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떠난 '용태형' 운구행열은 서소문 배제학당을 한바퀴 돌아 인사동으로 들어왔다. 오래전 문화운동의 본거지였던 '그림마당 민' 앞에서, 그 시절을 회억하는 유홍준선생의 이야기를 들어며 고인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그리고는 망자의 가게였던 '낭만'으로 자리를 옮겨 노제를 올렸다.

 

 

 

 

 

 

 

 

 


 

 

 

 

 

 

 

 

 

 

 

 

 

 

 

 

 

 

 

 

 

 

 

 

 

 

 

 

 

 

 

 

 

 

 

 

 

 

 

 


김용태씨를 돕기 위한 “산포도 사랑, 용태 형” 출판기념회 및 “함께 가는 길” 전시회 개막식이

지난 26일 오후5시부터 '가나아트센트'에서 열렸다.

 

“산포도 사랑, 용태 형”은 민중미술의 핵심 인사 45명이 '용태 형'에 대한 경험담을 털어 놓았고,

“함께 가는 길”은 지난 시절 '용태 형'에게 빚 진 민중미술가 43명의 작품을 추렴해 갖는 자선전이다.
‘김용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해 살아있는 이를 위한 회고집을 내고 전시회를 갖게 된 것은

병상에 누운 ‘용태 형’을 돕기 위한 자리였지만, 뿔뿔이 흩어진 옛 전사들의 결집이었다.

투병 중이라 개막식에 나오지 못할 줄 알았던 ‘용태 형’의 멀쩡한 등장에 깜짝 놀랐다.

모처럼 때 빼고 광냈겠지만, 전혀 간암 말기의 환자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개막식장에는 80년대 민중예술을 이끌었던 역전의 용사들이 총집결했다.
김정헌, 민정기, 박진화, 성완경, 신경림, 임옥상, 신학철, 박재동, 박불똥, 정동석, 주재환, 강요배, 김준권, 문영태, 신학철,

심정수, 이애주, 임진택, 장경호, 최석태씨 등의 내노라하는 작가들과 백기완, 문재인, 이부영, 이재오씨 등의 정치인,

시인 신경림, 소설가 황석영, 언론인 임재경, 이도윤, 가수 최백호, 환경운동가 최 열, 연극배우 이명희, 사진가 정인숙, 곽명우, 무도인 하태웅, 김태서, 임계재, 편근희, 유재만, 노광래씨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용태 형'의 쾌유를 바라며 전의를 다졌다.

임진택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 첫머리에 최백호씨가 나와 “보고 싶은 얼굴”을 불렀다.

그 노랫말들이 새록 새록 지난 시절을 떠올리게 했는데, 나에게는 보고 싶은 얼굴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이왕이면 “산포도 익어 가는 고향 산길에, 산포도 따다 주던 산포도 처녀”로 시작되는 ‘용태 형’의 십팔번 “산포도 처녀”를 들었

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어 문재인, 황석영, 이부영, 백기완씨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백기완씨는 “술도 마셔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빨리 일어나라”며 꾸짖듯 말해 자리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애주씨의 살풀이 춤으로 행사는 마무리되었으나,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 만나고 사진찍느라 정작 보아야 할

전시작품들을 놓쳤다. 

뒤풀이 집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나도 막걸리 한 잔 도오!”라며 “용태 형”이 술잔을 들었다.

하기야 전투를 지휘할 사령관이 자기 몸 생각으로 꽁무니 뺄 위인은 아니지만, 좀 걱정되었다.

‘괜찮다’를 연발하는 ‘용태 형’의 밝은 모습에서 다시 살아 난 맹장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민중미술로 민주화 운동에 불을 지핀 옛 전사들의 결집 자체가 '용태 형'의 부활을 의미했다.

 

손님들이 너무 많아 뒤풀이 집을 두 군데나 잡았으나 여전히 자리가 부족했다.
신학철, 문영태, 장경호, 이명희씨를 비롯한 몇 명은 인사동 ‘노마드’로 자리를 옮겨,

신학철씨의 작품 '물레방아 도는 내력'을 들었다.

 

사진,글 / 조문호

 

 

 

 

 

 

 

 

 

 

 

 

 

 

 

 

 

 

 

 

 

 

 

 

 

 

 

 

 

 

 

 

 

 

 

 

 

 

 

 

 

 

 

 

 

 

 

 

 

 

 




ㆍ민중미술·민주화에 평생 바친 김용태 민예총 전 이사장이 주인공


암 투병 중인 그를 기억하고 뜻 기리려 각계각층 지원
‘산포도 사랑, 용태 형’ 책 출간… ‘함께 가는 길’ 미술전·경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는) 어제 큰일을 한 사람이지만, 오늘 정말로 필요하고, 내일 더욱 필요한 사람이다. 이웃을 위해서, 동료를 위해서, 좋은 세상을 위해서, 참다운 예술을 위해서 자기는 희생할 수 있다는 착한 생각을 한….”(시인 신경림)

“그의 삶, 그의 투쟁, 그의 역사가 곧 거대한 예술이 아니던가. 오늘 우리는 그 예술의 그늘에 다가서는 벅찬 순간임을 새겨야 할 것이다.”(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그는 당국의 감시와 압박, 때로는 연행되기도 하고, 저항하기도 하면서 진보적인 문화예술인들의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줄기차게 견인하는 기관사 노릇을 했다.”(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내로라하는 문화예술인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상찬하는 ‘그’는 누구일까.

바로 진보 문화운동에 평생을 바친 김용태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이사장(68·사진)이다. 화가인 그는 1979년 민중미술 공동체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이 되면서 엄혹하던 독재권력에 맞서 문화예술을 통한 민주화운동을 펼쳤다. 문화운동가로서 그의 전방위적인 활동은 지난 이력에서 잘 드러난다. 민족미술협의회 초대 사무국장,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문화집행위원장, 민예총 초대 사무처장, 남북 문화예술 교류를 위한 ‘코리아 통일미술대전’ 남측 단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 민예총 이사장 등을 지내면서 문화예술운동의 한복판을 지켰다.

힘들게 암 투병 중인 그를 기억하고, 그의 ‘시퍼런 뜻’을 기리기 위해 각계각층의 문화예술인 100여명이 모였다. 바로 ‘김용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용사모)이다. 용사모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가 사랑하는 벗 김용태 선생, 그와 함께한 문화예술인들의 지난 40여년의 여정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며 “이와 더불어 병원비 등 기금 마련을 위한 미술전시회, 경매도 갖는다”고 밝혔다.

이날 출간된 <산포도 사랑, 용태 형>(현실문화)에는 문화예술인 47명의 글이 묶였다. 저자들은 김 전 이사장과의 개인적 인연은 물론 그의 활발한 문화예술운동 활동과 의지, 이 시대 우리들이 되새겨야 할 뜻 등을 담았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이날 “김 전 이사장은 문화예술계에서 나이와는 상관없이 ‘용태형’으로 불린다”며 “용태형은 한마디로 이 땅의 민주화, 민족예술운동의 심부름꾼으로 평생을 살아온 분”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책 제목은 용태형이 늘 부르던 노래 ‘산포도 처녀’에서 따왔다”며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용태형의 뜻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옥상 작가는 “용태형은 입으로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 괜히 먹물냄새를 풍기며 거들먹거리는 사람에겐 망설임 없이 막걸리 주전자를 던질 정도로 담백하고 결백한 사람”이라며 “용태형으로 인해 문화예술계에서 민중미술의 뿌리가 더 확산됐고, 민주화운동이 더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김용태를 특유의 화법으로 그린 강요배의 ‘용태 형’, 종이에 콘테·1991


박진화의 ‘개화-땅2’, 캔버스에 유채, 130×194㎝


강요배·김인순·민정기·박진화 등 작가 43명의 100여점으로 구성된 전시회도 ‘함께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26일부터 30일까지 가나아트센터(서울 평창동)에 마련된다. 전시회 개막과 함께 출판기념회도 26일 오후 5시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전시 제목은 ‘캄캄한 밤길을 끝없이 걸어갈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은 튼튼한 다리도 억센 날개도 아닌, 친구의 발걸음 소리이다’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차용했다.

전승보 큐레이터는 “시대적 환경을 외면하지 않고, 눈앞에 있는 개인적 불이익이나 두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우리 모두의 공동체인 사회를 위한 발언한 작가들의 작품”이라며 “전시회와 경매를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자리에 힘을 보태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술 경매는 30일 오후 4시 서울옥션 스페이스(서울 평창동)에서 열린다. ‘함께 가는 길’에 출품한 작품 중 35점이 경매 대상이다.



[경향신문 스크랩]

 

                                                                                                         강요배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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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대표 민중미술작가로, 제주 4.3항쟁의 아픈 역사를 드러내기도 한

서양화가 강요배씨의 소묘전이 2월19일부터 3월30일까지 소격동 학고재에서 전시된다. 

8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30여년 동안 목탄으로 그린 돌하르방 드로잉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지난 2월19일 오후5시부터 개막된 오프닝파티에는 박제동, 신학철, 박불똥, 장경호, 김정헌, 김석종씨 등

여러 지인들이 참석하여 전시를 축하했다.

 

 

 

 

 

 

 

 

 

 

 

 

 

 

 

 

 

 

 

 

 

 

 

 

 

 

 

 

 

 

 

 



학고재갤러리에서 3월 30일까지 목탄으로 그린 돌하르방등 50점 선봬

                                          촌부같은 모습이지만 검은 눈빛이 강렬한 강요배 작가가 학고재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기초적인 소묘에는 소위 '그림 맛'이 있죠. 그림은 한 번에 가는 맛, 몸으로 하는 맛이 있어야 해요. 다른 도구가 너무 많이 개입하면 그림 그리는 맛이 없고 본질에서도 멀어지게 됩니다."

제주 '바람의 작가' 강요배(62)가 손 맛이 제대로 나는 드로잉 작품을 들고 서울에 올라왔다.

1980년대 일간지와 동화책 등의 삽화가로 활동했던 시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30여년에 걸친 소묘 50여점이다.

80년대 삽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강요배는 수많은 소묘작업을 통해 작가 의식과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제주출신인 그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제주로 다시 돌아왔을때 바닷가와 들판에서 풀꽃과 풍경들은 그의 스케치에서 다시 태어나 온몸으로 고향 땅을 느꼈다.

80년대 대표 민중미술작가로, 제주 4.3항쟁의 아픈 역사를 드러낸 심지 굳은 작가다. 날 것 그대로 생생하고 거친 화폭속 진정성이 소용돌이 치는게 그의 회화의 특징.

회화의 바탕이 되는 드로잉도 다르지 않다. 작가 모습처럼 덤덤하면서도 강직성을 드러낸다. 매서운 제주 바람을 맞으며 작품당 10∼15분씩 그린 돌하르방 드로잉들은 뭉툭한 손놀림 속에서도 돌의 깎인 정도나 다양한 표정 등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온화한 표정의 돌하르방은 그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을 느낄수 있다.

강요배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어느 비평가의 비유대로 아직은 모호한 어떤 마음을 낚는 일인지 모른다"며 "그림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고 했다.

"미완성된 채이지만 명료하면서도 싱싱한 맛이 있는" 이번 전시는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3월 30일까지 열린다. '강요배만의 드로잉'만을 한 공간에 모아 대대적으로 선보이는 첫 전시다.(02)720-1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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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30년에 걸친 아크릴화 4점을 비롯한 소묘 53점이 전시된다.
이 전시는 강요배의 드로잉만을 한 공간에 모아 선보이는 첫 전시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드로잉은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을 순수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독립된 회화 예술로서 가능성이 꾸준히 탐구되고 있다.
80년대 삽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강요배는 수많은 소묘작업을 통해 작가의식과 작품세계를 형성하였다.
또한 제주출신인 강요배는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정주처를 찾아 다시 제주도로 돌아왔을 때에 바닷가와 들판에서
풀꽃과 풍경들을 스케치하며 온몸으로 고향 땅을 느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섬 땅의 자연은 그의 마음 속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소묘는 강요배의 큰 테마인 민중성과 리얼리즘의 근간이자 토대가 된다.
강요배의 드로잉은 낭만적 재해석과 같은 조형적 변주 없이 대상의 존재 자체를 덤덤하고 정직하게 드러내고자 하며,
이러한 그의 소묘는 오히려 관객에게 더 큰 의미를 읽어낼 계기를 부여한다.
이 전시는 강요배의 드로잉이 주는 담백하고 꾸미지 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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