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이하 소품
선화랑 100점 전시 


전명자 씨의 ‘자연의 조화’.


연말연시에 그림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전시회가 마련됐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이 내달 31일까지 여는 ‘한국 현대미술 스펙트럼’전은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마음을 북돋워 주기 위해 마련한 선물기획전이다.

전시 주제는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감동’.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듯 미술품을 고를 수 있는 ‘아트마트’ 형식으로 원로화가 김영재를 비롯해 ‘히말라야 작가’ 최동열, 김재학 전명자 등 30여명의 1~10호 작품 100여점을 50만~300만원에 내놓았다. 미술품은 무조건 비싸고 어렵다고 여겨 거리감을 가진 일반인들을 위해 좋은 작품을 엄선해 싸게 판매함으로써 화랑의 문턱을 낮췄다. 300만원 이하 작품은 손비처리가 가능해 미술 컬렉션에 관심이 있는 기업에도 좋은 기회다.

작가 리스트도 화려하다. 인기 작가 김재학 최동열 정일 외에도 컨템포러리 작가 대부분이 망라됐다. 팔순을 넘긴 원로작가 김영재는 사진이 넘볼 수 없는 장엄한 풍경화 4점을 걸었다. 인디고 블루와 흰색으로 유럽의 산세를 장악한 작품에서는 등산가 못지않게 발품을 팔고 염불하는 마음으로 전력한 열정이 느껴진다.

탄탄한 구상력을 갖춘 김재학은 꽃과 추상적 배경이 함께 어우러져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 3점을 내놓았고, ‘흰색의 마술사’ 정일 역시 사랑과 추억, 향수를 채색한 작품을 들고 나왔다. 사랑하는 여인들의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아스라한 기억과 추억의 정취를 건드린다.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한 오케스트라의 합주와 가을 들녘의 해바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전명자의 작품, 시골집과 풍선 등을 소재로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이 그린 박현웅의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히말라야를 작업한 최동열의 작품은 쭉쭉 벋은 설봉들을 여인의 시선으로 녹여내 청량감을 더해준다. (02)734-0458

[한국경제 / 김경갑기자]

사진 공유 캠페인… 18~23일 인사동 갤러리 이즈서 진행
수많은 현장서 사진이 활용되는 '공유 문화 확산'이 목적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CCL 사진'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사단법인 크리에이티브커먼즈코리아(이하 CCKOREA)는 18일부터 23일까지 'Photo & Share Festival 함께 나누는 사진'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달 열린 'Share & Photo 함께 나누는 사진' 캠페인(http://photo.sharehub.kr/)을 통해 응모된 사진 3,000여점 중 네티즌 추천과 전문가 심사로 선정된 100점의 사진으로 구성된다.

'Share & Photo 함께 나누는 사진' 캠페인은 자신이 찍은 사진에 CCL을 붙여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진 공유 캠페인'이다.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모든 사진은 사진 출처를 표시하고(BY), 2차적 저작물에 대해서도 동일한 라이선스를 적용(SA)하면 영리, 비영리 구분 없이 자유롭게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

행사교육ㆍ문화ㆍ출판 분야 등 필요한 현장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사진을 공유하고, 사진인구의 공유 활동 참여를 활성화 해, 공유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전시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온라인 전시회는 '함께 나누는 사진 웹사이트'와 '네이버 포토 갤러리(http://photo.naver.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생활의 발견' '삶의 향기' '사물의 재발견' '자연으로의 초대'라는 4가지 주제로 100점의 사진을 전시한다.

전시회는 CCKOREA가 주관ㆍ주최하고 서울특별시, 한국스마트카드, 네이버, 아트테크, 2013 서울사진축제가 후원한다.

CCKOREA 강현숙 실장은 "자발적인 참여로 모인 사진으로 전시회를 준비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보다 자유로운 사진 콘텐츠 공유를 통한 공유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석) CCL(크리에이티브 커먼즈) : 창작자들이 자발적인 공유 표시를 자신의 창작물에 적용해,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세계적인 공유 운동.

 

 

[한국일보 :김정균기자 kjkim79@hankooki.com]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한겨울 인사동에서 만나는 남천(南天)의 소탈한 사군자

 


지난 6월 75세를 일기로 타계한 남천 송수남(1939~2013) 화백은 1980년대 한국의 수묵화운동을 주도했던 작가다. 그가 보여준 묵직하면서도 담백한 수묵화는 현대 한국화단의 결을 깊게 해주고, 풍성하게 해줬다.

홍익대 미대 교수직을 퇴직한 후 남천 송수남은 뜻밖에도 화려한 꽃그림을 내놓았다. 일각에선 수묵화의 기치를 드높였던 그가 원색의 꽃그림을 내놓자 ‘외도’라며 비판적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내 속에서 그런 그림이 막 쏟아져나오니 그릴 뿐"이라며 화려무쌍한 꽃그림과 나비그림 등을 쏟아냈다.

유유자적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남천은 후학들에게 매년 격려금을 말없이 전달하며, 작업을 독려하기도 했다. 예술을, 인간을 끝없이 사랑했던 작가는 작업 틈틈이 동양수묵화의 기본인 사군자 작업도 시행했다. 꽃그림 작업 중간중간 자신의 예술적 고향이기도 했던 매난국죽, 사군자를 치며 마음을 다스리고, 정진했던 것이다.

 

 

 

사군자는 선비 정신의 총아이지만 남천의 사군자는 좀더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붓을 그어내려 보다 조촐하고, 질박한 것이 특징이다. 소탈한 남천의 성격이, 그의 웃음이 사군자 작품에 그대로 녹아든 듯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남천이 2000년대에 집중적으로 그린 사군자 작품은이 오는 18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대표 노승진)에서 전시되고 있다.

미술평론가 오광수 씨(한솔뮤지엄 관장)는 “사군자는 작가의 내면을 가장 솔직히 반영해주는 화목이다. 남천의 사군자는 화려하지 않다. 기술적으로 흥청거리지도 않다. 무심한 듯 하면서 정감이 배어 나온다. 그의 사군자는 혼탁한 현대에 남긴 하나의 메시지다“라고 평했다.

 

 

 

 




地平_Beyond the Horizon

나형민展 / NAHYOUNGMIN / 羅亨敏 / painting

 

 2013_1211 ▶ 2014_0228

 

나형민_Beyond the Horizon_한지에 채색_135×190cm_201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1214f | 나형민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3_1211_수요일_06:00pm_공아트스페이스

 

2013_1211 ▶ 2013_1217

관람시간 / 10:00am~07:00pm

 

공아트스페이스GONG 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21번지 1,2층Tel. +82.2.730.1144/735.9938

www.gongartspace.com

 

 

2014_0102 ▶ 2014_0228

관람시간 / 07:00am~09:00pm

호암교수회관 갤러리HOAM FACULTY HOUSE GALLERY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 239-1번지 1,2층Tel. +82.2.880.0300

www.hoam.ac.kr

 

 

지평너머1.빠름이 갑(甲)인 세상. 세상 여기저기서 빠름을 외친다. 빠름이 넘치는 사회. 차분한 호흡으로 세상 둘레를 둘러볼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스스로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승자만이 살아남는, 토너먼트(tournament)를 방불케 하는 무한경쟁시대다. 자기승리와 성취, 만족을 위해 달리는 현대인들의 직진본능이 가히 살벌하다. 쟁취를 향한 광속기류에 편승하려는 시류본능은 주위를 살필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두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타적 인간과 미덕을 찾아보기 힘든, 과연 사나운 현실이다. ● 나형민은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태 속에 자의반 타의반 잊고 살았던 세상 시원(始原)의 문제와 산다는 것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세상 시작으로부터 현재까지 세상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능성과 한계를 돌아본다. 결코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 세상 이후의 세상을 그려본다. 나아가 풍요의 시대, 점점 커져만 가는 꿈과 현실의 괴리, 현세를 살아내는 관성적 방식과 태도를 지적한다. 작금의 현실좌표를 반성적으로 돌아보고 현실인식에 따른 인간 사유(思惟)와 삶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나형민_I see a new horizon_한지에 채색_135×175cm_2013
 

 

당대현실은 물론, 자신의 현실을 분명하게 직시하려는 자기다짐이요, 곤궁한 현실지평 너머의 가능한 비전과 희망태를 한껏 펼쳐 놓은 열린 인식지평이다. 자기 자신과 주위로 시선을 돌리고 공존과 느림의 미덕을 되찾아나서는 지성적 작업지평이다. 이러한 나형민의 작업은 빠르게 변모하는 역사와 전통에 대한 인식지형과 동시대 삶의 풍경에 대한 현실인식을 총체적으로 환기시키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 다소 현세구복적, 계몽적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는 나형민의 작업은 현실적 이상의 실현 불가능함을 경험적으로 반추하면서 또 다른 세상, 이를테면 내세에서 그것을 구하고자 하는 다소 종교적, 초현실적 기운도 담지하고 있다. 현세에서의 상흔을 위로하고 현세 너머 다른 세상으로의 비상과 이탈동기를 장려하기도 한다. 동시에 그러한 꿈과 정한의 세계를 그리는 현대인들의 우울한 상실을 위로하듯 토닥이고 있다. 나아가 다른 세상으로의 무조건적 잍탈과 이탈을 꿈꾸는 현대인의 과도한 욕망구조를 들춰내고 있다. 동시에 각기 다른 내적, 외적 동인에 의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자연과 인간의 상처를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지평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나형민_Lies the Rising Sun_한지에 채색_135×175cm_2013
 

 

2.이렇듯 분명한 당대의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하되 피안의 세계가 가능함을 지향하는 나형민의 인식지평은 개인적인 이슈를 넘어 서사적인 차원의 그것도 건드리고 있다. 충청남도 강경지역에서 만난 초등학교 교사(校舍), 연못에 비친 경회루의 모습, 일제시대에 건립된 건물의 정면을 부분 발췌해서 화면가득 얹어 놓은 작업들은 작금의 우리네 역사인식과 현실인식을 중첩시키고 있다.「Waiting a beautiful day」는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는 문구가 먼저 떠오르는 참한 조각상이 자리하고 있는 보편적 시골 교사 전경을 담았다. 초등생들의 꿈이 모락모락 피어나던 시절과 당시의 꿈을 강렬한 형광물감을 사용해서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낮이 아닌 밤풍경을 통해 그들의 꿈과 바람, 희망,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한층 강조했다. 꿈을 키워나가던 교실, 운동장, 꿈이 영글던 하늘이 대지와 만났다. 지난 시절 이야기, 학교생활과 얽힌 가족사, 사회사, 기억의 총체로서의 자연과 세상풍경을 담았다. 충남 강경지역을 답사하며 운명처럼 만난 장면이다. 소박한 초등학교 건물과 초등학교라는 순수형식과 제도, 대학이라는 냉엄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작가의 현실인식이 뜨겁게 조우했다. 초등학교를 담은 작업 이외에도 일제시대에 지어진 가게건물의 정면표정을 배경으로 한 문화유산적 기운이 배어 있는「Lies the rising sun」도 비슷한 느낌을 전달한다. ●「Good bye to things that bore me」에는 하늘을 나는 슈퍼맨이 등장한다. 비행기부터 허공에 몸을 날린다. 왜곡된 성취동기로 무장한 우리네 슬픈 자화상, 혹은 슈퍼맨을 강요하는 냉정한 사회상이기도 하다. 현실이상(現實理想)의 객기와 인간의 나약한 광기를 과장했다. 한편으론 억압되고 제한된 닫힌 구조로부터 벗어나려는 순수 증후군으로도 읽혀진다. 또는 이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이행할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도 보인다. 자연스런 이행이 아니라, 강제이행, 강요된 이행이다. 비행기에 새긴 'G-BYE'(good-bye)처럼, 어쩌면 지긋지긋한 현실을 벗어나 저 멀리 다른 희망세상으로 날아가고 싶은, 뛰어들고 싶은 희망풍경일지도 모른다. 슈퍼맨이 되고 싶은 과도한 욕망구조, 슈퍼맨을 강요하는, 슈퍼맨이 되어야 비로소 벗어날 수 있는 슬픈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Life on the Horizon」에서는 하늘을 배경으로 기암(奇巖)과 대나무를 중첩했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꼿꼿한 대나무와 오랜 풍상(風霜)을 겪은 늙은 바위가 만난 단단한 풍경이다. 조선 중기의 화가, 이정(李霆)의 대나무를 떠올리며 그렸다. 하늘과 구름은 지극히 맑고 투명하여 이들은 특히 대나무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주지하다시피 예로부터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와 굳은 의지를 상징한다. 세파와 시류에 쉽게 흔들리는, 이른바 학식 있는 자의 부끄러운 처신을 돌아보게 한다.

 

 

 

 

나형민_Waiting a Beautiful Day_한지에 채색_130×320cm_2013
 

 

대나무에 이어 나형민의 하늘 그림에는 민들레 등 잡다한 풀과 나무가 등장한다. 화면 속 대나무가 그냥 대나무가 아니듯 풀은 단순 풀이 아니요, 하늘 또한 그냥 하늘이 아니다. 땅도 그러하다. 나형민은 자연과 사회의 현상 이면에 잠복되어 있는 깊은 울림과 상처를 읽어낸다. 수도권 외곽으로 이사한 후, 빠르게 변모하는 세상 풍경을 보다 가까이 목도할 수 있었다. 자연에 대한 기존 인식과 태도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보는 눈이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변함없는 푸르름, 대나무, 민들레, 묵묵한 대지 등은 더 이상 단순 자연이 아니었다. 자연의 논리와 분명하게 대비되는 세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답사 등의 이유로 자주 찾았던 강화들녘은 나형민의 시선을 강하게 잡아맸다. 잡초들이 세파에 굴하지 않고 꼿꼿하게 버티고 있었다. 황금물결이 사라진 스산한 강화들녘을 지키고 있는 보잘 것 없는 풀과 잡초, 민들레, 질경이 등은 민초들이 살아남은 힘과 증거에 다름 아니었다. 힘 있게 버티고 있는 모습은 마른대지의 내적 일렁임과 귀를 간질이는 속삭임, 그 속에 잠복되어 있는 존재의 아우성으로 다가왔다. 마른대지 이면의 촉촉한 내면풍경, 그것은 희망풍경이었다. 강화들녘은 또 다른 모색으로서의 회화의 가능성을 곱씹는 계기가 되었다. ● 들불이 일고 있는 작업,「Rebirth」는 세상이 창조될 당시의 느낌을 담으려한 것으로 보인다. 탄생과 창조의 느낌, 역사적 인류시원의 기운을 감각적으로 포치했다. 전통적으로 화면 속 '불'은 소멸, 생성, 창조의 기운, 흐름, 울림의 동인이자 탄생의 동인이다. 상단의 벌거벗은 여성과 함께 탄생, 생명의 순수기운, 종교적, 신화적, 설화적 시원을 강조하고 나타내보려는 나형민의 새로운 회화적 시도로 이해된다.

 

 

 

나형민_I see a new horizon_한지에 채색_135×175cm_2013
 

 

나형민의 풍경은 한쪽으로 쏠려 있는 대나무나 풀 너머에 어떤 사건이 있을 것 같은 심리풍경이다. 풍경은 풍경인데 사실 눈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것을 지시하는 서양의 '랜드 스케이프(Landscape)'로서의 풍경이 아니라, 우리만이 공감하는 전래적, 정서적 무엇으로서의 풍경, 이를테면 '마인드 스케이프(Mindscape)라 하겠다. 잦은 붓질로 뭉치듯 중첩해낸 그의 색면은 하늘의 투명함과 대지의 견고함을 강조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그 속에서 수많은 날들을 살아낸 민초들 의지의 견고함과 튼튼함을 상기시키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지지체인 장지를 배접한 화판도 제법 단단하고 튼튼한 것으로, 또 하나의 대지이자 마음을 의지하는 든든한 지지체로 존재한다. ● 멀리도 필요 없다. 도심의 산이던 외곽의 산이던, 산을 찾을 때면 흡사 낙원(樂園)을 연상시키는 절경을 만나곤 한다. 산세와 비경을 자랑하는 산의 속살, 혹은 비류직하의 험준한 암벽 등과 같이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에는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등장한다.「Irony」는 세상 속 낙원과 피안(彼岸)을 꿈꾸면서도 사람이 기필코 자리하는 아이러니컬한 현세태를 꼬집었다. 낙원을 바라면서도 결코 낙원을 허락하지 않는 모순된 현실. 편익시설 공사라든가, 건강을 빙자해서 자연을 기필코 정복하려는 일그러진 욕망, 자연의 자연스런 질서에 개입하여 그들 고유의 존재율을 뒤흔드는 부끄러운 현실을 지적했다. ● 이렇듯 나형민의 작업은 하늘을 주된 배경으로 비롯한다. 지난 하늘이 꽉꽉 채워져 있었다면, 이번 전시에서 그가 주목하고 보여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덜어내고 버리는 것이다. 무언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비워내는 것이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의 제작과정을 스톱모션애니메이션으로 만든「공(空)」은 나형민의 작업지향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모든 욕망은 공허하고 덧없는 것임을, 비어있는 충만함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지난 작업이 무언가를 화면 위에 물리적으로 잔뜩 담아내려 했다면, 이번 신작들은 그들을 화면 너머로 던져 버리는 동시에 보는 이의 심상구조에 맡겨두고 있다. 하늘이 시원스레 자리하고 있는 이유다. 셀룰리안 블루(Cerulean Blue)와 라이트 블루(Light Blue)가 빚어낸 경쾌하고 상쾌한 화면이다. 물리적으로 차지하는 면적은 적지만, 단단하고 깊은 맛을 주는 대지의 지지를 받아 화면 상단에 가득 자리하고 있다. 신작 대부분이 세로형 화면이나 화면의 판형을 구분하지 않고 하늘이 가득하다. 새로울 것도 없는 그러나 요즘 보기 드문 하늘 그림이다. 보는 이의 시선은 하늘을 쫓아 올라가거나 땅과 풀을 따라 들고 나기를 반복할 것이다. 누군가는 개인적인 그리움을 따라 몸과 마음을 놀릴 것이다.

 

 

 

나형민_Life on the Horizon_한지에 채색_135×190cm_2013
 

 

3. 나형민의 푸른 하늘과 검초록의 대지는 시대의 희망과 우울을 반영하고 있다. 희망을 강조하고 우울을 위로한다. 암울한 현실과 시대의 우울을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그의 지평작업은 만나지 않을 것 같은, 끝이 없을 대립과 반목의 평행선, 저마다의 극명한 입장 차이와 대립양상을 약화, 무화시키거나 유연한 접점을 마련하고자 하는 회화적 바람으로 보인다. 화면에는 실로 수많은 터치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작가가 가슴으로 받아들인 허공과 대지를 울리는 수많은 사연들의 충돌과 메아리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공명과 울림으로 화면 도처에서 진동하고 있다. 대립과 갈등을 넘어 화합과 희망의 세상을 펼쳐 보이려는 애절한 몸짓으로 보인다. 반목과 대립을 지양하고 다른 차원의 생산적 가능성과 활동을 지향하려는 것이다. 별로 웃을 일 없는 세태에 하늘과 땅을 바라보며 현실 너머의 희망태를 생각하고 그것을 마음 속에 담아내는 기회를 부여하려는 것일까. 나형민은 그것이 그리 멀거나, 불가능하거나, 전혀 다른 차원의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 나형민의 이번 작업은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을 통해 현실너머의 지평, 지평너머의 또다른 세상지평을 말하고자 한 것으로 이해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과 현실지평의 다양한 물리적 지형과 긴장의 기운을 회화적으로 담아내기 보다는 지평너머의 희망기운을 담고자 했다. 지평너머의 기운을 불러내고자 했다. 지평너머 기운의 존재를 환기시키고자 했다. 또한 이 땅에 살다 하늘로 사라진 누군가의 울림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 지평과 그 경계를 진동하는 이들 존재의 기운과 울림을 담아내고자 했다.「독야청청도(獨也靑靑圖)」등과 같은 대가의 작품에서 만났던 기운과 이미지를 부분 발췌해서 하늘과 결합시키기도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년 사계(四季)를 관통하며 피어나는 전통과 삶의 살아 숨 쉬는 기운을 오늘에 되새기고 이렇듯 모든 이에게 전하려는 것이다.   ● 나형민의 작업은 일거에 뒤집을 수 없는 자연에서의 변혁기운을 존중하되 자연과 전통에 대한 관습적 담론, 일방적인 기성의 전래가치, 습관적으로 따라가는 일상의 궤적, 유예된 현재로서의 미래인식을 시나브로 뒤집어보자는 권면(勸勉)이다. 스스로의 사고지평과 영역을 확대하려는 노력과 타율, 혹은 일방적으로 정해진 것, 기성의 왜곡된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을 확대해나가는 개혁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 현재로서의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인식의 주체적, 미래적 지평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와 전통, 현실과 현재, 개발과 보존 등의 현실갈등과 인식의 충돌을 시각적으로 고발하기보다는 이들의 차이와 다름에 대한 상대적 인식지평의 열림과 열린 구조로서의 인식의 개방성을 하늘과 땅이 공존하고 있는 형식으로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의 회화는 경직된, 부동의 대지와 하늘이 아니라 그것이 병존하고 있는 현실, 공존의 가능태를 제시하고 있는 유동적인 공간으로 현재의 지평에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나형민_Rebirth_한지에 채색_135×190cm_2013
 

 

나형민의 지평은 나무, 하늘, 풀 등이 대립하듯 어우러져 있으나, 칼칼하면서도 자유롭고 유기적인 느낌이 살아 있는 시원한 화면이다. 세상 모두를 향해 열려 있음이다. 화면의 대부분을 하늘중심으로 넉넉히 주조하고 그 위에 구름과 표지판, 대보름달, 기암괴석 등을 포치시켰다. 특히 화면 하단부에 작은 부분이지만 일정한 대지를 부여하고 그 위에 이런저런 풀, 나무, 건물 등을 적절하게 조율했다. 채우기보다는 비워내듯 소수의 색으로 주조했다. 다채롭고 현란한 세상의 삼라만상을 가능한 모든 색으로 너저분하게 풀어 놓기보다는 몇몇 색으로 함축했다. 형상이 덜어지고 색이 덜해진 그의 화면은 그리기보다는 비워내고 있다. 참을성 많은 자연과 욕심 많은 인간 상호관계의 허와 실을 돌아보게 한다. ● 도심외곽, 이른바 수도권 지역엔 어김없이 대규모 단위의 아파트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풍광이 좋은 곳은 더욱 그러하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일방적 개발에 밀려 들녘은 시뻘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삶이 부딪히며 빚어낸 살가운 표정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나형민은 버려진 풍경, 밀려나는 풍경을 잡아두려는 듯 특유의 방식으로 비워내고 담아내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자연스런 지형과 풍경, 자연그대로의 느낌을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들이 공존하는 해법은 없는 것일까. 변화와 빠름을 앞 다투어 강조하고 서구적, 일방적 개발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 풍경 속에서 세파와 풍상을 겪으며 이어져온 자연스런 동양적 느낌의 풍속, 풍경을 언제까지 끄집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박천남

 

     

Vol.20131211c | 나형민展 / NAHYOUNGMIN / 羅亨敏 / painting

 

 

      

 

 

 


박정애展 / PARKJUNGAE / 朴正愛 / sculpture.painting

 

2013_1211 ▶ 2013_1217

 

 

박정애_낮잠 A Midday Nap_패널에 투조, 아크릴채색_91×71×1.2cm_2012

초대일시 / 2013_121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GONGPYEONG ARTCENTER GONGPYEONG GALLERY

서울 종로구 공평동 5-1번지 공평빌딩 1층Tel. +82.2.3210.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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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전부다! ● 늦가을의 차가운 바람, 그리고 고적함이 빈들에 가득한 까마귀 소리와 뒤섞여 떠도는 날이다. 아직 아침 햇살은 찬란하고 따스해서 겨울이 오기까지의 심리적 거리를 만들어주긴 하지만 이 계절의 농촌은 분명 쇠락의 기운으로 잦아든다. 그만큼의 고요와 또 그 무게만큼의 덧없음이 땅으로 밀려들어가는 시간에 나는 박정애의 작업실에서 그녀의 근작을 보았다. 이곳 양평군 지평면 옥현리로 이주한지 십 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에 작가의 작업도 이전과는 많은 변화의 과정을 겪었던 것 같다. 작업실 바깥에서는 까마귀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박정애_그리고 집으로 갔다 And They're Gone Home_패널에 투조, 아크릴채색_108×91×1.2cm_2011


근작은 대부분 합판을 이용해 그 위에 선을 새기거나 구멍을 뚫은 흔적들이다. 더러 동을 용접해 형상을 이룬 것들도 있는데 그것들은 또한 원형과 사각형의 프레임 안에서 그림을 그려 보이고 있다. 12mm 두께의 합판위에 밑칠로 젯소를 2~3회 칠하고 뒷면 또한 처리를 했다. 합판은 흡사 캔버스가 되어 이미지를 받쳐주고 있다. 평면은 분명 회화적 공간이고 이미지가 서식하는 본연의 장소다. 반면 조각은 공간에 자존하는 물질들이며 공간에 사물을 밀어 넣거나 물질의 물성을 하나의 시각적 볼거리로 만드는 일이 조각하는 일이다. 물론 부조의 예처럼 조각 역시 표면에 시각적 환영을 만들거나 주름을 잡아왔다. 박정애는 동이나 철 대신에 식물성의 나무를 대상으로 그 표면에 이미지를 새기고 투각했다. 그 이후에 표면에 채색을 했다. 회화적 공간에 기생하는 작업이자 그 표면에 여전히 조각적 행위를 시술하고 있다. 부드럽고 중성적이며 온화한 단색조의 색감은 나무의 표면을 적시고 합판의 존재를 색채덩어리로 만든다. 해서 마치 색채를 지닌 물질의 피부에 난 이미지를 손금을 보듯 내려다보게 한다. 손금은 손바닥에 난 상처/주름이면서 무한한 독해가 가능한 이미지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미 한 인간이 모태 속에 자리 잡는 순간에 형성되어진 운명의 선들이다. 손바닥을 여러 방향으로 긋고 지나가는 선, 손금의 자취를 헤아리는 일은 흥미롭다. 그것은 스스로 움켜쥔 힘에 의해 배태된 자국일까?

 


박정애_새벽 Dawn_패널에 부조, 아크릴채색_81×91×1.2cm_2013

박정애가 긋고 파고 떠낸 자취는 나무의 표면에 선연하게 자리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그려낸 형상들과 선들이 나무의 피부위에서 자연스럽게 응고되어 있다. 마치 눈 속의 발자국 같은 것,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연상시키는 선들이다. 동시에 사람의 형상과 개와 새, 눈물의 이미지가 있고 낮잠을 자고 있는 이나 술자리에 앉은 여러 사람들의 자취가 있다. 문득 삶에서 마주친 것들의 형상화이자 그것들을 가슴 속에 담아둔 사연이나 상념들이다. 애초에 박정애의 모든 작업들은 일상에서 깨달은 것들을 시어처럼 단출하게 잡아채어 이를 응고시켜왔다. 간결하고 압축적이며 힘 있는 형상과 또한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물질의 연출은 이 작가의 매력이다. 더구나 삶의 반경에서 접한 모든 것에서 작업을 견인해내고 현상 너머를 굽어보는 예지랄까, 맑고 따스한 마음의 결이 감촉되는 점이야말로 의미 있는 지점이다. 작업을 삶과 분리시키거나 특정한 미술의 담론에 국한시키는데서 벗어나서 자기의 생 자체에서, 삶의 수행에서 자연스레 작업의 실마리를 잡아내고 있다. 동시에 일상을 소재로 한 무수한 작업들이 지닌 소재주의나 얄팍한 감성과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빛난다. 좋은 작업은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의 맑음에서 풀려나온다.

 


박정애_오는길 The Road Through Which They're Coming_패널에 부조, 아크릴채색_121×91×1.2cm_2012

 


끌과 조각도, 칼과 여러 기계의 힘을 빌어 합판의 표면, 내부에 상처를 내면서 깊이를 만들어 보인다. 표면에서 내부로 이어지는 수직의 층들이 여러 시간의 결을 안겨주는 한편 그 상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을 한 눈에 조망시킨다. 그래서 보는 이들은 그 화면을 깊이로 받아들이고 부재(무)가 이미지로, 내용으로 다가오는 역설의 체험을 만난다. 납작한 평면의 합판은 일정한 두께를 지니고 있어 비교적 깊이 있는 공간이 되었다. 따라서 나무가 이룬 두께, 깊이의 내부로 들어가 모종의 흔적을 만드는 일은 회화이자 동시에 조각의 일이기도 하다. 두꺼운 나무의 속살을 파내면서 그림을 그리고 더 나아가 합판의 깊이 자체를 소멸시키는 투각, 구멍 뚫는 일은 그리기의 극한, 조각 행위의 바닥을 드러내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박정애_길고 긴 풍광 The Extended Scenery_패널에 부조, 아크릴채색_122×244×1.2cm_2013

「새벽」이란 작업은 투명한 블루 톤으로 적셔진 화면에 마치 한 획으로 그어진 듯, 무릎에 손을 얹혀 놓고 상념에 잠긴 듯 한 이의 측면 실루엣이다. 얇은 깊이를 가진 이 음각의 표면은 홀로 있는 이의 고독과 그 고독으로 인해 가능해진 투명한 경지를 선화처럼 안긴다. 모종의 선미가 감도는 이미지이자 깊이를 지닌 선의 맛이 일품이다. 나무의 피부에 새긴 드로잉이자 음화이며 동시에 판화이기도 하다.「길고 긴 풍광」은 합판의 표면에 거칠고 즉흥적으로 보이는 사선을 상처처럼 남겨놓은 작품이다. 비/빛의 이동, 시간의 흐름, 혹은 유성의 추락이나 생멸의 소멸을 은연중 떠올려준다. 그것은 모든 존재의 흐름, 사라짐, 흘러감을 은유화 한다. 지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은 다들 저렇게 사라지면서도 동시에 시간의 바깥에서 영원히 순환할 것이다. 공존할 것이다. "그것만이 전부"이다. 유사한 작품으로「아무것도 아니며 모든 것인」이 있다. 수직으로 내리는 선은 비처럼, 눈처럼 보인다. 혹은 눈 위에 생겨난 발자국을 연상시키는 구멍, 상처다. 음각의 깊이는 시선을 헛디디게 하고 빠지게 한다. 구멍으로 파 들어간 칼의 힘과 그 칼을 조율했던 작가의 신체가 공존하는 순간이 그 위에서 어른거린다. 종내 합판의 두께를 거둬버린 작품도 있다. 사람과 개, 코뿔소의 형상은 지워지고 구멍이 뚫려있다. 실루엣만 남고 내부는 사라지고 비어있다. 그 자리에 들어 있었던 것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는 남아 그 몸을 한 것들은 지속해서 유전할 것이다. 생의 이치가 그럴 것이다. 술자리에 둘러앉은 이들의 몸은 구멍(무)이 되어 사라지고 버려진 듯 남은 식탁과 음식들만이 자리하고 있는「그리고 집으로 갔다」는 떠들썩한 술자리가 파한 후 모두 집으로 가버리고 남은 빈자리를 통해 인간 존재의 허무함이나 우리네 삶의 어쩔 수 없는 공허함을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자리는 여전히 반복되고 이어진다. 박정애의 근작은 심각하고 쓸쓸한 내용이지만 그것을 유머와 여유로 받아들이고 사는 이의 깨달음이 묻어난다. 그리고 보는 재미가 있다.

 


박정애_퍼즐 A Puzzle_패널에 아크릴채색_240×366×1.2cm_2013

 

 

박정애_들판의 幻 Illusion on the Field_철, 동_145×300×75cm_2013

양평에서 보낸 10여년의 시간동안 작가의 시선과 마음은 더없이 헐거워지고 부드러워졌다. 모든 것을 그 존재 자체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순환하는 자연의 이치 앞에서 생사와 소멸의 섭리를 그대로 허용하고 계절의 자연스러운 변화 앞에 묵묵히 자기 생을 이어가는 모든 존재들에 대한 애도와 그 하나하나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마음이 묻어난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 우리는 무한한 시간의 흐름 위에 잠시 머물다 소멸하겠지만 그 소멸과 동시에 또 다른 흐름, 시간의 바깥에서 영원을 살 것이다. 작가는 그러한 단상을 단호한 합판의 피부위에 자신의 온 몸을 극진히 밀어내면서 이미지, 구멍으로 새겼다. 빈자리가 역설적으로 모종의 이미지를 안겨주었다. 구멍, 빈자리로 생겨난 저 형상은 무에서 생겨난 것들이다. 우리가 무에서 태어나 무로 사라져버리듯이 말이다. 그러나 저 부재의 자리는 있음의 소중함을 정성을 다해 기술하다 자진하는 자리다. 나는 이 깊을 대로 깊은 가을날 그 자리를 보고 왔다 ■ 박영택

Vol.20131211j | 박정애展 / PARKJUNGAE / 朴正愛 / sculpture.painting

통인옥션 갤러리-- 최 석운전 <TV 세리나데>개막

 

 


2013년 계사년(癸巳年)의 마지막 달을 맞이하여 통인옥션갤러리에서는 한 해 동안 우리의 삶을 조금 특별한 시각에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최석운의 <TY 세레나데> 을 개최한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TV 상자 안에는 작가의 폭넓고 예리한 관찰로 그려진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펼쳐진다. 어쩌면 하나도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소재들이지만 작가는 특유의 익살, 은유, 블랙유머, 그리고 패러디와 해학을 통해 그림에 담아낸다. 이번 전시는 바보상자로 인식되어온 TV라는 매체를 이용해 우리, 그리고 우리 이웃의 이야기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평면의 캔버스를 벗어나 입체적 조형 속에 펼쳐지는 그의 그림은 강렬한 원색과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화면구도, 평범한 대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과장된 표현과 독해하기 쉬운 내용이 어우러져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담는 동시에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다.

 

 

 

 

 

 

 

 

 

 

 

최석윤 개인전 ‘TV 세레나데’

 

서양화가 최석운(53)은 개와 돼지, 아줌마와 아저씨 등을 화면에 담아낸다. 이를 통해 특유의 익살, 은유, 블랙유머, 그리고 패러디와 해학을 펼쳐 보인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미소(微笑) 실소(失笑) 조소(嘲笑) 폭소(爆笑) 등 갖가지 웃음. 이번에는 캔버스가 아니라 도자기로 만든 TV상자에 웃음의 코드를 집어넣었다.

‘바보상자’로 인식돼온 TV상자 안에는 작가의 폭넓고 예리한 관찰로 그려진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등장한다. 잘 생긴 배우들도 아니고 평범한 남녀와 동물들이 맨손체조도 하고 조깅도 하고 부둥켜안고 키스도 한다. 하지만 그의 그림 앞에 서서 마냥 즐겁게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는 우리의 허구적 삶에 대한 통렬한 풍자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1984년에 그린 ‘낮잠’ 때문이었다. 작업실에서 곯아떨어진 자신과 함께 쥐와 바퀴벌레를 그렸다. 별로 웃기지도 않은데 한 관람객이 보고는 파안대소를 하더란다. 비루한 일상, 힘든 삶을 그린 것이었지만 웃음이 난다? “바로 이것이다!”하고 무릎을 쳤다. “힘들고 각박한 세상, 웃음으로 숨통이 트이게 되는 그림을 그리자.”

이후 30년가량 ‘최석운표 그림’으로 인기작가에 오른 그의 개인전 ‘TV 세레나데’가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에서 열린다. 강렬한 원색과 명쾌한 화면구도로 해학과 풍자를 TV상자에 담은 20여점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세태에 대한 뼈있는 농담을 하는 그의 그림은 조선시대 혜원 신윤복과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와 맥을 같이 한다(02-733-4867).

국민일보 / 이광형 선임기자

12월11일까지 인사동 백악미술관서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백악미술관에서 12월5일 오후2시부터 한국전통지화 특별전이 개최됐다.

‘종이, 꽃으로 피다’는 주제로 대한불교천태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한국 전통지화연구보존회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금강대학교, 금강신문, 윈테크가 후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석용 스님의 지화들로 꾸며졌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중요무형문화제 제 50호 영산재 장엄이수자(전통지화)인 석용 스님은 전시에 앞서 마련된 리셉션에서 “순수 국내산 닥만을 이용한 전통방식의 한지에 천연염색을 통해 색을 냈다”면서 “문헌 및 사료를 통한 전통기법의 고증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시된 작품들은 지화뿐만 아니라 잔칫상 등도 재현됐다.

이날 (재)한미문화예술재단의 박종복 회장, 이태미 이사장, 김진강 사무차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미문화예술재단은 미연방기관 NEA의 지원을 받는 예술지원 단체로 미국에 한국의 문화 및 역사를 알려오고 있다. 석용 스님 역시 재단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태미 이사장은 “지화 전수자들의 노고에 감동했다”며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이꽃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서 이 이사장은 내년 3월 워싱턴의 학교 등지에서 석용 스님의 종이꽃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되고, 9월에는 전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백악미술관에서 12월11일까지 계속된다. 이후에는 12월말부터 2014년 2월말까지 단양 구인사 불교천태중앙박물관으로 장소를 옮겨 전시가 계속된다.

 

 

 

 

 

 

[월드코리안뉴스 /. 김양균 기자 ]
 

 



 

 
 
          
 
 
 

 

  

      
  
          
 
 
   
 
 
 
 
 
 
 
 
 
 
 
 

한국콘텐츠진흥원, 인사동 인사아트센터1층 전시장서 개최

 

아주경제/박현주 기자
(hyun@ajunews.com

컷스틸러(Cut Stealer); 칸을 훔치는 사람들'을 주제로 한국만화원화전이 열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홍상표)은 오는 18~29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 전시장에서 이 전시를 열고 이후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회 서울 아트쇼에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13 만화원작프로모션’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외에 한국만화와 그 원화(原畵)를 소개하고 예술적 가치가 충분한 만화원화의 판매까지 연결하여 만화의 새로운 가치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전시는 만화가 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예술로써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최근 ‘씬 스틸러 (Scean Stealer)’란 이름으로 영화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와 배우들이 영화 관객들에게 호평 받은 작품들이 대거 쏟아진다. 
 


 2013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Hun, <꽃가족>의 국중록, <목욕의 신>의 하일권, <웃지않는 개그반>의 현용민 등의 작가들의 앞서 열거한 작품들의 컷 스틸러들을 원화로 전시한다.

 또한 <스쿨홀릭>의 신의철과 만화 의 임강혁 작가 역시 자신의 또 다른 작품 <슈퍼우먼> 속 캐릭터로 전시에 참여한다. 또한 한국만화 역사에 길이 남을 신문수, 차성진, 이현세, 이두호, 김형배 등의 원로 작가들도 뜻을 모았다.

 <열혈강호>의 양재현, <스페이스 차이나드레스>의 원현재 그리고 <리니지>의 신일숙, <불의 검>의 김혜린, <바람의 나라>의 김진, 의 박희정 등의 순정만화 작가들까지 참여했다. 전시작품은 구입이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 www.manhwa101.kr에서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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