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길을 되돌릴 수 없듯이, 다음 주면 박근혜 탄핵이 인용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만으로 봄은 오지 않는다.

정의로운 나라로 가려면, 힘들어도 촛불을 내려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하나하나 바로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장으로 몰려나오는 시민들도 지쳤지만, 광화문광장에서 예술행동을 벌이는 작가들의 삶도 말이 아니다.

여지 것 악에 받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 불가리지 않은 채, 박근혜 퇴진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었지만,

이제 탈진하여 더 버틸 여력이 없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는 이번 주말 11일을 마지막 예술행동으로 준비하고 있으나,

어떠한 방법으로든 세상을 바꾸는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19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4일 펼친 광화문미술행동의 프로젝트는 역사, 광장 민주주의였다.

바람찬 전시장에서는 촛불의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되었고, 춤과 함께한 드로잉 퍼포먼스,

서예 퍼포먼스, 작가와 촛불시민들이 함께하는 바닥 글쓰기, 촛불 목판화 찍기 등 다양한 예술행동을 벌였다.



 

촛불집회의 역사적 장면들이 담긴 사진들이 바람찬 전시장양 벽을 가득 메워 지나치는 촛불시민들의 발길을 잡았는데,

참여 다큐 사진가로는 권 홍, 곽명우, 김문호, 노숙택, 양시영, 엄상빈, 이정환, 정영신, 조문호, 하형우씨 등 열 한명이었다.




 

바람찬 전시장옆에서는 가수 양재화씨와 정미씨가 나와 노래 불렀고,

신현아씨의 퍼포먼스에 따라 작가들의 드로잉작업도 시작되었다.

아승연, 이상태, 정용철, 정도나, 노경애, 이철민, 박재수, 김미란, 오귀현, 조형순 등의 드로잉 작가가 참여했고,

오현, 정유영, 김예슬씨 등 촛불시민들도 함께 했다.




 

춤꾼 장순향씨가 보여 준 세월호 씻김굿의 유명세는 익히 알고 있지만, 그 날 처음 본 신현아씨의 몸짓도 예사롭지 않았다.

우연히 멋진 예술행동을 만난 시민들은 구경하느라 눈을 떼지 못했다.


    


 


서예가 여태명씨가 펼친 서예 퍼포먼스는 여러 차례 보았지만, 볼 때마다 감동스럽다.

그의 힘찬 필력이야 다들 알고 있으나, 즉흥적인 그림 솜씨도 대단했다.

그런데,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다, 번번히 서예퍼포먼스를 놓칠 때가 많다.

이 날도 유진규씨의 퍼포먼스에 갔다 오니, 그 사이 퍼포먼스는 끝나고 작품만 바람찬 전시장에 걸려 있었다.

    


 


광화문미술행동은 오는 11일 열릴 열세 번째 촛불광장 프로젝트로 촛불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를 개최한다.

 ‘광화문미술행동'을 마무리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바람찬 전시장 현장 공개와 촛불시민 인증샷, 촛불 목판화 찍기,

서화 퍼포먼스, 시민 글쓰기 등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된다. 마지막 예술행동을 함께 즐기자.



    

 

그리고 박근혜탄핵이 결정된 14일부터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의미 있는 사진전도 개최한다.

광화문미술행동을 결산하는 전시로서 촛불의 역사를 지켜 본 열다섯 명 다큐사진가들 사진과 

촛불시민들의 사진도 내 걸린다. 또한 광화문미술행동에서 보여 준 다양한 예술행동도 함께 전시된다.

촛불시민의 승리를 기념하는 촛불역사전을 기대하시라.



    

 이 날 함께한 분은 김준권대표를 비롯하여 류연복, 김남선, 김진하, 장경호, 여태명, 장순향, 정덕수, 송용민,

강성봉, 김영배, 이철재, 변정대섭, 이재민, 이인철, 정영신, 신유아, 신학철, 김창규, 김진열, 조신호, 권 홍,

배인석, 김봉규, 성기준, 정세학, 김 구, 임경일씨 등인데, 취재나온 한겨레 노형석기자도 함께 했다.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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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삼일절에는 시청에서부터 광화문에 이르기까지 태극기로 뒤 덥혔지만.

보수단체들의 태극기에 대한 남용과 오용으로 참담한 하루였다.


선열들께서 피로 지켜낸 나라의 국기가 일제에 빌 붙었던 박정희 우상화와

그의 딸 박근혜를 지키려는 도구로 전락되고 있음에 얼마나 통탄 했겠는가?

이 날 내린 봄비가 선열들의 눈물인양 서글펐다.






난 여지 것 시청 앞에서 열리는 보수단체들의 관제데모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객관적인 눈으로 기록해야 하는 다큐멘터리사진을 해왔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사람을 찍어도 좋은 사람만 찍고, 싫은 사람은 카메라조차 들기 싫으니,

다큐사진가로서의 자격이 없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한 번쯤은 가 보아야 할 것 같아, 이 날은 지하철 시청역에서 내렸다.
지하철의 화장실 입구는 이른 시간부터 노인들로 붐볐고.

어떤 이는 박근혜 초상사진과 태극기를 들고 일인 시위하듯, 서 있었다.





시청광장으로 나가니 의자까지 준비된 삼일절 집회가 열리고 있었으나,

확성기에 울려 퍼지는 소리는 종북 타령과 박근혜를 옹호하는 선동적인 이야기 일색이었다.

연단에 나와 발언하는 사람들의 어투나 집회 분위기가 왠지 북한을 닮아가는 듯 했다.

빨갱이는 죽여야 한다며, 하는 짓은 그들과 똑 같았다.

그리고 삼일절에 태극기는 당연히 들고 나와야겠지만, 성조기는 왜 들고 나왔으며,

퇴역한지가 수십 년이 된 늙은이가 왠 군복을 입고 나왔는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았다.

보기에는 하나같이 평범한 분들인데, 하는 짓은 완전 사이비 종교집단의 광신도 같았다.






시청에서 광화문 쪽으로 몰려가는 사람들을 따라 가보니,

세종문화회관 방향에 대형 스크린과 고성능 확성기를 세워놓고 혼란을 부추키고 있었다.

경찰이 광장과 도로 사이를 차벽으로 갈라놓아 광장 통과하기란 삼팔선 넘어가기보다 더 어려웠다.

화장실이나 식당에 가려면 엄청난 인내가 요구되었다.






정오 무렵의 '광화문광장'에는 촛불시민이 그리 많지 않다.
노인들이 주축인 보수단체의 집회는 일찍 시작하여 일찍 끝나지만,

촛불시민들의 집회는 늦게 시작되어 늦게 끝나는데, 오후 세 시가 되어서야 촛불시민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비가 내려 보수단체 참가자들은 대부분 흩어 졌지만, 그들의 확성기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촛불집회가 시작되자, 아예 스피커와 스크린을 촛불집회 방향으로 돌려 방해하기 시작했다.

확성기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촛불집회 발언자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의 행진 목적지인 청와대로 가지않고, 왜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었는지?

그리고 촛불집회가 열리는 지척에다 대형스크린과 확성기는 왜 세웠는지?

일련의 의혹들이 경찰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촛불집회의 '퇴진행동' 최영준실장은  ‘박근혜 세력이 광화문에 집결하여

평화롭게 진행하는 촛불에 도발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가 오는 중에도 30만에 달하는 많은 촛불시민들이 몰려나와 박근혜 구속과 황교안 탄핵을 외쳤다.

이날 광장에서는 윤승길(3.1절민족공동행사준비위) 사무총장의 사회로 ‘3.1정신 이어받아 통일독립 이룩하자!’는

‘제98주년 3.1절 민족공동행사’와 3,1국민주권선언대회 등 삼일절과 관련된 행사도 줄줄이 열렸다.





‘광화문미술행동’의 열한 번째 프로젝트는 ‘민주주의 촛불공화국만세!!!’였으며

‘바람찬 전시장’의 기획전은 '태극기 역사'전으로 시의적절한 태극기 자료전이 열렸다.

행진에 사용할 대나무 깃발도 대량으로 만들어졌고, 임실필봉농악의 대학생 풍물패들이 흥을 돋우기도 했다,

강병인, 김성장씨의 서예퍼포먼스와 시민들의 바닥 글쓰기, 촛불시민 인증샷 사진 찍기,

류연복 유대수씨의 촛불 목판화 찍기 등 다양한 예술행동이 펼쳐졌다.






이날 비를 맞으면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정의로운 세상을 바라는 국민들의 결기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 날 벌어진 웃지 못할 사건은 태극기 집회에 나온 이모(51)씨가

자신의 집에서 왼손 새끼손가락을 잘라 붕대를 감고 나왔다는 것이다.

손가락이 아니라 목숨을 끊을 수도 있겠지만, 손가락 자른 이유가 너무 웃겼다.

“안중근 의사처럼 3·1절에 독립 운동 한 것처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패권력자 김기춘 구속에 따른 항의라고도 했다.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으니, 이보다 더한 코메디가 어디 있겠는가?


사진, 글 / 조문호






















































지난 18일 진행된 ‘광화문미술행동‘의 오픈에어갤러리 전시는 ‘黑雲萬天 天不見‘이었다.
검은 구름이 가득해서 하늘이 안 보인다는 뜻으로 봉산탈춤에 등장하는 구절이라 한다.


권용택, 김진열, 송 창, 오석훈, 이흥덕, 이인철, 박철우씨 등 유명 작가들의

대형 걸게 그림들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뒷 자리를 메웠다.


많은 촛불시민들이 모여들어 그림의 의미를 살피느라 야외 전시장은 북적였다.

단 하루의 전시라 안타깝지만, 그 만큼 많은 관객이 동원된 전시도 흔치않았다.


이 전시는 김진하씨가 기획과 디자인을 하였고, 정덕수, 송용민씨가 설치했다.



















주말마다 광화문에 나가며 오늘은 누굴 만날까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자주 만나는 분들이야 몇몇 있지만,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
그 중 가뭄에 콩 나듯 만나는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도 있다. 아들 조햇님이다.
말주변이 없어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하지만, 진득하게 있을 여유도 없다.

모든 짐을 아들에게 떠넘겨, 솔직히 자식 볼 면목은 없다.
어머니와 외할머니까지 모시고 사느라 나이 사십이 넘도록 장가도 못 갔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늘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제도권에서 편안하게 살아보지 못해, 돈의 단맛은 모르고 쓴맛만 안다.
그래서 속물이 되지 않았을 거라는, 한 가닥 자위는 한다.


없는 놈이 없는 놈 심정 안다 듯, 주변의 어려움을 잘 헤아린다.
페이스 북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거나 잘 못된 관행이나 불의를 바꾸려고
일인 시위하는 사진을 볼 때마다 안쓰럽지만, 한 편으로 자랑스럽다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
광화문 광장에서 토요일 마다 비주류예술가들이 올바른 사회를 향한 ‘옳’퍼포먼스를 하지만,
돈과 권력이 엉켜 만들어 논 세상은 완전 개판이다.
대기업의 횡포와 각종 탈법과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노동시장에서의 차별과 불공정,
힘없는 소수자에 대한 멸시와 핍박이 온 나라에 만연하다.


공정한 정의사회를 만들려면 누군가는 기득권자들과 싸워야 한다.
그들과 싸우려 ‘정의당’당원이 되었다는 아들 말에, 정치에 관심 없던 나도 눈을 떴다.






지난 18일 오후5시 무렵 광화문광장에 샤드반대 집회에 갔더니,
정의당 심상정대표와 국방 전문가 김종대 의원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한 쪽에는 노란색의 정의당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돌 턱에 올라 사진을 찍는데,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돌아보니 아들이었다. 정의당 깃발부대 일원으로 나와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자식 놈도 싹싹치 못해 만나도 별 말이 없다.
“욕본다”는 한마디 던지고는, 그냥 마주보기만 했다.
등짐에 넣어 둔 빵 봉지가 생각나 꺼내주었다.

먹다 남은 빵이지만, 힘내어 더 열심히 싸워주었으면 좋겠다.
빨리 박근혜를 구속시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다 같이 힘을 보태자.


사진, 글 / 조문호
















촛불의 전진기지 ‘광화문광장’에 무허가 철공소 하나 들어섰다.

박근혜 잡을 무기 공장이 아니라 촛불시민들에게 예술적 결기를 다지게 하는 환경미술가 최병수의 현장 작업실이다.

이제 광화문광장은 부패 정치를 예술로 치유하는 블렉리스트 작가들의 창작공간이 되어버렸다.






최병수는 이한열열사의 대형걸개 그림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그는 작가이기 이전에 안 해 본 일이 없는 잡기에 능한 사람이다.

노동판의 잡부에서 선반공, 용접공, 보일러공, 목수 등 다양한 직업으로 기능을 닦아왔는데,

그 장인적인 기질을 무기로 그림, 판화,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예술 영역으로 확장시켜,

사회 실천적 창작활동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가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동기도 재미있다. 학력이라고는 중학교 2학년 중퇴가 전부다.

80년대 중반 우연히 신촌 벽화사건에 연루되어, 미술판에 발을 들인 것이다.

홍대생들이 그리는 진달래꽃 벽화작업(상생도)에 쓸 작업받침대 짜러 가 북한의 국화인 진달래 꽃 작업을 돕게 되었는데,

이적성 표현물 작성의 죄목으로 경찰에 붙들려 갔다.

그는 목수로 참여했지만, 경찰이 그의 직업을 화가로 붙여주어 또 하나의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좌우지간 그의 예술적 재능은 타고 난 것 같았다.





어릴 때부터 항상 칼을 갖고 다니며 무엇이던 만드는데 재미를 부쳤고, 반항아적인 기질이 강했다고 한다.

학교 선생 뿐 아니라 그 누구의 말도 사리에 맞지 않으면 듣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물론 집안에서 내침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는 옳다고 믿으면 자기 몸까지 던지는 정직하고 강한 사람으로, 직설적이고 다혈질에다 단순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목공소나 철공소의 기능공으로 일 할 때도 자신의 창의성이 주인의 장사 속에 밀리면 그 자리에서 그만 두었다고 한다.

 





이한열 열사가 생전에 활동했던 동아리 ‘만화사랑’과의 인연으로 내놓은

그의 첫 대형걸개그림 “한열이를 살려내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노동해방도' '장산곶매' 등으로 진보 운동 판에서도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나 그런 작가의 유명세나 재능보다 초지일관 지켜온 예술의 사회 실천적 헌신에 더 무게를 둔다.






최병수 씨는 작가였지만, 환경운동가로 더 유명하다.
해창 갯벌이나 북한산, 고봉산, 새만금, 사패산, 강정마을, 평택 대추리, 팽목항에서 부터

노동현장까지 생명평화의 외침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지구온난화, 빈곤, 전쟁 등 생명과 평화가 파괴되는 곳에는 늘 그가 있었다.







나약한 생명들이 짓밟히는 현실 폭로성 작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모자라, 작품들고 현장에 가서 싸워야 했다.

전쟁터의 대포대신 예술적 조형물로 생명파괴자들의 머리을 공격하는 투사로 살아 온 셈이다.

반문명과 싸워 온 환경운동의 뿌리에는 삶의 근거가 되는 노동이 어김없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람이 먼저 라는 근본을 외면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긴 세월 환경운동과 노동운동을 해오며 동지들의 인간적 배신에 실의를 느낀 적도 많았다고 한다.

모순과 불의를 참지 못하는 그의 성격이 더 힘들게 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돈 안 되는 짓거리만 해왔으니 사는 꼴은 보나마나다.

13년 전에는 위암 3기 판정을 받아 위를 3분의2나 잘라 내면서도 하던 일을 멈추지 않은 악바리였다.

다행스럽게도 5년 전 교사를 아내로 맞으면서 입에 풀칠하는 데는 지장 없게 되었지만,

대형 조형물을 만드는 작업비를 충당하기는 어림없었다.





그런데, 세월호와 연관되어 박근혜 국정농단이 터지면서 또 한 번 사단이 나고 말았다.

블랙리스트 사건까지 겹치면서, 지난 12월 중순경 광화문광장으로 공구들을 싸들고 올라와 철공소를 차린 것이다.

여수 배개도 촌사람이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진출하여 텐트 집이라도 마련했으니, 출세했다면 출세한 셈이다.

허구한 날 여수에서 실어 온 철재들을 잘라 붙여 광장 곳곳에 조형물을 세워 광장은 자연스럽게 야외 조각 미술관이 되어버렸다.

블랙리스트 예술가들의 상징처럼 돼 버린 도루코 면도날도 그가 만든 작품이다.






탄핵, 퇴진, 민주, 꽃 등, 낱말의 조형미를 철판으로 잘라 광화문 공중에 우뚝 세웠는데,

다양한 글자체와 갖가지 형상물의 조화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광장에 숨통을 턴 것이다.

물론, 캠핑촌예술행동위원회, 비주류예술가, ‘광화문미술행동’에서 활동하는 많은 작가들의 예술행동이

광화문광장을 예술광장으로 변신시켰지만, 설치미술을 이용해 역동감 있는 현장분위기로 이끈

최병수의 도드라진 예술행동이 일조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젠 숙소로 사용하던 텐트마저 틈틈이 가져 온 각종 공구들로 가득 차버려,

주변에 있는 찜질방으로 전전하며 노숙 아닌 노숙자신세로 전락하였다.

아직도 그가 광장에 조형물을 얼마나 더 만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박근혜가 물러날 때 까지 이어질 것 같다.

설치작품 제작비를 마련하려 시작했다는 그가 만든 악세사리 용품도 제법 잘 팔릴 것 같았다.

블랙리스트라는 글귀가 새겨진 면도날 목걸이에서부터 뺏지, 그리고 꿈을 조형화한 열쇠고리 등,

매사에 본질을 꿰뚫어 보는 그의 통찰력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사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촛불광장을 예술광장으로 이끈 현장예술가들의 피와 땀이 베인 투쟁사는 역사의 한 현장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박근혜는 하루빨리 퇴진하여 모든 작가들이 제자리에서 정상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라.

더 이상 가난한 예술가들을 힘들게 하지마라.


사진. 글 / 조문호





















[스크랩] 서울문화투데이 2016년 2월16일

조문호 사진가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박근혜는 특검을 거부하며 헛소리만 늘어놓고, 정치인들은 권력 쟁탈에 눈이 벌게져, 시급한 민생법안조차 돌볼 겨를이 없다. 공무원들은 일손 놓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에 섰다.
 
하루빨리 박근혜를 탄핵하여 정국을 바로잡아야 할 판에, 느닷없는 ‘더러운 잠’ 풍자화 논란으로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다. 마네의 '올랭피아'와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를 패러디한 이구영의 '더러운 잠'은 작품의 질적 문제점은 다소 있으나, 어디까지나 작가의 문제의식이 투영된 하나의 작품이다.

이 시비로 보수단체 회원들은 표창원 의원을 고발하고 자택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국격 훼손, 여성 혐오, 성적 비하를 내세우며 거세게 몰아치자 표창원 의원에게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작품은 보수단체 회원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부숴 졌다. 엄연하게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예술인들이 분노하여 들고 일어났다. 지난 6일 광화문 광장에서 '곧, 바이전 작가연대', ‘문화연대’, ‘민예총’ 등 총 56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더러운 잠' 작품 훼손에 대한 예술인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창작 표현의 자유 수호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을 훼손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의 사과와 함께 보수단체 회원들의 법적 책임"을 요구했다.

문제의 핵심은 예술 표현의 자유를 짓밟은 ‘블랙리스트’에 있다.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짓밟고, 강제하고, 방해하고, 배제해왔던 반 헌법적 세력에 있는 것이다. 패러디는 미술의 역사에서 수없이 되풀이된 하나의 표현 방식일 뿐이다.
 
작가는 원작에 있는 창녀가 아닌 비너스를 오브제로 활용했고 여기서 가져온 코드는 ‘잠을 자는 행위’ 그리고 비너스가 상징하는 ‘미모’다. 즉, 세월호가 침몰하는 와중에도 박근혜는 잠을 자고 있었고 비너스처럼 미모에만 신경 썼다는 것을 강조한 패러디다.

이것을 여성 비하라고 볼 수 있는가? 새누리당 여성위원회는 “표창원 네 마누라도 벗겨주마”라는 푯말까지 들고 나왔는데, 진짜 ‘여성혐오’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박근혜 주변 무리들은 이성 잃은 지 오래다. 법을 어겨가며 시간만 끌고 있고, 여론몰이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 수세국면을 이번 사건으로 왜곡하여 모면하려 설친다. 날조된 기사들이 도배된 엄청난 분량의 찌라시를 배포하며, 조선일보에 주말집회 광고까지 실고 있다. 참가한 시민들에게 돈을 뿌리는 정황도 이미 다 밝혀졌다.


여론조사에서 80%이상이 꾸준히 박근혜의 탄핵을 요구하는데도, 그들은 태극기가 촛불을 앞질렀다며 헛소리다. 물론 태극기집회에는 동원된 무리 외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노년층도 있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주입된 반공교육과 부패정권 나팔수 노릇하는 언론에 세뇌된 불쌍한 세대들이다. 이젠 광신도로 변해 죽을 때까지 바뀌기란 어렵다. 얼마 전 태극기를 감고 아파트에서 떨어져 자살한 노인이 바로 그런 전형이다.


그런 사람은 제쳐두더라도 좀 배웠다는 분들의 잘못된 사고가 더 무섭다. 새 박사라는 윤무부씨는 생태영향평가란 간판을 이용해 소중한 생명을 도매금으로 팔아넘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휠체어를 탄 채, ‘군대여 일어나라’는 피켓을 목에 건 사진을 보았다. 분명 정신 나간 사람이었다. 구데타 일으키는게 군인이던가?


그리고 괜찮은 정치인이라 여겨왔던, 김문수씨의 박근혜 두둔하는 소리도 귀가 막혔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쪽팔리는 짓은 제발 하지마라. 그렇게 권력이 탐나는가?
 
나라꼴이 이렇게 된 것은 부패한 권력자들에 있지만, 일부 국민들의 방관도 한 몫 했다. 나 하나 나선다고 뭐가 바뀌겠나? 하는 생각이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잘 못 배워 모르거나, 권력욕에 눈 뒤집힌 정치꾼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알면서도 빌붙기 위해 양심을 속이거나, 침묵하는 자들이 더 비겁한 것이다.


'이게 나라인가', 국민들의 탄식과 자괴의 목소리가 더 높다.

'더러운 잠'으로 여론을 돌리려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음모에 휘말려 들 것이 아니라, 오로지 박근혜 탄핵에 집중해야 할 때다. 대선에 앞서 정의부터 바로 세워야한다. 모두들 광화문으로 몰려나가 특검과 헌재에 힘을 실어주자.







정월 대보름이었던 15차 촛불집회는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전 주보다 두 배나 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왔다.

정치권에서 탄핵기각설이 슬슬 흘러나오고, 보수 단체의 맞불집회가 세를 불려나가자 촛불 시민들이 다시 광장으로 몰려나온 것이다.

이제 광화문은 현장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활약에 의해 촛불 광장에서 예술 광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소위 블랙리스트 예술가들로 시작된 ‘캠핑촌예술행동’, ‘광화문미술행동’, 비주류예술가들이 만들어가는 다양한 예술행동이 꽃 피우고 있다,

이날의 시원한 퍼포먼스는 유진규씨를 비롯한 비주류예술가들이 펼친 열 번째 ‘옳’퍼포먼스 '부럼깨듯'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철판을 끌고 행진한 후 ‘부럼깨듯’ 신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황교안, 우병우, 김기춘, 최순실, 이재용, 정몽구, 박근혜 등 부패 실세들의 이름이 적힌 철판위에 플라스틱 바가지를 엎어 놓고

하나하나 사정없이 박살 낸 것이다. “그만 좀 해라”, “야매정권 박살내자”, “대한민국 암세포 박근혜 물러가라‘ 등

시민들의 바램을 글로 적어 발로 밟아 부수었다. 곧 사라질 불쌍한 존재들이지만, 체한 가슴 내려가듯 속이 후련했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는 '궁핍현대미술광장'의 판화전에 이어 ‘Open Air 갤러리’에서는 시화전을 열었고,

서예퍼포먼스와 춤 공연 등 다양한 예술행동을 벌였다.

이날 서화가 여태명 교수는 국회 앞에서 ‘박근혜·재벌 구속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조탄압 없는 세상’이라고 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 제작한 150여개의 대나무 깃발을 휘날린 노동자행진은 광화문광장으로 이어졌다.

‘Open Air 갤러리’에서 열린 시화전에는 고은, 공광규, 권위상, 김이하, 김정원, 김주대, 김창규, 김형효,

박노해, 박재웅, 백무산, 서안나, 신경림, 양문규, 유순예, 임성용, 정기석, 정세훈, 정수자, 정철훈, 정희성, 최종천씨 등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소속 시인 22명이 참여하였고, 권 홍, 정영신씨의 사진으로 김진하씨가 디자인하였다.
‘천만 촛불은 즐겁다’, ‘이게 나라다’, ‘어둠을 밝히다’, ‘100만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등 많은 시어들이 시민들의 마음을 일깨웠다.


서예퍼포먼스에서는 정고암, 강병인씨를 비롯한 여러 명의 서예가들이 글씨를 쓰기 시작했고, 시민들도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민족춤협회’ 장순향교수가 보여준 세월호 살풀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에이게 하였다.

악귀를 없애고 한 해 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날의 달집 점등식에 이어 신명나는 풍물놀이도 펼쳐졌다.

그 런 와중에 최순실이가 교도소에서 끌려나와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쩌면 똑같이 생긴데다, 하는 짓거리도 똑 같았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은 퍼포먼스였다.


2월의 마지막 집회인 25일은 전국의 촛불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대거 몰려 올 예정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어둠의 세력이 더 이상 꿈틀대지 못하도록 정월대보름날 부럼깨듯 확실하게 밟아버리자.


사진. 글 / 조문호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박근혜는 특검 내치며 괘변만 늘어놓고,

정치인들은 권력 쟁탈전에 눈알 뒤집혀, 민생법안은 돌볼 겨를이 없다.

공무원들은 일손 놓아버렸고, 물가는 천정부지다.

 

박근혜 주변 무리들의 집요한 권력욕은 이제 이성 잃은 지 오래다.

날조된 기사로 도배된 엄청난 분량의 지라시를 가가호호 배포하며,

조선일보에 주말집회 광고까지 실었더라.

보지 않아도 계속 놓고 가니, 조선일보 역시 지라시나 다를 바 없다.

 

대개의 노년층들은 어린 시절부터 받은 반공교육과

부패정권 나팔수 노릇하는 언론에 세뇌된 불쌍한 세대들이다.

이젠 광신도로 변해 죽을 때까지 바뀌기란 어렵다.

얼마 전 태극기를 감고 아파트에서 자살한 노인이 바로 그런 전형이다.

 

그런 사람은 제쳐두더라도 좀 배웠다는 분들의 잘못된 사고가 더 무섭다.

새 박사라며 온갖 똥 폼 다 잡던 윤무부씨가 휠체어를 탄 채

군대여 일어나라는 피켓을 목에 건 사진을 보았다.

분명 정신 나간 사람이었다. 구테타 일으키는 게 군인이던가?

 

경기지사 지낸 김문수씨의 박근혜 두둔하는 소리도 어이없었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쪽팔리는 짓은 제발 하지마라.

여론조사에서 80%이상이 꾸준히 박근혜의 탄핵을 요구하는데도,

박사모는 태극기가 촛불을 앞질렀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나라꼴이 이렇게 된 것은 권력자들의 책임에 앞서, 국민들의 무관심도 한 몫 했다.

나 하나 나선다고 뭐가 바뀌겠나? 하는 생각이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잘 못 배워 모르거나, 권력욕에 눈 뒤집힌 정치꾼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알면서도 침묵하는 자들이 더 비겁한 것이다.

 

지난 4일 정오 무렵 광화문광장에 가기 위해 지하철로 내려갔다.

우연히 고향 후배를  만났는데, “태극기 집회에 간다고 말했다.

박사모의 하수인이 된 고향친구의 연락이 빗발쳐 하는 수 없이 나간다는 것이다.

빌붙어 사람 모우는 그 역시 정치 쓰레기일 뿐인데, 이러한 지역연고도 큰 문제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4차 촛불집회 날은 입춘이었다.

주류 아닌 예술가들의 입춘 시국퍼포먼스는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였다.

유진규씨의 행위예술은 꽃을 피우기 위한 고통스러운 몸짓이었다.

이상호씨가 이끄는 풍물패의 풍물한마당도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광화문 미술행동에서는 새로운 나라로!’란 주제를 내 걸었다.

광장갤러리에 설치된 걸개그림은 판화가 김준권, 박홍규, 김봉준, 김진하, 김억,

류연복, 손기환, 유대수, 윤여걸, 정비파, 이철수, 홍선웅, 홍진숙씨의 작품이 내 걸렸다.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열린 세화로 꾸민 판화전도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열린 서예퍼포먼스에서 여태명씨는 탄핵대길. 안민다경을 썼고, 박수훈씨는 탄핵농자지대본을 썼다.

예술가들의 글과 그림 위에 쓰는 시민들의 자유발언대 참여도 이어졌다.

 

날이 갈수록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지는 예술행동 판은 풍성해지고 있다.

침묵하는 자들도, 이제 일어나라.

오는 정월대보름날 열릴 15차 촛불집회에 다 함께 나서자.

 

사진,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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