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에서 3월 30일까지 목탄으로 그린 돌하르방등 50점 선봬

                                          촌부같은 모습이지만 검은 눈빛이 강렬한 강요배 작가가 학고재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기초적인 소묘에는 소위 '그림 맛'이 있죠. 그림은 한 번에 가는 맛, 몸으로 하는 맛이 있어야 해요. 다른 도구가 너무 많이 개입하면 그림 그리는 맛이 없고 본질에서도 멀어지게 됩니다."

제주 '바람의 작가' 강요배(62)가 손 맛이 제대로 나는 드로잉 작품을 들고 서울에 올라왔다.

1980년대 일간지와 동화책 등의 삽화가로 활동했던 시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30여년에 걸친 소묘 50여점이다.

80년대 삽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강요배는 수많은 소묘작업을 통해 작가 의식과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제주출신인 그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제주로 다시 돌아왔을때 바닷가와 들판에서 풀꽃과 풍경들은 그의 스케치에서 다시 태어나 온몸으로 고향 땅을 느꼈다.

80년대 대표 민중미술작가로, 제주 4.3항쟁의 아픈 역사를 드러낸 심지 굳은 작가다. 날 것 그대로 생생하고 거친 화폭속 진정성이 소용돌이 치는게 그의 회화의 특징.

회화의 바탕이 되는 드로잉도 다르지 않다. 작가 모습처럼 덤덤하면서도 강직성을 드러낸다. 매서운 제주 바람을 맞으며 작품당 10∼15분씩 그린 돌하르방 드로잉들은 뭉툭한 손놀림 속에서도 돌의 깎인 정도나 다양한 표정 등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온화한 표정의 돌하르방은 그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을 느낄수 있다.

강요배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어느 비평가의 비유대로 아직은 모호한 어떤 마음을 낚는 일인지 모른다"며 "그림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고 했다.

"미완성된 채이지만 명료하면서도 싱싱한 맛이 있는" 이번 전시는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3월 30일까지 열린다. '강요배만의 드로잉'만을 한 공간에 모아 대대적으로 선보이는 첫 전시다.(02)720-1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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