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사진가 마동욱의 '고향의 사계'사진전이 지난 15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이었으나, 전시장엔 축하객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장흥에서 올라 온 고향 분들이었다. 대단한 고향사랑에, 대단한 인정이었다.

 

여지 것 전시장 개막식에 그리 많이 돌아다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동내 이장에서부터 방귀깨나 뀌는 분들은 다 왔더라.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이귀남씨를 비롯하여

정동영, 이종걸, 윤호중, 황주홍의원 등 국회의원만 네 명이고, 오명준 장흥 향우회장,

이금호 장흥문화원장, 장흥신문 김선욱 편집인 등 내노라하는 분들이 줄줄이 나와 전시를 축하했다.

작가가 재벌이나 권력자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개뿔도 없는 사진가에 불과하다.

이 건 고향사랑도 사랑이지만, 마동욱의 헌신적인 인간성에 매료된 것 같았다.

 

오히려 사진가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엄상빈씨를 비롯하여 이규상, 김보섭, 이기명, 김영태, 고정남,

김형진, 김남진, 남 준, 곽명우, 정영신씨 등 여러 명이 참석했으나, 고향사람들에 가려 버렸다.

 

사진가 마동욱의 고향을 사랑하는 사진작업은 30여년에 걸쳐 이어져 왔다.

그는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 태어나 교도관과 소방관으로 근무하기도 했으나,

아예 고향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가 찍는 사진은 돈벌이와 전혀 거리가 먼 사진이다.

안정된 직장 버리고, 돈 안 되는 사진가의 길을 택한 배짱이 도대체 뭘까?

그를 돈키호테라 칭한 어느 기자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누군들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그의 고향 사랑은 유별나다.

여지 것 시골을 찍어 고향이란 주제로 책을 만들거나 전시회를 한 사진가는 더러 있지만,

자신의 고향에 30 여 년 동안 메 달려 온 사진가는 처음이다,

마동욱의 작업이 높게 평가받는 것도 일회성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 지속성에 있는 것이다.

그게 다큐멘터리사진의 가치다.

 

장흥댐 건설로 수몰될 수밖에 없었던 유치면 일대도 샅샅이 기록해 두었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온 삶의 터전이 물에 잠기는 것을 망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의 한이 응축된 사진들이다.

그 뿐 아니라 삶의 터전이나, 그 곳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기록해 왔다.

그의 사진 자체가 장흥의 역사나 다름없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을 혼자서 묵묵히 해 온 것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고향으로, 시골 들판이나 정겨운 마을들이 마치 도면처럼 펼쳐져 있다.

드론(Drone) 을 이용해 찍은 300여개 마을 사진을 이어 붙인다면, 한 편의 장흥여지도나 다름없다.

그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전경을 담으려 수없이 산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새처럼 날아 조감도를 찍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드론장비가 나오자 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가난한 사진가의 형편으론 버거운 일이었으나,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조종이 쉽지 않아 바다 속으로 빠지거나 추락해 파손된 드론만 네 대나 된다고 했으니,

그 경제적 어려움이야 보나마나다.

 

전시된 마동욱 사진은 많은 사진인 들에게 사진하는 의미를 되묻게 했다.

사실적인 현실이 배제된 채, 제대로 소통되지 않는 사진들이 판치고 있다.

예술이란 이름에 포장되어 허구의 이미지만 양산하는 세태라,

작가는 많지만 정작 사진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본질에 대한 사실적 관찰을 중시하는 마동욱의 사진은 정직하다.

스트레이트 사진의 정수를 보여주는 그의 사진들은 연출이나 트릭이라고는 전혀 없다.

있는 그대로의 직관과 정확한 기록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작가적 권위나 개인의 주장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작가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사진도 사진이지만, 마동욱의 남을 배려하는 인간성이다.

작품에 앞서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선배들로 부터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싸늘한 가슴으로 머리만 굴리는 작가들이 득실대는 현실이라, 따뜻한 심성을 가진 마동욱이 더 돋보이는 것이다.

일례로, 장흥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어딘데, 전시마다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며 알아차렸다.

이건 단지 돈과 시간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이번에 펴낸 하늘에서 본 고향마을고향사진집 두 권을 비롯하여 ! 물에 잠긴 내고향”,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 “그리운 추억의 고향마을”, “탐진강의 속살등 아홉 권의 사진집을 펴냈다.

가난한 살림에 잘 팔리지도 않는 사진집을 지속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단순한 애향심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명감이었다. 그래서 2012전남문화상을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마동욱이 사진으로 애써 남기려고 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잊고 있는 마음의 고향 이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며 시골마을의 공동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점점 사라져 가고 변해가는

시골마을을 되살려야 하는 사회적 운동이 절실한 때다.

만약 사진인 들이 힘을 모아 각자의 고향을 찍는다면, 신판 대동여지도도 가능할 것이다.

마동욱의 고향 사진전을 계기로 모든 국민들의 애향심에 불이 붙었으면 좋겠다.



   



전시와 함께 눈빛출판사에서 '고향의 사계‘ -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

'하늘에서 본 장흥’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두 권의 사진집도 나왔다.

'고향의 사계'256, 6만원. '하늘에서 본 장흥'4484만원이다.

 

전시는 2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 조문호



-전시 개막식 사진과 '사동집' 뒤풀이 사진들인데, 무려 180여장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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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빠션 죽입니더!






































































































































































마동욱 사진전
"고향의 사계"
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

 

FOUR SEASONS IN CHANGHEUNG COUNTY
Photographs by Ma Dong-Wook



 

 

전시일시
2016년 6월15일(수)-21일까지
초대일시 6월15일 오후 5시
장소 :서울 인사동 11길 6 (관훈동) 토포하우스 갤러리 (02)734-7555

 

 

 

 

 

 

 

남도 고향의 사진전이 개최된다.

오는 6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포토하우스 갤러리에서 사진작가 마동욱(59)의 사진전이 열린다.

 

이 전시에서 마동욱은 고향마을과 사람들 그리고 고향의 수려한 풍광과 정서를 담아낸 사진 60여점을 전시한다.

 

사진작가 마동욱이 자신의 고향인 장흥의 정서와 마을과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아온 지 29. 그는 이러한 고향마을 사진들은

지난 1997, 장흥댐으로 수몰된 유치면 일대를 담은 <! 물에 잠길 내 고향>을 시작으로 모두 다섯 권에 담아 펴낸 바 있고,

20여 차례의 고향마을 사진전을 열기도 했던 국내 대표적인 고향마을 사진작가이다.

 

그가 이번에 펴낸 <하늘에서 본 고향마을>은 그동안 평면으로만 담아냈던 사진집과 달리,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시각으로

담아낸 사진들이어서 그의 고향마을 사진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장흥에서 나고 자란 마동욱은 30여년 간 고향을 지키며 고향 마을 사진을 비롯하여 고향 사람들, 고향의 정서와 수려한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왔으며 고향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지난 1997, 장흥댐으로 수몰된 유치면 일대를 담은 사진집 <! 물에 잠길 내 고향>에 담아낸 이후 모두 네 권의 사진집에 담아낸 바 있고, 20여 차례의 고향마을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마동욱은 이번에 고향 사진의 결정판으로 도서출판 눈빛에서 <하늘에서 본 장흥><고향의 사계>이라는 사진집 2권을 펴냈다. <하늘에서 본 장흥>(450/250*190mm*올 칼라*40,000)은 장흥의 300여 마을을 드론사진으로 담은 고향마을 사진집으로 국내에선 최초의 본격적인 드론 사진집이고, 최초 드론사진의 마을사진집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하늘에서 본 장흥>과 동시에 펴낸 사진집 <고향의 사계>(255/240*290mm*올칼라*60,000)은 마동욱 작가의 고향인 장흥의 수려한 산수와 풍광의 사계, 고향사람들의 표정을 담아낸 사진집이다.

 

마동욱 작가는 이번 2권의 고향 사진집에서 드론사진을 통해 고향을 간직한 우리 모두에게 그리움이 기억되고 그리움이 눈에 밟히는 그림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마동욱 작가는 내게 장흥이라는 고향이 있다는 것은 내 삶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면서 변해가는 고향, 마을의 이름이 길이라는 새 주소로 바뀌면서 고향마을의 옛 이름들이 마을의 붕괴와 함께 사라지고 있다. 고향마을에서 만난 구릿빛 주름살의 할아버지, 할머니 그러나 그 얼굴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게 내가 카메라를 들고 고향마을을 다람쥐 체바퀴 돌리듯 돌아다니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장흥출신 김선욱 시인은 마동욱의 고향 사진은 그리움이 듬성듬성 기억되고 때로 진득한 그리움이 눈에 밟힌다. 그의 사진들을 보노라면 때로 눈물이 맺힌다고향 사람들에서는 그리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마을 사진에서는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수려한 풍광은 그 자연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읽힌다. 수많은 의미와 메시지를 전해주는 고향의 사진들이다. 그 고향들이 이번 <고향>에 담겨 있다.”면서 마동욱의 고향 사진들이 더욱 소중한 것은, 그 전통의 마을이 사라질 지도 모르는 현대사의 전환점에서 남도의 고향마을의 마지막 모습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 훗날 전설처럼 회자될 우리의 고향이 사진작가 마동욱에 의해 영원히 살아 숨 쉬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마동욱 프로필>

마동욱은 1958년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 출생했다.

20-30대에는 교도관, 소방관으로 공직에 있었으며 퇴직 후 한때 서울에서 사진스튜디오를 하기도 하였으나

낙향하여 30여 년간 고향 마을 장흥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하는가 하면 동영상으로 마을 어르신들의 생애사를 담고 있다.

 

 

 

 

 

 

그리움이 기억되고 눈에 밟히는 고향

김선욱 (시인 장흥신문 편집인)


마동욱의 고향은 전라남도 장흥군이다. 장흥군은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일직선으로 선을 그으면 대한반도에서 마지막으로 닿는 남해안 포구라 하여 붙여진, ‘정남진(正南津)’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고을이다.

장흥은 지정학적으로 전남도에서도 광주, 목포, 순천·여수라는 3대 도시권역에서 가장 원거리에 위치, 산업화·도시화의 물결에서 비껴나며 전통의 기반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으로 남도에서 전통의 고향을 가장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을이다.

특히 장흥은 청정해역인 남해 득량만을 품고 있으며, 호남의 3대 강인 탐진강이 장흥의 중심부를 관류하고 있고, 장흥댐으로 축조된 장흥호가 있으며, 해발 500M의 높은 산 14개가 곳곳에 산재하여 생태자원이 타 지역에 우월한, 산수수려(山水秀麗)한 고을이기도 하다.

이곳 장흥에서 나고 자란 마동욱은 30여년 간 고향을 지키며 고향 마을 사진을 비롯하여 고향 사람들, 고향의 정서와 수려한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마동욱은 ‘고향’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지난 1997년, 장흥댐으로 수몰된 유치면 일대를 담은 사진집 <아! 물에 잠길 내 고향>에 담아낸 이후 모두 네 권의 사진집에 담아낸 바 있고, 20여 차례의 ‘고향마을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고향 사진의 결정판으로 ‘도서출판 눈빛’에서 <하늘에서 본 장흥>과 <고향의 사계>이라는 사진집 2권을 펴냈다.

<하늘에서 본 장흥>(448쪽/248*160mm*올 칼라*값40,000원)은, 장흥의 300여 마을을 드론사진으로 담은 고향마을 사진집으로 국내에선 최초의 본격적인 드론 사진집이고, 최초 드론사진의 마을사진집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하늘에서 본 장흥>과 동시에 펴낸 사진집 <고향의 사계>(255쪽/210*297mm*올칼라*값 60,000원)은 마동욱 작가의 출신지 장흥군의 고향을 주제로, 고향의 미려한 산수와 풍광의 사계, 사람들의 표정을 담아낸 사진집이다.

이번 사진전에 선보이는 사진들은 바로 2권의 사진집에서 추려낸 ‘고향’ 의 사진들이다.


■사진작가 마동욱은-

20여년 전 어디선가 마동욱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밝힌 적이 있다.
“나는 마동욱을 보며 돈키호테를 떠 울린다. …그의 기사도 정신의 광기와 몽상은 그로 하여금 늘 동떨어진 현실세계에서 비통한 실패와 패배를 맛보게 한다. 그러나 그런 가혹한 패배를 격어도 그의 용기와 고귀한 조금도 꺾이지 않는다.

마동욱이 전적으로 돈키호테를 닮았다는 것은 아니다. 돈키호테는 현실을 무시한 이상가였지만 마동욱은 이상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긴 해도 결코 공상주의자이거나 비현실적인 몽상가는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그를 보며 가끔씩 돈키호테를 떠올린다.

마동욱의 성격도 무모하리만큼 곧고 사고도 곧다. 언행도 투명하다. 자기 일에 대한 애정과 집념이 강하다. 때로 지나칠 만큼 순수하고 이상주의적이며 비현실적이다. …그 스스로가 얼마나 많은 좌절을, 자기 일과 소신에 대해 얼마나 많은 회의를 경험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현실이 주는 가혹한 좌절, 늘 죄업처럼 짊어진 궁핍이라는 무게를 끝까지 버티며 결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안다.

마치 자기의 몽산적인 이상이 현실에 부딪쳐 처절한 실패를 겪어도 결코 뜻을 굽히지 않았던 돈키호테처럼… 그의 삶에서 트릭은 없다 누구에게도 마지막 카드를 감추지도 않는 다. 그와 통하는 사람에게는 제 속내를 알알이 보여준다. 보통 사람에게선 볼 수 없는 일이다….”

이는 필자가 마동욱을 10여년 남짓 그의 성격과 일(사진작업)을 지켜보며 느꼈던 것을 가감 없이 표현한 것의 일부분이다.
이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에 대한 내 표현은 유효하다. 지금도 여전히 마동욱은 내게 돈키호테적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30여년전의 그 소신으로 오늘도 자기 사진 작업에 매달리고 있을 뿐이다. 그의 자기 사진에서 팩트만을 고집한다. 트릭을 용납하지 않는 팩트 사진만을 고집하는 것은 트릭이 없는 그의 삶과도 상통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는 여전히 자기 일에 대한 확고한 자부와 긍지로서 현실의 수난을 이겨낸다는 것이다.

그 팩트 사진에서 나름의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일종의 현실 도피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하여 필자의 눈에 비치는 마동욱은 여전히 톤키호테적이다.


■마동욱의 다큐사진


마동욱은 다큐 사진가이다. 그는 사진의 미적·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며 이른바 작품 사진을 만들어내는 사진작가는 아니다. 사진의 대상체가 되는 물상의 사실상의 정수를 표현해 내는 다큐멘타리 사진가인 것이다.

물상의 본질에 대한 직관적인 관찰을 중시하는 다큐 사진가인 마동욱은 자신의 다큐 사진 정신에 아주 충실하다. 그의 사진은 스트레이트 사진의 정수를 보여준다. 단 한 사진도 연출이나 트릭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물상에 대한 직관과 정확한 묘사만 있을 뿐이다.

사진가는 존재물의 정지된 현상을 사진으로 담는다. 사진가는 이러한 작업에서 어떤 의미를 전해주는 그림처럼 아름다움이나 독특한 의미를 표출하여 작품사진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동욱은 일 년 365일 하루도 걸리지 않고 고향 장흥 곳곳을 돌아다니며 산이며 강이며 바다며 마을이며 사람들을 이른바 ‘장흥’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세월이 29년이다. 한두 번, 아니 몇십 번도 찍었으니 지나칠 만도 하지만 마동욱은 어제도 그제도, 아니 수백 번도 찍었을 그 풍물을 다시 카메라에 담는다. 그에게 모든 물상은 매순간 변화되고 달라진다.

마동욱에게 사진의 주체가 되는 그 어떤 대상체도 고정적인 존재는 없다. 늘 달라지고 늘 새롭다. 그리고 사진은 기록이고 진실한 기록은 늘 변화되는 그 대상의 진면목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물의 본질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카메라를 메고 고향 장흥의 마을을, 장흥의 산하를, 장흥 사람들을 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동욱의 사진이 사진의 미학을 넘어 그 존재의 미학을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마동욱의 고향 사진은 역사이다

우리의 고향마을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1백호, 200호가 되고도 남았던 마을들이 20여호 남짓의 과소화 마을로 변해가고 …아니 10년 후면 우리나라 고향마을 절반은 영원히 사라질 지도 모른다. 한때는 수십 명의 아이들이 골목골목에서 뛰어놀고, 공동우물가엔 자지러지는 아낙들의 웃음판이 펼쳐지고, 사랑방에서 어른들이 새끼 꼬고, 명절마다 신명난 풍물판이 벌어지며 활기가 넘쳐났던 우리 고향의 마을. 이 고향 마을이 이제는 크게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사람들이 사라져가고 아이들 울음소리도 멎어가고, 마을이라는 그 공동체의 얼굴도 점점 닳아지고 있으며 정(情)도 사라지고 기운도 옅어지고 있는 것이다.
점점 사라져가고 변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고향마을. 이 고향의 얼굴을 담은 사진이 마동욱이 추구하는 사진이다.


하여 마동욱의 고향 사진은 역사가 되고 있다. 흘러가는 그러나 영원히 기억될 우리들 고향의 역사이다. 고향을 가진 이들에게 추억이 되고 아픔이 되고 그리움이 역사가 되고 있다.

마동욱의 고향 사진이 더욱 소중한 것은, 그 전통의 마을이 사라질 지도 모르는 현대사의 전환점에서 남도의 고향마을의 30여년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 훗날 전설처럼 회자될 우리의 ‘고향’이 사진가 마동욱에 의해 영원히 살아 숨 쉬게 될 것이다.





조재익 작가, 3월 9~15일 ‘문득, 꽃이 피다’展

부처와 꽃, 존재 깨어나는 순간
유화물감 덧칠, 질감 깊이 표현
불교 공부하며 주변 고통 관심
“보는 이들의 마음 평온해지길”


▲ ‘붓다-꽃이 피다Ⅰ’(조재익 作)


캔버스 속 넙데데한 부처님 얼굴이 한없이 평온하다. 손을 뻗으면 어루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합장한 부처님 주위로 무수히 많은 꽃잎이 흩날린다. ‘꽃잎이 부처인가, 부처가 꽃잎인가.’ 문득 꽃잎과 부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는 연기의 진리 속에 모든 것은 에너지의 흐름일 뿐이다. 그리고 그 흐름의 찰나를 표현한 그림에는 긴긴 여운만이 감돌고 있었다.


불상과 절터 등을 소재로 10여 년째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조재익 서양화가의 제16회 개인전 문득, 꽃이 피다39~15일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부처와 꽃, 옛길, 오두막 등을 주제로 관람객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그림 15여 점이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붓다-꽃이 피다’. 주위에 흩날리는 하얀 꽃잎 사이에서 부처님은 합장한 채 고요히 미소만 짓고 있다. 활짝 핀 꽃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생하고, 이내 화무십일홍을 절감케 하듯 나뭇가지와 작별하며 멸하는 꽃잎. 부처님은 마치 순리이자 진리인 반복되는 생멸의 연속에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작가는 이를 통해 불교적 가르침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면서도 부처와 꽃을 존재가 깨어나는 순간으로 표현했다. 또한 번민에 휩싸여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범부중생이 사바세계에 오롯하게 피어나는 한 송이 꽃이 돼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조재익 화가는 불교를 공부하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불상과 꽃을 조화시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자 했다고 전시회 작품을 소개했다.


▲ ‘붓다-꽃이 피다Ⅵ’(조재익 作)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조 씨는 소싯적 치기 어린 마음에 남들에게 멋진 화가가 되고 싶었다. 자신의 우상들처럼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엔 를 잃었다. 서른 중반에 찾아온 방황이었다. 그러다 불교 수행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고, 2007년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얀마 쉐우민수행센터로 떠났다. 그곳에서 위라담마라는 법명을 받아 스님으로 살았다. 그리곤 잃어버린 를 찾았다. ‘지금 이대로가 그 자리.’ 한국에 돌아온 그는 작품 활동을 다시 이어갔다. 이때부터 그의 작품에는 그간 줄곧 내비쳤던 욕심이 사라졌다. 대신 부처님과 평온함을 전해주는 소재들이 등장했다.


수행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겪었던 많은 문제들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추구하던 방향 자체가 없어졌죠. 어렸을 때부터 버리지 못했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조 씨는 스스로 수행을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었듯이 이번 전시회가 관람객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고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 기회가 되길 서원했다. 또 더 많은 불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라는 희망도 잊지 않았다.


불상 앞에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만큼 불자들은 부처님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죠. 앞으로는 사찰이나 많은 불자들이 찾는 곳에서 전시회를 열고, 함께 소통했으면 합니다.”

그가 선보이는 작품은 유화물감을 여러 겹으로 덧칠해 마티에르(matiere, 질감)를 도드라지게 표현한 것들이다. 때문에 퍽 입체적이다. 마치 파랑새를 찾아 막연하게 좇기만 했던 우리네 행복이 입체적으로 그려지듯 말이다.



[현대불교 / 윤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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