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 眞鏡

2013_0912 ▶ 2013_1027 / 월요일 휴관

 


유근택_어떤 실내_한지에 수묵채색_146×127cm_2012

초대일시 / 2013_0912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김민호_김보민_김정욱_박병춘_서은애_손동현

양유연_유근택_이영빈_이진주_임택_정재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OCI 미술관OCI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수송동 46-15번지Tel. +82.2.734.0440

www.ocimuseum.org


오늘날의 동양화(동양화 혹은 한국화에 대한 용어 문제는 논외로 하고 여기에서는 동양화로 통칭하고자 한다.)는 표현의 대상이나 재료의 선택, 형상화의 방식 등에 있어서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로 나아가고 있다. 먹과 아크릴, 과슈 등이 어울린 도시 풍경, 사진과 설치가 혼융된 수묵화, 사사로운 일상의 기록에서부터 사회적 이슈에 대한 패러디적 접근 등, 동양화의 양상은 동양화 고유의 특성뿐만 아니라 관점과 태도에 있어서 서양미술의 영역까지 유연하게 넘나들고 있다. ● 이처럼 동양화의 현재는 어느 한 가지 맥락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다채로운 차원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는데, 자연과의 교감에 있어 사의(寫意)와 형사(形似)에 기탁하는 회화적, 시각적 메타포의 문제와 지필묵연(紙筆墨硯)을 중심으로 하는 질료의 문제 등에 대한 동양화의 오랜 전통과 미학을 동시대의 맥락으로 번안하여 풀어나가고자 하는 작가의 개별적 해석과 수용의 태도를 극명히 보여준다. ● 한국의 동양화는 이미 한 세기 전부터 문화 변동을 겪으며 유교적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전통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서구미술과 일본미술과의 영향 관계 속에서 자생해왔다. 해방과 분단 이후 다시 쓰는 동양화의 역사는 왜색 탈피와 한국적 미감의 회복, 현대적 미의식의 창출이라는 커다란 과제 위에서 큐비즘, 초현실주의, 미래주의, 추상표현주의, 모노크롬,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등 모더니즘의 계보로 이어지는 서양 미술계의 추이와 함께 현대적 가치의 조형성을 얻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모색의 여정을 이어나갔다. 즉, 1970년대 중반까지의 동양화는 물성을 중시하는 서구 모더니즘의 특성에 따라 색채나 재료 등의 조형적 요소와 원리에 대한 변화를 수용하는 특징을 보였다. 우리시대의 문화 코드가 현격하게 변화되었던 1980년대에는 모더니즘의 지류와 함께 민중미술을 위시로 한 현실 참여적 미술이 주도적이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동양화는 진경산수, 풍속화 등 한국적 전통에 대한 가치를 재고하면서 전통의 현대화를 시도하고 수묵화와 채색화가 가지는 운용의 미와 더불어 사용 재료가 지니는 물질 너머의 가치를 찾고자 했다. ●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확산과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 글로벌 문화 환경으로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동양화의 신세대 작가들 또한 전통적 요소의 지나친 관념성과 조형적 방법론을 벗어나 스스로의 경험과 자유로운 발상을 바탕으로 한 새롭고 다층적인 표현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김선형, 유근택, 박병춘, 박종갑, 임택, 김민호 등으로 구성된 2000년 초엽의 동풍(東風) 그룹의 활동은 단연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이들은 동양화의 운필론(運筆論)을 대표하는 지필묵을 재료적인 측면으로 해석하면서 다변화된 스타일의 표현방식을 구사했고, 화폭 속에 갇혀 있던 동양화의 미학을 당대의 공간으로 끌어내 공감대를 넓혀나갔다. 이들의 주된 관점은 개인의 내면에 근거한 일상의 감정과 사물에 대한 주관적 해석 등 동시대의 삶과 문화 현상에 밀착하는 자유로운 태도와 확장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었다. 이는 그때까지 논의의 중심에 있던 동양화의 형이상학적 특성이나 거대한 시대적 담론을 내려놓고 일상 속 개인의 삶에 주목하여 동시대의 한국, 한국인의 리얼리티를 담아낸 것으로, 동양화의 현대화, 한국적 동양화가 진정으로 구현된 지점이라 하겠다. 이렇듯 동풍 그룹을 비롯한 당시의 신세대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가 동양화단에 또 한 층의 초석이 되었고, 이후의 작가들은 우리 삶의 심연을 파고드는 보다 섬세하고도 깊은 시선으로 옮겨갔다. (근대이후부터 현대까지 동양화의 전개에 대해서는 강선학, 『현대한국화론』(도서출판 재원, 1998), 오광수, 「한국 현대회화의 올바른 전통의 계승: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전통과 창조)을 찾아서」,『시대와 한국미술』(미진사, 2007), 84~100쪽. 박계리,「1970~1980년대 진경산수의 재해석」, 『한국현대미술 새로보기』, (미진사, 2007) 154~166쪽. 김학량,「지필묵 다시 읽기」, 월간미술(2000.2) 126~139쪽. 서정걸,「전통회화의 적자로서 살아가기」, 월간미술(2000.2) 140~143쪽. 김형숙,「현대동양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월간미술(2003,7) 164~167쪽. 박정구,「오늘의 한국화는 무엇인가」, 월간미술(2007.6) 104~109쪽, 임종은,「감각적 감수성으로 무장한 신세대 작가」, 월간미술(2007.6) 110~115쪽. 김상철,「현대 한국화 견인하는 청년작가들」, 주간한국(2008, 10) 등을 참조했다.) ●『진경, 眞鏡』展은 동시대인의 삶의 표정을 담고자 했던 동풍 그룹 및 2000년 전후의 신세대 동양화가들의 태도와 정신이 오늘날에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그러한 특성이 두드러진 현대 동양화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마련되었다. 즉, 우리시대의 눈높이에 맞는 동양화는 '내 주위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조선시대 진경(眞景)의 개념에 닿아있으면서도 현실에 좀 더 다가가 '거울에 비춰진 지금 이 시대의 진짜 풍정을 다루는' 현대적 '진경(眞鏡)'으로 번안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진경(眞景), 眞鏡'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토양 위에서 자라나고 있는 '우리시대, 우리의 이야기'라고 하겠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어느 한 순간이 전해주는 깊은 울림을 기록한 '서사의 순간'과 보행의 의지를 담아 풍경 속으로 들어가 함께 호흡하고 체험하는 '움직이는 풍경', 보편적인 삶 속에 내재된 상상의 언어를 통해 현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상과 환영 사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정재호_회귀선_한지에 아크릴채색_110×137cm_2013

서사의 순간 ● 유근택은 1990년대 후반부터 동양화의 관념성을 현실로 끌어내려 나와 나를 둘러싼 일상의 소소한 정서적 교감에 주목해왔다. 이는 1980년대 민중미술의 거대 담론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역사의식의 소명이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내는 작업을 계기로, 개인의 구체적인 일상의 축적이 결국 역사를 형성한다는 인식으로 방향전환 된 데에 연원한다.「분수」는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수대의 장면이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물을 뿜어내는 광경은 순간에 대한 포착이면서도 영원히 지속되는 서사의 단초를 전해주는 듯하다. 초현실적 분위기의「어떤 실내」는 시간의 무게와 에너지가 응집된 사물들이 자아내는 심상의 풍경으로, 자신이 몸으로 부딪히는 일상 속에 축적된 사물과의 정서적 교감을 담고 있다. 그 외에도 미국에서의 생활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기와도 같은 작품,「코끼리」를 비롯해서 그의 작품은 평범한 일상이 지니는 낱낱의 표정과 의미를 통해 자신의 진솔한 모습, 삶의 리얼리티를 전해준다. 정재호는 유년기를 보냈던 옛집에 대한 단상을 좇아 1960년대와 1970년대의 낡은 아파트 형상을 화폭에 채록해 왔다. 한때는 일상의 중심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삶의 체취를 나누었지만 사회 변화와 경제 논리 속에서 차츰 뒤안길로 사라져 간 낡은 건물들은 개인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사, 경제사, 문화사를 모두 함축하고 공유하는 생물학적 매개체와도 같은 존재였다.「구호」,「심장」은 재건축 직전의 노화된 건축물의 쓸쓸한 풍경을 덤덤하게 포착한 것으로, 노스텔지아에 젖어 과거를 추억하는 흐릿한 시선이 담겨있는 듯하다. 또 쓰러진 낡은 지프차를 옮겨온「봄날」,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구식 유선 전화기를 부각한「회귀선」은 다사다난했던 현대사를 함축한 아이콘으로 다가온다. 사라져가는 것들의 기록은 개개인의 추억과 역사의 층위가 쌓여 있는 내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이영빈_한옥_한지에 수묵담채_180×300cm_2013

 

 

양유연_염증_순지에 채색_65.1×90cm_2013

이영빈은 정체성의 형성, 혹은 그것의 해체와 재형성의 과정 속에 있는 자아를 타자화 하여 들여다보는 회화적 표현에 몰두해 있다. 이는 일상 속에서 혹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재)발견하면서 세상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면모라고 하겠다.「한옥」은 자신의 솔직한 내면을 상징하는 한옥 내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문 밖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 체감한 수양과 치유의 필연적인 가치들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양유연은 성장기에 겪은 아픈 기억을 신체 부위의 물리적 상처의 흔적으로 더듬어보고 마음의 잔상들을 치유하고 정화하고자 한다.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로 부각되어 있는「상처」,「멍」,「입병」등은 은유이든 서사이든 개인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런가하면「그 때」는 흉물스러운 낡은 건물을 통해 사회적 폭력과 억압을 조심스럽게 진술한다. 작가는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상처를 드러내는 순간이 곧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순간임을 부각하고 있는 듯하다.

 


박병춘_흐르는 풍경_한지에 먹_174×540cm_2007

 

 

임택_옮겨진산수유람기132_C 프린트_47×100cm_2013

움직이는 풍경 ● 박병춘은 전통적인 진경산수를 현대적 풍경으로 번안하는 작업에 매진해왔다. 그는 조선시대의 진경산수가 실재하는 장소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화가의 경험이나 주관성이 반영된 독특한 풍경화라는 점에서 현재성, 현장성, 자율성을 추출하여 이를 공유하고 확장시키는 태도를 보여준다.「흐르는 풍경」은 현장에서 스케치한 풍경을 화폭에 고스란히 옮겨와 자신이 경험한 추억 속 모티프들을 덧붙이고 특유의 구불구불한 필법(라면준)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고아한 절벽 위에 패러글라이딩이라는 엉뚱한 조합의 풍경은 이로써 작가의 기억으로 치환되고 기억은 주체를 구성하는 유기적인 인자가 되어 풍경 속에 흘러 다닌다. 진경 속으로 들어간 나, 혹은 진경을 불러낸 사유의 혼재를 경험하게 한다. 임택은 산수풍경을 아예 공간 밖으로 옮겨온 경우에 해당한다. 전통적 의미의 산수화가 산수를 체험하는 공감각적 교류를 전제로 하듯이 작가는 관람자가 산수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도록 종종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거나 오브제를 이용한 입체 산수를 설치하여 내러티브를 완성해왔다. 이번의 신작「점경와유(點景臥遊)」는 바닥 전면에 이끼가 깔려 있고 그 위에 나무 오브제가 안배된 독특한 풍경을 제시한다. 보는 이에 따라 때로는 아늑한 정원 풍경으로, 때로는 숲이 우거진 섬 풍광 등으로 다가온다. 이는 자연을 유람하는 개인의 경험과 상상이 투영되어 감성적 교류가 이뤄지면서 와유 사상이 내재된 산수화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풍경이라 하겠다.

 


김민호_CCTV_Seoul 360point of view_캔버스에 혼합재료, 한지_144×1980cm_2011_부분

 

 

김보민_선유_모시에 수묵담채, 테이프, 염색 모시 조각_130.3×162.2cm_2012

김민호는 인터넷을 통해 서울시 도로 곳곳에 설치된 CCTV 속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특정한 공간과 시간 속에 담긴 도시인의 흔적들을 재구성한다. 감시와 관리를 위한 CCTV의 시선은 우리 삶의 단편적인 모습들을 관찰하면서 도시 전체의 조각 그림을 제공한다. 수많은 시점 속에 포착된 낱낱의 이미지들은 우리가 늘상 만나는 장소를 나열하고 있지만 그곳을 지나쳤던 사람들의 생각과 표정, 상황에 대한 플롯이 함축되어 있다. 움직이는 도시의 표정들 위에 저마다의 기억과 경험이 인자로 작용하여 살아있는 도시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도시의 다리 풍경을 추적한「Flow the City」는 시간의 연속성을 분절된 시각과 공간의 역동적 흐름 속에서 제시한다. 김보민은 겸재(謙齋) 정선(鄭歚)이 우리 국토의 풍경을 다루었듯이 현대의 도시 풍경을 파노라마식 시선으로 펼쳐 보인다. 서울 풍경을 다룬「한강」,「선유」는 어느 한 장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라 근경, 중경, 원경의 장소 이동으로 경험한 확장된 시선을 반영하여 그 장소를 온전히 감상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따라서 친근하게 다가온 풍경들은 현실의 장소이면서도 허구의 장면이기도 하다. 보는 이의 경험과 기억이 요소요소에 닿아 있는 채로 동적인 풍경이 종합적으로 완성된다.

 


서은애_조우가 鳥友歌 2_종이에 채색_40.8×43.3cm_2012

 

 

 

손동현_Robot_한지에 수묵담채, 화첩 24면_35×25cm_2012_부분

일상과 환영 사이 ● 서은애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인간의 욕망을 전통 산수화의 미학에 투영하여 시공을 초월한 이상 세계를 펼쳐 보인다. 새와 어울려 노니는「조우가(鳥友歌)」, 꿈속인양 환상적인 그림자 풍정이 어른거리는「몽롱지경(朦朧之境)」은 일상에 가득한 온갖 욕망을 떨쳐내고 자연과 혼연일체 되어 행복을 노정하는 모습들이다. 이것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상적인 삶의 방식을 염원했던 인간의 태생적 욕망과 환상을 반영한 것이며 이러한 환상이 보편적 삶과 병치되기를 희망하는 인간의 영원한 꿈을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손동현은 우리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영화 속 캐릭터들을 동양화의 특성에 맞춘 초상화로 번안하는 작업을 비롯하여, 서양의 유명 브랜드의 로고를 동양화의 문자도(文字圖)로 바꾸어 놓는 등 우리의 일상 속에 녹아 있는 현대의 팝 문화 현상들을 동양화의 전통적인 조형성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는 신선한 유머와 위트로 다가오면서도 현대의 문화 현상을 절묘하게 배합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Robot」는 영화 속 로봇 캐릭터들을 모아놓은 6m 길이의 화첩이다.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인간의 오랜 꿈이었고, 이제는 친숙한 가상세계이자 어느 정도 현실화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유쾌한 공감대를 자아내는 작품이라 하겠다.

 


이진주_맨들_천에 수간채색_130×163cm_2012

 

 

김정욱_ _한지에 수묵채색_72.5×112cm_2012

이진주는 마음 저편에 유폐시킨 오래된 상처와 기억들을 다시 불러와 불편한 진실을 명징하게 응시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맨들」,「앞집」,「눈물」와 같이 수채화처럼 맑고 차분한 화면 속 세상은 기묘하고 낯선 상황 설정, 분절된 신체, 파편화된 사물들이 초현실적인 꿈의 형식으로 재현되어 불안한 무의식의 세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편린들의 종합과 재구성은 작가에게는 덮어둔 상처에 대한 치유이자 위로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불안과 고독을 대변하면서 희망의 이식을 꿈꾸는 설정극과도 같은 것이리라. 김정욱은 강렬한 형상을 띤 비현실적인 인물들을 다룬다. 제목조차 달려있지 않은 어두운 화면 속 인물들은 한없이 깊고 커다란 눈망울을 띤 채 삶을 초탈한 듯 혹은 삶을 직시하는 듯, 속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존재로 등장한다. 때로는 평온하게, 때로는 애잔하게, 때로는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인물들은 과부하에 시달리고 고독 속에 자폐하는 현대인의 초상이라 할 수 있겠다. 화면 속의 비현실적 존재들은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이 시대의 병증을 위무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에너지를 전해주는 듯하다. ●『진경, 眞鏡』展은 이 시대와 공감하는 동양화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데에 의의를 두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의 풍정과 리얼리티가 담긴 작품들은 전통에 대한 방기나 절연이 아니라 동양화 고유의 정신성과 조형성을 우리시대에 유통되는 다양한 미학과 미감 속에서 수렴하고 발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대 동양화의 본질과 정체성은 결국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논하는 지점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의 융합 위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바로 지금,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예술 언어로 끊임없이 새롭게 자라나고 있다. ■ 최정주

Vol.20130912g | 진경, 眞鏡展

조용한 대화

최진희展 / CHOIJINHEE / 崔眞姬 / painting 

2013_0911 ▶ 2013_0917

 
 
 

최진희_평강의 길 The way of Peace_아크릴 물감, 종이 반죽_61×122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0325b | 최진희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0911_수요일_05:00pm

"나무엔" opening 음악회 / 2013_0911_수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아버지의 편지 ● 나를 사랑한다고 아버지가 얘기 하신다. 나를 만지시고 고치시며 회복시키시는 사랑의 얘기. 싹이 돋아 잎이 되고 자라서 열매를 맺듯이, 죽은 것 같은 나무껍질을 뚫고 새 잎이 나오듯이, 아버지의 사랑편지는 늘 이렇게 말한다. "진희야... 사랑한다." 나의 삶 속에 수없이 부쳐졌던 사랑의 편지를 나는 이제야 하나 하나 열어 보았다. 어릴 적 혼자 놀고 있을 때도 내가 사람들과 부딪겨 힘들어 할 때도 마음이 너무 아파 기도조차 나오지 않아 두 다리 뻗고 울고만 있을 때도, 혼자 길을 걷고 있을 때도 편지는 어김없이 내게 부쳐졌는데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제야 그 편지들을 하나 하나 열어보며 그 순간마다 사랑의 눈길을 보내고 계셨던 아버지의 시선을 깨닫는다. 하나님 아버지 사랑합니다. ■ 최진희

 

 
 
 
최진희_길 The way_아크릴 물감, 종이 반죽_122×91cm_2012
 
 
 
최진희_날개 그늘 Shade under the wings_아크릴 물감, 종이 반죽_91×91cm_2012

 

 

최진희_바닷길 The road in the depths of the sea_아크릴 물감, 종이 반죽_122×61cm_2012

 

 

 

최진희_지혜의 길 The way of Wisdom_아크릴 물감, 종이 반죽_152.5×51cm_2012

 

 

 

 

최진희_바람에 눕다. Swept low by the wind_아크릴 물감, 종이 반죽_56×91cm_2011

 

 

 

 

                                               최진희_아버지의 편지 Letter from the Father_아크릴 물감, 종이 반죽_100×110cm_2013

 

 

Letter from the father ● The Father tells me that he loves me. This is a love story describing how He touches me, fixes me and restores me. As a young shoot becomes a leaf and produces seed, as the new leaf shoots out of the dead wood bark, the letter from the father always whispers, "My daughter... I love you." I finally opened up the countless letters of love sent into my life, one by one. Even when I was playing alone as a child, even when I was hurt from quarrels with other people, even when I was so heartbroken that I was unable to pray but cry with my two legs stretched out, even when I was walking all alone, The letters were ceaselessly sent to me but I could not realize it. Now looking back and opening those letters one by one, I can understand the Father's eyes of love looking down at me every moment of my life. God the Father, I love you. ■ CHOIJINHEE

 

     

Vol.20130911a | 최진희展 / CHOIJINHEE / 崔眞姬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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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접 連接

 

김사라展 / KIMSARAH / 金사라 / painting 

 

2013_0904 ▶ 2013_0911

 
김사라_안과 밖 2 the inside and the outside 2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3

 

초대일시 / 2013_0904_수요일_06:00pm

2013 뉴 디스코스 우수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02:00p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Tel. +82.2.3141.8842

www.cyartgallery.com

 

 

'관계'의 경계, 그 형상에 대한 시선의 의미 ● 김사라 작가의 작업은 작가 자신의 몸이 병약하고 예민하였던 경험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초기 작업들은 작가 자신의 내적 불안감과 긴장감 그리고 질병으로부터의 위협 등에 대한 존재적 상념들에 관련된 작업들이 많았는데 그 회화적 형식은 표현주의적이고 직설적인 제스춰의 특정한 기법들을 주로 사용하였던 것을 볼 수 있다. ●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상당히 정제되고 단순화된 추상형에 가까운 작업들을 선보이게 되는데, 내용면에 있어서도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의 내적 상념들에 대한 표현보다는 한걸음 비껴선 위치에서 작가 자신과 세계의 문제를 자신과 타자의 관계적 현상으로 대상화하여 바라보면서 내적 문제들의 본질적 부분들로 관심을 돌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김사라_고리들 rings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3

 

 

이러한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작가가 자신의 내적 문제들의 현상적인 측면보다는 그 문제의 원인에 점차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인 것으로 보이는데, 작가는 자신의 불안감이나 예민함 등과 같은 내적인 문제들이 결국 타자의 시선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개인의 내적문제로부터 인간과 사회의 보편적 문제로 작가적 관심을 점차 넓혀가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 이 과정에서 김사라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라는 지점이다. 여기서 특별히 '연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작가는 관계의 접점 즉 '경계'라는 부분에 대해 집중하여 관찰하고자 하는 것이다.

 

 

                                                                        김사라_인 人 'in'(human)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13

 

 

그 '경계'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맞닿는 부분이자 관계를 보여주는 통로가 될 수도 있을텐데 김사라 작가가 여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이 지점이 인간 서로가 바라보는 형상적 '경계'가 될 뿐만 아니라 인간 서로간의 존재 방식을 보여주는 것일 될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 김사라 작가에게 있어서 그러한 '관계'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 접점에 대한 형상을 그려내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행위가 작가로서 자신과 세계의 모습을 확인하는 방식이 되고 있기 때문이며 그 행위를 수행하는 과정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작가가 관계하고 있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들을 다시금 느끼고 되새기는 행위가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사라_질긴 persistent_캔버스에 유채_72.7×116.8cm_2013

 

                                                              김사라_두 개의 배 1 two abdomens 1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3

 

김사라 작가는 이제 이전 작업에서 내적 문제들에 대해 직설적이고 표현적인 방법으로 즉각적으로 반응했던 작업하였던 방식으로부터 '관계'라는 상징적이고도 추상적인 표현 방식으로 작업의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변화를 거치면서 좀 더 근원적인 영역으로 들어가 존재적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면서 타자적 시선에 종속되지 않고 본질적인 의미에서 문제를 해소하고 조화하는 방법으로 작가 자신과 세계를 탐색해 나가는 길을 모색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승훈

 

 
                                                                      김사라_세 개의 고리 three rings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13

 

'나(자아)'를 넘어서는 길은 '내'안으로 깊게 파고들거나, '나'를 벗어나 '너'의 눈으로 '나'를 보는 두 방향성이 있다. 개개인의 불안함과 미약함에서 오는 긴장을 풀고 정화하기 위한 이전의 작업은 전자의 방법론에 더 가까운 것이었다. ● 연접(連接)은 '서로 잇닿음' 또는 '이어 맞닿게 함'이라는 뜻 외에도 언어학에서 발화(發話) 가운데 오는 경계 또는 휴지, 의학적으로는 시냅스, 즉 신경 세포의 신경 돌기 말단이 다른 신경 세포와 접합하는 부위를 일컫는다. 작업에서는 '너'가 되어 '나'를 보는 지점, 경계가 허물어지고 겹치는 지점, 마음과 마음, 몸과 몸이 맞닿는 지점이다. 감정적으로나 형상적으로나 '나'를 비우고 가벼워지고자 하였다. 복잡한 생각을 단순하고 명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태도는 색이나 형태에서 더욱 미니멀해짐으로 나타난다. 곡선과 원의 형태가 부드럽게 맞닿거나 겹치면서도 그 사이의 미세한 간극을 유지한다. 개체의 독립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다소 이상적인 관계에 대한 메타포이다. 원과 곡선이 하나의 지점이라면 그 경계를 기준으로 개체는 나누어진다. 그러나 경계는 양분된 공간의 수렴되는 만남의 지점이기도 하다. 각각의 도형은 '내'속의 너무 많은 '나'들 일수도 있고, 무수한 너와 나의 만남일 수도 있다. 갈라져 있고 대립해있는 마음들이 둥근 원과 곡선처럼 유연하게 이어지고 닿으며 균형을 이루는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이다. ■ 김사라

     

Vol.20130904h | 김사라展 / KIMSARAH / 金사라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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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의 발犬

지현 황展 / Ji Hyun Hwang / 黃智賢 / painting
2013_0911 ▶ 2013_0916

 

 

지현 황_교감_장지, 먹, 분채, 과슈_76×47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Tel. +82.2.734.1334
www.ganaartspace.com


'생활의 발犬' 전은 생활 모습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오고가며 느낀 감정과 생각을 동물, 식물, 자연현상 등에 인간 사회의 모습을 빗대어 표현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도 개가 등장 한다. 개의 이미지 차용은 동물 중 에서도 인간의 생활 속에 밀접한 감정의 교류를 하는 동물이 개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듯 슬퍼하면 같이 슬픈 표정을 짓거나 무릎에 살포시 손을 얹으며 슬퍼하지 말라는 듯이 위로를 해주기도 한다. 이렇듯 작가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개의 몸짓이나 얼굴 표정을 통해 우의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지현 황_꽃개_장지, 먹, 분채, 과슈_53×45.5cm_2013

 

 

 

지현 황_무릉도원2_장지, 먹, 분채, 과슈_88×59cm_2013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에 비해 정신적으로는 무척 빈곤한 상태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 사람들은 심신이 지쳐있고 심지어는 지친 것마저도 미처 알아채지도 못한 체 살아간다.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지내다보면 다 써버린 건전지처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력해진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 간에도 소통이 없어지고 단절되어 있는 일상생활에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교감도 부족하다. 개개인만 중요시하는 생활이 아닌 우리라는 어울림이 필요하다.

 


지현 황_다반사(茶飯事)_장지, 먹, 과슈_58×74cm_2013

 

 

지현 황_한낮의 멍_장지, 먹, 분채, 과슈_140×77cm_2013

사람마다 원하는 이상향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 방향은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현실에서 도원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마음먹기에 따라 실현 가능한 꿈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 가까운 곳에 자그마한 집을 짓고 복숭아나무를 심으면 그곳이 도원이다. 삶의 기준은 없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 안에서 찾아야 하며, 현실의 근심이나 걱정에서 벗어나 나만의 무릉도원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지친 심신을 재충전 시켜 다시금 일상에 돌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길 테니 말이다. ■ 지현 황

Vol.20130911g | 지현 황展 / Ji Hyun Hwang / 黃智賢 / painting


화각인 畵刻人

김준권展 / KIMJOONKWON / 金俊權 / printing

2013_0902 ▶ 2013_0915

 

 

김준권_산에서...1303_채묵목판_160×84cm_201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0516k | 김준권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0902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9:00pm / 주말,공휴일_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통의동 6번지Tel. +82.2.730.7707

www.palaisdeseoul.net


김준권의 수묵목판화의 길 ● 한 때 거리와 광장을 부추기던 군중은 차차 세월의 풍경 속으로 잦아들고, 철새처럼 그도 참으로 먼 길을 휘돌았다. 우수와 고독과 적막과 부동은 민중시대 이후 그가 사랑한 미궁의 벗이었다. 나는 그의 수묵 위주의 근작 목판화를 보면서 이전의 유성의 '다색' 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움으로 설레기 시작했다. 귀티 나는 단색조의 중색효과에 공기원근법적 투과성이 이끈 여리고 감각적인 화면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수묵화가 붓털에 의탁한 유연한 선이나 선염의 맛이라 한다면 그의 수묵인은 절제된 형상과 맑은 색면으로 가다듬은 담미의 호흡이다. 숭덩숭덩한 이미지의 목판화와 산들산들한 느낌의 묵화가 각각 제 영역에서 더 나아가기를 주저하는 엉덩이를 툭툭 털고 있었다. 예의 이런 작품들에도 관통하고 있는 묵언의 태도는 그러나 말길을 잃었던 과거의 것과는 완연히 달라진 느낌이다. 이곳에는 사람이 서 있지 않아도 되었으며 새를 날리지 않아도 되는 무언가가 숨을 쉬고 있었다. 「島」연작에서 나는 사실주의적 가치관을 옹호한 마음자리를 보았고 그의 판화날개 30년의 휴식도 보았다. 떡칠한 유성 프린팅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가뿐하고 상쾌한 먹빛의 감색! 선이 사라진 자리에 단아한 면이 들어서고 면이 포개지는 섬과 섬 사이를 안개처럼 고요히 여백이 다녀갔다.

 


김준권_신안에서..._채묵목판_50×80cm_2013

모든 인간적 배경을 거둔 선경이기도하거니와 안개 속에서 옷을 벗은 세속의 풍경이기도 하다. 이곳이 그가 다다르고자 했던 종래의 판화경이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목판이라는 물성의 한계이면서 목판만의 고유한 진화가 그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 그의 또 다른 연작 「산에서...」도 마찬가지다. 화면 구성으로 보자면 텅 빈 하늘에 매지구름 한 뗏장이라도 올려붙이고 싶은 충동이 이는데, 낮은 등성이마다 마치 어깨를 결은 사람들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물결처럼 포치하여 '땅의 근거'를 버리지 않았다. 만일 여기에서 조금 벗어나 구성주의적 데포르메로 커서를 옮겼더라면 힘들게 얻은 여백을 잃었거나 작품에 우려낸 피 같은 역사도 창백해졌을지 모른다. 모름지기 인간이 사는 이 평범한 공간과 원근이 주는 최소한의 긴장을 내려놓지 않는 바탕에서 비로소 그의 묵음과 여백은 뜻을 이루고 있었다. 작가는 산이면 산, 들이면 들, 나무면 나무가 인간군 위에 포개지고 있다는 내심을 들키고 싶지 않다. 이도 다분히 산의 기호와 힘이면 되었고, 대지 또는 자연이 제시하는 원시적 미감을 휘어잡는 것으로 충분해야 하는 것이다. 짐작 컨데 18년전 교단의 복직을 거부하고 떠났던 중국행과 그 연장에서 힘입은 수묵목판화의 방법론은 자신의 예술인생의 변화를 예감하는 결정저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낮게 깔았던 그의 눈꺼풀은 작품 「歸路」에서 서서히 떠올라 마을을 지나 언덕을 오르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겹겹이 심원법으로 조감한다. 그의 다른 쪽 눈자위 하나는 또 바다 한 가운데로 풍덩 뛰어내려 수평선 멀리 작은 섬들로 시원스럽게 판을 갈아치웠다. 지난 다색판화류의 서양 회화적 정서로부터 돌아와 수묵의 본성으로 깨어난 듯 그가 새로 얻은 자기 공명적 도안은 이즈음에 단연 주목받을 만한 것이 되었다.

 


김준권_독도에서_채묵목판_30×40cm_2013

이번 전시회에 또 그가 내인 판화들은 「靑竹」 연작이다. 대나무 외투를 입은 청회색빛 '겨울'을 벗고 야들야들한 연초록빛 '봄'으로 새 단장을 하였다. 종종 그의 주제는 소재 속에 녹아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대상이 가진 상징의 언어는 결을 따르되 결코 과장하지 않는다. 그저 그것이 거기에 있어 날마다 그것을 따라 읽고 만지고 그리고 즐기며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대나무도 그렇다. 머리오리는 소쇄하니 바람을 쓸고 가슴은 텅 비어 무심한데 사계절 곧은 그림자는 밤마다 달빛을 희롱한다. 나무도 아니요 풀도 아닌 비목지초의 한 가운데를 살아 백년에 한번 꽃을 피운다면 어찌 새 세상의 봉황을 못 부를까! '봉황새'는 중국 최초의 황제인 황제 때 나타났다고 하여 전설이 되었다. 봉황은 출현할 성군을 위해 나타나고 대나무는 그 봉황을 맞이하기 위해 열매(봉황새가 유일하게 먹는다는 '죽실')를 예비한다는 '각본'. 대나무의 초고속 생장력(하루에 60~100cm를 자라 약 3개월 만에 성목이 된다.)이나, 마치 달이나 갈대 같은 것이 긴 세월을 치르는 동안 해뜩 변해버린 듯 기묘한 식물이라는 점도 관심거리지만 대나무다움은 역시 마디 속이 텅 비어 있는 '공동현상'과 백년 만에 한번 꽃을 피우고 모두 죽는 미스터리의 '개화현상'에 있다. 단 한번 지핀 불길에 목숨을 건다? 사랑 말인가 깨달음 말인가...

 


김준권_두주마을_채묵목판_63×341cm_2013

김준권의 대나무 연작은 말하자면 이런 대나무의 유래와 성상과 빛깔을 무심히 껴안고 돈다. 그는 목판 위에 칼춤을 추면서도 무난하고 냉정하며 고독하다. 그가 그리고 파고 찍는 노동의 형태가 그러하고 묵언의 대화법을 감추고 있는 저 대나무 속 같은 '공동의 마음'이 그러하다. 소나무와 버드나무의 중간에 놓인 다리쯤 될까, 조금 낭창낭창하다 싶지만 그렇다고 어떤 '바람'을 기대한 것은 아니니 이번에도 그는 과묵한 편이다. 가늘고 긴 대나무의 줄기든 가벼운 잎사귀든 그 그늘이든 그 볕이든 한 데 묶어 매 순간의 움직임을 차단한다. 대나무를 소재로 한 여느 수묵화들이 마치 대여섯 자의 거리를 두고 부분적으로 죽간의 크기와 길이를 정한 다음 잔가지와 이파리의 필력을 다듬는 짜임으로 흔했거나, 더러 뒤란이나 마을을 에워싼 대숲을 먹 번짐과 함께 넓게 담아내는 것들이었으되 아직까지 칼로 무수히 색점을 뜬 사례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가 몇 걸음 중경으로 물러나 전체 대숲을 잡아내고자 한 이유를 알만하다. 작품 「대나무 숲」에서 보듯 화면 하나를 댓잎의 파노라마로 즐기는 그의 한가로움이 멋지지만 숲 전체를 압도하며 정말 판각으로 도전하고자 한 담력과 그의 장인적 포부에서는 차라리 질린다. 나는 그의 최근작 소나무가 있는 「숲에서...」 연작에 매우 만족한다. 그의 지난 언어의 파동이 수묵적 담미에 와서 더욱 높아지고 넓어지고 자유로워진 기분이다.

 


김준권_靑竹-1312_채묵목판_59×98.5cm_2013

대나무가 비목비초의 안을 굽어보는 맛이라면 소나무는 비산비야의 밖을 내다보는 맛이다. 늙어갈수록 아취를 더하는 뒤틀림이 아름답고, 한 잎집에서 나서 아랫부분이 서로 맞닿아 잎이 떨어질 때도 하나 되어 떨어지는 '백년해로의 부부애'도 행복하다. 소나무는 몸을 쪼개어 이승의 살 집을 지어주고, 청아한 자태로 인간에게 지조 있는 삶과 의연하게 늙는 법을 가르쳐준다. 사계절 푸른 수염을 웃으며 지나는 허튼 바람 따위 시비하지 않는 군자 위의 초목이라 하면...! 내가 이 연작들의 겹쳐 찍기에서 드러나는 중색효과에 관해 묻자 그는 일반의 중색효과와는 다른 무엇을 설명하기 위해 기형적으로 굵어진 그의 엄지손가라고가 집게손가락으로 미간을 찌른다. 즉 두 색 또는 그 이상의 겹쳐진 부분에 얹히는 유성색상의 감산혼합적 중첩이 아니라 이를테면 첫 판의 소나무와 둘째 판의 솔가지가 화선지에서 만나 서로 '살갑게 스치는' 인연이다. 수성에서만 연출할 수 있는 마치 모시저고리에 비치는 여인의 속살, 속살을 감추는 모시적삼의 보드라운 감촉 같은 것이었다. 일본에는 수성판화 '우키요에'가 있다면 중국에는 '수인목판화'가 있다. 우리에게도 동등한 지위의 판화는 없을까... 그는 의당 '수묵목판화'라 답한다. 뱃속의 아기 이름을 이미 지어놓은 것이다. 그가 불러줌으로써 비로소 기꺼워지는바 뱃속의 태동이 좋다. 그가 의욕적으로 전취하고자 하는 것은 적어도 그 모국어적 독자성에 서있을 목표이니 우선 일본과 중국에는 없는 저 티 없이 맑은 기법에 흐뭇이 박수를 보낸다. ■ 김진수

Vol.20130902e | 김준권展 / KIMJOONKWON / 金俊權 / printing


WOZU

클라우스 루카스展 / Claus Lucas / photography

2013_0903 ▶ 2013_0916

 

 


클라우스 루카스_wozu series 01_Edition of 3_피그먼트 프린트_190.89×150cm_2011

초대일시 / 2013_0903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m


혼돈의 바다-부유하는 덩어리들 ● 물 속의 이미지들, 자유로움과 고요함 뒤에 또 다른 나레이션을 담고 있다. 화면을 채운 덩어리들은 덕지덕지 달라 붙어 있거나, 마치 유령처럼 특별한 활동이나 기능이 없이 물 속을 부유한다. 때로는 반인 반수와도 같이 보이는 형체들은 뒤엉키고, 분리되어 변형된 왜곡을 보인다. 이것은 비대하거나 왜소하게 마른 두 가지의 몸으로 시각적 상이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매끈하게 정제되어 있지 않은 날 것처럼 투박하게 닮아있는 덩어리로 표현 된 형체에서 인간의 몸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의식과 무의식의 혼합을 통한 새로운 대상의 출현은 낯선 가능성과 함께 혼성 된 가상성의 공간으로 다양한 상상을 유추하게 하고 새로운 긴장감을 안겨준다.

 


클라우스 루카스_wozu series 02_Edition of 3_피그먼트 프린트_150×189cm_2012

배경이 되는 물은 신화나 종교적인 관점에서 우주가 시작되기 전에 거대한 힘의 근원으로써 인식되어 '혼돈의 시대'라고 정의된다. 소극적인 부드러움과 동시에, 막강한 변형의 힘과 순수한 잠재적 가능성을 통한 무한 확장이 가능하고,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다. 과거 리바이어던(Leviathan)과 같은 거대한 바다 생물체로 표현 되기도 할 만큼, 평온함과 파괴력을 동시에 지녀 다분히 이중적이고 다중성이 있다. 이것은 마치 인간의 모습과 닮아, 물과 인체가 혼성이 될 수 있는 충분한 타당성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클라우스 루카스_wozu series 03_Edition of 3_피그먼트 프린트_190.89×150cm_2013



작가는 그간 다소 소극적으로 특정 물체나 대상에 인간의 모습을 대리시켜, 은유적인 표현방식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져왔다. 그러나 신작「WOZU-why」는 실존하는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자신 또한 발가벗은 채 「WOZU-why」라는 세계에 과감히 몸을 던진다. 그가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의 형상(몸)과 배경(물)의 결합에서는 구분과 차이, 대립도 없는, 도플갱어가 함께 존재하여 닮은 듯 하지만 각기 다양성을 드러낸다.

 


클라우스 루카스_wozu series 05_Edition of 3_피그먼트 프린트_190.89×150cm_2012

사진으로 자신만의 몽환적인 세계를 표현하는데 있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 방식은 적합하다. 작업은 물과 신체를 주제로 원초적이며 단순 명료한 표현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각적 방법으로 유출된 그의 혼성의 세계는 아름답지 만은 않다. 독일어로 '무엇 때문에' 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WOZU'는 나약하고 불완전하여 발생되는 다양한 인간의 정신을 대변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기에 끊어낼 수 없는 운명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이기도 하다. 인간은 혼돈에서 시작 한다.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물음 또한 멈출 수 없다. 이처럼 끊임없는 질문들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이자 의미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도 우리는 불완전함으로 혼돈의 세상을 부유하며 살아간다. ■ 배은혜

 


클라우스 루카스_wozu series 06_Edition of 3_피그먼트 프린트_97.295×239.49cm_2013

물 속에 내 모습을 비춰보았다. 거기에는 낯선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일은 그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 클라우스 루카스

 


클라우스 루카스_wozu series 07_Edition of 3_피그먼트 프린트_150×203.28cm_2013

Sea of confusion – floating lumps ● Images under water, they contain another narration behind unconventionality and tranquilness. Lumps filling the screen clung to each other here and there or floating in water just like ghost without any specific activity and function. Sometimes, objects looking like half-human and half-beast show deformed distortion as they got entangled and separated. This makes audience feel visual difference with 2 bodies: one is obesity and the other is small and skinny. However, the shape expressed by rough lump roughly resembling raw material which is not purified makes it possible to predict it's a human body. Advent of a new subject through mixing with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makes audience infer various imaginations as a space of virtualities along with unfamiliar possibility and gives new tension to people. ● Water in the background is a source of huge power before universe was started in a viewpoint of myth and religion and it is defined as 'Era of confusion' It has passive smoothness and also infinitely extendable through huge power of change and pure potential possibility giving tremendous destructive power. This has pretty much multiple aspects since it has tranquilness and destructive power enough to be expressed as a sea creature just like Leviathan in the past. These multiple aspects, as they look like an appearance of human being, have enough feasibility and persuasive power which are mingled with water and human body. ● The author has ever been more or less passively casting questions about essence of human beings by metaphorical expression which replaced specific objects and subjects with appearance of human being. However, in his new art work 「wozu-why」, actually existing model appears, and the model becomes naked and throws its body bravely onto a world of 「wozu-why」 ● Combination with shapes (body) and background (water) in his virtual world exposes diversity although they are resembled together without distinction, difference and conflict just as doppelganger co-exists. ● But it is very primitive, simple and clarified only by simple combination with water and body through combination of digital and analogue. Sufficient visual satisfaction shows fantastic and dreamlike world. But his mixed world is not always beautiful. 'Wozu' which is interpreted as "What for" by German language means continuous ontological contemplation for human being who is under agony, weak and imperfect. ● Human beings are started from confusion. And they are destined not to stop ontological question until they reach death. Maybe, those continuous questions might be meaning of our existence in daily life. Therefore, we are still imperfect and living together floating in a world of confusion. ■ BAEEUNHYE

I reflected myself in water and there was astranger. I wish he disappeared tomorrow ■ claus lucas

Vol.20130903f | 클라우스 루카스展 / Claus Lucas / photography

 

 

 

 

(8) 31갤러리 T 322-1290

대한민국 시서문학 19호 출간 및 시와 서화전 8.28-9.3 / 정미레아전 9.4-9.10 / 금산스님.안희숙 2인전 9.11-9.17 / 제9회 국제회화작가회전 9.18-9.24 /

김태희전 9.25-10.1

 

(69) 57th갤러리 T 733-2657
이상준 회화전 8.28-9.3 / 윤정원 회화전 9.4-9.10 / 양수경 회화전 9.11-9.22 / 이세희 회화전 9.25-10.1

(41) 가가갤러리 T 725-3546
가가아트비전 2013선정작가전 8.28-9.3 (1부), 9.4-9.10(2부), 9.11-9.17(3부) / 아트가가전 9.18-9.22 / 강경화전 9.25-10.1

(2) 가나아트스페이스 T 734-1333
(1층전시장) 조  윤전 8.28-9.3 / 김재일전 9.4-9.10 / 황지현전 9.11-9.17 / 신현문전 9.18-9.24 / 권주안전 9.25-10.1
(2층전시장) 김철홍전 8.28-9.3 / 문예원전 9.4-9.10 / 홍종철전 9.11-9.17 / 남정숙전 9.18-9.24 / 수원여대 시디과 졸업전 9.25-10.1
(3층전시장) 진정식전 8.28-9.3 / 박주희전 9.4-9.10 / 이윤선전 9.11-9.17 / 양선경전 9.18-9.24 / 수원여대 시디과 졸업전 9.25-10.1

(53) 가나인사아트센타 T 736-1020
(JMA스페이스 B1F) 원광서주동인전 8.28-9.2 / 양기순전 9.4-9.9 / 최정환전 9.11-9.16 / 윤지희전 9.18-9.23 / 강남인전 9.25-9.30
(제3 특별관 B1F) 문정선전 8.28-9.2 / 최정미전 9.4-9.9 / 윤재심전 9.11-9.16 / 허  훈전 9.25-9.30
(본 전시장 1F) ) 하철경전 8.28-9.2 / 박태후전 9.4-9.9 / 정순남전 9.11-9.16 / 오만철전 9.25-9.30
(제2전시장 2F) 김천정전 8.28-9.2 / 구지희전 9.4-9.9 / 최송대전 9.25-9.30
(제3전시장 3F) 김생화전 8.28-9.2 / 박종화전 9.4-9.9 / 한국-프랑스 현대화전 9.11-9.16 / 홍진숙전 9.25-9.30

(제1특별관 3F) 정인수전 8.28-9.2 / 이명자전 9.4-9.9 / 조은영전 9.11-9.16 / 장세비전 9.25-9.30

(제4전시장 4F) 대한민국 현대인물화가회전 8.28-9.2  / 안호균전 9.11-9.16 / 임성규전 9.25-9.30 
(제2특별관 4F) 유창현전 8.28-9.2 / 정지혜전 9.11-9.16 / 권태연 . 케이코 아너 2인전 9.25-9.30

(제4전시장 제2특별관 4F) 이상태전 9.4-9.9
(제5 전시장 5F) 박향순전 8.28-9.2 / 하영준전 9.4-9.9 / 최진희전 9.11-9.16 / 김민하전 9.18-9.23

(제6전시장 6층) 최병화. 최일호.이은정 3인전 8.28-9.2 / 박현희전 9.4-9.9 / 강만희전 9.11-9.16
(제5-6전시장, 5-6F) 한국자수문화협의회전 9.25-9.30  
 
(10) 가람화랑 T 732-6170
인사전통명가전 9.25-10.1

(59) 갤러리가이아 T 733-3373

김명진전 9.4-9.17 / 최해주전 9.18-9.24 / 인사동전통명가전 9.25-10.1

(22) 갤러리 각 T 737-9963
신진숙전 8.28-9.3 / 이진수전 9.4-9.10 / 이룰 전 9.11-9.17 / 임희조전 9.18-9.24 / 김경섭전 9.25-10.1

 

(15) 갤러리 그림손 T 733-1045
여소현전 8.28-9.3 / 임은수전 9.4-9.16 / 김성우전 9.25-10.1

(49) 갤러리 나우 T 725-2930
낯선 공간전 8.21-9.3 / 낯선 상상전 9.4-9.24 / 박준규전 9.25-10.8

(47) 갤러리 대아 T 725-2550
상설전

(57) 갤러리 더케이 T 764-1389
(1전시실) 심은솔전 8.28-9.3 / 홍영주전 9.4-9.10 / 이수현전 9.11-9.17 / 김혜정전 9.18-9.24
(2전시실) 손민광전 8.28-9.3 / 권오상전 9.4-9.10 / 황경희전 9.11-9.17 / 송수정전 9.18-9.24
(전관) 이희영전 9.25-10.1


(44) 갤러리 라메르 T 730-5454
(제1전시실) 차명순전 8.28-9.3 / 이득선전 9.25-10.1
(제1-2전시실) 제16회 소명공방 정기 전람회전 9.4-9.10 / 김성운전 9.11-9.17
(제2전시실) 안효숙전 8.28-9.3 / 서주아전 9.25-10.1
(제3전시실) 이명수전 9.25-10.1
(제3-5전시실) 여명회전 8.28-9.3 / 인사동 사람들전 9.4-9.10 / 한국파스텔협회전 9.11-9.17
(제4전시실) 윤관식전 9.25-10.1
(제5전시실) 흰돌 동인전 9.25-10.1

(54) 갤러리 룩스 T 720-8488

원범식사진전 8.21-9.2 / 차경희 사진전 9.4-9.17 / 이경희 사진전 9.23-9.27 / 전종대 사진전 9.30-10.8

(40) 갤러리 메쉬 T 730-5321

(71) 갤러리 바움 T 720-4237
상설전

(38) 갤러리 바이올렛 T 722-9655
 작은 그림전 8.21--9.3 / 행복 일상전 9.4-9.10 / 유명작가 명품전 9.11-9.24 / 김가범전 9.25-10.8

(72) 갤러리 베아르떼 T739-4333
라틴 아메리칸 컬렉션전

(25) 갤러리 서호 T 723-1864
제주천연염색전 8.28-9.3 / 박용희 조각전 9.4-9.10 / 송호정 가구전 9.11-9.17 / 연지곤지 천연 염색전 9.18-9.24 / 사진전 9.25-10.1

(37) 갤러리 수 T 733-5454

넝쿨회전 8.28-9.3 / 박진숙전 9.4-9.10 /김길자전 9.11-9.17 / 2013 기운생동전 9.18-9.24 / 최광희전 9.25-10.1

(30) 갤러리 시작 T 735-6266-7
윤경혜 도예전 8.28-9.3 / 김지선 도예전 9.25-10.1

(34) 갤러리 신상 T 730-6540
한중교류:타이페이전 8.28-9.3 / 서울문화 화랑미술제전 9.4-9.10 / 코리아 환타지전 9.11-9.17 / 사)인사동 전통명가 화랑미술제전 9.25-10.1

(12) 갤러리 아트뱅크 T 737-0321
상설전

(28) 갤러리 아트플러스 T 732-7710
원로작가 소장전

(1) 갤러리 예당 T 732-5364
민화전 9.4-10.1

(21) 갤러리 올 T 720-0054
 이지현전 8.28-9.3 / 묵전회전 9.4-9.10 / 2013 KPAM 대상작가전 9.25-10.1

(16) 갤러리 우림 T 733-3738
전미선. 윤나민. 이유진 3인전 9.25-10.1

(6) 갤러리 이즈 T 736-6669
(제1전시장) 이소희전 8.28-9.3 / 이희경 판화전 9.4-9.10 / 송주이전 9.11-9.17 / 정혜영전 9.25-10-1
(제2전시장) 최정연전 9.4-9.10 / 박준하전 9.25-10.1
(제2,3전시실) 금속 제3그룹전 8.28-9.3
(제3전시장) 보태니컬아트전 9.4-9.10 / 매스 29주년전 9.25-10.,1 
(제4전시장) 문유미 조각전 8.28-9.3 / 박현우 유리 조형전 9.25-10.1

(73) 갤러리 일호 T 6014-6677
성태훈전 8.29-9.11 / 돌로 생각하다전 9.12-9.25

(71) 갤러리 타블로 T 723-6081

(55) 갤러리 토포하우스 T 722-9883, 738-7555
(1전시실) 서상호사진전 8.28-9.3 / 김정렬 한국화전 9.4-9.10 / 강만성 서양화전 9.11-9.17 / 김지혜 서양화전 9.25-10.1
(2전시실) 황윤경 한국화전 8.28-9.3 / 임경호 일러스트레이션전 9.4-9.10 / 왕영상 사진전 9.11-9.17 / 하유미 서양화전 9.25-10.1

(3전시실) 이미숙 서양화전 8.28-9.3 / 이수연 서양화전 9.4-9.10 / 김희경 도예전 9.11-9.17 / 위재환 조각전 9.25-10.1

(39) 갤러리 환 T 735-7047
카우스전 8.28-9.3 / 김진규 도예전9.4-9.10 / 최미자전 9.11-9.17 / 김지혜전 9.25-10.1

(27) 갤러리M T 735-9500
묵경회전 8.28-9.3 / 신국남전 9.4-9.10 / 김대영전 9.11-9.24 / 이종화전 9.25-10.1

(9) 경인미술관 T 733-4448(ARS9)
(제1전시관) 화동미전 8.28-9.3 / 푸른 그림전 9.4-9.10 / 김형경전 9.11-9.17 / 대한민국 문인 산수화 협회전 9.21-9.24 / 팔라스전 9.25-10.1
(제2전시관)  북바위 동연전 8.28-9.3 / 사)전승도예 협회전 9.4-9.10 / 르마르디 3회전 9.11-9.17 / 뜨개나무전 9.21-9.24 / 서미회전 9.25-10.1 
(제3전시관) 러브 띰 파트1 :듣다전 8.28-9.3 / 권정인전 9.4-9.10 / 제1회 KQIA전 9.11-9.17 / 손금자전 9.25-10.1
(아틀리에) 박삼희 수채화전 8.28-9.3 / 테디 베어 작가전 9.4-9.10 / 패턴전 9.11-9.17 / 백명숙전 9.25-10.1
(제5전시관) 정화숙전 8.28-9.3 / 한국 추상 수채화 작가회전 9.4-9.10 / 단웅회전 9.11-9.17 / 조기영전 9.25-10.1
(제6전시관) 정광옥전 8.28-9.3 / 빈공간 바로보기전 9.4-9.10 / 나종식 수채화전 9.11-9.17 / 민병훈 서양화전 9.25-10.1

(43) 공아트스페이스 T 730-1144

(1층) 최준경전 9.25-10.8
(1.2.3층) 한양유흔-한양이 남긴 흔적전 8.14-9.15

(68) 공평아트센터 공평갤러리 T 3210-0071
(제1전시실) 최승천전 9.11-9.24
(제2전시실) 청강 문화산업대 패션스쿨 졸업전 9.11-9.24 / 상명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전 9.25-10.1

(제1,2전시실) 대국민 화합 미술 축제전 9.4-9.10

(특별관) 세라믹 소품전 9.4-9.10

(51) 관훈갤러리 T 733-6469
(2, 3층) 고승욱전 8.28-9.16 / 박대조전 9.23-10.7

(32) 노암갤러리 T 720-2235-6
이동욱전 9.1-9.17 / 최현승전 9.25-10.1

(5) 노화랑 T 732-3558
윤병락전 9.11-9.30

(26) 덕원갤러리 T 723-7771
 이민혁전 9.25-10.4

(60) 동덕아트갤러리 T 732-6458
협성대 회화과 졸업전 9.4-9.10 / 동덕여대 시각디자인과 졸업전 9.11-9.17


(65) 동산방화랑 T 733-5877

(46) 동호갤러리 T 722-3665
상설전

(29) 리서울 갤러리 T 720-0319
홍익대 64동기전 8.21-9.3 / 전성규전 9.4-9.17 / 조각과 그림의 만남전 9.25-10.8

(20) 모던화랑 T 732-6261
원로중진소장품전

(11) 모인화랑 T 739-9292
상설전 

(58) 목인 갤러리 T 722-5055
 김유선 설치회화전 8.4-10.1

(67) 물파스페이스 T 739-1997-8
양종석전 8.21-9.3 / 신수하전 9.4-9.24 / 허은영전 9.25-10.1

(47) 백송갤러리 T 730-5824
 임효. 이명자 2인전 9.1-9.14 / 이창조전 9.25-10.8

(52) 백악미술관 T 734-4205
(2층) 박종희 문인화전 9.4-9.10

(1,2층) 근역서가회전 9.26-10.2

(50) 보나장신구박물관 T 732-6621
차 향기를 담다전 9.28-11.24

(74) 브릿지갤러리 T 722-5127

하늘을 나는 꼬마돼지의 꿈전 9.1-9.22 / 신혜정전 9.23-10.2

(70) 사비나미술관 T 736-4371
조던매터 사진전 7.24-9.22 / 양대원전 9.25-10.30

(31) 서울미술관 T 732-3314
(A관) 삼육대 시각디자인과 졸업전 9.25-10.1

(B관) 홍유회전 8.28-9.3 / 예형회전 9.25-10.1

(전관) 융아트전 9.4-9.10 / 한국구상미술리필전 9.11-9.17 / 추사체연구회전 9.21-9.2

(42) 선화랑 T 734-5839
 국명숙전 9.25-10.1

(48) 성보갤러리 T 730-8478
상설전

(62) 아라아트센터 T 743-1643
(지하4층-1층) ECM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전 8.31-11.3

(2층) 김성태전 9.4-9.10

(3층) 전항섭 조각전 8.14-9.2 / 전업미술작가회전 9.4-9.10

(2-3층) 제29회 한국조각가협회전, 제5회 한중현대조각교류전 9.24-10.1
(4.5층) 다크둠 (도심형 극한공포체험관) 7.2 -9.30

(76) 에이피갤러리 T.2269-5061-2
박시유전 8.28-9.10 / 김숙양전 9.11-9.17 / 백연흠전 9.25-10.1

(3) 영아트갤러리 T 733-3410
 노원희전 8.28-9.3

(66) 예성화랑 T 738-3630
인사동 전통명가전 9.25-10.1

(13) 유니아트갤러리 T 723-7170
백남준외 4인 상설전

(18) 인사갤러리 T 735-2655-6
(1.2F) 김성일 조각전 8.28-9.10

(14) 장은선갤러리 T 730-3533
이목을전 9.4-9.14 / 민연식전 9.25-10.1

 

(36) 조형갤러리 T 736-4804
임창순 유화전 8.29-9.3 / 해밀전 9.4-9.10 / 순후전 9.11-9.17 / 심재곤. 이명숙. 김현숙전 9.18-9.24

(75) 탑골미술관 T 6911-9651
 영화, 밑줄을 긋다전 9.13-10.6

(23) 통인가게 T 733-4867
(통인화랑 B1F) 최재훈 도자전 8.21-9.3 / 조선 색 보자기전 9.4-9.17 / 현대도예전 9.18-9.24 / 장영필 도예전 9.25-10.1
(통인옥션갤러리 5F) 허유진 회화전 8.28-9.29 / 설원기 회화전 10.2-10.27

(35) 하나로갤러리 T 720-4646
이미지 창작회전 8.28-9.3 / 소운회 창립전 9.4-9.10 / 동행전 9.11-9.24 / 한국미술협회전 9.23-10.1

(56)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T 733-9041
 웅성웅성 크라프트 KCDF갤러리전 9.9-9.30

(45) 화봉갤러리 T 737-0057
 윤석원전 9.4-9.10 / 오혜선전 9.4-9.10 / 호서대 패션학과 졸업전 9.25-10.1 

(17) JH갤러리 T 730-4854
정미영전 8.28-9.3

(63) OCI미술관 T 734-0440
강동주전 8.16-9.5 / 이미정전 8.16-9.5 / 진경전 9.12-10.27

(64) space99 T 735-5811-2
강지윤 + 장근희 KKHH전


Endless Frontier

진 마이어슨展 / Jin Meyerson / painting 

2013_0828 ▶ 2013_1006 / 월요일 휴관

 

 

진 마이어슨_Before the Invention of Death_캔버스에 유채_200×600cm_2009~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0914b | 진 마이어슨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082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09:30am~07:00pm / 일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학고재Hakgojae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소격동 70번지 Tel. +82.720.1524

~6hakgojae.com

 

 

무더기로 쌓인 화면과 캔버스의 레이어들: 그래픽소프트웨어의 편재 이후 사회적 활동과 이미지 구성으로서의 회화 ● 1972년 인천에서 태어난 진 마이어슨은 뉴욕, 파리, 서울에서 작업을 해왔으며 현재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작가이다. 마이어슨은 1995년 미니애폴리스 컬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에서 학부를, 1997년 펜실베니아 아카데미 오브 더 파인아트에서 석사를 마쳤다. 구상주의 회화의 부흥에 크게 이바지를 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작품은 미디어에 의해 그려진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다시 채색하고, 늘리고, 줄이며, 혹은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추상회화의 맥을 잇고 있다. ● 우리가 '포스트-인터넷 문화'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이해가 지난 2년간 비평가들 사이에서 그리고 일반적인 인식에서도 실질적으로 상당히 유효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역사적 시기에 논의 되었던 가장 유익한 논쟁 중 하나는 회화의 디지털 유사성에 관한 것이었다: 회화의 존재론적 상태가 사진이나 그래픽 이미지의 상태와 가까워지면서 얼마나 디지털 소프트웨어가 유사해졌는지 혹은 어떻게 회화에 재현되었는지에 관한 물음이 연구적으로 주목 받게 된 것이다. 물론 이것은 더 흥미롭게도 두 가지의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스튜디오 작업으로서의 회화는 가능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려낼 수 있는 광범위한 장치들과 이미지 테크닉들을 결합함으로써 그 명성이 나타내는 것보다 방법적으로 그리고 접근법에 있어서도 더욱 다양해졌다.

 

 

 

진 마이어슨_Hung Home_캔버스에 유채, 잉크_188×285cm_2013

 

명백하게 스튜디오 회화 작업의 범위 내에서 활동하는 진 마이어슨은 이와 같은 최근의 문화적 진화의 역사에 비정통적인 창을 제시한다. 그는 스케치와 실루엣, 텍스처에 수평적으로 작업하는 것으로부터 수직적으로 표면의 세세한 디테일을 교정하는 마지막 과정까지 모두 숙련된 어시스턴트들과 함께 작업하는 소위 전통적인 아티스트 스튜디오라 불릴만한 곳을 운영한다. 하지만, 이러한 스튜디오 작업 각각의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일상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기술적 환경이다. 뒤섞인 조형의 구성으로써 다른 이미지들과 함께 콜라주를 만들어내는 원본 이미지들은 일차적으로 온라인 이미지 검색의 과정을 통해 찾아진다. 그의 이미지 선정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전통 회화 방식인 '작가의 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작가로 하여금 이미지를 둘러싼 시각적으로 화려한 현실을 거의 포괄적으로 형성하는 것을 가능케 하고, 작업에 상당한 자유를 부여한다. ● 구성과 실행의 과정을 통해 연출과 전개의 역할에 관한 개념을 옹호하고 있는 마이어슨의 작업은 단순히 이미지를 선정하고 그것을 회화로 생산해내는 직선적 서술과정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스케치를 기초로 하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원화가 가진 요소들은 재채색과 재편성과 같은 이행을 자주 결합하기 때문에, 작품의 구성은 완성되어가는 과정에서 매우 급격히 변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작가가 최소 수십 개의 레이어들을 구상하는데 있어 각각의 작업을 실용적으로, 개념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사용되는 특정용어들이 포토샵이나 다른 그래픽 디자인 전문용어를 생각나게 한다면 그건 당연한 것이다. 마이어슨은 이러한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를 철저히 이용해 온 초기 작가들 중 한 명이며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포토샵 조작 기술을 이용하여 집중적으로 작업을 해왔다. 2005년 이후 이름있는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도구들로부터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마이어슨은 그의 스케치를 손수 처리함으로써 더 광범위한 효과를 주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스케치를 스캐너 화면 위에서 끌거나 빠르게 돌리며 프린트하는 것인데 이때 포토샵과 유사한 비틀기 효과를 얻지만 디지털 시뮬레이션보다는 좀 더 퍼포먼스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디지털 사진이 수작업 회화의 구성을 만나는 틈새로부터 새어 나오는 두 가지의 카테고리에서 분리되어 새로운 이미지를 완벽히 재창조하는 추상의 형태이다.

 

 
 
진 마이어슨_A Single Journey Can Change the Course of a Life_캔버스에 유채_65×92cm_2013

 

스캐너의 사용은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여러 겹의 레이어들을 일시적으로 평면화시키고 손으로 흐트려 놓은 이후 재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예를 들어 마이어슨의 스케치는 포토샵으로 적절한 사진과 작업실에서 만들어 낸 디지털드로잉과 같은 요소를 포함하여 여러 개의 레이어들로 구성을 시작한다. 이 스캔 된 이미지 혹은 그 이미지의 특정 부분은 스케치에 다시 사용되고 포토샵에서 레이어링하는 데 다시 사용된다: 이 레이어들은 캔버스에 그려지는 동안 굳이 개별적으로 적용될 필요가 없다. 실재 작품은 디자이너가 소프트웨어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적 시점을 통해 개별화된 각각의 레이어의 구조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두 개의 전혀 다른 층이 적용된 세트를 완성된 작품에서 볼 수 있다. 이 두개의 이미지와 테크닉의 '무더기'가 바로 이 작품의 '현대 장르로서의 회화의 수명'을 구성하는 요소인 것이다. 그러나 작가에게는 작업실에서의 전통을 유지하며 작업하는 것 만큼, 컴퓨터 기술이 제공한 혁신적 가능성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것 역시 아직 모호하다.

 

 
 
진 마이어슨_Butterfly Effect_캔버스에 유채_100×150cm_2010

 

작품이 직접 캔버스에 그려지고 재채색되는 단계에서 작품은 구성 상태를 넘어선다. 대신 들숨과 날숨의 흐름에 따라 유기적 완전체의 삶의 과정에서 작품은 전시될 것이고, 시장에 나오고, 결국 컬렉터에게 소장되면서 궁극적으로 회화의 명성을 갖추고 끝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적절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작품은 촬영된 이 후 온라인에 게재될 수도 있고, 다양한 액정 화면과 장치에서 볼 수 있게 되고, 출판되어 그 인쇄물로도 접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순환의 가속화와 작업실에서의 작업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마이클 산체스(Michael Sanchez)와 진 맥휴(Gene McHugh)와 같은 미술 비평가들에게 아주 중요한 주제이다: 마이어슨은 이러한 비평 논의가 그의 작업에 실제적이건 잠재적이건 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요소를 작업에 재현할 때, 그 질문에 관한 것을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지었다. 그 대신, 그는 그의 작업 자체가 잘 나타내주는 매체적 본능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스케치로 함께 콜라주되고 압축되어 나타난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 이미지는 작가가 직접 하나씩 걸러낼수록 작업의 정확도가 불분명해진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의 팔레트는 다양한 색채의 정보와 잉크 톤들을 더욱 가시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을 돕는다. 마이어슨의 회화는 스튜디오의 잉크젯 프린터부터 디지털 카메라를 거쳐 전시 도록을 생산해내는 오프셋 인쇄에 이르기까지 전체 기술의 아상블라주를 대변하는 것이 요구되기에, 여기서 무더기의 형태가 다시 나타난다.

 

 
 
진 마이어슨_Sleep Walker_캔버스에 유채_60×46cm_2013

 

구조적면과 순환적인 면에서 회화를 둘러싼 비평적인 논쟁의 시급함이 디지털 영역으로 점차적으로 이동함에 따라, 마이어슨은 현재의 구체화된 논의에서와는 달리, '회화가 추상화된 흔적과 전략외에 구성적인 면과 소재적인 면에서 무엇을 표현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작가는 '스튜디오에서의 작업'이라는 특정 전통을 고집함으로써 회화의 사회적 측면을 새로운 개념 영역과 매체의 진화로 결합시킬 수 있다. 이 때의 장르는 단지 색, 선, 질감, 소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영향의 형성과 요소들을 둘러싼 논쟁에도 근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해관계는 분명하다: 회화가 매체와 이미지에 관해 사고하는 역할을 진실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 것의 사회적 본성은 존중되어야만 한다. ■ 로빈 페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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