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날만 기다리는 사람들, 한 잔 술로 시름 달랜다.
저승사자처럼 달려오는 구급차에 긴 한숨 쓸어내린다.
그들은 꿈도 희망도 버린지 오래다. 희망이란 한낱 말 장난으로 여긴다.
저주받은 삶은 죽음이 축복일 뿐이다.
죽는 것이 편하지만, 그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죽지 못해 사는 것과 살기 위해 죽지 못하는 것은 뭐가 다른가?
틈틈이 ‘용산소방서’에서 나와 보살펴준다.
죽는 사람 데려가는 일만 아니라 뜨거운 공원을 시원하게 적셔 준다.
맥 놓은 빈민들 혈압도 재 준다.
그러나 찜통 같은 쪽방은 방치한다.
움직이면 살고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
죽으면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더러운 꼴도 안 보겠지만,
이를 부득부득 갈며 살아야 한다.
나쁜 놈들이 잘사는 빈부의 악순환은 끝내야하기 때문이다.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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