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에는 정선의'사진굿당'도 무덥기는 마찬가집니다.
굿당 과는 달리 냉기가 감도는 요새 '소나무숲 쉼터'에서
일 할 생각으로 200m가량 전기를 끌어 왔습니다.
전기공사에다 잡초와의 전쟁에 많은 시간을 활애했고,
정영신씨는 '장을 말하다'사진집 편집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틈틈이 강원도에 있는 장터도 두루 다녔습니다.
봉편장, 도계장, 호산장, 진부장, 주문진장 등을 찾아 다녔는데,
때약볓 아래서 우산을 받쳐 들고 호박 한덩이, 산나물 한줌 팔려고,
앉아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너무 안스러웠습니다.
예정되었던 13일간의 정선 일정이 금새 지나가 버렸네요
힘든 나 날이었지만 아쉬움이 많습니다.
2011.8.19


오랫만에 만지산의 사진굿당을 찿았습니다.
서울 일에 찌들린 스트레스가 조팝꽃과 명자꽃을 보니 확 풀려 버렸습니다.
이름이 별나 2년 전에 심어 두었던 나무가 드디어 꽃을 피웠습니다.
벗꽃 대신 살구꽃, 앵두꽃, 배꽃들도 만발하여 늦은 봄을 풍미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툇마루 옆에 비스듬히 누운 전봇대를 뽑아내니 앓던 이가 빠진듯 시원했습니다.
전붓대를 둘러 쌓던 야생화동산을 다시 꾸미고,
상추,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 깻잎 등 야채도 골고루 심었습니다.
마침 제철을 만난 두릅을 따느라 만지산을 헤메고 다녔습니다.
가시박힌 손이 아렸지만, 머루술 안주로 데쳐 먹은 쌉쓰레한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정선의 만지산은 추석 이틀 전부터 추적 추적 비가 내려 바쁜 일손을 붙잡았다.
추석 새벽녁 시끄러운 빗소리에 깨어나 산소 갈 걱정부터 했는데, 아침 7시 무렵 비가 그쳤다.
마당에 나가 사방을 둘러보니 구름이 몰려 다니는 대자연의 경이가 연출되고 있었다.
군불작대기라도 잡고 구름위에 올라 타 신선행세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사진기부터 찿았다.
아쉽다. 만약 스틸이 아니고 동영상이었다면 빠르게 옮겨가는 구름들을 좀더 실감나게 보여드릴 수 있을 텐데....

구름따라 만지산에서 기우산으로 가리왕산까지 쫓아 다니며 자연이 연출한 그 흔적들을 주워 담았다.


 

 

 

 

 

 

 

 

 

 


한국사진굿당"에서 지난 9월3일부터 5일까지 '놀자'모임을 가졌습니다.
홈페이지에만 올려 알렸는데, 회원10여명이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풀 꺾인 마지막 여름을 보냈는데, 모두가 떠나간 후에는 운해가 산구비 구비에서
노닐더니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멀리서 '놀자'모임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같이 놀았던 사람들-
서울: 전활철, 장경호, 하태웅, 황정아, 한진희, 손성근, 김자영
인천: 김병주
마산: 변형주
창원; 김의권
김해: 정남규
정선, 사진굿당의 조문호, 정영신

 

 

 

 

 

 

 

 

 

 

 

 

 


도라지밭이 개망초 밭으로 변했다.

서울에 있는 날이 많다보니 잡초들이 제 세상을 만난 것이다.
제초제로 단숨에 박살낼 수도 있으나 누렇게 말라 죽어가는 꼴은 차마 보지 못하겠고,
자칫하면 좋아하는 봉선화, 채송화,코스모스도 함께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년 전 도라지를 심을 때부터 식용보다 관상용에 더 비중을 두었기에,
메밀꽃처럼 하얗게 무리 진 개망초 꽃이 그리 싫지는 않았다.
좀 더 기다리다 꽃이 질 무렵에나 뽑을 작정이었으나
‘빈집이나 게으른 집의 상징’이라는 아내 충고에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새벽부터 진종일 개망초를 뽑으며 아쉬움이 남아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개망초 사이사이에 숨어있던 도라지꽃들이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지만
풀숲을 이룬 개망초 꽃에 비할 바 아니었다.

오래전 처마 밑 전봇대 주위로 흙을 돋우어 조그만 동산을 만들었다.
그곳에 옮겨 심었던 야생화도 결코 잡초에 다름 아니다.
모두들 나름의 꽃을 피우지만 꽃의 생김에 따라 야생화와 잡초로 분류, 차별하는 것이다.
꽃은 꽃이지만 못생긴 죄로 죽임을 당하는 잡초 신세나,
푸대접 받는 사람 신세나 다를게 뭐 있는가?

개망초 꽃을 뽑으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잡초처럼 누군가를 차별하지는 않았는지? 차별 받고 살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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