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인사동에 꼽꼽하게 내렸다.

인사동 봄비를 온갖 사람들이 비비지만,
모두 어디로 튈지 정처 없는 발길들이다.

제천서 온 꼬마광대들이 인사동을 휩쓴다.
올해 관광도시가 제천이라 자랑하네.

히잡 두른 무슬림 소녀들의 깜찍함과,

놀러 나온 처자들 수다에 봄비가 기죽더라.

‘경인미술관’의 목련도 어김없이 꽃 피웠데.
촉촉한 꽃망울이 여인네 눈물처럼 처연하더라.

낙수소리 들으며,
술 마시고 싶은, 이 좋은 날,
술벗이 아무도 없네.

사진, 글 / 조문호
































세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는 무료전시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들이 가득한 요즘. 그 상처 위에 덧발라주는 약 같은 따뜻한 느낌의 전시들이 인사동 여러 곳에서 열리고 있다. 모두 무료 관람이다. 3시간 정도의 시간 여유를 가지고 인사동 거리를 걸어 다니며, 갤러리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가 감상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 선 갤러리-진달래-축복-김정수 아마포 위에 그린 진달래 2015 작품

 

▲ 김정수 진달래-축복-부분그림 분홍색의 진달래꽃. 그림이 아니라 진짜를 담아 놓은 것 같다. 그림의 일부분을 확대하여 찍었다.
ⓒ 김정수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낙원상가가 나온다. 낙원상가를 가로질러 직진해서 걸어가면 선 갤러리가 나오는데, 4월 14일까지 김정수의 진달래-축복이 열리고 있다. 봄이 오면 가장 보고 싶은 그림 중 하나가 김정수의 진달래다.

우리 식구들은 주로 양재에 위치한 갤러리 작에 가서 보곤 했는데, 올핸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갈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런데 마침 선 샐러리에서 하고 있어 기쁜 마음으로 들어갔다. 작품들의 크기가 162cm가 되는 것이 많고 2층까지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 신혜식-건봉사 소나무 '2015 한국 펜화전' 신혜식 작가

 

 

쌈지길 근처에 경인미술관이 있다. 일주일 단위로 전시내용이 달라진다. 여러 내용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좋다. 제2전시실에서 4월 7일까지 '2015 한국 펜화전'을 하고 있는데, 65세에 데뷔한 올해 73세의 서호 신혜식의 작품은 감탄이 나온다. 건봉사 소나무를 그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여 일이라고 한다. 사진처럼 보이지만, 펜으로 그린 그림이다. 당당하게 서서 오랜 시간을 보낸 소나무의 기상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 벚꽃 엔딩-170cm*196cm-최지현 퀼트 작품-벚꽃 엔딩
ⓒ 최지현

 

 


 

 

 

펜화와 함께 7일까지 퀼트전도 열리고 있다. 세심함이 부족하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작품들. 바느질로 표현한 벚꽃에선 입이 벌어진다. 솜씨들이 무척 부러워서 한참을 구경하고 왔다.

 

▲ 갤러리_나우_박대조 개인전 조각과 회화 사진이 결합된 인물화 작업. 박대조.
ⓒ 박대조

 

 


 

 

온누리 약국 맞은 편 쪽에 있는 갤러리 나우는 사진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는 곳이다. 박대조 개인전이 4월 14일까지 열리고 있는데, 독특한 재료들로 완성한 작가의 작품들은 굉장히 세련돼 보인다. 그림과 사진이 혼용되어 있는 작품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여러 번 다시 보게 된다.

 

 

▲ 조성제-천년의 전설 우포 우포 늪에서 찍은 조성제의 작품
ⓒ 조성제

 

 


쌈지길 맞은편에는 '도채비도 반한 찻집' 위에 갤러리 인덱스가 있다. 조성제의 개인전이 4월 13일까지 열리고 있다. '천년의 전설 우포' 우포늪의 갈대와 새와 안개가 가득한 사진들.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을 보면 새의 날개 짓이 들리는 것 같다. 동양화 같은 사진들엔 아주 미세한 깃털의 움직임까지 포착되어있다. 우리가 늪을 살리고 자연환경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사진을 보면 저절로 느껴진다. 의자에 앉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오래 보고 왔다.


 

▲ 하늘나라 우체통 아라아트 센터 4층에서 4월 7일까지 전시 중인 하늘나라 우체통과 편지들과 작품들
ⓒ 정민숙

 

 

▲ 허다윤에게 아직도 세월호에 승선 중인 다윤이에게 보내는 언니의 편지
ⓒ 정민숙

 


인사동에서 가장 넓은 공간인 아라아트 센터. 4층에서 4월 7일까지 '빛과 생명으로'라는 제목으로 팽목항의 편지들을 전시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노란 리본을 한 시도 떼지 않고 달고 다닌다. 안내하시는 분이 유가족이냐고 물어서, 단원고 아이들과 동갑인 아이를 키우는 서울시민이라고 했다.

전시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하늘나라 우체통에 넣은 사람들의 편지는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인사동에 가면 잠시 들러 아직 배에서 내리지 못한 9명의 사람들과 295명의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했으면 좋겠다.

모든 갤러리에서는 전시 내용을 엽서 크기로 안내하고 있다. 나오는 길에 잊지 말고 챙겨 집에서 그 작품들을 생각하며 다시 보는 것도 좋다. 도록을 사거나 다른 작품들을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작품은 원작을 눈으로 봐야만 그 감동이 온전하게 전해 온다.

3시간의 외출이었지만, 내 마음의 상처에 약을 바른 후 밴드를 붙인 느낌이다. 사월. 이 작품들을 권한다. 감상하면서 한숨 돌리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작은 힘이라도 얻을 테니까.

 

[오마이뉴스 / 정민숙기자]

인사동 거리에 선 소설가 박인식

 

 

글 : 박인식 / 사진 : 조문호

 

인사동은 미술과의 인연이 아주 깊다. 조선조 때 양반들은 북촌에 살았고 화공이나 도공 같은 중인들의 거주지가 인사동이었다. 그 덕에 인사동은 조선 초기에 이미 미술 활동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그때 가닥 잡힌 ‘미술거리-인사동’의 이미지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더 굳어졌다. 1924년 ‘통인가게’가 생기면서 이 일대에 서점, 필방, 화구점, 고미술 관련 상가들이 들어섰다. 1930년대에는 우리 전통예술의 상징인 골동품상거리로 탈바꿈했다.

인사동이 현대적인 화랑거리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박명자 씨의 현대화랑에 이어 동산방, 선화랑, 가나화랑, 경인미술관, 학고재, 금호미술관, 국제화랑, 미화랑, 진화랑 등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메이저급 화랑들이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빠짐없이 인사동에서 문을 열었다. 이들을 따라 크고 작은 화랑들뿐 아니라 골동품점, 표구점, 민속공예점 등 미술 관련 가게들이 들어서며 500여 미술 관련 업종이 밀집한 인사동은 ‘한국 미술의 메카’로 불리게 되었다.

인사네거리에서 서쪽으로 난 인사동 5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하나로빌딩이 나온다. 그 빌딩 현관에 자그마한 표석이 하나 서 있다. 나의 인사동 나들이 출발점이다. 서울중심표석!

그랬다. 서울을 사대문 안으로 좁혀 보던 시절에 인사동은 분명 서울의 중심이었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천도하여 이 자리가 ‘나라의 중심’임을 선언하는 표석을 세운 1395년 이래로 지금까지 인사동은 우리 미술의 중심일 뿐 아니라 서울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그 표석을 볼 때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를 자문해 본다.

과연 서울의 중심에 서 있는가? 서울중심표석 앞에 선 너는 너라는 존재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는 있는가?

그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사이, 머릿속에서는 시간이 미끄러지는 타임슬립이 일어났다. 타임슬립은 인사동에 맨 처음 난장을 펼쳤던 조선조 화공과 도공이 ‘여기가 세상의 중심일세’하고 외치는 소리를 듣자마자 멈춘다.

그들과 서울의 중심에 함께 선 ‘인간중심’을 공유하는 것도 잠깐. 곧 역타임슬립 사면을 미끄러져 제정신으로 돌아온 그 자리는 이미 서울의 중심이 아니다.

지금 서울의 중심이 어디인지 나는 모른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도 모른다. 다들 서울의 중심 따위는 관심조차 없다.

돈에 영혼까지 팔게 된 요즘 세상이고 보면 ‘서울의 중심’은 다른 곳이 아니라 ‘돈의 중심’인 강남이나 여의도의 증권가나 금융가로 옮겨졌는지도 모른다.

어쨌건 이 자리가 더는 ‘서울의 중심’이 아니게 된 시점에 즈음해서 인사동을 떠난 ‘한국 미술의 중심’들을 생각해 본다. 어떤 화랑들은 강남 가는 제비가 되었고, 또 어떤 화랑들은 북촌이나 서촌 또는 평창동으로 옮아갔다. 1990년대 중·후반쯤 인사동의 땅값이 천장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르면서다. 초기 인사동을 대표하던 화랑 가운데 아직 인사동을 지키고 있는 화랑은 동산방과 경인미술관, 관훈미술관, 선화랑 등 몇몇에 지나지 않는다.

인사동을 떠나는 화랑 주인들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쓸쓸해하는 내게 표석이 돌의 입을 연다. 목소리가 그지없이 단단하다.

“이봐! 힘내, 인사동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나는 이제 서울의 중심은 아니지만 아직은 한국 미술의 중심이라 자부하고 있어. 생각해봐. 인사동에 자리 잡은 1000여 상가 중 문화예술 업종이 그 절반인 500여 개가 되잖아. 그 나머지 절반도 거의 카페나 찻집 음식점들인데 모두 한국 전통을 표방하고 있거든.”

돌의 격려로 나는 ‘서울의 중심’이 아니라 ‘한국 미술의 중심’에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내 존재의 중심을 그 돌의 중심이 받쳐 주자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진다. 그제야 나는 돌의 중심에 받쳐,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30년 넘게 인사동 소풍을 다녔지만 매번 새롭게 눈에 띈 화랑이 두어 개씩 나타났었다. 내가 눈썰미 없어서가 아니라 인사동에 아무리 오래 살았다 해도 인사동에는 죄다 기억할 수 없을 만큼 화랑이 많았던 것이다.

인사동의 미술문화지킴터인 경인미술관의 정원

 

이름이 잘 알려졌건 아니건, 크건 작건, 인사동에서 저 나름으로 미술문화의 꽃을 피웠던 그 낭만시대에 작가로서의 내가 만들어졌기에 그 낭만시대의 버팀목이 되어준 몇몇 미술관을 들러 안부 전해 달라고 그 돌은 내게 당부했다. 나는 거기로 가야 했다.

표석을 뒤로하고 다시 인사네거리로 갔다. 인사동 길과 마주치는 거기서부터 관광객 물결에 휩쓸렸다. 주말이라 그 물결은 거침없고 드세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중국어가 우리말을 압도한다. 그들이 주로 들락거리는 쇼핑몰로는 아리랑명품관, 동일전통공예관, 덕원빌딩, 인사아트프라자, 인사동마루, 그리고 쌈지길 등이 있다. 그 쇼핑몰들을 빼고는 죄다 화랑이거나 표구점이거나 공예품가게거나 전통찻집들이다. 쇼핑몰에도 어김없이 미술 전시 전문 갤러리가 들어 있다. 요는 인사동에 자리 잡은 이상 아무리 잡다한 관광기념품으로 관광객을 상대한다 해도, 그 공간에 문화예술의 낌새를 풍겨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사동이 인사동의 자리를 지켜가게 하는 가장 듬직한 힘이다.

중국 관광객 요우커(遊客)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인 한국 전통공예품(그런 것들이 인사동 좌판에 많다)을 한국제로 알고 구입한다 해도, 그곳이 인사동인 이상 그 물품은 한국 전통예술기념품으로 둔갑하고 만다. 다른 곳에서 잡은 조기도 영광에서 말리면 영광굴비가 되듯이.

수도약국 못미처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이 길은 한산하다. 관광객 인파가 쓸고 지나가는 인사동 길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도 이토록 달라진다. 조금 떨어져 바라보면 인사동 길은 사람 물결로 굽이쳐 흐르는 대하(大河) 같다. 사람 많이 몰리는 곳 또는 사람 가는 곳만 찾아가는 관광객인 것이다.

인사동 10길로 접어들어 다시 왼쪽으로 꺾어지면 경인미술관이 나온다.

여기 들를 때마다 고마움이 앞선다. 이 미술관은 옛 인사동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인사동 길을 벗어난 지 2∼3분이 지나지 않는데, 먼바다를 건너 외딴 섬에 닿은 느낌이다. 1983년에 개관했을 때와 지금의 경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옥 전시관과 2층의 아담한 현대식 건축물이 정원에게 가운데 자리를 양보하고 한쪽으로 물러앉아 점잖다.

수도약국 맞은편의 가나인사아트센터와 북인사마당 가까이 올라간 곳에 있는 가나아트스페이스가 평창동으로 본거지를 옮겨간 가나화랑이 인사동에 남긴 흔적이며 그리움이다. 가나아트스페이스 바로 곁에 있던 학고재는 삼청동 쪽으로 떴다. ‘이즈’라는 대관 전문 화랑이 학고재를 대신하고 있다.

인사동 길 중간쯤에서 조계사 쪽으로 빠지면 인사동홍보관이 나온다. 모든 인사동 화랑주인으로부터 원로로 존경 받고 있는 박주환 옹이 창업한 동산방과 이 인사동홍보관 사이에 2012년 가을 지하 4층에 지상 5층 그러니까 9층의 큰 건물 하나가 들어섰다. 9개 층이 모두 전시실이다. 그림을 걸어두고 파는 상설공간은 일절 없다. 9개 층의 2000평(6600㎡) 공간 전체가 전시공간이다. 단일 미술관으로는 뉴욕이나 파리나 런던 등 미술 선진도시의 세계적 미술관이 무색할 만큼 큰 스케일에 공간 활용이 멋지고 기품이 넘치며 당당하다.

 

 

인사동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아라아트'


인사동을 상징할 랜드마크가 들어선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 화랑들이 속속 인사동을 뜨고 있을 즈음에 ‘시류의 반항아’인 김명성 씨가 인사동 르네상스를 꿈꾸며 이곳에 터를 잡은 2007년부터 나의 인사동 소풍 발길의 종점은 이 아라아트센터가 되었다.

기적이 따로 없다. 한국 미술시장이 해체 지경에 이르렀다는 한탄이 끊이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인사동에 이런 전시관이 한 사내의 집념으로 세워졌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기적이다.


이 기적이 인사동 부흥의 기치를 한국 미술사에 드높이 치켜세우는 또 다른 기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아라아트센터를 찾는 인사동 사람들의 발길이 요즘 끊이지 않는다. 김명성 씨는 인사동 사람들의 술값 밥값 치르며 지난 삼십 년을 살아온 사람이다.

‘아라’라는 이름은 내가 지었다. 한자 표기는 ‘亞羅’다. 아시아로 뻗쳐 나가라는 바람을 담았다. 영어로는 ‘Asia Renaissance Action’ 곧 ‘아시아문예부흥운동’의 이니셜을 땄다. 인사동 아라아트센터가 ARA의 빛나는 거점이 되길 바랄 뿐!

이렇듯 인사동에는 아직 미술과 더불어 숨 쉬는 공간이 500곳 넘게 살아 있어, 인사동은 오늘도 미술세상의 중심에서 예술을 외친다.

[소설가 박인식씨가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

 


[시티맵] 인사동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반드시 들러는 동네가 있다. 바로 서울 종로구 인사동이다. 인사동에는 고미술품과 한국 공예품을 전시·판매하는 화랑과 규방 등이 줄지어 있고, 다양한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한정식집과 전통찻집이 수두룩하게 있다. 하여 인사동에 가면 한국의 전통 문화를 두루 경험할 수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현대적인 공간이 날마다 늘고 있지만, 여전히 골목 구석구석엔 역사를 간직한 명소가 인사동을 지키고 있다. 옛 정취, 아날로그 감성이 문득 그립게 느껴진다면 주저말고 인사동으로 떠나보시라.

 

* 4월 Jtravel 시티맵 코너는 인사동의 명소를 보다 다양하게 소개하기 위해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의 여행서 『서울 100배 즐기기』『두근두근 종로산책』을 바탕으로 꾸몄다.

 

명소


 

 

① 쌈지길-인사동 최대의 문화 공간

쌈지길은 2004년 12월 문을 연 이후 인사동 명소로 빠르게 자리매김한 곳이다. 공예품 가게, 갤러리, 찻집, 음식점 등이 가득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마당을 둘러싼 구조로 건축물 자체도 아름다워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도 많다. 4층 옥상에는 카페와 밥집이 있는데 꼭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한숨 돌릴 만한 공간이 있다. 내려다보이는 쌈지길과 인사동 거리를 배경으로 찍는 옥상 사진은 쌈지길의 대표적인 기념사진 포인트기도 하다.

위치 인사동길 44
문의 02-736-0088, ssamzigil.co.kr
운영 10:30~20:30


 

② 천도교중앙대교당-독립운동의 중심지

종로 2가쪽 승동교회와 함께 일제강점기 3·1운동의 중심지다. 한때는 명동성당, 철거된 조선총독부(구 중앙청)건물과 함께 서울의 3대 건축물로 꼽혔다. 3·1운동 외에 김구의 임정 귀국 연설, 소파 방정환의 어린이 운동 등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의 무대가 됐다. 건물 외관을 보면 붉은 벽돌과 육중한 화강암이 어우러져 위풍당당한 모습을 뽐낸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햇빛이 드는 실내도 운치가 있다. 신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들어가 볼 수 있다.

위치 삼일대로 457
문의 02-732-8991

 

 

③ 운현궁-마지막 왕실의 흔적

운현궁은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살았던 곳으로,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집이다. 한국전쟁 이후 많은 부분이 소실돼 황제의 집 다운 위압적인 느낌은 덜하다. 운현궁은 흥선대원군이 거처하던 노안당, 명성황후가 왕비 수업을 받던 노락당, 경비와 관리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머물던 수직사, 여자들의 공간인 이로당 등 모두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위치 삼일대로 464
문의 02-766-9090, unhyeongung.or.kr
운영 09:00~19:00

④ 승동교회-3·1운동을 준비하던 곳

남인사마당 초입에 자리한 승동교회는 1893년 미국 선교사 사무엘 무어가 설립해 1912년 지금의 자리에 건축되었다. 승동교회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가 서린 장소기도 하다. 19년 3·1운동 당시 전국에서 모인 학생 대표들이 만세운동을 준비하고, 거사 전날 일제의 눈을 피해 태극기와 독립선언문을 나누던 곳이 바로 승동교회였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보존 상태는 좋은 편이다. 현재도 예배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위치 인사동길 7-1
문의 02-732-2340, seungdong.or.kr

⑤ 남인사마당-흥이 살아있는 곳

토요일이면 남인사마당엔 언제나 흥이 넘친다. 매년 봄부터 가을 사이 매주 토요일에 남인사마당 무대에서는 전통문화 예술 공연이 벌어진다. 춤·소리·극·풍물 등의 전통 예술을 비롯해 퓨전 밴드의 공연까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흥겨운 잔치다. 공연 뒤에는 남이사마당 앞 문화마당에서 결련 택견 배틀이 벌어진다. 전국에서 참가한 택견 패가 ‘천하제일결련택견패’라는 명예를 놓고 승부를 펼치니,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위치 인사동길 6
문의 02-734-0222(인사동 관광안내소)

 

전시관·기념품가게

⑥ 목인박물관-나무 인형 나라

보기 드물게 목조각상만 모아놓은 박물관이다. 정겨운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알차다. 박물관 곳곳에서 탈·인형을 비롯해 각종 목조 장식물을 볼 수 있다. 조선후기부터 근현대에 이리는 전통 목조각상 외에 해외 전통 목조각상도 볼 수 있다.‘예쁜 척하는 선녀’ ‘엄친아’ 등 목조각상에 붙은 센스넘치는 설명도 재미를 더한다. 작품 가운데는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볼 수 있는 소품도 많다.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음료 무료 제공.

위치 인사동11길 20
문의 02-722-5066
운영 10:00~19:00

 

 

⑦ 토토의 오래된 물건-추억의 골동품이 가득

중년에게 인기가 좋은 골동품점. 1970~8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주인의 애정 어린 추억의 물건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찌그러진 흑백TV, 헤진 교련복, 낡은 책가방과 라디오, 공중전화 등등이 빼곡하다. 다소 민망한 문구로 도배돼 있는 그 시절의 포스터는 젊은 층이 더 좋아한다. 가게 안의 물건은 일렬로 정리된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쌓여있다. 차근차근 주의해서 살펴보면 소소한 재미거리가 많다. 입장료 2000원

위치 인사동길 47-4
문의 02-725-1756
운영 10:00~20:00


 

⑧ 토인-추억을 파는 가게

추억의 물건을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갈 수 있는 가게다.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각종 학용품부터 구슬과 딱지, 인형놀이 세트 등의 장난감 등등을 판다. 엄마 몰래 사먹던 ‘아팟치’ ‘쫀드기’ ‘아폴로’ 등의 옛날 불량식품도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참 잘했어요’ 도장 옆에 원더우먼이 위풍당당하게 웃고 있는 유머러스한 간판부터 재미거리가 충만하다.

위치 인사동길 48
문의 02-736-5142
운영 10:00~20:00


 

 

⑨ 캘리존-수제 도장의 매력

수제 도장을 파는 곳이다. 전통 전각과 한글 캘리그래피를 이용해 전문가가 직접 도장을 판다. 직접 옥돌과 문양, 도장 뒷면에 새긴 글씨도 고를 수 있다. 주문 후 30분이면 멋진 도장 하나가 완성된다. 주문이 밀려 있을 때는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캘리그래피를 통한 맞춤 T셔츠와 도자·나무 소품도 구입할 수 있다. 쌈지길 3층에 있다. 수제도장 3만원대.

위치 인사동길 44
문의 02-2278-7809, callizone.com
운영 10:30~20:30

⑩ 경인미술관-정원 같은 미술관

인사동 뒷골목의 고즈넉한 느낌을 간직한 미술관이다. 모두 5개의 전시실과 전통 찻집으로 구성돼 있다. 원래는 조선 말 태극기를 제작했던 박영효의 저택 터다. 서울의 8대 한옥으로 꼽힐 정도로 세도를 누리던 곳이지만, 본체는 남산골 한옥마을로 이전하고 1983년 경인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독특한 외관과 안마당의 경관이 사계절내내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무료. 매주 화요일 휴무

위치 인사동10길 11-4
문의 02-733-4448, kyunginart.co.kr
운영 10:00~18:00

⑪나이프갤러리-사내들의 놀이터

전세계 칼을 수집, 전시하는 독특한 갤러리다. 관장이 20년 넘게 모은 약 6000개의 검이 전시돼 있다. 실내로 들어가면 칼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칼을 제조하는 과정부터 세계 각국의 칼, 영화 ‘반지의 제왕’ ‘람보’ 등에 등장한 칼, 전통 은장도까지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칼뿐 아니라 투구·도끼 등 다른 종류의 무기도 구경할 수 있다. 언뜻 무시무시한 공간 같지만 공포 대신 호기심이 더 가득한 공간이다. 입장료 1000원.

위치 인사동길 39
문의 02-735-4430
운영 10:00~19:00

⑫ 국제자수원-귀빈을 위한 선물가게

35년 전통의 자수용품점. 1979년 처음 생긴 이후로 인사동에서 장사를 이어왔다. 찾는 사람이 많아 지금은 인사동에만 점포가 세 군데나 된다. 이명박 전(前)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의 귀빈이 다녀갔을 정도로 제품의 품질과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도장집, 동전 지갑, 손거울 등 자수를 활용한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고 있다. 1만원 이하의 액세서리부터 수십만원 대의 고가 장식까지 있다. 인사동7길 백상빌딩에 있는 본점엔 전시관이 따로 마련돼 있다.

위치 인사동7길 12 백상빌딩 1층
문의 02-720-0830
운영 10:00~22:30

⑬ 통인가게-전통 제품이 한가득

1924년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가게. 우리의 문화와 예술을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알리고 보급한다는 취지로 2대째 운영 중이다. 4층 규모로 1층에선 현대공예품을, 2층에선 전통공예품을, 3층에선 되살림가구를, 4층에선 고미술품을 전시한다. 지하 1층에 통인화랑을 두어 근대 미술가들의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근래엔 도자 예술을 주로 소개하여 도예 전문 화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위치 인사동길 32
문의 02-733-4867 tonginstore.com
운영 10:30~18:30

식당·주점·카페

 

 

⑭ 별다방 미스리-정겨운 전통 찻집

‘토토의 오래된 물건’과 닮은 꼴 카페. 초등학교 교실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민 카페로 음료 외에 철제 도시락에 김치와 김·계란 등을 넣은 추억의 도시락도 판다. TV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서현-용화 커플이 찾아 더 유명해졌다. 공방에서 직접제작한 가구들, 100여개의 전통 조각보문양 등의 소품들이 구석구석 놓여 있다. 전통차 6500원, 아메리카노 5500원, 추억의 도시락 6000원, 아이스홍시 4500원.

위치 인사동길 59
문의 02-739-0939, missleecafe.com
운영 10:00~23:00


 

 

⑮ 여자만-인사동 최고의 남도 맛집

오해부터 풀고 가자. ‘여자만’은 전남 여수와 고흥반도 사이의 만, 즉 순천만의 옛이름이다. 그 이름답게 남도 음식을 전문으로 선보인다. 특히 꼬막 요리가 많이 팔린다. 싱싱한 꼬막을 알맞게 데쳐낸 듯 바다향이 그득하고 짭쪼름한 맛이 술안주로 좋고, 반찬으로도 제격이다. 벌교참꼬막(3만원), 양념참꼬막(3만5000원), 꼬막전(2만5000원) 등의 메뉴가 있다. 한옥을 개조해 만들어 내부로 들어서면 아늑하고 정겨운 느낌이 가득하다.

위치 인사동14길 13
문의 02-723-1238, 여자만미래.com
운영 11:30~22:30

(16) 이남설-전통 주전부리가 그리울 때

이남설은 부담 없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가 다양한 가게다. 몸에 좋은 곡류와 과일 소스로 만든 달콤한 강정, 고소하고 쫀듯한 약과 등을 판다. 땅콩강정·호박씨강정·오란다강정·현미강정·참깨강정 등 강정 종류도 다양하다. 한과종합세트(3만원)와 종합감정모음(1만원)은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전화나 온라인을 통한 주문도 가능하다. 폐백·이바지 음식도 준비돼 있다.

위치 인사동길 44
문의 02-730-3839, koreasnack.com
운영 10:30~20:00

(17) 친절한 현자씨-엄마의 손맛 같은 반가운 맛

‘집밥’같은 정갈한 맛이 사무칠 때 가면 좋을 식당이다. 워낙 맛집으로 유명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아기자기한 실내 분위기 덕에 커플 손님도 많은 편이다. 생선구이·찌개·보쌈·갈비찜·닭볶음탕 등의 메뉴가 마련돼 있다. 저녁에는 파전·감자떡·동동주 같은 술과 안주도 주문할 수 있다. 그릴에 구운 생선구이(고등어·삼치·갈치) 정식(9000원)이 인기다.

위치 인사동12길 12-4
문의 02-725-7360
운영 10:00~22:00

 

 

18) 민가다헌-분위기 좋은 한식 레스토랑

친일파 민영휘의 손자인 민병옥의 저택을 개조해 만든 퓨전 한정식 레스토랑이다. 한옥의 단점을 보완한 개량 한옥으로 고풍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외관과 담장은 전통 한옥이지만 내부는 서양이 주거양식이 반영돼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물로 인정받아 서울시 민속 문화재 15호로 지정돼 있다. 가격이 센 편이지만 호텔 수준의 질 좋은 음식과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안성맞춤이다.

위치 인사동10길 23-9
문의 02-733-2966, minsclub.co.kr
운영 12:00~23:00

(19) 궁-개성만두의 깊은 맛

3대째 개성만두를 빚어온 인사동길의 대표 맛집이다. 개성 출신으로 가게를 연 고(故) 임명숙 할머니의 진한 손맛이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명절이면 앉을 자리 없이 가게가 꽉 들어찬다. 개성만두는 얇게 빚은 피 속에 고기·두부·배추·숙주·부추 등 갖가지 재료가 잘 어우러져 고소하고 부드럽다. 고기보다 채소를 더 많이 넣어 개성만두만의 담백한 맛이 살아 있다. 개성만두찜(9000원)·개성만두국(9000원)·조랭이떡국(9000원)이 인기다.

위치 인사동10길 11-3
문의 02-733-9240, koong.co.kr
운영 11:30~21:30

 

 

(20) 메밀꽃 필 무렵-김광석 노래 안주 삼아 술 한잔

가수 김광석의 팬을 자처한다면 꼭 한번 가봐야할 술집. 메밀꽃 필 무렵은 언제나 김광석의 노래가 흐르는 사람냄새 가득한 민속주점이다. 푸짐한 안주와 술이 기분 좋게 취하도록 이끈다. 덕분에 10년 넘은 단골손님도 많다. 인사동 내 다른 술집에 비해 가격도 부담없는 편이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분홍 소시지와 직접 담은 죽통주(8000원), 감자전(1만5000원), 그리고 닮 감자 조림(2만5000원)이 인기 메뉴다.

위치 인사동길 22-11
문의 02-725-6656
운영 18:00~24:00



 

 

중앙일보 / 정리=백종현 기자 / 사진=알에이치코리아 / 그래픽=유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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