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현씨 일행이 ‘대왕송’ 촬영을 위해 불법 벌목한 현장 사진 아래쪽에 잘려나간 ‘신하송’의 그루터기가 보인다. 

아래 사진은 잘려나간 ‘신하송’ 그루터기 확대된 모습. 독자 제공

 


울진군 산림보호구역 불법 출입
2년간 3차례 걸쳐 나무 잘라내
사진 전시 장당 수백만원에 팔아
“이런 일 다신 없을 것” 잘못 시인
산림보호법 위반 500만원 벌금형

 


금강송을 전문적으로 찍어 외국 전시회까지 연 사진작가가 작품의 구도 설정 등 촬영에 방해가 된다며 대표적 금강송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산림보호구역 내 금강송을 멋대로 베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주변의 금강송을 무단 벌채한 뒤 찍은 금강송 사진은 국내외 전시회에 출품돼 수백만원에 거래됐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작가는 자신의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사진작가 장국현(71·사진)씨

대구지법 영덕지원 염경호 판사는 허가 없이 산림보호구역 안 나무 25그루를 벌채한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약식기소된 사진작가 장국현(71·사진)씨에게 지난 5월21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장씨는 앞서 2011년 7월과 2012년 봄, 2013년 봄까지 세차례에 걸쳐 금강송 군락지인 울진군 서면 소광리 산림보호구역에 들어가 수령이 220년 된 것을 포함한 금강송 11그루, 활엽수 14그루를 무단 벌채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장씨는 현지 주민을 일당 5만~10만원에 고용해 금강송을 베어내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이처럼 무단 벌목을 한 뒤 찍은 ‘대왕(금강)송’ 사진을 2012년 프랑스 파리, 2014년 서울 예술의전당,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전시했다. 이 대왕송 사진은 한장에 400만~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3월 이 소나무 사진들을 담은 책자를 펴내기도 했다.

춘양목이나 황장목으로도 불리는 금강송은 소나무의 한 종류로 더디게 자라는 대신 나이테가 촘촘하며 강도가 높다. 또 구부러지지 않은 매끈한 모양새를 자랑하고, 잘 썩거나 갈라지지 않는 최고급 소나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울진 소광리 금강송은 조선시대에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짤 때만 사용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돼 왔다.


장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소나무는 양지식물이라서 햇빛을 가리면 죽는다. 참나무가 많아서 잘랐다. 또 사진을 찍는 데 (앞을 가로막아 앵글이 나오지 않아서) 방해가 됐다”고 말했다. 220년 된 금강송을 잘라낸 것에 대해서는 “(사진 소재인) 대왕송이 키가 9m 정도밖에 안 되는데, (옆에 있는 작은 나무인) ‘신하송’이 더 성장하면 대왕송을 가리게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잘린 신하송은 대왕송보다 아래쪽에 있다.


장씨는 ‘국유림에서는 벌목뿐 아니라 무단 출입 자체가 불법임을 아느냐’는 질문에 “울진 소광리는 5~6번 들어가서 찍었는데 한 번도 허가를 받은 적이 없다. 불법임을 인정한다”고 했다. 또 ‘금강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며 금강송을 베어내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경재(58) 박사는 “워낙 오지여서 본래 유전적 특성을 잘 보존하고 있는 울진 소광리 금강송은 줄기가 곧고 수관(몸통에서 나온 줄기)은 가늘고 좁으며, 지하고(지면에서 첫 가지까지의 높이)는 높은 특징이 있다”며 “문화적, 경제적으로 가치가 큰 자원이므로 잘 관리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랄프 깁슨展 / Ralph Gibson / photography

2014_0812 ▶ 2014_1119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 랄프 깁슨_Untitled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cm_196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랄프 깁슨 홈페이지로 갑니다.

 

작가와의 대화 / 2014_0921_일요일_02:00pm

관람시간10:00am~07:00pm / 11~2월_10:00am~06:00pm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마감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고은사진미술관

Goeun Museum of Photography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452번길 16(우2동 1005-17번지)

Tel. +82.51.746.0055

goeunmuseum.krblog.naver.com/goeunmuseumfacebook.com/goeunmuseum

 

고은사진미술관은 프랑스의 베르나르 포콩 Bernard Faucon과 독일 현대사진에 이은 세 번째 해외교류전으로 초현실주의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 Ralph Gibson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랄프 깁슨은 20세기 현대사진의 맥락을 잇는 중요한 작가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한 미국의 대표적인 사진가이다.

 

 

ⓒ 랄프 깁슨_Untitled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cm_1972

 

ⓒ 랄프 깁슨_Untitled_젤라틴 실버 프린트_40.6×50.8cm_1970

 

ⓒ 랄프 깁슨_Untitled_젤라틴 실버 프린트_40.6×50.8cm_1974

 

ⓒ 랄프 깁슨_Untitled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cm_1975

 

ⓒ 랄프 깁슨_Untitled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cm_2002

 

ⓒ 랄프 깁슨_Untitled_젤라틴 실버 프린트_50.8×40.6cm_1987

이번『Ralph Gibson 랄프 깁슨』展은 스트레이트한 방식으로 표현되는 초현실주의, 강렬한 흑백대비, 과감한 구도와 클로즈업, 독특한 앵글과 파격적인 프레임 구성 등 그의 사진적 특징을 80여점의 빈티지 프린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유럽 중심의 사진으로부터 미국 사진의 전성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진의 새로운 경향을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 고은사진미술관

 

Vol.20140812c | 랄프 깁슨展 / Ralph Gibson / photography

 

 


 

눈빛아카이브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눈빛출판사’(대표:이규상)가 또 다른 사진문화운동을 펼쳐

사진계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월5일 오전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는 '눈빛' 편집장 안미숙씨의 전화를 받아, 

출판사 부근의 추어탕 집에서 이규상대표와 함께 만났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안미숙씨의 모습이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마치 20대 소녀처럼 가녀린 모습이라 어디 아프기라도 한지 걱정스러웠는데,

동안 꾸준한 다이어트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나 마찬가지인 아내의 부러워하는 표정이 내심 걱정되기도 했다.

반주로 막걸리를 나누는 자리에서 "또 큰 일을  벌렸다”며 이규상씨가 말을 꺼냈다.
눈빛아카이브에 이어 사진가들의 대표작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사진선집 제작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사진인들이 잘 살아야 사진출판사도 살아 날 수 있다”는 평소지론으로 사진이 좋은 작가들을 꾸준히 발굴해 온 그였다.

가난한 출판사에서 돈이 되던 안 되던, 유명이건 무명이건, 개의치 않고 좋은 사진집 출판에 메달려 왔기에

여 문을 닫게 되지나 않을까 늘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그의 황소고집을 아무도 말릴 수 없으나, 오히려 그 고집 때문에 오늘의 ‘눈빛’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새로 만들게 되는 사진선집은 시 선집처럼 작가별 대표작 50여점으로 엮게되며,

한 가지 주제에 의한 사진집과 병행해서 시리즈로 출판하겠다는 것이다.

일단은 독자들의 부담을 줄여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가격을 저렴하게 하는 대신,

중요한 작품들만 간추려 그 작가의 작품세계나 주제에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편집한다고 한다.

그리고 순수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순수사진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는 만드는 사진이나

비 사진적인 작품들은 여전히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외관에 치중한 호화 판형보다는 쉽게 펼쳐 볼 수 있는 부담 없는 사진집들이 시대적 흐름인 것 같다.


5년 내 100권을 출판한다는 목표아래 가까운 시일 내에 20여권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이규상씨로부터

사진을 정리해보라는 출판의뢰까지 받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냐, 아니면 누구나 좋아하는 객관적인 사진인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겠지만,

일단은 먼지묻은 필름 파일들을 뒤져가며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이명동선생을 모시는 오찬회를 인사동에서 정기적으로 가져왔으나, 이번에는 이명동선생의 전시가 열리는 ‘한미사진미술관’이 있는 ‘어양’ 중식레스토랑에서 모임을 가졌다.

지난 7월 28일 정오에 가진 오찬회에는 이명동선생을 비롯하여 육명심, 한정식, 이완교, 전민조, 조문호, 구자호, 김영수, 유병용, 이기명, 고 김기찬씨 미망인 최경자씨등 모두 열 한 명이 참석하였다.

오랜 세월동안 한국사진사를 정리해 오신 육명심선생께서 우리나라 근대사진사에서 이명동선생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말씀을 하셨다.

“우리나라 초창기 사진은 대부분 사진관 인물사진이었지요. 그 때의 사진관은 상류층들이 주로 활용하는 곳으로 대개 연미복을 입고 찍었어요.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진가들도 대부분 일본에서 공부하고 온 엘리트로 국내작가로는 이해선, 서순삼, 현일영, 박필호씨 등이 주도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명동선생께서 당시로는 아마추어 사진가에 불과한 임응식씨를 내 세워 ‘생활주의 리얼리즘’을 주창하며 사진계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거지요. 그렇지만 그때 나는 이명동 선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사진협회 창설이나 '동아사진콘테스트'로 사진판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이 싫었거든요. 그런데 이명동선생의 숙적이나 마찬가지였던 사진가 이종화선생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갔더니, 문상 오신 이명동선생께서 달구 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장례가 끝 날 동안 지키고 계셨어요. 결국 이명동선생의 인간적인 면모에 끌려 생각을 바꾸게 된거지요. 그동안 사진계에서 이명동선생의 도움을 받지않은 분이 별로 없지만, 그중에서 임응식선생과 임선생의 직계였던 홍순태교수가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한 번 도와주기 시작하면 끝까지 도와주는 그런 분이예요. 모든 공적과 실리를 임응식선생께 돌리고 뒤에만 계시던 이명동선생께서 임응식선생이 세상을 떠나시니, 그 아들 임범택씨를 위해 팔방으로 애쓰셨어요. 분명한 가치관과 인간적인 의리로 똘똘 뭉친 분이지요.”

올해로 이명동선생의 연세가 아흔다섯에 이르지만 건강상태는 물론 기억력까지 너무 좋아 팔순 정도의 연세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 백수는 물론 아직도 십년 정도는 건강하게 사실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사진계의 최고 원로이자 산증인이지만, 병석에 계신 사모님 간병으로 만년을 쓸쓸하게  보내고 계신다. 사진인들의 모임이 있을 때면 나오셔서 사진계 비사들을 들려주시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면 낙이다. 유병용교수가 인터뷰를 가져 많은 사료들을 기록해 놓았다니, 머지않아 한국사진사의 볼만한 책 한 권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그리고 이번 모임에는 이명동선생 이야기 외에도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얼마전 사진가 전민조씨와 고 김기찬선생의 미망인 최경자씨가 독일 사진비엔날레에 초대되어 다녀 온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서울시가 일억 오천만원 상당의 전민조씨 작품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동안 순수사진에 밀려 뒷전에 머물던 기록사진의 가치가 늦게나마 인정받았다는 것은 다큐멘터리사진을 하는 입장에서 엄청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좌로부터 사진가 육명심, 전민조, 이기명, 한정식씨, 한미수석큐레이트 손영주씨, 원로사진가 이명동선생, 고 김기찬

      미망인 최경자씨, 사진가 이완교, 김영수, 구자호, 유병용씨와 앞 줄은 필자 조문호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2011년 10월 뉴욕 한복판에서 수십만 명이 다녀간 대규모 사진전을 열었다.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열린 ‘나의 창을 통해서(Through My Window)’라는 전시회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 밴더빌트 홀 입구를 개선문처럼 장식하고 가로 4m 세로 6m의 초대형 작품 등 약 100점의 작품이 전시되는등 놀라운 규모였음에도 아해라는 작가명 외엔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졌고 일절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2014.07.30. <사진=Newsroh.com 제공> robin@newsis.com 2014-07-31
.

2011년 그랜드센트럴 전시회…수십만 명 다녀갔지만 언론 전혀 주목안해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모든 것은 뉴욕의 전시회로부터 시작됐다.

‘시신 미스테리’로 돌아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뉴욕에서 신비의 자연주의 사진작가로 통했다.

그는 뉴욕 한복판에서 수십만 명이 다녀간 거대한 사진전을 열었다. 2011년 10월13일부터 22일까지 뉴욕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서 열린 ‘나의 창을 통해서(Through My Window)’라는 전시회였다.

전시회는 충분히 뉴스가 될만한 것이었다. 장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한국의 서울역에 견줄만한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은 유서 깊은 역사와 웅장한 규모로 뉴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그가 전시회를 연 중앙 홀 옆에 있는 밴더빌트 홀은 미국의 철도왕 코넬리우스 밴더빌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이따금 대기업과 시정부 차원의 행사가 펼쳐지지만 미지의 예술가가 온전히 개인전을 위해 임대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었다.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은 뉴욕 북부의 통근철도 3개 노선과 5개의 지하철이 만나는 곳으로 평일엔 75만 명, 주말엔 100만 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하는 맨해튼의 허브이다. 밴더빌트 홀은 역사 남쪽 42가의 메인게이트로 중앙 현관 역할을 한다.

역사(驛舍)를 이용하는 승객의 최소한 30%가 이곳을 통과했다면 당시 열흘 간 계속된 유병언의 사진전을 잠깐이라도 본 사람은 연인원 20만 명은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전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 밴더빌트 홀 입구를 개선문처럼 장식하고 가로 4m 세로 6m의 초대형 작품을 포함 약 100점의 사진 작품이 전시되는 등 입이 딱 벌어질만 했다.

게다가 많은 작품들은 내부에 조명이 설치돼 LED처럼 발광하는 방식으로 소개했다. 열흘 간의 엄청난 임대료는 그만 두고라도 전시공간을 꾸미는 것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을 법 했다.

이런 초대형 전시회를 연 주인공이었지만 그는 이름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프로필도 없었다. 오직 ‘나의 창을 통해서(Through My Window)’라는 타이틀과 ‘아해(AHAE)’라는 작가명만 나와 있을 뿐.

◆ 기이한 언론의 외면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전시회를 주목한 언론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다만 공간을 임대해준 뉴욕시가 웹사이트에 짤막한 소개를 했을뿐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주최측이 일부러 홍보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취재를 원했다 해도 미스테리의 장본인은 인터뷰를 거절했을테니 말이다.

기자가 아해 전시회를 취재한 것은 우연이었다. 평소 밴더빌트 홀의 행사를 자주 둘러봤지만 알고 간 것은 아니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취재는 했지만 기사화할 수는 없었다. 전시회가 미스테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랜드센트럴 터미널 밴더빌트 홀은 양 입구에 문 형태의 거대한 구조물을 세워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보기 드문 초대형 사진전도 이색적이었지만 그 대상이 한국의 자연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아해’란 이름이 생소했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재미동포 작가일까? 대체 얼마나 세계적인 작가이길래 이렇게 특별한 곳에서 엄청난 전시회를 여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양 입구에 각각 서있는 구조물의 한쪽은 사진, 다른 한쪽은 음유시인의 서정적인 시구와도 같은 내용이 써 있을뿐 아해가 대체 누구인지, 왜 이런 작품전을 열게 됐는지 말해주는 단서는 없었다.

전시장 안쪽 가려진 곳에 있던 주최측 관계자를 찾았다. 30대의 안경 쓴 한국인이었다. 작가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다. 기자의 신원을 확인한 그는 무덤덤한 얼굴로 “그분은 이곳에 계시지 않는다. 인터뷰를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언론의 취재를 반기지 않는 정체불명의 사진작가가 아해였다. 그 남성은 웹사이트(www.ahae.com)를 참고하라고 했다. 하지만 웹사이트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의아하기까지 했다.

◆ 2년 간 창문 통해 100만여 장 사진 촬영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자신의 집 창문밖에서 바라본 풍경들을 무려 100만 장 넘게 찍었고 그중에서 고른 작품들을 전시장에 걸었다는 것이다. 집에서 창밖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100만여 장의 사진을 촬영했다고? 2년 간 쉬지 않고 찍었다 해도 대략 하루에 140여장을 촬영한 셈이다.

이런 내용이 있었다.

“만일 당신이 100일이 넘게 창문을 통해 바라본 세상의 사진을 찍는다면 그 사진은 어떤 걸 보여줄까. 한국의 선지자 아해를 만나보라. 아해의 작품들이 사진전으로 마련된다. ‘나의 창문을 통해서’는 사계절 창문 밖으로 통해 바라본 세상을 촬영한 100장이 넘는 사진들이다.”

 

 

괴이했다. 집안 창문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2년 간 촬영했다니 말이다. 그런데 피사체 속에 나타난 대상은 아주 다양하고 풍성한 자연이다. 들짐승 날짐승이 단골 메뉴였다. 그는 자연주의자니까.

그의 집이 비무장지대 안에라도 있는 것일까. 창밖으로 이런 파노라마의 대자연을 만날 수 있다니. 필경 집안 창문은 동서남북으로 다양하게 나 있을 것이다. 때로는 넓은 발코니에 나가서 자유로이 앵글을 활용하거나 산책 중에 촬영하는 ‘파울 플레이(?)’를 저질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닌 게 아니라 100만여 장의 사진 중 90%만 창밖을 통해 촬영했다고 소개한 내용도 눈에 띄었다. 그렇다 해도 아해는 최소한 도덕적인 작가이다. 자연을 건드리지는 않았으니까. 500년 된 금강송의 사진 각도가 안 나온다고 주변의 200년 된 금강송 수십 그루를 베거나, 동물들을 괴롭히고 때로는 해치면서 인위적으로 연출하는 작가들도 있으니 말이다.

“한국의 유명한 자연주의자이자 사진작가인 아해는 거의 100만 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그의 작품 90%는 집안의 창문을 통해 촬영한 것들이다. 매혹적으로 아름다운 한국의 시골 정경을 볼 수 있는 그의 사진들은 가장 순수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준다. 그것들은 인위적이지 않고 작위적이지 않다.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개별적인 관점에서 사진들을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전시회는 우리의 지속적인 건강과 복지와 관련하여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차남 “그 누구도 아버지와 같은 작가는 없어”

 

 

그와 관련된 유용한 한 가지의 정보가 있다면 아들의 등장이다.

“아해의 사진전 ‘나의 창을 통해서’는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운 속성을 가장 순수하며 가장 원초적으로 보여준다. 아해의 아들 키이스 유(Keith Yoo)와 대변인은 ‘어떤 사진작가도 이렇게 엄청난 작업량을 통해 만든 것은 없었다’고 말한다. ‘특히 인위적인 조명과 무대, 편집 등 일체의 인위적인 편집이 없는 것들이다. 이것은 가장 단순하지만 보기드문 프로젝트이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키이스 유는 차남 유혁기씨의 미국 이름이다. 그리고 엄청난 대자연을 촬영한 그의 자택은 안성의 금수원 안에 있었고 작업을 하는 개인 스튜디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들을 많이 걸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는지 디스플레이가 어지럽다는 느낌이었다. 솜씨좋은 큐레이터가 가세하지 않은 듯 작품들을 주제화하지도 않았다. 작품의 규모엔 압도됐지만 기자의 눈에 그렇게 높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2008년 이전에 작업을 했다는 내용이 없으니 아해의 사진작가 경력은 그리 내세울 게 없는지도 모른다. 사실 성능 좋은 최고급 카메라와 장비들로 줄기차게 100만 장을 찍으면 훌륭한 사진 수백 장은 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얼굴없는 사진작가, 자연주의 사진작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비주의와 선진 시민들에게 민감한 환경 보호를 강조하면서 아해의 이미지 마케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언론의 주목을 피하면서도 그는 뉴욕 전시회 이듬해인 2012년 루브르의 튀를리 정원, 2013년 베르사이유궁에서 잇단 전시회를 열었다. 115만 유로(약 15억원)의 엄청난 기부금을 낸 대가로 알려졌지만 그랜드 센트럴이라는 뉴욕의 랜드마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 경력이 ‘국제적인 작가’의 행보에 분명 도움이 됐을 터이다.

사업가이자 종교 지도자인 그가 말년에 자연주의 사진작가로까지 포장하게 된 것은 순수한 예술의 열정이었을까. 아니면 이 또한 치밀한 사업의 한 방편이었을까.

갑오년 비극의 정점인 세월호 참사 이후 그는 사상 최고액의 상금이 걸린 현상수배자가 되었고 의문의 변사체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아해의 웹사이트(www.ahae.com)는 출생과 사망연도를 ‘1941∼2014’로 표시해 놓은 채 그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본래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등 7개 언어로 서비스됐지만 초기 화면 외에는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바탕 화면에 하나씩 떠오르는 일곱 개의 애도 메시지들이다. ‘당신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거에요…’(마이클) ‘당신은 정말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잭)….

그리고 피터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내 주위 사람들과 함께 당신의 사상과 생각을 나누겠습니다. 당신의 진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세상이 알도록 진실을 위한 싸움을 하겠습니다.’

미스테리의 삶이요, 미스테리의 죽음이다. 그러나 유병언 회장의 죽음은 세월호 참사 규명과 무관하다. 서서히 침몰하는 배에 갇힌 가녀린 목숨들을 왜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했느냐가 ‘화두’이므로.

robin@newsis.com

 

 

 

 

 

 

 

 

 

 

 

 

 

“별이, 신이 내게로 온 완전한 시간”


국내에서 처음으로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담은 사진전을 연 이창수 사진작가.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담은 사진전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고 있다. 사진작가 이창수씨가 3년여 동안 히말라야 14좌 베이스캠프를 찾아다니며 ‘영원한 찰나’를 포착했다.

“멋진 사진을 찍겠다고 마음먹고 찍은 게 아닙니다. 그저 산을 걸으면서 빠져드는 감정, 그때 마주치는 광경을 담았을 뿐입니다. 그래선지 관람객들도 ‘멋있다’가 아니라 ‘감동이다, 가슴이 찡하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이 작가는 안나푸르나를 시작으로 14좌를 모두 찍겠다는 목표로 K2를 찾았다. 체력적이나 심리적으로 준비가 안됐던 탓도 있었지만 4500∼6700m 설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탈진을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지점에서 걷다보니 사진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뭔가를 찍으려는 마음 자체가 욕심이라는 걸 깨닫고 내려놨다. 대신 걷는 것을, 숨 쉬는 것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14좌 여정이 끝났을 때 이 작가가 깨달은 것은 ‘그저 한 걸음’이라는 사실이었다. 한 번은 동행한 후배가 무척 힘들어했다. 이 작가는 후배에게 “한 걸음만 걸어”라고 했다. 한 걸음, 또 다시 한걸음, 그러다보면 어느새 도착해 있었기 때문이다. 시작 지점의 한 걸음이었는데 어느새 한걸음에 목적지에 와있더라는 것이다.

이번 사진전에서 ‘영원한 찰나’라는 큰 주제 아래 ‘한걸음의 숨결’이란 소주제가 제일 앞으로 나선 이유다. 그리고 산은 신, 절은 인간, 새는 그 둘을 이어주는 영매임을 드러낸 ‘신에게로’, 신의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은 ‘나마스떼’, 산과 구름, 별과 달, 그리고 인간이 이루는 우주의 조화를 담은 ‘별이 내게로’ 순으로 이어진다.

작가가 “별이 내게로, 신이 내게로 온 완전한 시간이었다”고 표현한 초오유 베이스캠프에서의 새벽녘 사진은 우주의 신비가 드러난 하늘 아래 신의 땅인 정상을 향하는 인간의 발자취가 랜턴 빛으로 표현돼 있다. 이는 다시 주제인 ‘한걸음의 숨결’과 맞닿는다.

이창수 작가는 히말라야 14좌 베이스캠프를 둘러보면서 두 번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한 번은 로체 남벽에서다. 깜깜한 구름 속으로 걷고 있던 중에 갑자기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가까운 언덕으로 뛰어올라가니 구름이 열리면서 주변 일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순간에 온전히 빠져들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한다. 또 한 번은 오체투지하는 사람을 찍을 때다. 그의 경건함과 고단함이 느껴지면서 제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작가가 느낀 영원한 찰나다.

“관람객들이 사진전에 걸린 100장의 사진마다 다 감동을 받지는 않을 겁니다. 둘러보다가 저마다 어디에 꽂혀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사진이 있겠죠. 감동을 받아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그 순간이 관람객들이 느끼는 영원한 찰나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가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8월11일까지 열린다.

국민일보 / 김 난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

 

사진=김중만 작가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독도를 말하지 말자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독도를 내버려 두지 말자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독도에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꽂지 말자
이제 우리는, 우리는 그냥 독도가 되자(-김중만 作)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1-96'. 29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지하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작가 김중만의 독도 사진전 제목이다.

직설적인 건 사진전 제목 뿐, 사진에서는 민족이나 애국의 목소리가 드러나지 않는다. 되레 독도의 사물을 침묵시킴으로써 역사적 발언을 한다.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세련된 대응방식이다.

시인 고광헌은 "(김중만은) 빛을 감추거나 집적해 드러내는 방식으로 차이에 대한 존중과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상업사진 촬영을 중단한 김중만 작가는 독도 사진전에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촬영된 사진은 추후 동북아역사재단에 기증할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찍은 사진 'Sea 2014416 Ⅲ'도 전시된다. 김중만 작가는 "바다에 나설 때마다, 영문도 모른 채 참담히 죽어간 그대들의 이름을 부르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진=김중만 작가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학준)과 해양경찰청이 공동 주최한 이번 사진전은 김중만 작가가 2년(2012~2013년)에 걸쳐 촬영한 독도사진 53점을 전시한다.

8월 11일까지. 무료 입장. 문의는 02-399-1114~6

 

CBS노컷뉴스 / 문수경 기자

ENCOUNTER'14

•기획자 송수정
•기 간 2014. 9. 13(토) - 9. 14(일)
•장 소 호텔 인터불고

 

 

 

2014대구사진비엔날레는 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하도록 리뷰 프로그램 “ENCOUNTER"를 준비하였다.

국내외 전시 기획자, 미술관 관계자, 사진축제 기획자 등이 리뷰어로 참석하는 본 프로그램은 작가들이 작업에 관해 현장 전문가와 심도 깊게 고민을 나누고, 전시와 출판 등의 구체적인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

포트폴리오리뷰를 통해 우수 작가로 선정된 작가에게는 리뷰어들과의 개별적인 성과와 별도로 "2015 휴스턴 포토페스트 발견전" 및 "2016 휴스턴 포토페스트 포트폴리오 리뷰" 참여, "2016 대구사진비엔날레 우수포트폴리오 선정 작가전"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리뷰는 국내 사진, 미술 전문가는 물론 한국 사진에 관심이 많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의 사진관련 전문인들에게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다.

 

알찬 결실을 맺은 2012년 포트폴리오 리뷰의 성과에 부응하고, 현재에서 더 나아가 미래에도 한국의 사진이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기에, 젊은 사진인들에게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신청기간 : 2014년 7월 26일(토) - 8월 3일(일)
신청경로 : 본 홈페이지 PARTICIPATION>포트폴리오 리뷰>신청안내

신청하기

 

해외 리뷰어

레기나 안젠버거
Regina Anzenberger (오스트리아)

 

비엔나 안젠버거 갤러리 디렉터
Director of Anzenberger Gallery

아이린 아팅거
Irene Attinger (프랑스)
유럽사진미술관 출판팀장
Library director of Maison de la Européenne Photographie
짐 캐스퍼
Jim Casper (프랑스)
렌즈 컬쳐 발행인
Publisher of Lens Culture
로지나 카잘리
Rosina Cazali (과테말라)
독립 큐레이터
Independent Curator
클레어 그래픽
Clare Grafik (영국)
영국 런던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전시팀장
Head of Exhibitions of London Photographer's Gallery

엘리나 하이카
Elina Heikka (핀란드)

핀란드 사진미술관장
Director of Finnish Museum of Photography
바오 쿤
Bao Kun (중국)
평론가 겸 전시기획자
Critic
그웬 리
Gawen Lee (싱가포르)
싱가포르 사진축제 디렉터
Director of Singapore International Photography Festival
보니 루벤스테인
Bonnie Rubenstein (캐나다)
스코티아뱅크 콘택트 사진 축제 감독
Director of Scotiabank CONTACT Photography Festival
히립시메 비써
Hripsime Visser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 큐레이터
Curator of Stedelijk Museum Amsterdam
웬디 와트리스
Wendy Watriss (미국)
휴스턴 포토페스트 디렉터
Artistic Director of Fotofest
야마지 유코
Yuko Yamaji (일본)
일본 기요사토 사진미술관 큐레이터
Curator of Kiyosato Museum of Photographic Arts

국내 리뷰어

강수정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구본창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박영미박건희문화재단 학예연구실장
박원재원앤제이갤러리 대표
박천남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신보슬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신수진일우사진재단 디렉터
양정아국제사진기획자, Y&G 아트디렉터
이상일고은사진미술관 관장
조선령미술평론가,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
최성우보안여관 디렉터
홍경한경향아티클 편집장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