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5일가톨릭사랑 평화의집 봉사자들이 도시락 배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무리 야박한 세상이지만, 빈민을 향한 자선은 이어지고 있다.

 

동자동 빈민들의 식생활에 도움을 주는 곳은

주민 자치기구인 동자동사랑방식도락도 있으나,

천주교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가톨릭사랑 평화의 집을 비롯한

여러 교회가 협력하여 따뜻한 온정을 베풀고 있다.

 

8년 전부터 문을 연 동자동 가톨릭사랑 평화의집에서는

매주 세 차례씩 도시락을 만들어, 쪽방촌 어르신과 병자들에게 나누어 준다.

작년 한 해 동안만 봉사자 3,200명이 동원되었고, 도시락 57,600개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해 중단되었으나, 한강교회 브레드 미니스트리스에서는

8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토요일마다 빵을 나누어 주었다.

 

성민교회의 정기적인 자선을 비롯하여 동성교회’ ‘바나바 돌봄사역에서는

한 달에 두 번씩 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주고,

한국야구르트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쪽방을 방문한다.

 

똑같이 혜택받을 수 없는 아쉬움은 있으나,

그 중 동성교회반찬 나눔은 빈민들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이다.

 

10월26일 서울역쪽방상담소에서 11월 식권을 나누어 주고 있다.

서울역쪽방상담소에서도 업체에서 보내온 식료품이나 서울특별시에서 시행하는 식권을 나누어 주지만,

줄 세우기 같은 고질적인 갑질이 체질화되어, 주고도 욕먹는 실정에 있다.

하루속히 서울역쪽방상담소 업무를 관할 동사무소에 통합하라.

 

11월1일 모리아교회에서 사랑의 짜장면잔치를 열고 있다.

지난 1일은 모리아교회사랑의 짜장면잔치가 동자동 새꿈공원에서 열렸다.

부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짜장면 잔치지만, 주민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은 음식이다.

금방 솥에서 건져낸 면의 쫄깃함은 어느 중국집보다 맛있어,

서울역 노숙인까지 찾아오는 인기 메뉴가 되었다.

 

즉석에서 면을 뽑아 삶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봉사원의 노력도 대단하다.

공원에 나온 주민뿐 아니라, 나오지 않은 분에게도 전달해 주고 있다.

 

그러나 수시로 음식을 얻어먹다 보니, 체질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마움을 모르는 일부 빈민들은 습관화에 의한 병폐가 아닐까 생각된다.

공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지나친 혜택은 자립화를 해친다.

 

짜장면 한 그릇 얻어 와 방에서 먹었는데, 역시 맛은 변함 없었다.

온정을 베풀어주는 종교단체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사진 글 / 조문호

 

 

동자동 ‘모리아교회에서 사랑의 짜장면 나눔 잔치를 열었다.

 

쪽방촌이라 음식 나누는 자리가 잦지만, 짜장면은 또 다른 별미다.

 

어린 시절 먹던 짜장면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긴 세월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게 짜장면이다.

 

지난 14일 정오 무렵, ‘식도락에 도시락 얻으러 갔더니,

줄 선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이기영씨만 국밥을 먹고 있었다.

 

이씨가 짜장면 주는 공원으로 가라는 것을 보니,

짜장면 나눔이 있어 도시락은 준비하지 않은 것 같았다.

 

새꿈공원으로 가보니 짜장면 냄새가 진동했다.

현장에서 면을 뽑아 삶아 주는 봉사원과,

줄을 서거나 짜장면 먹는 주민들로 공원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그 번잡한 곳에서 누워 자는 노숙인도 있었다.

아무리 사는 게 귀찮은지 모르나, 한적한 곳으로 좀 옮겨주면 안 되나?

이런 노숙인 때문에 다른 노숙인까지 욕 먹인다.

 

3년 전에는 모리아교회 예배당에서 짜장면 나눔 행사가 있었다.

그때는 곧바로 주지 않고 예배당에 모아 기도한 후 먹게 했다.

시간도 지체 되었지만, 면이 불어 굳어버린 것이다.

 

목사더러 '베풀고 욕먹는 자선'이라며 나무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금방 솥에서 건져낸 면을 비벼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그 맛을 천천히 음미하느라 이빨 빠진 사이로 면을 걸어 쪽 빨았더니 콧 잔등을 치네.

쪽 팔릴 것이야 없으나 휴지가 없다.

 

그 날 긴 줄을 섰지만, 배식이 빠르니 금방 차례가 돌아왔다.

곱배기와 보통이 있었으나 대부분 보통을 찾았다.

짜장면은 맛도 맛이지만, 오랜 향수 때문일 것이다.

 

한 끼의 배를 채우기에 앞서 다들 소풍 나온 분위기였다.

좋은 자리 만들어 준 모리아교회에 감사드린다.

 

사진, / 조문호

 

 




지난 20일 정오 무렵, 동자동에서 짜장면 잔치가 벌어졌다.
‘한국새생명복지재단’과 ‘모리아교회’가 마련한 “사랑의 짜장면 나눔 잔치“다.
쪽방촌이라 간간히 음식 나누는 자리가 있긴하지만,
짜장면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 군침 흐르는 음식이 아니던가.




빈궁한 어린 시절, 중국집에서 먹던 짜장면 맛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짜장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지만, 오랜 세월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게 짜장면이다.
짜장면 나누어주는 ‘모리아교회’로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예배당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배식하는 순서가 잘 못 되었더라.
금방 솥에서 나온 면을 짜장면에 비벼 먹으면 얼마나 맛있겠는가?
오는 사람 순서대로 받아가 먹게 하면 면도 굳지 않고 일하는 사람도 편할 텐데,

한꺼번에 모아 주니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얻어먹는 주민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좀 섭섭했는데,
맛이야 어떻던 획일화, 광고 화에 신경 쓰는 것 같아 심기가 꼬였다.




짜장면을 받아보니, 이미 면이 뭉쳐져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발에 군침 흘리며 들어 왔는데, 이렇게 불려 먹여야 속이 시원한가?
덩어리 진 면을 한 올 한 올 풀어 비볐지만, 역시 짜장면은 짜장면 이었다.




먹는 시간이 오 분도 걸리지 않아 그런지, 먹은 사람은 금세 나가 버렸다.
맛은 있어도, 한 그릇 더 달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짜장면을 그리워한 것은 맛도 맛이지만, 아득한 향수 때문일 것이다.




자리 비어가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던 목사께서 한마디 하신다.
“한 사람도 잘 먹었다는 사람 없고 고맙다는 사람 없네”
사실 그렇기야 하지만, 목사가 수양이 덜되었거나 동자동 사정을 잘 몰라 하는 말이다.




설사 그런 생각이 들어도 목회자가 뱉을 말은 아니다.
“고맙다는 인사 받으러 베푸는 것은 아니 잖은가?”
그리고 주민들을 줄 세워 길들여 놓은 자업자득이다.



여지 것 수시로 줄 세워 나눠주었으니, 당연히 주는 것으로 아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자선을 내 세운 활동이 스스로 일어나는 자립심을 잃게하고 안주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사육하며 길들인다”고 악을 쓰며 발발거리지 않았던가.




다들 짜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교회 봉사 활동하는 주민들이 공원이나 사람 모인 장소까지 배달했으니,
동자동 사람은 물론 노숙자까지 짜장면 맛은 다 보았을 것이다.
‘은혜짜장선교단’이란 단체에서 짜장면을 배식하며 선교 할동을 하는 모양인데,
배식 시간만 지체되지 않았다면 짜장면 맛은 어디 내 놓아도 손색없었다.



짜장면하면 오래 전 중국집 주인이 손님에게 퍼부었다는 욕이 먼저 떠오른다.
70년대 중반 쯤, 부산에 살던 친구 신윤택씨로 부터 들은 이야기다.
얼마나 실감나고 재미있게 중국집 주인 말을 옮기는지,
그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배꼽을 잡았다.




그 무렵에는 중국집 골방에서 술 먹으며 연애걸 때가 많았단다.
다들 여관에 갈 처지가 못 되니 중국집에서 음식 시켜먹다 말고

감정을 주체 못해 일칠 때가 종종 있었던 모양이다.
문만 걸어놓고 정염을 불태웠으니, 낡은 창호 틈으로 어찌 소리가 들리지 않겠는가?




그걸 들으며 중국집 주인이 투덜거리며 욕을 하더라는 것이다.



“나뿌노므 새끼들~
짜자이에 가시들어 아야 아야 해,
보리차 달라 조지씻고,
시보루달라 보지닦아
나뿌노므 새끼들~“




나쁜 놈이 아니라, 죽어도 좋은 거지 뭐~


사진, 글 / 조문호



마지막 만찬이냐?

잘 처 먹었으면 치워야 할 것 아니냐?

나뿌노므 새끼들~























'서울역쪽방상담소'에서 주민들 이주대책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네요.


쪽방촌이 몰려있는 동자동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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