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광장에서 ‘듣고, 보고, 말하다’라는 서울 복지 박람회가 열렸다.
그런데, 그날따라 날씨가 너무 추웠다.

‘듣고, 보고, 말하다’ 였지만, 귀도 얼고 입도 얼어 소통이 되지 않았다.

봄 가을, 좋은 계절 다 두고, 왜 이 추운 날 야외광장에 끌어 모았을까?

가난한 서민들은 추워야 제 맛이 난다는 말인가?






동자동 쪽방 주민들도 선물 준다는 미끼에 걸려 50여명이나 나갔으나, 추워 어쩔 줄을 몰랐다.

함께 간 ‘서울역쪽방상담소’ 정수현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나서서 무릎에 덮을 수 있는

담요를 나눠주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별 도움되지 않았다.





도시락도 나누어 주었으나, 너무 추워 목구멍에 넘어가질 않았다.

먹다 말고 덮었는데, 정용성씨가 자기 도시락까지 먹으라며 안겨주었다.

그 추운 가운데도 다들 부스마다 돌아다니며 자질구레한 경품 받느라 바빴다.

가져간들 다 쓰레기에 불과 할 텐데...





복지에 대한 바램을 적어 나무에 메 달면 휴대용 칫솔을 주거나,

뺑뺑이를 돌려 해당된 항목의 프레임을 들고 사진을 찍으면 조그만 견과류를 주는 식이었다.






새파랗게 경직된 이성 구로구청장의 모습도 보였다.

오죽하면 무대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사말도 간단했다.

서울의 복지정책을 알리기 위해 어제 밤에 잠 안자며 두 시간 동안 쓴 원고지만,

이메일이나 다른 방법으로 전해주겠다며, 인사만 하고 내려갔다.






이번 박람회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을 내놓았다.

양천구는 50대 이상 남성 고독사 방지와 자존감 회복을 위한 프로젝트를 홍보하였고,

중구는 쪽방촌 공동사업장 ‘꽃피우다’를 소개했다.





광진구는 일과 육아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자녀동반근무제 키즈룸’을 내 놓았다,

그 외에도 복지 관련 협회, 복지시설,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체험‧홍보 부스가 마련되었고, 

복지정책에 대한 법률ㆍ세무상담 서비스도 있었으나 날씨가 추워 제 기능을 못했다.






가수 홍진영씨의 축하공연에 이어 여덟명의 서울형 대표 복지사업 참여자들이 무대에 올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비롯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청년수당,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등

여덟가지 의 ‘복지 이야기’로 다양한 체험 사례를 들려주었으나, 쇠귀에 경 잃기였다.






‘이제 말로 하는 복지정책은 집어치우고,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펴라“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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