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립습니다.

정선 만지산에서 ‘하늘문 납골당으로 모신지도 벌써 일 년이 넘었군요.

적막한 산골짜기 보다야 아파트 같은 납골당이 좋겠지요?

끝까지 어머니를 지키지 못한 자식놈을 용서하십시요.

 

만지산에 계실 땐, 메주알 고주알 세상 이야기를 전해드렸으나

이젠 기일이 아니면 어머니께 말씀드릴 겨를이 없습니다.

 

이장을 결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만지산 집에 불이 났습니다.

모든 걸 태워 몸 둘바를 몰랐으나,

정선을 떠나라는 어머니의 계시로 알고 만지산에 대한 미련은 접었습니다.

 

모든 게 무위로 끝나는 세상이치지만, 지난 세월의 그리움은 지울 수가 없네요. 

그동안 제일 무서운 돈병은 들지 않고 잘 살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삶, 하던 일 마무리하고 따라 가겠습니다.

 

오늘따라 어머니의 십팔번 ‘삐빠빠 룰라’가 유난히 듣고 싶습니다.

 

불효자식 문호가 기도 올립니다.

'나무관세음보살'

 

어머니 기일인 지난 12 정오무렵, 정동지와 함께 고양 하늘문납골당으로 갔다.

그곳에는 누님 조영희, 형님 조정호, 동생 조진옥을 비롯하여

형수 김순화, 매부 김종성, 조카 조웅래, 박홍전 등 여러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가족도 이런 날이 아니면 만날 수 없을 정도로 다들 뿔뿔이 흩어져 바쁘게 산다.

반가움에 지난 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위안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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