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에서 대마초 관련 산업이 성행하고 있다. 대마초 성분을 넣은 치약과 비누가 출시됐고, 길거리에선 대마초로 만든 디저트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방콕에는 대마초로 만든 팬케이크와 밀크티 판매가 성업하고 있다. 팬케이크 판매점 ‘까놈시안’은 고객층을 늘리기 위해 1년 전부터 대마 잎이 들어간 팬케이크를 연구해 판매해왔다. 대마가 들어간 디저트들은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대마잎으로 제조한 밀크티를 정기적으로 사 먹는다는 박품 짜른나는 “이 음료를 마시면 깊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고 했다.
화장품 업체 ‘찬허브’는 대마에 통증 완화 효능이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대마 종자유 성분을 포함한 치약을 출시했다. 이 치약을 두 달간 사용했다는 니콤 리안통은 “평소 잇몸 염증을 앓았는데 대마 치약을 사용한 이후 싹 나았다”며 “앞으로 다른 제품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태국이 의료용 대마 재배 및 사용을 합법화한 것은 2018년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이다. 태국은 지난해 12월 대마를 마약법상의 불법 약물에서 제외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태국 마약청이 대마를 규제 마약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일반인도 가정집에서 대마초를 기를 수 있게 됐다.
태국 당국은 대마초 산업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보건장관은 로이터통신에 “대마초 산업이 5년 안에 30억 달러(약 3조원)이상의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통해 태국인들이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걸 보고 싶다”고 했다. 아누틴 장관은 “대마초 산업은 의료와 건강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여전히 향락적 사용은 금지된다”고 했다. 현재 태국은 모든 대마 제품에 대해 주요 향정신성 화합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함유량을 0.2%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태국 현지에서 대마초 성분이 들어간 제품과 음식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자, 한국 정부는 태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국인의 대마 흡연, 섭취 등은 마약류관리법 제6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지난달 26일 “태국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국민은 대마 관련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공지했다.
태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이 실수로 대마 성분이 포함된 음식을 먹을 경우 어떤 처벌을 받을까.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 관계자는 27일 조선닷컴에 “대마 흡연‧섭취 등은 처벌이 원칙”이라며 “이 같은 혐의가 있으면 수사 대상이 되며, 고의성 여부는 수사 과정에서 밝히게 된다. 수사 단계 이전에서 (고의가 아닌 대마류 섭취에 대해) 처벌 여부를 확답하긴 어렵다”고 했다. 다만 “태국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경로로 포착된 혐의가 있어야만 수사 대상이 된다”고 덧붙였다.
책을 소개하는 이 글의 시작을 ‘책을 소개한 사람’ 소개로 시작하려고 한다. 나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한 이는 패션브랜드 쌈지 대표로 활동했던 천호균 대표이다. 그는 쌈지 대표를 접은 이후 ‘농사는 예술이다’라는 모토를 앞세우며 쌈지농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근년에 들어 그는 DMZ에서 대마 농사를 짓고 있다. DMZ는 금단의 땅이다. 남북의 분단과 군사적 대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그곳에서 하필이면 금기의 식물 대마 농사를 짓는 까닭은 무엇일까? 여기서 농사를 통해 예술적 소통을 모색하는 그의 지혜가 나타난다. 파주에 사는 그는 분단의 현장을 평화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의 의도를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식물로 대마를 선택한 것이다.
이 책을 지은 이의 생각도 바로 여기에 있다. 평생을 농림과 수산과 축산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온 저자는 조부 때부터 4대에 걸쳐 기독교 정신으로 대를 잇는 크리스천이다. 저자가 독실한 크리스천임을 밝힌 것은 청교도적인 순결주의를 앞세워 대마의 퇴폐적 이미지를 불식하고자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농대를 나온 그는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지도, 교육, 유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했고, 농업경제 대표, 한국협동조합발전연구소 토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 후 그는 대마와 대마초에 관심을 가지고 그릇된 인식에 기반한 정보와 제도, 법제 등에 의해 ‘악의 풀’로 낙인 찍힌 대마의 의미와 가치를 복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의 꿈은 우리나라와 전 지구에 걸쳐 대마가 다시 제 지위를 회복하는 데 있다.
‘하늘이 내려준 기적의 선물일까, 저주받은 악마의 풀일까?’ 이 책은 자문자답한다. 저주를 내린 오해와 편견, 그것에 기반한 제도와 법제는 대마를 철저하게 악마의 풀로 규정하고 금기시했다. 30만 종에 달한다는 식물들 가운데 이처럼 악마화 한 이미지를 뒤집어쓴 식물도 드물다. 대마는 근대 이후의 역사에서 가장 크게 유명세를 탄 논란의 식물이다. 논란의 가장 큰 이유는 대마초 때문이다. 대마초는 중독성이 없음이 입증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술이나 담배에 비해 가혹한 처벌을 내려 대마초를 피운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해버리곤 했으니, 사람들의 뇌리 속에 대마는 대마초의 나쁜 기억에 의해 덧씌워진 악마의 풀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었다.
대마가 ‘악의 풀’로 자리 잡은 데는 미국의 산업주의 영향이 크다. 석유 개발업자, 종이 생산업자, 석유와 석탄 기반의 화학 제품업자들은 지난 100년간 쌓아온 이들 이익집단과 정치인 관료 집단의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다. 석유와 석탄으로 일군 근대 산업주의는 대마라는 막강한 경쟁상대를 무력화 하기 위해 거친 흑색선전을 해댔고, 그 결과 대마를 1만 년간 인류와 함께 해온 역사를 뒤로 한 채 ‘악마의 풀’로 전락했다. 산업자본의 프로파간다는 상상을 초월한다.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어도 작금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기술의 실용성이 조정되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대마를 눌러야 이익을 보는 산업자본의 음모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난 시절의 오해와 편견, 음해의 사슬을 넘어 대마는 산업과 의료, 농업, 생태의 차원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대마에 덧씌워진 문화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대마 합법화 논의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프랑스와 중국 등 이미 대마를 합법화하여 대마 농사를 적극 장려하는 나라들은 대마 수출로 수익을 얻고 있다. 미국에서도 산업용 대마 합법화가 통과되었고, 일본에서도 의료용 대마 판매가 허용되었다. 2018년에 한국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다. 대마는 인류 문명과 함께 한 ‘천사의 풀’이다. 지난 1만 년 이상의 인류사와 함께 한 대마는 인류가 최초로 재배한 작물이다. 의약품과 각종 제품의 원재료로 쓰이고 있는 대마 활용은 과거의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인류학과 식물학, 사회학 등 인문학적 관점에서 대마와 대마초를 재조명한다. 인류사에서 대마가 차지한 지위와 역할을 들여다본다. 대마의 식물한적 구조와 영양, 대마와 대마초의 차이 등을 체계적으로 밝힌다. 미국에서 시작된 대마 불법화 과정은 곧 대마를 짓밟아온 정치와 경제 주체들의 부조리였다. 한국에서도 대마 불법화 과정이 박정희 독재 정권의 체제 강화를 위한 수단이었음이 점점 밝혀지고 있다. 대마초의 유해성이 술과 담배의 그것에 비해 크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고, 대신 의료와 섬유, 건축 등 수많은 유익성이 강조되고 있는 마당에 대마 합법화 논의가 일어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앞서 소개한 바, 천호균 대표의 DMZ 대마 농사는 생명평화라는 가치를 담은 생명평화 예술로 진화하고 있다.
저자는 대마를 인류를 구원할 식물로 규정한다. 대마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5만여 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대마 종이를 이용하면 나무를 지킬 수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도 대마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주장들의 배경에는 대마의 어마어마한 생장능력에 있다. 4월에 파종해서 8월에 수확하는 대마는 4개월 만에 4~5미터 높이로 자라나는 데, 그 생장력으로 대기 중에 떠다니는 기체상태의 탄소를 고체 상태로 포집하는 능력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유발한다. 기체 탄소를 고체 탄소로 붙잡아두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지구인으로서는 대마라는 천사의 선물을 악의 풀로 가둬두는 바보 같은 짓을 멈춰야 한다. 시들어가는 지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마를 오해와 편견으로부터 해방하여 다시금 인류의 벗으로 만들기 위하여 이 책은 ‘지구와 환경, 인류를 위한 대마 사용설명서’를 자처하고 있다.
지구의 환경을 걱정하는 이들, 대마를 둘러싼 사회학, 인류학 등 인문학에 관심있는 이들, 미래산업과 농업문제에 관심있는 이들을 독자로 모시고 싶다는 출판사의 선전문구는 이 책의 목표를 뚜렷하게 알려준다. 1장에서 11장에 이르는 이 책의 소제목들로 문장을 이어보자면 이렇다. 하늘이 내린 기적의 식물, 대마는 인류의 정신문화와 함께 해왔다. 대마 식물지를 들여다보면 대마와 대마초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대마는 의약품으로서 유용하며, 영양가 있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또한 대마는 환경을 살리는 지구 파수꾼이다. 대마는 탐욕과 야합·권력과 음모에 의해 대마 불법화가 이뤄졌다. 향후 대마 합법화를 이뤄서 대마 관련 산업을 활성화 해야 한다.
사실 대마라는 식물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대마를 사용하는 인류의 무지와 편견이 문제다. 하여 인간의 권리를 논하는 인권에 이어 동물권 논의와 실천이 거세게 일고 있는 데 이어 식물권을 주장하는 관점도 커지고 있다. 대마를 식물권 논의 차원에서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검은 황금의 시대가 가고 녹색 황금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저자의 서문은 화석 에너지의 시대가 가고 6차산업의 생태적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는 전 지구의 시대정신과 부합한다. 21세기는 과학의 시대를 넘어 새로운 정신성의 시대를 이야기 하고 있는 신문명의 시대이다. 이제는 생명평화의 메신저인 대마를 해방하여 제국주의와 산업주의에 찌든 그릇된 지식으로 대마를 악의 풀로 묶어두는 전 지구적 오류의 사슬을 끊어낼 시점이다.
대마 성분이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미국 연구팀의 연구가 화제다. 동아 사이언스의 보도에 따르면 리처드 밴 브리멘 미국 오리건주립대 ‘글로벌 대마 혁신 센터’ 연구원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질량 분석 기반의 화학 스크리닝 기술을 적용하여 대마 화합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효과를 확인하였다고 한다.
연구팀은 대마의 CBGA(cannabigerolic acid, 카나비거럴릭 액시드) 및 CBDA(cannabidiolic acid, 카나비다이올릭 액시드)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붙어 전염 프로세스를 차단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런 발견에 따라 연구진은 대마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를 차단하여 치료 효과 뿐만 아니라 예방 효과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태국 정부가 가정집에서도 대마 재배를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대마 관련 범죄로 교도소에서 징역형을 받거나 구치소에서 재판을 기다리던 4천명 가량이 석방될 예정이다.
5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타이PBS 방송 등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가정에서도 대마 재배가 허용되면서 대마 소지 등의 범죄로 수감 중인 이들이 같은 날 석방된다고 태국 법원이 전날 밝혔다.
소라윗 림파랑시 법원 대변인은 또 대마 관련 범죄로 재판일 또는 선고일을 기다리는 이들 모두 석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법무부 교정국은 석방자 규모가 약 4천명이 된다고 설명했다.
돈세탁 방지법에 따라 대마 관련 범죄로 압수된 1억1천만 밧(약 40억원) 가량도 오는 9일 이후 원소유자에게 되돌려져야 한다고 교정국은 덧붙였다.
교정국은 또 현재 압수된 대마초가 16t가량 있는데, 이를 원소유주들이 돌려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정국은 이와 함께 대마와 관련된 체포 및 기소 등 기록도 모두 범죄 기록에서 삭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마를 마약법상 불법 약물에서 제외했다.
이어 올해 1월 25일 태국마약청은 대마를 규제 마약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왕실 관보 게재 후 120일이 지난 오는 9일부터는 일반 가정도 당국에 등록하면 대마를 재배할 수 있다.
그러나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 불법 마약류로 분류돼 취급이 제한된다.
태국은 지난 2018년 의료용 대마 재배·사용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합법화했다.
당시에는 캐나다, 호주, 미국의 일부 주, 이스라엘 등이 대마를 합법화하면서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던 시기였다.
의료용에 이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마 합법화는 2019년 총선 당시 품짜이타이당의 공약이었다. 대마 재배 농가의 수익 증진이라는 이유도 내걸었다. 아누틴 장관은 품짜이타이당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총선 이후 국제마약 감시기구(INCB) 위롯 숨야이 의장은 언론에 "가정에서 대마를 기르는 것은 모든 가정에 대마를 이용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다는 것이거나, 가정에서 재배된 대마가 나쁜 목적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합법화 추진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식약처, 의료용 대마초 취급 절차 간소화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바람이 불고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도 대마초에 대한 규제법 개정을 서두런다. 1948년에 제정되어 마약류관리법 등 법적 규제로 인해 금기시하던 대마초가 최근 의약품 원료로 업계의 주목받고 있어서다. 국내서도 의료용 대마초에 대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일본에서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후생노동성 전문가 위원회에서 지난달 25일 대마초 규제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 대마초로 만든 뇌전증 치료제를 승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외교부도 글로벌 추세에 따라 대마초 의약품을 허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 관련 부처들이 개정 논의를 진행한다. 법무부도 대마초 규제법을 개정하기 위한 제안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은 의료용 대마초를 뇌전증 치료제와 항암제, 치매·파킨슨병 치료제 등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의료용 대마초를 연구하기 위한 정식 대학 교육 과정도 신설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의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환각 물질인 THC 함유량이 0.3% 미만인 대마를 현행 마약류관리법에서 분리해 내는 방식 등으로 규제 완화 방안을 통해 산업화를 구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환자 편의성 개선을 위해 대마초 의약품 취급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의료용 대마초 식물체 개발을 위한 육종 기술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이 기술로 만든 국산 의료용 대마초 식물체 2자원을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국산 의료용 대마초 품종 개발을 목표로 연구 사업을 진행해온 결과다.
최근 전 세계적인 규제 완화와 산업화로 의료용 대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의료용 대마 생산을 위한 기반 기술 연구가 첫 결실을 맺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의료용 대마 식물체 개발을 위한 육종 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하고, 이 기술로 만든 국산 의료용 대마 식물체 2 자원을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한다고 밝혔다.
대마는 활용 용도에 따라 △줄기를 활용하는 섬유용 △씨앗을 활용하는 종실용 △꽃과 잎에서 추출한 유용 성분(칸나비디올 (CBD))을 의약품, 화장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의료용으로 구분한다.
대마(大麻, Cannabis sativa L.)는 삼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삼’이라 불리며, 오래전부터 수의나 상복을 만드는 삼베의 원료인 섬유작물로 이용돼 왔다. 1960년대 도취(중독) 효과가 알려지면서 대마초 흡연이 사회적 문제가 됐고, 정부는 1970년 습관성의약품관리법을 통해 대마 단속을 시작함. 이렇게 대마관리법, 마약류관리법 등 법적 규제로 인해 금기시하던 대마가 최근 식품·화장품·의약품 등의 산업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의료성분의 산업 활용은 불가하며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용 대마의 기술 표준화와 산업화를 위한 자원이 없어 북아메리카나 유럽에서 도입한 자원을 연구에 활용해 왔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부터 국산 의료용 대마 품종 개발을 목표로 연구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3월 대마 육종에 필요한 기술 특허 2건을 출원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의료용 대마 자원을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육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암그루에서 수꽃이 피도록 유도해 자가 수정하는 인공교배 기술 △암꽃이 피기 전 어린잎(미전개엽)을 조기 분석해 우수 자원을 선발하는 기술 △실내 재배에 알맞은 자원을 선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이 기술로 의료성분인 칸나비디올(CBD)을 9% 이상 함유한 ‘칸나비디올 고 함유 대마(IT 342820)’와 중독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0.3% 미만으로 적은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저 함유 대마(IT 342821)’ 총 2 자원을 육성했다.
칸나비디올(CBD)은 대마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기능 성분으로 소아 뇌전증 치료제인 에피디올렉스(Epidiolex)의 주성분이며, 해외에서는 염증이나 우울증·불면증 완화 효과가 알려져 식품 등에 이용하고 있다. 반면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은 진통·진정 효과가 있으나 도취성분으로 중독성이 있어 대마 산업화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자원은 섬유용 대마 ‘청삼’과 달리 줄기가 짧고 가지가 많은 특성(단간·다분지형)이 있어 시설 안에서 여러 단으로 재배할 수 있다. 디지털 농업기술을 활용한다면 연간 3~4회 이상(보통 노지에서는 1회)도 생산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의료용 대마를 농업유전자원센터에 맡겨 생명 자원 등록을 마쳤으며, 대마의 재배, 분석, 생리활성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할 계획이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헴프규제자유특구 사업추진단 최정두 단장은 “이번 연구로 대마 자원의 국산화를 통한 종자 주권 확보가 기대된다.”라며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계통을 분양받아 해외 품종과 비교·검증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 협력을 통해 대마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윤영호 과장은 “학술연구 허가를 받은 국내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육성 계통을 보급함으로써 의료용 대마 연구의 기술 표준화에 이바지하겠다.”라며, “의료용 대마 연구는 단기적으로는 규제를 고려해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워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