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위탁 운영하는 '서울역쪽방상담소'는 '서울역노숙인상담소'로 명칭을 바꾸고,

동자동 쪽방에 대한 지원 업무는 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민등록지도 없는 노숙인들의 진로를 고민해야 할 상담소가

쪽방의 이름을 달고 빈민들을 거지로 길들이며, 자괴감만 높이고 있는 것이다.





'쪽방상담소'는 지난 2000년 당시 대통령 업무 지시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현행법상 명시되거나 규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전국적으로 열 곳이 있지만, 서울지역은 서울역, 돈의동, 동대문, 남대문, 영등포 등 다섯 곳으로

서울시와 각 소속 구청의 지원 아래 위탁 운영되고 있다.

상담을 통한 진로 문제를 주요 사업으로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쪽방 촌은 한 두 사람이 들어갈 크기로 만들어 놓은 작은 방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보통 방 하나가 0.8평에서 1평 정도의 크기로 겨우 발을 뻗고 누울 수 있는 정도로 매우 좁다. 

7년 전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4개 구 9개 동의 287개 건물에 총 3,504개의 쪽방이 있다고 한다. 

쪽방에 거주하는 주민은 3,201명으로 그중 삼분의 일이 서울역에 인접한 동자동에 몰려있다. 





거주민의 약 40%가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이며, 홀몸노인과 장애인이 약 45% 정도를 차지한다. 

보통 방세는 일세와 월세로 계산되는데, 일세의 경우 하루에 만원, 월세의 경우 20만원대 초반 정도의 수준이다. 

쪽방촌 거주민들의 대다수는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며, 절반이 넘는 약 54%의 가구가 휴대용 버너로 취사를 한다.







그동안 ‘서울역쪽방상담소’의 활동을 2년 넘게 지켜보며, 문제점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 왔다.
특히 보내 온 물품을 수시로 줄 세워 나누어 주었는데, 이는 주민들의 타자화로 자립심을 잃게하는 일이다.
그리고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일하는 이의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정수현씨가 소장으로 있을 때, 주민들 줄 세우지 말라는 요구를 줄기차게 한 결과 조금씩 개선되어 갔다.

그러나 올 2월 ‘온누리복지재단’으로 운영 주체가 바뀌고, 김갑록 소장이 부임하며, 오히려 전보다 더 못해진 것이다.

보여주기 위해 쪽방촌을 찾는 정치권 인사들 안내자 역활에 더 충실해 보였다. 





'서울역쪽방상담소'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매주 목요일마다 찾아가게 하는 밑반찬 지원이 사라졌고,
‘화요카페’라는 이름을 단, 식품들을 줄 세워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한 번은 계란10개, 한 번은 라면5개식으로 화요일마다 나누어 주었는데, 쪽방 사람들에게는 밑반찬 지원이 더 절실하다.
주방 없는 쪽방의 살림살이는 김치나 짱아치 등의 밑반찬이 더 필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주민들의 필요보다, 보여주기 좋고 손 쉬운 그들의 생각이 중요했던 것 같다.






그 것도, 전 처럼 시간 나는 대로 찾아가는 게 아니고, 거지 구호물품 나누어 주듯 시간을 정해 줄 세웠다.
그렇게 생색을 내고 싶고, 그리도 갑 질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더구나 올 여름은 날씨가 얼마나 더웠나?
그 땡볕에 노약자들을 한 시간 이상 줄서서 기다리게 한다는 게 말이 되냐? 


 




제발! 빈민들을 거지로 보지 말고, 주민으로 보아 달라.
주민을 타자화 시키는 이런 짓거리야 말로 개가 들어도 웃을, 시대에 뒤 떨어진 일이다.






앞으로는 날짜를 정해 주민들이 직접 찾아가게 하고, 찾아가지 않는 분은 전화를 해야 한다.
고독사가 잦은 쪽방에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한 번 찾아보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늘 상 받는 사람만 받아가고, 몸이 불편하거나 정보가 어두운 분은 매번 소외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한가위 공동차례상도 이런 식으로 하려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추석 당일에 지낼 제사를 삼일이나 앞 당겨 지낸다는 게 말이 되냐?
직원들도 명절에 쉬어야한다면, 제사를 주민자치회에 넘기면 될 것 아닌가?
증거자료로 사진이 필요하다면, 부탁만 하면 얼마든지 찍어 줄 수 있다.






정수현씨가 '서울역쪽방상담소' 소장으로 있던 지난 명절에는 그러지 않았다.
명절 당일 제사를 치 루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주민들이 다 같이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그 때 나왔던 상담소 직원은 고향도 없고, 가족이 없어 나온 것이 아니다.
주민들에게 마음이 가지 않는, 편한 밥벌이로 여기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만약 공무원이 맡아 한다면 책임의식에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가지 대안으로, 공무원 중 한 명을 소장으로 발령하여 족방촌에 파견할 것을 서울시에 제안한다.
그의 책임아래 동네 인력을 활용하거나, 주민자치회를 활성화해 운영하라는 것이다.
'쪽방상담소'는 '노숙인상담소'로 명칭을 바꾸어, 본래의 취지대로 노숙인 상담과 진로에 전념하게 하라.

그리고 쪽방 지원 업무 전부를 동사무소에 통합시켜, 빈민을 차별화 하지마라.





빈민들은 짐승이 아니다. 제발 사람대접 좀 해다오.



조문호
















지난10일 현장에서 만난 강호씨가 포즈를 취했다.



이 무더운 여름철에 부식 타느라 줄서서 기다리는 쪽방 주민들 보니 또 속이 뒤집어진다.

지난 해 정수현 소장 때, 핏발 세워 가며 간신히 시정한 줄 세우지 않기가

올 2월부터 ‘온누리복지재단’ 김갑록 소장 팀으로 바뀌며 또 다시 재연되고 있다.

쪽방 주민들에게 식료품이나 물건을 나누어줄 때, 시간 정해 줄 세우지 말고 날자만 고지하라.

전담 직원이 출근하는 시간부터 퇴근하는 시간까지 편한 시간에 찾아가게 하라.

몸이 불편하여 나오지 못하는 분도 많은데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주민들을 타자화하여 자립심을 잃게 한다.

양이 부족할 것을 염려하는지 모르지만, 등록된 주민 수만큼 분량을 확보한 후 지급하던지,

그렇지 않다면 주민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차례대로 지급하면 될 것 아닌가? 



지난 6월26일, 김치 받으려는 주민들의 행렬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나와 길게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너희들은 보기 좋더냐?

더구나 요즘은 장마철이라 비도 잦지만, 노인들이 무더운 햇볕에 노출된다는 게 만만치 않다.

주는 입장에서는 하는 일을 떠 벌여 과시하고 싶은지 모르겠으나, 받는 사람들 입장은 죽을 맛이다.

아무리 거지지만 거지 취급받는 꼴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줄을 세우게 되면 받는 사람은 두 번씩도 받지만, 몸이 불편하거나

줄서기 싫어하는 주민들은 받지 못하니 불공평하기 짝이 없다.

나누어 준 후, 찾아가지 않는 분은 무슨 일이 생겼는지 전화도 해 보고,

이상이 있다면 방문해 보는 것이 원칙 아닌가? 혼자 지내다 고독사하는 일도 다반사인데...

제발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는 행정을 펴라.

부족분도 재고도 없애기 위해, 들어 온 물품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편의성은 있겠지만,

항상 주민들 입장부터 생각하라.



비가 온 지난 6월26일, 김치 받으려는 주민들의 행렬



그리고 어떤 물품이 어디에서 얼마만큼 지원되는지도 투명하게 공개하라.

보내는 분의 고마운 뜻을 알아야 할 권리도 있지만, 그런데서 비리가 생기는 것이다.


그동안 매주 화요일에 지급하는 부식 나눔을 지켜볼 때마다 울화가 치밀었으나,

지난 달부터 동자동 사진을 더 이상 SNS에 올리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공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지난 6월19일, 계란10개를 타오는 주민 모습


몇 개월 전 ‘동자동사랑방‘에서 벌인 어버이날 행사 때 있었던 일이다.

작년 추석 이후에 찍은 사진을 나누어 주는 빨래줄 전시를 하는데,

'사랑방조합' 김정호씨가 전시를 제지해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다.

그 당시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으나, 지나고 보니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떠 벌려 나누어 줄 것이 아니라 번거롭더라도 찾아다니며 전해 준다면 그 보다 좋을 수 없다.

사실 그걸 몰라서가 아니라, 사진촬영에 반감 가진 주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퍼포먼스 성격의 의도도 깔렸다는 것도 솔직히 고백한다.

그래서 일 년에 두 번씩 해왔던 빨래줄 전시는 이제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찍히기 싫어하는 사람은 찍을 필요도 없지만, 사진 값도 절약된다.




비가 온 지난 6월26일의 주민들



그리고 ‘인사동 사람들’ 블로그와 ‘동자동 사랑방’ 카페에 부지런히 올려 온

사진과 글도 가급적 올리지 않기로 작정했다.

한 두 사람의 반감보다 개인적 프라이버시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는 자구책이다.

이젠 올려도 공익을 위한 알림이나 본인의 요구에 의한 사진이나 글만 올리기로 했다.


그랬더니, 인터넷을 이용하는 젊은 친구들은 오히려 왜 올리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도 있다.

시시콜콜 동자동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기들이 찍힌 사진까지 올라와 은근히 기다렸는데,

요즘은 ‘동자동사랑방’ 카페에 들어가도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나눔의 현장에서 만난 강 호씨도 그 이야기를 꺼내며,

자기사진이라도 올려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동안 소식 올리지 못한 사정을 이야기하다보니, 말이 길어져 버렸다.



양파10개를 나누어준 7월3일, 주민들은 나누어주는 오후1시 30분이 되기를 마냥 기다리고 있다.



다시 한 번 ‘서울역쪽방상담소’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더 이상 주민들을 뙤약 볕에 줄 세우지마라.
언제까지 주민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탁상행정을 계속할 것인가?

이 또한 우리사회에서 청산해야 할 적폐 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사진, 글 / 조문호




무김치를 나누어준 7월10일의 주민행렬


















지난 18일 서울광장에서 ‘듣고, 보고, 말하다’라는 서울 복지 박람회가 열렸다.
그런데, 그날따라 날씨가 너무 추웠다.

‘듣고, 보고, 말하다’ 였지만, 귀도 얼고 입도 얼어 소통이 되지 않았다.

봄 가을, 좋은 계절 다 두고, 왜 이 추운 날 야외광장에 끌어 모았을까?

가난한 서민들은 추워야 제 맛이 난다는 말인가?






동자동 쪽방 주민들도 선물 준다는 미끼에 걸려 50여명이나 나갔으나, 추워 어쩔 줄을 몰랐다.

함께 간 ‘서울역쪽방상담소’ 정수현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나서서 무릎에 덮을 수 있는

담요를 나눠주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별 도움되지 않았다.





도시락도 나누어 주었으나, 너무 추워 목구멍에 넘어가질 않았다.

먹다 말고 덮었는데, 정용성씨가 자기 도시락까지 먹으라며 안겨주었다.

그 추운 가운데도 다들 부스마다 돌아다니며 자질구레한 경품 받느라 바빴다.

가져간들 다 쓰레기에 불과 할 텐데...





복지에 대한 바램을 적어 나무에 메 달면 휴대용 칫솔을 주거나,

뺑뺑이를 돌려 해당된 항목의 프레임을 들고 사진을 찍으면 조그만 견과류를 주는 식이었다.






새파랗게 경직된 이성 구로구청장의 모습도 보였다.

오죽하면 무대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사말도 간단했다.

서울의 복지정책을 알리기 위해 어제 밤에 잠 안자며 두 시간 동안 쓴 원고지만,

이메일이나 다른 방법으로 전해주겠다며, 인사만 하고 내려갔다.






이번 박람회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을 내놓았다.

양천구는 50대 이상 남성 고독사 방지와 자존감 회복을 위한 프로젝트를 홍보하였고,

중구는 쪽방촌 공동사업장 ‘꽃피우다’를 소개했다.





광진구는 일과 육아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자녀동반근무제 키즈룸’을 내 놓았다,

그 외에도 복지 관련 협회, 복지시설,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체험‧홍보 부스가 마련되었고, 

복지정책에 대한 법률ㆍ세무상담 서비스도 있었으나 날씨가 추워 제 기능을 못했다.






가수 홍진영씨의 축하공연에 이어 여덟명의 서울형 대표 복지사업 참여자들이 무대에 올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비롯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청년수당,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등

여덟가지 의 ‘복지 이야기’로 다양한 체험 사례를 들려주었으나, 쇠귀에 경 잃기였다.






‘이제 말로 하는 복지정책은 집어치우고,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펴라“


사진, 글 / 조문호































동자동 오층 집 옥탑 방에 사는 황춘화, 정용성 모자는 참 착하게 산다.
눈을 벌겋게 뜨고 설쳐도 살기 어려운 세상에, 착한 사람의 인생이란 보나 마나다.
이리 당하고 저리 당하며, 동대문에서 양동으로 마지막 쫓겨 온 곳이 동자동 옥탑 방이다.






통장에 돈 한푼 없지만, 기초생활수급비로 겨우겨우 산다.
두 사람이 매일 마셔대는 소주 값도 장난 아니다.
한 달에 70만원 받아 23만원 방세 제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술값으로 날아간다.
이 험악한 세상에 취하지 않고 어찌 버틸 수 있으랴!






술이 슬픔을 날려주니, 매일 웃고 살 수 있는 것이다.
마흔여섯이나 된 아들이지만, 여자라고는 엄마 밖에 모른다.
밤 낮을 술친구로 엉켜 사니, 두 모자는 늘 행복하다.
엄마 품보다 더 따뜻한 품이 어디 있겠냐?






지난 7일은 이른 시간부터 두 모자가 취해 있었다.
정용성씨가 나를 보자 자랑부터 해댔다.
“20킬로 쌀을 두 포나 받았어. 19일에는 김치도 10킬로 준대”
돈만 생기면 술값으로 탕진하니, 집구석에 먹을 게 남을 리 만무했다.






올 겨울을 날 수 있는 쌀과 김치를 해결했으니, 너무 좋았던 모양이다.
아무리 술이 좋아도 목구멍에 풀칠은 해야 살지 않겠나.
기분이 좋은지, 엄마는 술이 남은 데도 소주를 두병이나 사오고,
용성이는 담배 값 없다는 사내의 투정에 남은 삼천 원마저 꺼내 준다.



 


동자동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있는 사람이 베풀며, 하루를 다 같이 즐기는 것이다.






두 모자가 주연으로 나온 술자리는 여러명이 조연으로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한 쪽에서는 내일 벌어 질 축제 준비하느라 바빴다.
김정호, 김정길, 유영기씨가 무대에다 레드 카펫을 깔고 있었고,
'동자동 사랑방' 선동수간사는 차를 끌고와 짐을 실어갔다.





그런데,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술 취한 두 사내가 싸움이 벌어졌다. 
가끔 있는 일이긴 하나, 스트레스 푸는 운동 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싸우다 금방 술을 나누기도하니, 원한도 감정도 없는 그런 싸움이다.
그래도 싸움 판은 말리는 사람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황춘화, 정용성 두 모자가 달라붙어 열심히 싸움을 말리는데,
사발통문 돌리던 쪽방상담소 정수현소장 까지 거들기 시작한 것이다.
연약한 여인네가 취객의 주먹질에 맞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나설까?
기어이 두 사람을 때어 놓으니, 죄 없는 술병에 분풀이를 해댄다.





시멘트 바닥에 축포처럼 터트린 맥주병으로 '동자동 블루스'의 막을 내린다.



사진, 글 / 조문호





















 



동자동 쪽방주민자치회의가 지난 4월7일 오후5시, ‘동자희망나눔센터’ 2층에서 열렸다.
이날은 쪽방주민자치회의 위원장을 선출하는 자리라, 정선에서 하던 일 중단하고 상경했다.
누가 맡느냐에 따라 주민들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보수 봉사 직이라 나서는 분들이 많지않다.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고는 김병택씨 한 분이었는데,
그 분은 연세가 많아 적극적인 봉사가 어렵지만, 상담소 편을들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민자치회의를 끌어 갈 사람은 항상 주민 편에 서야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김장수씨가 김병택씨 선임에 제동을 걸었다.
“추천된 분이 좋은지 아닌지를 묻는 무기명 투표를 하자”는 것이었다.
찬성이 많으면 넘어가지만, 반대가 많으면 다시 추천받아 선출 하자고 했다.
그리고는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젊은 김만기씨를 추천한다고도 말했다.

맞는 말이다. 회의장에 불과25명밖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다들 주민자치에 관심가진 분들이라, 그 들의 의견을 들어야 했다.
이배식씨는 ‘권위나 경륜 있는 김병택씨가 되어야 한다’했고,
김장수씨는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서로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다.

주민 투표를 실시한 결과 김병택씨를 찬성하는 표는 9표, 반대 표가 14표로 김병택씨가 신임을 얻지 못했다.

무효표도 두 장 나왔는데, 동그라미를 쳤다가 다시 액스 표를 쓴 것도 있고, 이름을 적은 표도 나왔다.

그런데 이해 되지 않는 것은 투표에서 떨어 진 김병택씨가 화를 버럭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린 것이다.

“신청자가 한 사람 뿐이면 그대로 해야지 왜 투표를 하냐?”는 것이다. 이게 무슨 공채하는 자리인가?

주민들의 대표를 뽑는데, 어찌 주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을 수 있겠나?

그리고 대가 없는 봉사 직에 목맬 일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열심히 하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 어른으로서 도리다.
쪽방주민자치회의 위원장 투표는 다음 달 자치회의로 미루어졌다.


상담소 직원은 필요 없는 물건과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는 물물교환장터를 연다는 공지를 했다.

사실, 필요 없는 물품들이 지원되어 비좁은 방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어떤 물품이 필요하냐고도 물었다. 바퀴벌레약, 모기장, 메트 등 몇몇 요구가 있었지만,

그 몇 사람 요구로 천여 명이나 되는 전체주민의 뜻을 수용할 수 있겠나?

진정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주고 싶으면 직원들이 회람을 돌려 몇 가지 정도의 물품을 신청 받아 합리적으로 택하던지,

아니면  예산에 맞는 상품권을 지급하여 주민들이 필요한 것을 구입하도록 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매일 아침 우유 한 팩 배달해 드리는 것보다 더 고마운 일은 없을 것이다.

다들 몸이 불편하여 잘 나오지를 못하니 먹는 것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주민들의 실생활에 다가가는 실질적인 행정을 펼쳐주기 바란다.


주민들에게 물품을 지급할 때도 시간을 정해 줄 세우지 말라고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몸이 불편하여 나오지 못하는 분들도 많은데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주민들을 타자화하여 자립심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소량으로 보내오는 물품 때문이라지만, 물품내용에 불문하고 주민번호 대로 차례대로 돌아가며 지급하면 된다.

줄을 세우게 되면 받는 사람은 계속 받지만, 몸이 불편하여 게시물을 보지 못한 분들은 번번히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물품을 어디에서 얼마만큼 지원되었는지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보내는 분들의 고마운 뜻을 알아야 할 주민의 권리가 무시되기도 하지만, 그런데서 비리가 생기는 것이다.


모든 일을 주민측 입장보다 상담소 편한 대로 진행하고 있는데, 도대체 상담소 직원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 날은 ‘서울역쪽방상담소’소장이라는 정수현씨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내가 동자동에 온지 육 개월이 넘도록 '서울역쪽방상담소'나 자치회의장을 여러차레 찾아 다녔지만 처음 보았다.

단상에 나와 그동안 몸이 불편했다고 한다.


비참하게 생활하다 홀로 비명에 돌아가시는 주민이 많건만, 그들은 아예 손놓고 있다.

손 놓은게 아니라 주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니, 알리가 없다.
언제까지 주민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이 따위 탁상행정을 계속할 것인가?
이 또한 우리사회에서 청산해야 할 적폐인 것을 명심하라.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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