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ing the reminiscence 시간의 기억을 걷다

서남희展 / SEONAMHEE / 徐南姬 / sculpture.painting

2014_0219 ▶ 2014_0228 / 월요일 휴관

 

서남희_Radar_14001_아크릴, 한지, 에폭시_60×60×5c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아트링크GALLERY ARTLINK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66-17(안국동 17-6번지)Tel. +82.2.738.0738

www.artlink.co.kr

시간이란 우연과 운명의 굴레다. 개인의 삶도 한 사회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 가운데 어떠한 찰나를 유독 잊지 못한다. 번민의 세월도 환희의 순간도 우리의 기억 속에선 결국 하나의 장면이다. 그 장면을 응시하는 일은 때때로 고통이자 외로움이며, 위안이자 깨달음이다. 우리의 내면에선 또 하나의 시선이 번뜩이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서남희_Radar_14002_아크릴, 한지, 에폭시_60×60×5cm

 서남희_Iris_14001_아크릴, 한지, 에폭시_20×20×15cm

 서남희_Iris_14002_아크릴, 한지, 에폭시_20×20×15cm

 서남희_Tracing the reminiscence_캔버스에 혼합재료_91×73cm

 서남희_Burning_14001_아크릴, 한지, 에폭시_100×100×15cm

서남희_Burning_14002_아크릴, 한지, 에폭시_100×100×15cm

시간의 기억은 시각의 기억이다. 왜곡과 투영, 반사가 자아내는 현상은 시각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방해한다. 환상을 구현하는 방식이 그렇지 않은가. 볼 수 없기에 상상해야만 하는 것. 길을 잃고 방황하는 시선에게 길을 알려주려 하지 말자. 거리를 거닐며 풍경을 마주하듯, 기억을 거니는 시선을 허락하자. 비록 이 시선의 행로가 머나먼 우주와 해저의 심연을 향한 처연한 송신(送信)일지라도. ■ 서남희

     

Vol.20140218d | 서남희展 / SEONAMHEE / 徐南姬 / sculpture.painting

 

 

 

 

 

 

 

 

 

 

 

 

 

 

 

 

 

 

 

 

 

 

 

 

 


학고재갤러리에서 3월 30일까지 목탄으로 그린 돌하르방등 50점 선봬

                                          촌부같은 모습이지만 검은 눈빛이 강렬한 강요배 작가가 학고재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했다./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기초적인 소묘에는 소위 '그림 맛'이 있죠. 그림은 한 번에 가는 맛, 몸으로 하는 맛이 있어야 해요. 다른 도구가 너무 많이 개입하면 그림 그리는 맛이 없고 본질에서도 멀어지게 됩니다."

제주 '바람의 작가' 강요배(62)가 손 맛이 제대로 나는 드로잉 작품을 들고 서울에 올라왔다.

1980년대 일간지와 동화책 등의 삽화가로 활동했던 시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30여년에 걸친 소묘 50여점이다.

80년대 삽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강요배는 수많은 소묘작업을 통해 작가 의식과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제주출신인 그가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제주로 다시 돌아왔을때 바닷가와 들판에서 풀꽃과 풍경들은 그의 스케치에서 다시 태어나 온몸으로 고향 땅을 느꼈다.

80년대 대표 민중미술작가로, 제주 4.3항쟁의 아픈 역사를 드러낸 심지 굳은 작가다. 날 것 그대로 생생하고 거친 화폭속 진정성이 소용돌이 치는게 그의 회화의 특징.

회화의 바탕이 되는 드로잉도 다르지 않다. 작가 모습처럼 덤덤하면서도 강직성을 드러낸다. 매서운 제주 바람을 맞으며 작품당 10∼15분씩 그린 돌하르방 드로잉들은 뭉툭한 손놀림 속에서도 돌의 깎인 정도나 다양한 표정 등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온화한 표정의 돌하르방은 그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을 느낄수 있다.

강요배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어느 비평가의 비유대로 아직은 모호한 어떤 마음을 낚는 일인지 모른다"며 "그림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고 했다.

"미완성된 채이지만 명료하면서도 싱싱한 맛이 있는" 이번 전시는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3월 30일까지 열린다. '강요배만의 드로잉'만을 한 공간에 모아 대대적으로 선보이는 첫 전시다.(02)720-1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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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30년에 걸친 아크릴화 4점을 비롯한 소묘 53점이 전시된다.
이 전시는 강요배의 드로잉만을 한 공간에 모아 선보이는 첫 전시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드로잉은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을 순수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독립된 회화 예술로서 가능성이 꾸준히 탐구되고 있다.
80년대 삽화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강요배는 수많은 소묘작업을 통해 작가의식과 작품세계를 형성하였다.
또한 제주출신인 강요배는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정주처를 찾아 다시 제주도로 돌아왔을 때에 바닷가와 들판에서
풀꽃과 풍경들을 스케치하며 온몸으로 고향 땅을 느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섬 땅의 자연은 그의 마음 속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소묘는 강요배의 큰 테마인 민중성과 리얼리즘의 근간이자 토대가 된다.
강요배의 드로잉은 낭만적 재해석과 같은 조형적 변주 없이 대상의 존재 자체를 덤덤하고 정직하게 드러내고자 하며,
이러한 그의 소묘는 오히려 관객에게 더 큰 의미를 읽어낼 계기를 부여한다.
이 전시는 강요배의 드로잉이 주는 담백하고 꾸미지 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청년창업 길잡이_목원대] 창업동아리 먹빛-香, 전통 살린 수공예품 전시·판매
[머니투데이]

 

목원대 창업동아리 먹빛-香/사진=이승원 기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문화상품이라 생각해요.”, “저마다 독특한 공예를 창작하는 소모임 단체로 봐 주세요.”

목원대학교 창업동아리 ‘먹빛-香’ 회장단이 취재진을 직접 맞으며 건넨 첫 마디다. 다소 앳된 이들은 한국학과 전공 학생들 주축으로 4년째 이어온 동아리라고 소개했다.

이날 전·현직 회장단이 한데 모였다. 맹재희(전 회장·3학년), 박미성(전 부회장·3학년), 이푸른(현 회장·2학년), 지세은(현 부회장·2학년) 등 창업동아리 먹빛-香을 이끄는 주역들이다.

이날 맹 전 회장은 “‘한국화’하면 보통 사군자를 떠올리잖아요. 그러나 한국화는 다양해요. 채색화, 수묵화, 수묵담채화 기법 등. 또 그림 종류로 공필화부터 인물화, 산수화 등 셀 수 없을 정도”라면서 “서양화가 과거 계란의 안료를 섞어 그림을 그리던 시절에서 발전해 튜브물감을 쓰는 시대가 왔듯 저희 역시 튜브 물감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 동아리는 순수 미술인 한국화를 자신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통해 한국화의 새로운 면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한국화 전공 학생들 십 명으로 구성된 먹빛-香은 전통염색을 통한 조형스카프부터 한지조형 손거울과 한지 휴대폰 줄, 한지부채 등 그림을 손수 새겨 넣고 박음질로 가방을 만드는 전통 수공예품 제작 동아리다.

이 동아리는 매년 개최되는 부여 연꽃 축제를 비롯, 금산 인삼 축제, 대전 국제 아트페어, 효 문화 뿌리 축제 등에 자신들이 손수 만든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른 수익금 일부는 학과에 기부한다.

2010년엔 1기 동아리 회원 세 명이 대전시에서 주관하는 ‘대학생 창업 300프로젝트’에 선정, 창업자금 4400만원을 지원 받기도 했다.

먹빛-香은 가정 또는 기업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품과 이에 따른 장소와 연계된 특성 있는 전통문화 상품을 연구·개발하는 동아리다. 이런 결과물을 토대로 한국적 전통 미감을 실용화 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공예품은 교내 ‘M-Store’ 상설 판매소를 비롯해 전주 한옥마을 갤러리 미루, 선화 기독교 미술관 아트숍, 서울 인사동 영아트 갤러리, 여러 프리마켓 등지에서 나뉘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취재가 끝날 무렵 먹빛-香 회장단은 “한국학이 서서히 묻혀지고 ‘한복은 의례복 또는 화보전용으로 입는 옷’으로 인식돼 가고 있는 요즘 순수 공예품 역시 사람들에게 외면되는 것 같아요. 우리 것, 이젠 바라보고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양 문물에 영원히 묻히기 전에 말이죠. 전자기기와 IT기술은 날로 발전하지만 우리 것은 사라지는 것 같아요”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 "Pink Ribbon Happy Story n° 20" 

덕성여대는 시각디자인학과 김승민 교수의 핑크리본 전시회가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아트센터에서 열린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유방암 예방을 상징하는 핑크리본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하늘과 땅의 전령사이며 신과 인간의 전령사, 희망과 행복의 전령사인 '새'를 모티브로 기존의 '핑크리본' 심볼마크에 캐릭터를 접목해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작가의 시도가 돋보인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김 교수는 "이번 전시회가 우리사회의 희망의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되어 '핑크리본 캠페인'에 대해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이넨셜뉴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Photographic Reconstruction 2: Pyramid

최봉림展 / CHOI BOM / 崔鳳林 / photography
2014_0212 ▶ 2014_0304




최봉림_Pyramid_뮤지엄 보드에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101.6×152.4cm_201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60310a | 최봉림展으로 갑니다.

최봉림 홈페이지_www.fotoful.net 
초대일시 / 2014_021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11:00am~07:00pm / 3월4일_10:00am~12:00pm



갤러리 룩스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사진의 복제성과 픽처레스크의 모색 ● 2006년의『Photographic Reconstruction』은 사진의 기술복제성과 프린트 사이즈의 가변성 그리고 사진 콜라주의 유일무이성을 탐구하는 전시회였다. 2010년의 개인전은 빛을 향해 몰려드는 밤벌레와 나방들이 연출하는『우연의 배열 Arranged by Chance』을 통해 전통적인 사진작업에 내재하는 우연성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나는 사진의 속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작업을 모색했지만 언제나 사진의 복제성, 가변성 혹은 우연성의 범주만을 맴돌 뿐이었다. 거기에 추가된 것이 있다면 '픽처레스크 picturesque' 뿐이었다. 

     



최봉림_Pyramid_뮤지엄 보드에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101.6×152.4cm_2014



      '픽처레스크'는 18세기 후반 유럽에서 생겨난 미학개념으로 여행의 확대와 관련을 맺는다. 교통의 발달로 시공간은 단축되었고, 부유층의 여행은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관광명소를 서구 근대회화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풍경화를 관람하는 방식으로 바라보았고, 그곳의 장면을 풍경화처럼 묘사했다. 그리하여 여행안내서, 기행문에는 희귀한 자연이 그림처럼 묘사되었고, 오지의 유적지들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유럽은 근대회화의 코드에 의거하여, 풍경화의 재현방식으로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과 먼 이국의 유적지까지도 묘사했던 것이다. 바로 이 픽처레스크가 사진의 속성을 모색하는 나의 작업에 주요 요소로 부각되었다.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과 범용한 사진작가들이 사진예술의 정수로 간주하는 픽처레스크가 새 작업의 모티프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몽고의 사막과 초원을 갔고, 그곳의 별을 촬영하고 흉내 냈으며, 이국적인 피라미드를 사진의 복제성과 프린트의 가변성을 이용하여 콜라주했다. 

                        

최봉림_Pyramid_뮤지엄 보드에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101.6×152.4cm_2014

콜라주를 통해 '재구성된 피라미드'는 2006년의『Photographic Reconstruction』처럼 동일하게 반복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원본성을 지닌다. '둘도 아닌 하나'라고 말하는 이유는 배경으로 쓰인 디지털 컬러 프린트는 언제나 동일하게 복제될 수 있지만, 암실에서 무작위로 프린트한 후, 직관적으로 자르고 붙여 만든 흑백 은염사진의 피라미드는 비슷한 모양은 가능하지만, 동일한 톤의 조합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Photographic Reconstruction 2: Pyramid』는 8년 전의 작업처럼 사진의 복제성과 전통적 예술작품의 유일무이성의 경계 혹은 상호결합의 지점에 위치하면서 훨씬 더 픽처레스크한 양상을 띤다고 말할 수 있다.

 

최봉림_Pyramid_뮤지엄 보드에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101.6×152.4cm_2014

 

 

 

최봉림_Pyramid_뮤지엄 보드에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_101.6×152.4cm_2014


왜 피라미드를 콜라주의 대상으로 삼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이러하다. 불가사의하게 거대하면서도 가장 균형 잡힌 건축물의 신비, 영생을 향한 절대 권력의 끔찍한 염원, 죽음의 제단에 바쳐진 엄청난 생명의 피, 신이 된 인간의 죽음에 대한 무시무시한 공포, 부활하지 못한 채 쪼그라든 시체, 불길한 점성술, 대우주를 향하는 소우주의 정점, 이러한 모든 것들을 피라미드는 기하학적 명료함으로, 가장 픽처레스크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 최봉림

제 3의 영역
김영재展 / KIMYOUNGJEA / 金煐宰 / painting
2014_0211 ▶ 2014_0217


 

 김영재_제 3의 영역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125cm_2014

 

초대일시 / 2014_0211_화요일_06:00pm

기획 / 2014 6th New Discourse

관람시간 / 10:00a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Tel. +82.2.3141.8842

cyartspace.org

 

 

사물의 경계를 넘어선 세계에 대하여

김영재 작가의 작업에서는 일정한 간격의 수많은 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 수많은 선들이 겹쳐진 화면 속에서는 간혹 어떤 사물이나 인체의 형상들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 형상으로 보여지는 부분들은 사실 선들이 겹쳐지고 모여진 부분에서 선 두께의 차이가 생기면서 나타난 선의 상태 즉 선의 변화일 뿐임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선의 변화만을 가지고 형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입체적 사물이 느껴지도록 만들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어떤 사물의 배경도 사물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일정한 두께의 선 간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즉 사물과 그 배경은 본질상 같은 구조를 갖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사물과 그 배경뿐만 아니라 화면에 나타나는 인물과 인물 혹은 형상과 형상처럼 조응하는 모든 형상을 갖는 이미지들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김영재_경계의 복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125cm_2014

 

 김영재_존재의 존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3

 

 김영재_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3

 

 김영재_관념의 경계 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0cm_2014

 

 김영재_내부의 내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3

 

                                                             김영재_나와 내가 아닌 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91cm_2013
 

 

김영재 작가의 작업에서 보이는 사물들은 안과 밖이 그리고 사물과 배경이 서로 이어지거나 연결되어 있어 보이며 인물이 등장할 경우에도 역시 배경과 선으로 연결되고 흡수되어 있는 듯 하다. 특별히 둘 이상의 인물이 등장할 경우에는 퍼즐이 연결된 것처럼 밀접하게 붙어 있거나 얽혀 있는데 남녀의 형상의 경우에는 남과 여는 두 개의 몸이 아니라 한 몸이 된 것과 같은 일치의 순간을 그려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 이러한 작업들이 주는 인상은 작가가 사물자체를 표현하려고 하기 보다는 사물의 근저에 있을 법한 어떤 이치에 대해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것은 뫼비우스의 띠를 처음 보았을 때의 경험과 유사한데 김영재 작가의 작업들은 마치 뫼비우스 띠의 안과 밖이 시각적으로는 구별되는 구조임에도 띠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였을 때 신비로운 느낌을 갖게 되는 것과 닮아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 뫼비우스의 띠에서는 '안과 밖' 혹은 '좌와 우'와 같은 구별이 무의미해지듯이 김영재 작가의 작업에서는 남과 여, 대상과 배경, 나와 타자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흡수되어 있거나 연결되어 있으며 멀리서 화면 전체를 보았을 때에만 이러한 형상적 상황을 인식할 수 있을 뿐, 시선을 화면에 접근하면 접근할수록 형상들은 사라지고 본질상 같은 선위에 있는 흐름들 즉 선의 율동적 차이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 작가는 '나'와 '타자'의 경계를 관찰하면서 이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그곳에서 선이라는 경계를 발견하였지만 이 '선'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표면화되어 비춰지는 작업은 마치 '나'와 '내가 아닌 것'이 연결되어 둘 모두 잊혀지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 이는 마치 나와 타자가 다르지 않다는 불교의 불이사상(不二思想)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데 절대적 경계보다는 상대적인 관계로 구성된 사물들의 모습들은 사물 자체를 지시하기 보다는 사물의 배후의 세계를 드러내고 이를 그려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그러므로 김영재 작가에게 있어서는 물질과 정신, 존재와 비존재, 기표와 기의 같은 대칭적 구조를 상정하거나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보이며 그의 작업은 선의 흐름 가운데에서 그 선들의 만남과 관계 속에서 그의 예술적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 이는 조형적 형식의 변화나 미술사적 의미와 같은 현대미술이라는 카테고리의 영역 안에서 다뤄져 왔던 예술담론과는 다른 차원 접근 방식일 수 있는데, 주체와 타자라는 이원론적 구조에 철학적 바탕을 둔 서구로부터의 현대미술과 달리 일원적이고 인과적인 동양적 사유로부터 진행된 조형적 시도가 된다면 이는 서구적 편향적 예술담론이 만연해 있는 예술계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 이승훈

 

Vol.20140216b | 김영재展 / KIMYOUNGJEA / 金煐宰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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