했다. 작은 욕심이 큰 것을 잃는 걸 왜 모를까?





개막식이 끝날 무렵 최승준 정선군수와 귤암리 최연규씨가 나타났다.

손님을 맞은 최연규씨가 차려낸 음식을 보고 불평을 쏟아냈다.

손님 대접을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냐며, 잔치 집에 돼지라도 한 마리 잡아야 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연규씨만이 아니라 귤암리 어른 대부분이 불만이 많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욕먹기 싫어 입 다물고 있을 뿐이다.

‘인심좋은 귤암리’란 말은 옛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나 역시, 문제를 떠 벌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어차피 외지인이 없는 지역잔치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동네잔치라도 잘 하도록 돕는 수밖에 없다.

그 대신 동강할미꽃 축제에 외지인을 끌어들이는 홍보는 일체 않기로 했다.

그렇지만 귤암리 주변의 수려한 경관과 함께 동강할미꽃을 만날 수 있는 삼월 하순경의 귤암리 여행은 적극 추천한다.





정선 ‘동강할미꽃’은 동강 유역의 석회질 바위틈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종이다.

다른 할미꽃과는 달리 절벽의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며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우는 것이 특징이다.

하얀 솜털이 아름다운 순수한 자태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동강 할미꽃의 신비와 자연의 경이로움만으로도 행복한 봄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동강할미꽃이 필 시기만 되면 전국에서 아마추어 사진인들이 몰려든다.

처음에는 꽃에 물을 뿌리거나, 꽃을 감싸는 마른 잎을 제거하는 등, 꽃이 견디지 못하도록 위해를 가했다.

이젠 그런 일이 사라졌는데도 일부 방문자가 올린 글을 보니, 아직까지 그런일이 벌어지는 것 처럼 적어놓았다.




 


그래서 동강할미꽃 훼손에 대한 지난 이야기를 다시 언급하려 한다. 

사건의 발단은 2015년 동강할미꽃 축제에 초대 전시된 야생화 사진가 김모씨 사진이 불씨가 되었다.

물을 뿌려 이슬처럼 보이게 하거나 마른 잎을 뜯어내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인공조명까지 비춘 사진이 있었다.

아마추어 사진인들을 지도하고, 들꽃 사진을 심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런 사진을 보고, 그 사진이 좋은 사진으로 생각하니 아마추어 사진인들이 답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015년 동강할미꽃 축제에 초대 전시된 야생화사진 전문가 김모씨의 사진, 꽃잎에 물방울이 맺혀있다. 



결국 야생화사진 전문가라는 사람조차 생태사진의 가치를 제대로 모른다는 말이다.

동강할미꽃은 햇볕이 들어 따뜻해져야 꽃 봉우리를 피우니 이슬이 맺힐 수가 없고, 사진처럼 마른 풀이 없을 수가 없다.



2015년 동강할미꽃 축제에 초대 전시된 야생화사진 전문가 김모씨의 사진, 옆에서 인공조명을 비춘 흔적이 역역하다.



생태사진이란 꽃의 습성이나 자연적인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왜 모를까?

특히 동강할미꽃은 꽃송이만 크로즈업 하는 것보다 높은 벼랑에 피는 주변 환경이 나타나야 가치가 있다.

 


 88년 4월 최초로 동강할미꽃을 찍은 이석필사진, 주변환경이 잘 나타났다



그래서 작심하고 전시된 사진을 문제 삼은 것이다.

‘서울문화투데이’ 칼럼과 ‘인사동 사람들’ 블로그에 “수난 당하는 동강할미꽃‘이란 제목으로 내막을 샅샅이 까발린 것이다.

당사자인 김모씨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밖에 없지만, 공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 당시 야생화를 찍는 엄청난 수의 아마추어 사진인들이 블로그에 접속하는 등 파문을 일으켰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이후부터 동강할미꽃의 수난이 수그러들었다.





결정적인 것은 생태사진에는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사진이 좋지 않은 사진이란 것을 아마추어 사진인 스스로 깨달았다는 점이다.

문제는 야생화를 찍어 달력을 만들어 팔거나 사진원고를 팔아서 사는 야생화 사진가 김모씨의 사진계 위상은 물론

상업행위에 따른 수익에 치명타를 입은 것이다.

그 일로 명예혜손으로 나를 고소한 지가 일 년이나 되었으나,  법원에서 아직까지 감감소식이다.



13회 동강할미꽃 축제장에 전시되어 있었으나, 누가 그린 그림인지 작가를 밝히지 않았다.



동강할미꽃이 슬픈 꽃인지, 수난이 너무 많다.


“할미야 할미야 벼랑에 핀 할미야

죽은 울 엄마 그립게 하는 동강가에 할미야“



사진, 글 / 조문호

















이석필사진



올해도 변함없이 귤암리 벼랑에 동강할미꽃이 수줍게 고개 내밀었습니다
열세 번째 맞는 ‘정선동강할미꽃축제’가 오는 3월29일(금)부터 3월31일(일)까지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열립니다.

그리고 박광호 까마귀그림은 3월30일 오전9시 무렵 태울 작정입니다.
장소는 정선군 정선읍 윗만지산길 56-5 소재, 저의 작업실 마당입니다.


쥐띠부인이 그 그림을 가져가려면 3월29일까지 찾아와 정중한 사과와 함께

내 사진을 돌려줘야 찾아갈 수 있습니다.

태울 것이 두려워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접수시킨 모양인데, 어림없습니다.



 

무너진 돌계단 주위에 진달래가 피어있다.

이 화창한 봄날, 왜 그리 슬퍼 보이는지..

도망치려는 내 마음을 눈치 챈 걸까?

아니야! 아니야!” 다독였으나,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지난 3월 29일부터 만지산에서 나흘간 머물었다.

'동강할미꽃축제' 사진전이 날 붙잡은 것이다.

전시장은 정영신 동지에게 맡겨두고,

잠시 만지산 집으로 들어 왔다.





'통도사' 수안스님은 꿈꾸는 집이라 이름 주셨지만,

꿈만 꾸어 그런지, 힘들어 못 살겠다.

이제 영정사진으로 사용하려는 알 몸까지 지쳐버렸다. 



 


지난번 바쁘게 떠나며 챙기지 못한 것도 거두고,

방 청소를 하려니 물 부터 받아야 했다.

지하수 분쟁의 연결점인 우리 집 땅속 밸브는 늘 잠겨있다.


밸브를 열면 물이 새니, 마음대로 쓸 수가 없다.

조금만 받으려고 밸브를 살그머니 열었는데,

호스 연결점에서 물이 삐쳐 올라 물을 뒤집어 써야 했다.



 


제기랄!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수도정 사준지가 오래건만, 옆집 때문에 고치질 않는다.

더 이상 다른 집은 물 주지 않는다는 내용의

연판장에 서명하지 않았으니, 미운털도 박혔을 것이다.


수시로 열리는 지하수 회의에 참석 할 수 없어

위임장에 도장 찍어 준지 몇년이 되었다.

얼마 전, 처음으로 본 정관에 어이 없는 항목도 있었다.

헌집을 새집으로 개조해도 이 백 만원 내야 한다는

우리 집을 겨냥한 내용도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물싸움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지켜본 죄다.

얼마 전 정선 군수 중재로 물주겠다는 약속을 했다지만,

아직 마음의 빗장은 열지 않은 것이다.


한 집은 연결되었다지만, 고장 난 우리 쪽 라인을 고치려면

수도관이 지나는 밭 주인의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는 거다.

그 밭 주인이 누구더냐?

여지 것 물 분쟁을 주도한 사람이 동의서를 쓰 주겠는가?





이제 더 이상 쪽팔리게 하지 말고. 제발 끝내라.

자기중심의 정선 산골사람들 근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돈 때문에 변해버린 사람들 모습이 싫어졌다.

아무리 살기 좋은 곳도 사람이 싫어지면 못 산다.

 

저 많은 짐들은 어쩌며, 울 엄마는 어쩔거냐?

아직은 미련이란 게 남았으니, 버리지도 못한다.

울 엄마 계신 산소 올라가, 술 한 잔 올리며 하소연 했다.



 


와, 지난번엔 차 쳐 박아 못가도록 용심 부렸소?

산소 왔다 발목 잡힌 지난 이야기부터 꺼냈.

~ 이놈아! 자식 못되게 하는 애미 봤냐?

그 날 가면 다치니까 잡은 거지

그 말을 믿어야지 어쩌겠나?

 

이제 영정이 새겨진 무덤 앞의 목판 사진도 지워지고 있었다.

저 사진이 지워지면 엄마도 지워질 것이라고 말한 그 때가 생각났다.

엄마도 이제 육신이 허물었겠네요. 그만 화장할까요?“라며 슬쩍 떠 보았다.





태우던 버리던 거기 무슨 소용이고!

니 마음 다 안다,

그냥 순리대로 살아라. 모든 건 때가 있다



 


정녕, 만지산의 봄은 오려나?

 

사진, / 조문호





















 

 

 

 


열길 벼랑에 처량하게 핀 동강할미꽃이 슬프다.

2018년 04월 06일 (금) 01:33:23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정선의 동강할미꽃이 피어나야 강원도의 봄은 시작된다.

정선읍 귤암리의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가 마련한 제 12회 ‘동강할미꽃축제’가

지난 3월30일부터 4월1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동강생태체험전시관’일원에서 열려, 봄나들이 한 상춘객들을 맞이했다.



▲ 귤암리 벼랑에 피어있는 동강할미꽃 Ⓒ정영신


‘동강할미꽃’은 아우라지를 사이에 둔 애틋한 연인의 연모가 조양강 뼝대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이야기도 있고.

동강할멈과 할아범에 대한 그리움이 동강할미꽃으로 피어난다는 소문도 있으나 아무런 근거는 없다.

꽃이 알려진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전설이란 이름을 달고 등장해, 자칫 역사를 왜곡시킬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한다.



▲ ‘동강할미꽃보존회’최완순 회장 Ⓒ정영신


동강물줄기를 굽어보는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동강할미꽃은 머리카락 같은 미세한 뿌리가 바위틈에 들어가 자생하는 꽃으로,

마치 강원도 산골 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 애착이 간다.

산소에 피어나는 고개 숙인 할미꽃과는 다르게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우는 동강할미꽃에서 신비로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 내빈축사하는 신주호 정선부군수 Ⓒ정영신


동강할미꽃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1988년 야생화 사진가 이석필씨가 최초로 촬영할 당시에는 강을 건널 땐 다리가 없어 헤엄을 쳐서 건너갔다고 했다.

이석필씨는 그 당시 들꽃이 살아가는 환경 차원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후에 사진가 조문호씨가 이끌어온 '환경사진가회' 일원으로 활동하며

최초에 찍은 할미꽃 사진을 환경사진집에 발표한 것이다.

그 이후 1997년 김정명씨가 동강할미꽃을 찍은 꽃 달력 사진을 본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박사가

2000년 ‘동강할미꽃’이란 이름을 달아 세계 유일종으로 발표하며,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 1988년 4월 야생화사진가 이석필씨가 최초로 찍은 동강할미꽃

(1999년 발행된 '동강' 환경사진집에서 스크랩)



한국특산종인 보랏빛 나는 ‘동강할미꽃’은 정선, 영월, 삼척, 태백 등, 석회암지대에서만 서식하는데,

그 중 굽이굽이 절벽으로 이어진 정선 귤암리의 아름다운 경관 속에 피어나는 꽃이 가장 아름답다.

그 이후 귤암리 주민들이 협력하여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가 만들어지며, 2008년 정선군 군화로 지정된 것이다.

또한 동강할미꽃은 2,000년 동강댐 건설 백지화 결정에도 크게 기여한 식물이다. 당시 고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 최초의 신종으로 추정되는 7종의 동식물과 20여종의 멸종위기동식물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해 동강 댐 설치를 막은 것이다.





▲ ‘아리랑예술단’의 아리랑공연 Ⓒ정영신


구구한 세월동안 석회암 절벽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며 살아 온 이름 없는 야생화가 세상에 알려지며,

사진인들이 몰려드는 등 오히려 수난을 당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또한 꽃이 피는 4월이 되면 야생화를 사진에 담으려고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사진인 들이 많이 생겨난다.


자연환경을 다치지 않도록 있는 그대로의 꽃의 습성이나 주변여건까지 함께 담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꽃만 부각시키기 위해 꽃을 보호하는 주변의 마른 풀을 다 뜯어내고,

심지어 꽃잎에 물을 뿌리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제12회 동강할미꽃 축제'에 참석한 내빈들모습 Ⓒ정영신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의 모임인 ‘동강할미꽃보존회’에서 생태계를 보호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

야생화가 있는 모습 그대로 자랄 수 있도록 둬야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축제로 인해 자연생태환경이 몸살을 앓아 온 것도 사실이다.

야생에서 자라는 식물은 인간의 숨소리와 입김마저도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것을 진정 모르고 있는 것일까.



▲ 귤암리부녀회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모습 Ⓒ정영신


강원도 문화관광해설사인 서덕웅씨는 “사진을 예쁘게 찍으려고 잎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손을 타기 때문에 수정되지 않는다.

분별한 사람들의 행동이 자연을 죽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덕웅씨는 지역자산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동강할미꽃 보존을 위해 애쓰고 있다.



▲ 동강할미꽃지킴이 서덕웅님 Ⓒ정영신


이날 열린 ‘제 12회 동강할미꽃축제‘ 개막식은 정선 군립 ‘아리랑예술단’의 아리랑공연으로 시작되었다.

‘동강할미꽃보존회’ 최완순 회장의 개막선언과 신주호 정선부군수 등 내빈의 축사가 이어진 후,

다양한 공연과 전통놀이 마당, 동강할미꽃 심기 등의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의 마당이 되었다.



▲ 동강할미꽃 심기 Ⓒ정영신


축제가 펼쳐진 생태공원에는 수필가 우애자씨가 준비한 한복체험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교복과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어느 지역을 가보아도 똑같은 행사를 진행해 지역적인 특색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줄 모르고, 타지의 가수를 초청해 흥을 즐기는데,

차라리 정선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노래한 정선아리랑을 관광객과 함께 배우는 시간이 마련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 떡매치기 하는 관광객 Ⓒ정영신


이번 축제엔 필자의 ‘장터 사람들’과 조문호씨의 ‘산골 사람들’ 사진전이 열려 멀리서 지인들이 찾아왔는데 다들 불편하고 불쾌감을 호소했다.

축제장으로 올 수 있는 교통편의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손님을 맞을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정선터미널에서 축제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해야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식수대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 '산골사람들'사진전시에서 만난 사진의주인공 이선녀씨와 사진가조문호 Ⓒ정영신



요즘은 지자체에서 마련하는 축제의 전성기다.

그러나 지역적인 특색은 사라지고 천편일률적인 행사로 관광객들을 식상하게 한다.

지역축제는 그 지역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는 소중한 체험을 통해 지역문화를 함께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30일부터 4월1일까지 정선 귤암리 ‘동강생태체험전시관’에서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렸다.
축제 부대행사로 정영신의 ‘장터 사람들’과 조문호의 ‘산골 사람들’사진전도 있었다.
작은 규모의 사진전이지만, 기회가 닿는 분들을 위한 정보차원에서 소식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와 주셨다. 태백은 그리 멀지는 않지만 서울과 부산에서 오신 분도 있었다.
다들 반갑고, 고마웠다. 볼 것도 먹을 것도 없는 초라한 잔치에 와 주신 그 따뜻한 마음이...




전시된 산골 사람들’사진은 큰 쪽이 140cm쯤 되는 네 점을 액자 없이 벽에 붙였고,
정영신의 ‘장터 사람들’ 열 점은 다양한 크기의 액자라 이젤 위에 올렸다.
바람 불면 이젤이 넘어지기에 사진전 부스를 별도로 만들었는데, 손님 맞을 자리가 되어 주었다.




여지 것 우리 동네 일이면 아무 조건 없이 사진을 내 걸었는데,
이제부터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경비를 안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 끼질 우려도 있지만,
있는 사진으로 대충 채우니 제대로 된 전시도 보여줄 수 없었다.




귤암리 인심이 야박하다며 타박하기도 했으나, 어쩔 수 없다.
공과 사는 구분할 수밖에 없는데, 부스 하나 정도의 전시라면 평균 하루 50만원 정도의 비용을 받는다.
한 사람 전시라도 사흘이면 백오십만원을 받아야 했는데, 전시 작가에게 주는 식권 한 장 없었다.



좋아하는 자판기 커피마저 매번 천원 주고 사먹어야 했는데,
그것도 돈 받고 파는 사람이 이웃집 아낙이라, 내가 더 부끄러웠다.
참여 작가는 밥을 주기로 되어 있다지만, 구걸하는 것 같아 그냥 사 먹었다.
대개 찾아 주신 손님들이 밥과 술을 샀지만, 더러는 내가 대접해야 할 손님도 있었다.
두 사람이 나흘 동안 아무 일도 못한 채. 돈만 써야하는 자체가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밥값, 술값을 많이 내 주신 사진가 박병문, 이광수, 이정환씨께 감사드린다.

이정환씨는 제자 성유나씨와 함게 왔는데, 통풍으로 다리까지 절며 온 어려운 걸음이었다.
그리고 부산에서 오신 이광수교수는 내가 교주로 존경하는 분이라  송구하기 그지없었다.

동강할미꽃 축제에 온 것이 아니라, 그림바위마을에서 열리는 ‘산골 사람들’사진전을 보러 오셨지만,

가까운 지역민도 잘 찾지 않는 전시를 보기위해 멀리서 오셨으니, 더 고마웠다.




사실은 보름 전에 올 예정이었으나, 서로의 사정에 의해 전시가 끝나는 날 오게 된 것이다.

더욱이 아내와 함께 온다기에 더 기다려졌다.

저토록 기가 세고 거침없는 양반을 꼼짝 못하게 하는 분이 과연 어떤 분일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힘으로 기를 제압하지는 않을 테니, 아마 한 수 위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아내인 유재희씨를 만나보니 첫인상도 좋지만, 상대를 참 편안하게 했다.

가끔 의미 있는 말을 한마디씩 툭툭 던졌지만, 별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사려 깊은 분 같았다.

너무 잘 어울리는 부부인 것 같았다.

이성적인 아내와 감성적인 남편의 차이나, 말 잘하고 하지 않는 차이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 오히려 좋을 것 같았다,

문제는 두 분 모두 기가 세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광수씨가 집에서는 기를 죽이는 것 같았다.




이틀 동안 가리왕산휴양림에 여장을 풀고 등산도 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첫 날은 사진가 박병문씨와 함께 민물탕 잘하는 ‘짐포리식당’에서 한 잔하고,

그 이튿날은 사진가 이정환, 성유나씨와 함께 그림바위마을에서 열리는 ‘산골 사람들’사진전을 보러 갔다.

그림바위예술발전소 관장이며 화가인 김형구씨 내외가 반갑게 맞아 주었는데,

전시를 보고 와서는 ‘국일관’에서 백숙을 안주로 또 한 잔했다.




이광수, 유재희씨 내외 분을 비롯하여  이정환, 성유나, 하재은씨는 부산과 서울에서 와 주셨고, 

태백에서 온 박병문씨와 정선 읍내의 신주호, 김수복, 최원희, 최성준, 김형구씨 등

많은 분들이 동강할미꽃 축제장에 들려 사진전을 축하해 주었다.


사진, 글 / 조문호







































































올 해로 열 두 번째 맞는 동강할미꽃 축제가 지난 30일부터 4월1일까지

정선 귤암리 ‘동강생태체험전시관’에서 열렸다.
사실, 이 축제가 열린지는 오래되었지만, 주민들의 축제에 대한 몰이해로
상춘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맘 때면 동강할미꽃 찍으러 전국에서 몰려오는 사진인들 숫자 또한 적지 않아
그들을 염두에 둔 축제 기획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어린이 사생대회나 할미꽃사진전 등 간단한 행사들만 반복되는 

축제라기보다 동네잔치에 가까운 수준이다.




초창기에는 강변과 산길로 이어지는 동강할미 상여 길 연출, 섶 다리 재현,
조문호의 ‘신명’ 설치전 등 여러 가지 볼거리로 야심차게 추진하기도 했으나,
번거롭다는 주민들의 반대로 중단되고 말았다.



그 이후부터 개인 사진전이나 부탁하면 걸어 주었지만,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지만 주민들과 읍내 있는 분들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가능하면 축제 개막식은 봄나들이 겸 꼭 참석했다.




그러나 세월에 알려지며, 주말 상춘객이 늘어나자 그만 돈벌이에 맛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손님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라야 동네에서 만들어 파는 음식이나
재배한 동강할미꽃 화분 파는 게 고작인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그런데, 오랜만에 봄나들이 한 상춘객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른 식당에서는 그냥 주는 좌판기 커피를 천원에 팔거나 음식이 비싼 거야
안 사먹으면 되지만, 목마르면 물은 마셔야 할 것 아닌가?



축제장 어디에도 생수대나 물 마실 곳을 마련해 두지 않은 채,
작은 생수 한 병을 천원에 판매한 것이다.
돈보다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군청에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




장사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물이나 커피를 비싸게 팔면 모든 음식이 바가지란 인상부터 주게 된다.
돈만 알지 장사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 동네 터줏대감 이야기로는 장사해 남은 돈으로 일한 사람들 바닷가 회 먹으러 가는 것이 고작이란다.
'정선군청'이나 '강원랜드'에서 후원하는 금액만도 충분한데, 그 지원금은 다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다.




축제가 열리는 귤암리가 어떤 곳인가?


산 높고 물 깊은 두메산골 귤암리가 인심 좋은 동네로 소문났으나,
동강 댐 백지화로 생활환경이 바뀌며 변하기 시작했다,
다들 새집 짓고, 집집마다 티브이 안테나가 들어서며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
이제 인심 좋기는커녕, 야박하기 짝이 없는 동네가 되고 말았다.



귤암리 만지골의 지하수 분쟁은 이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을 ‘신판 봉이 김선달’이란 소리까지 듣게 하는 이 분쟁 역시
이주민에 대한 원주민의 갑 질에 다름 아니다.
‘고래 싸움에 세우 등 터진다’는 말처럼 나까지 물 사용에 지장을 받고 있다.




옛날에는 낯선 사람이 귤암리를 찾으면 뭘 먹이지 못해 안달이었다.
없는 살림이지만 옥수수나 감자를 삶아 대접하는 등 인심 좋기로 소문난 동네였다.
깊은 산골이라 사람 만나기가 힘들 때라 반가워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마을 어귀에는 ‘인심 좋은 귤암리’란 표석이 세워져 있다.




내년 부터는 동강할미꽃축제가 새롭게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축제기획 자체를 재정비하고, 최소한의 방문객 편의는 제공되어야 한다.
제일 먼저 해결할 것은, 이곳은 버스가 하루에 네 번밖에 다니지 않는 산골이라,
축제기간 동안 정선터미널에서 축제장까지 매 시간마다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라.
둘째, 축제장 서너 곳에 물을 마실 수 있는 음료대를 설치하라.
셋째, 동전 넣고 커피나 음료를 뽑을 수 있는 좌판기를 비치하라.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동강할미꽃 축제의 미래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못 오게 막을 작정이다.

아래 사진은 축제기간 동안 있었던 이런 저런 모습이다,

사진, 글 / 조문호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가 주최한 제10회 동강할미꽃 축제가

지난 4월1일부터 3일까지 정선,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행사장에는 서덕웅 보존회장을 비롯하여 전정환 정선군수, 차주영 정선군의회의장,

한종수 정선읍장, 김수복 정선군 문화예술과장 등 많은 인사들과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높은 벼랑에 핀 동강할미꽃의 처연한 자태를 감상하며 정선의 봄을 맞이했다.

이제 동강할미꽃축제는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축제로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동강할미꽃들과 함께 열리는 사생대회나 백일장이 크게 기여한 듯 했다.

이 날 떡메 치는 재미도 솔솔 했지만, 어디 이웃과 함께하는 재미에 비할소냐.

귤암리 부녀회에서 마련한 음식과 막걸리를 마시며 봄의 여흥을 마음껏 즐긴 것이다.

이처럼 마을축제란 주민들이 화합하는 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잘 안 된다.

농사철에 접어들면 쉴 겨를이 없지만, 이 날 만큼은 만사를 재쳐두고 나와야 했다.

그리고 정선 문화예술인들이 그렇게 많지만, 모습을 드러낸 분은 김우영씨 한 분 뿐이었다.

예술한다는 사람들이 그러니, 농사일에 바쁜 주민들만 탓할 일도 아닌듯 싶다.

내가 사는 만지골은 지하수를 둘러싼 원주민들과 이주민의 분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하수 펌프나 배관을 보수하는데 따른 비용분담으로 발생한 사건이란다.
축제장에서 만난  전정환 군수께 지하수 관리비용을 군에서 부담할 수 없냐고 물었더니,
즉석에서 한종수 읍장을 불러 해결방법을 모색하자며 걱정해주셨다.

한종수 읍장은 앞으로의 유지보수비를 주민들에게 부담시키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문제는 그 갈등의 골이 한계를 넘어 버렸다는 점이다.

이웃 간에 내용증명이 오가는 등 소송까지 불사할 감정싸움으로 비화해, 손을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원주민들과 이주민들의 분쟁은 이제 귤암리만의 문제도 아니다.
오래 전부터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산골로 몰려들며 생긴 일인데,

대개들 '가까히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는 거였다.

도심에서 이웃과 교류 없이 살아 온 이들이 동네 주민들과 어울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축제라도 나와 얼굴을 부딪쳐야 하는 것 아닌가?

더욱이 강원도 정선지역은 예로부터 산골에 갇혀 살아, 외지인에 대한 배타적인 습성이 몸에 배어있다.

난, 정선 들어온 지 20년차지만 외지에 나돌아다녀 그런지, 아직까지 데리고 온 서자 취급이다.

그렇지만 함께 어울려 잘 살고 있지 않은가?

마을의 정서보다 원칙을 따지는 분들이 늘어나며 이런 분쟁이 터진 것이다.

싸우는 양측에서 서로 협력을 요구해 더욱 난처하게 만든다.

이미 내집에 대한 관리와 의결권은 이웃 최종대씨에게 위임한 상태라 뒤늦게 개입할 문제도 아니지만,

편 가르기로 비화된 흙탕물에 휘말리기는 더 더욱 싫기 때문이다.

부디 서로 양보하여 평화로운 마을이 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사진,글 / 조문호







































































조양강 산내울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강가에는 버들강아지의 하얀 솜털이 하늘거린다.
산내울에 따뜻한 봄기운이 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게 있다.
뼝대를 수놓는 동강할미꽃 찾아 방방곡곡에서 사진인 들이 몰려온다.
꽃이 피면 나비가 날아들 듯 카메라가 몰려드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야생화 찍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미처 몰랐다. 다 어디다 쓸까?

아니면 사돈 따라 장에 가듯, 남이 찍으니까 따라 찍는 것일까?

예쁜 꽃을 보면 누구나 찍고 싶은 마음이 일기마련이다.

그런데 꽃이 좋으면 꽃만 찍지, 왜 못된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위험한 벼랑에 무리하게 기어올라, 꽃 주변에 있는 마른 풀을 뜯어내거나,

심지어는 스프레이로 꽃망울에 물을 뿌리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사진인 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진인들의 추태가 전체 사진인 들을 욕 먹이는 것이다.

야생화 자체를 찍는 것이 아니라, 공모전이나 노리는 초보 짓이 틀림없을게다.


야생화를 찍으려면, 자연환경을 다치지 않도록 있는 그대로 찍어야 한다.

꽃도 좋지만, 꽃의 습성이나 주변여건을 함께 담아야 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사진인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고, 사진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들로

사진한다는 말 꺼내기가 민망스럽다. 


올 해로 열 번째를 맞는 동강할미꽃축제는
오는 4월1일부터 3일까지 정선 병방산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는 옷바우 제례를 시작으로 나만의 동강할미꽃 심기, 학생백일장, 떡메치기,
동강할미꽃 분재 및 사진전시, 마을풍경 그림전시, 동강할미꽃 10년사 자료 전시,

한반도지형 및 수리봉 포토존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아우라지 막걸리 한 잔 마시고 떡메 한 번 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사진,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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