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이하 소품
선화랑 100점 전시 


전명자 씨의 ‘자연의 조화’.


연말연시에 그림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전시회가 마련됐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이 내달 31일까지 여는 ‘한국 현대미술 스펙트럼’전은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마음을 북돋워 주기 위해 마련한 선물기획전이다.

전시 주제는 ‘용기와 희망, 그리고 감동’.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듯 미술품을 고를 수 있는 ‘아트마트’ 형식으로 원로화가 김영재를 비롯해 ‘히말라야 작가’ 최동열, 김재학 전명자 등 30여명의 1~10호 작품 100여점을 50만~300만원에 내놓았다. 미술품은 무조건 비싸고 어렵다고 여겨 거리감을 가진 일반인들을 위해 좋은 작품을 엄선해 싸게 판매함으로써 화랑의 문턱을 낮췄다. 300만원 이하 작품은 손비처리가 가능해 미술 컬렉션에 관심이 있는 기업에도 좋은 기회다.

작가 리스트도 화려하다. 인기 작가 김재학 최동열 정일 외에도 컨템포러리 작가 대부분이 망라됐다. 팔순을 넘긴 원로작가 김영재는 사진이 넘볼 수 없는 장엄한 풍경화 4점을 걸었다. 인디고 블루와 흰색으로 유럽의 산세를 장악한 작품에서는 등산가 못지않게 발품을 팔고 염불하는 마음으로 전력한 열정이 느껴진다.

탄탄한 구상력을 갖춘 김재학은 꽃과 추상적 배경이 함께 어우러져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 3점을 내놓았고, ‘흰색의 마술사’ 정일 역시 사랑과 추억, 향수를 채색한 작품을 들고 나왔다. 사랑하는 여인들의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아스라한 기억과 추억의 정취를 건드린다.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한 오케스트라의 합주와 가을 들녘의 해바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전명자의 작품, 시골집과 풍선 등을 소재로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이 그린 박현웅의 작품은 시공간을 초월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히말라야를 작업한 최동열의 작품은 쭉쭉 벋은 설봉들을 여인의 시선으로 녹여내 청량감을 더해준다. (02)734-0458

[한국경제 / 김경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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