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광화문에 나가며 오늘은 누굴 만날까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자주 만나는 분들이야 몇몇 있지만, 가끔은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
그 중 가뭄에 콩 나듯 만나는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도 있다. 아들 조햇님이다.
말주변이 없어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하지만, 진득하게 있을 여유도 없다.

모든 짐을 아들에게 떠넘겨, 솔직히 자식 볼 면목은 없다.
어머니와 외할머니까지 모시고 사느라 나이 사십이 넘도록 장가도 못 갔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늘 고맙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제도권에서 편안하게 살아보지 못해, 돈의 단맛은 모르고 쓴맛만 안다.
그래서 속물이 되지 않았을 거라는, 한 가닥 자위는 한다.


없는 놈이 없는 놈 심정 안다 듯, 주변의 어려움을 잘 헤아린다.
페이스 북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거나 잘 못된 관행이나 불의를 바꾸려고
일인 시위하는 사진을 볼 때마다 안쓰럽지만, 한 편으로 자랑스럽다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
광화문 광장에서 토요일 마다 비주류예술가들이 올바른 사회를 향한 ‘옳’퍼포먼스를 하지만,
돈과 권력이 엉켜 만들어 논 세상은 완전 개판이다.
대기업의 횡포와 각종 탈법과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노동시장에서의 차별과 불공정,
힘없는 소수자에 대한 멸시와 핍박이 온 나라에 만연하다.


공정한 정의사회를 만들려면 누군가는 기득권자들과 싸워야 한다.
그들과 싸우려 ‘정의당’당원이 되었다는 아들 말에, 정치에 관심 없던 나도 눈을 떴다.






지난 18일 오후5시 무렵 광화문광장에 샤드반대 집회에 갔더니,
정의당 심상정대표와 국방 전문가 김종대 의원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한 쪽에는 노란색의 정의당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돌 턱에 올라 사진을 찍는데,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돌아보니 아들이었다. 정의당 깃발부대 일원으로 나와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자식 놈도 싹싹치 못해 만나도 별 말이 없다.
“욕본다”는 한마디 던지고는, 그냥 마주보기만 했다.
등짐에 넣어 둔 빵 봉지가 생각나 꺼내주었다.

먹다 남은 빵이지만, 힘내어 더 열심히 싸워주었으면 좋겠다.
빨리 박근혜를 구속시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다 같이 힘을 보태자.


사진,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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