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피셔_동베를린의 사진가

Arno Fischer_A Photographer in East Berlin

아르노 피셔展 / Arno Fischer / photography 

 

2022_0623 ▶ 2022_0821 / 월요일 휴관

 

아르노 피셔_뉴욕 New York_27×40cm_198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성곡미술관_독일국제교류처

기획 / 마티아스 플뤼게

협력 / 주한독일문화원

 

진행

성곡미술관 / 이수균(학예연구실장)

윤현정(학예연구사)_황수진_이시연(학예인턴)

행정운영 / 김윤지(팀장)

기술 / 김혁주(소장)

독일국제교류처 / 알렉산더 리제브스키

 

입장료 / 일반(만 18-64세) 10,000원

청소년(만 13-17세) 7,000원 / 어린이(만 4-12세) 5,000원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8,000원

 

도슨트 / 매일 02:00pm, 04:00pm(주말 포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요일 휴관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신문로 2가 1-101번지) 1,2관

Tel. +82.(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성곡미술관은 독일 사진사의 상징적 인물인 아르노 피셔(Arno Fischer, 1927~2011)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동독 출신인 피셔의 이번 전시는 베를린 장벽이 건설되기 직전인 1953년부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을 거쳐, 피셔가 세상을 떠난 2011년까지 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회고전으로, 젤라틴 실버프린트 117점과 폴라로이드 66점으로 구성된다. ● 베를린 베딩(Wedding)에서 태어난 피셔는 패턴 제작 목공 견습생으로 시작해 조각가가 되기 위해 1947년부터 6년간 동서 베를린에서 조각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사진을 접하고, 곧 조각 학교를 중퇴했다. 그는 카메라를 메고 자신의 고향인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약 7년 동안 동서 베를린의 평범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습작 같은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베를린의 생생한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베를린의 동서 분단 이후 그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아르노 피셔는 1950년 본격적으로 사진가 일을 시작했고, 1966년부터 그의 동반자이자 사진가인 지빌레 베르게만(Sibylle Bergemann, 1941-2010)과 함께 28년간 거주한 그들의 12번지 쉬프바우어담 아파트는 새로운 예술의 토론장이 되었다. 그는 당시 가장 혁신적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헬무트 뉴튼, 로버트 프랭크, 바바라 클렘, 엘렌 아우어바흐와 같은 국제적 사진가들을 초대해 진정한 인간의 자유에 관해 토론하며 그들을 선도했다. 또한 그는 라이프치히, 베를린, 도르트문트의 대학에서 교육자로서 사진과 디자인을 가르치며, 동서독의 3세대 사진 예술가들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아르노 피셔_서베를린, 5월 1일, 티어가르텐 West Berlin, 1 May, Tiergarten_27×40cm_1959

아르노 피셔의 사진은 대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독일민주공화국(GDR) 시기와 맞물려있다. 작가는 1950년대 '분단된 베를린의 사진'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는데, 특히 동서 베를린의 사회, 문화, 정치적 상황을 기록한 사진은 '베를린 상황'이라는 타이틀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GDR의 여성패션 잡지 '지빌레(Sibylle)'의 일원으로 일하며 패션 사진에도 큰 관심을 보였고, 여행 사진가로도 일하며 뉴욕, 아프리카, 인도에서 찍은 사진 시리즈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베를린 상황', '패션', '뉴욕', '여행' 과 노년의 자신의 집 정원을 찍은 폴라로이드 연작인 '정원' 등 총 5개 파트로 구성된다. ● 이 전시는 독일국제교류처 주최로, 사진 역사학자이자 피셔와 절친한 사이였던 마티아스 플뤼게(Matthias Flügge)가 기획을 맡았다. 피셔의 사진은 독일의 전쟁, 분단과 통일을 모두 목격한 예술가의 눈에 비친 '독일인'과 '독일 문화'의 생생한 증언이자 굳건한 삶의 기록으로 지난 역사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역사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자신의 삶과 예술을 굳건히 지켜온 피셔의 작품은 여전히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사회적, 정치적 이념을 뛰어넘은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보통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겹쳐 보이며, 그의 사진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사진예술이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리라. 디지털 프린트에 익숙한 우리 눈에 작가의 손으로 프린트한 '진짜 사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다. ■ 성곡미술관

 

아르노 피셔_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선착장 New York, Staten Island Ferry_27×40cm_1978

아르노 피셔의 사진  "위대한 것은 많으나 인간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 아르노 피셔는 종종 '가장 유명한 무명 사진가'로 묘사된다. 그런데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누군가에겐 알려지고, 다른 누군가에겐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과연 무슨 의미일까? 20세기 후반의 사진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진가로서 아르노 피셔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그의 사진은 동독을 뛰어넘어 최고의 존경을 받는다. 그는 삶의 대부분을 동독에서 보냈고, 사진 작업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했다. 사진이 온전한 예술 매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시절에 그는 사진 그 자체의 특성과 함께, 사진이 고유한 예술 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이어갔다. 그런데도 피셔는 늘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1985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는 동베를린에서 자신의 첫 회고전을 열었다. 그 무렵 그의 전 작품 세계가 완성되었고, 라이프치히 미술대학에서 영향력 있는 교수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그는 지성인으로서 정치, 경제, 종교 등 모든 기성의 권력에 맞서는 아방가르디스트였다. 오늘날에는 드물지만, 비교적 늦게 대도시로 부상한 베를린에는 지난 2세기 동안 피셔와 같은 예술가들이 넘쳐났다. 피셔는 가식적이지 않고, 대의에 헌신적이며 역경에 쉽게 굴하지 않는, 지혜롭고 풍부한 공감 능력을 갖춘 예술가였다. 그의 사진에서 엿볼 수 있듯, 피셔의 유머에는 삶의 지혜가 배어 있다. 그러나 피셔의 유머 감각과 멜랑콜리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그의 사진은 항상 멜랑콜리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작품은 순간을 포착하며, 동시에 삶의 덧없음을 환기시킨다. ■ 마티아스 플뤼게

 

아르노 피셔_마를레네 디트리히, 모스크바 Marlene Dietrich, Moscow_빈티지 프린트_37×25cm_1964

1. 베를린 상황 ● 아르노 피셔만큼 황폐한 대도시 베를린의 문화적·정치적 상황을 예리하게 관찰해 밀도 높은 사진으로 담아낸 작가는 찾아볼 수 없다. 피셔는 당시 절망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 그리고 현실과 프로파간다 사이를 오가던 시대정신을 섬세하게 포착했으며, 특히 개인과 사회의 간극에 관심을 가졌다. 1953년부터 피셔는 '공화국 탄생일', 즉 동독 건국일 행사를 비롯한 서독의 추방자 모임과 같은 다양한 정치적 시위나 집회에 참석하며, 약 10년 동안 동서로 분단된 베를린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피사체를 놀이공원, 스탈린 거리를 따라 늘어선 공사장, 서독의 '경제 기적'으로 과시적 소비 행위를 즐기던 쿠어퓌르스텐담 거리에서 찾아냈다. 여기서 피셔는 치밀하게 짜인 화려한 장면보다는, 연출이 실패로 돌아가 그 실체가 있는 그대로 드러난 변두리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2. 뉴욕 ● 아르노 피셔는 1978년과 1984년 두 번에 걸쳐 뉴욕을 여행한다. 두 번째 뉴욕 여행에서 피셔는 방대한 양의 사진을 찍었으며, 당시 촬영한 사진들을 엮은 『뉴욕. 풍경』사진집은 1988년이 되어서야 출간되었다. 하이너 뮐러가 쓴 사진집의 서문은 '인류가 저지른 막대한 실수 중 하나인 뉴욕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장소이다. 세상에 위대한 것이 제아무리 많다 해도, 사람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피셔의 사진들은 종말론을 연상시키는 뮐러의 관점을 따르지 않았다. 피셔는 뉴욕이라는 대도시가 품고 있는 사회 상황을 사진에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 그는 어떠한 편견에도 사로잡히지 않았다. 그는 시간을 들여 대상을 간결하면서도 정교하게 관찰했으며, 그렇기에 감탄과 열광이 사진에 묻어 있으나 그 감정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또한 피셔는 다양한 인상 가운데 자신의 선택적 시선을 통해 작업을 선별해냈다. 이렇게 탄생한 사진은 피사체와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친밀감을 느끼게 만드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3. 여행 ● 『길가에서』는 아르노 피셔가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을 전시하기 위해 지은 제목이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이 길가의 여정은 동구권 국가들이 주를 이루었으나, 서유럽과 인도, 아프리카 등을 비롯한 여러 국가를 포함한다. 피셔는 이 보도 사진들을 잡지에 실을 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수도』(1974), 『레닌그라드』(1981), 『뉴델리, 올드 델리』(1983)와 같은 도시의 인상적인 풍경을 담아 일련의 사진집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피셔는 여행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로 대상을 지각하는 창조적 매개체로서 사진을 활용한다는 자신의 원칙을 따랐으며. 이국적인 묘사나 그림 같은 풍경으로 비치는 것을 가급적 멀리했다. 그럴수록 피셔는 예리한 관찰자이자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사람과 그들의 일상적인 삶과 경험을 무엇보다 우선시했기에, 이들이 촬영된 장소는 그에게 있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아르노 피셔_동베를린, 쇠네펠트 공항 East Berlin, Schönefeld Airport_빈티지 프린트_40×30cm (출처_지뷜레 1968, 1월)

4. 패션 ● 1962년 아르노 피셔는 동독 여성 패션잡지 '지빌레'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지빌레'는 당시 동독의 문화적인 열망에 부응하는 몇 안 되는 동독 잡지 중 하나로, 그는 패션 사진을 찍을 때도 여전히 자신의 작업 방식을 고수했다. 피셔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장소로 나가 멋진 옷을 걸친 여성 모델들을 세워두고 촬영을 진행했다. 주로 전쟁의 흉터가 남아 있는 잿빛 거리나 광활한 광장, 베를린의 공업 지대에서 촬영했으며, 심지어 재난 지역인 비터펠트 화학 공장을 배경으로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곳들은 이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기에 적합한 장소는 아니었다. 이상적이라고 하기에 피셔의 패션 사진 속 모델은 현실 속 모습보다 조금 더 우아하고, 그들의 옷차림은 평소 거리에서 보던 차림새보다 조금 더 아름다워 보일 뿐,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사진이었다.

 

5. 정원 ● 1978년 아르노 피셔와 그의 아내 지빌레 베르게만은 베를린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진 곳에 소박한 농가를 구입한다. 둘은 그곳에서 정원을 가꾸었으며, 그 후로 이곳은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는 예술가의 정원으로 거듭났다. 피셔는 정원 한 모퉁이에서 언제나 SX 70 폴라로이드로 식물과 뿌리의 부분, 돌, 각종 공구와 가구 같은 평범한 것들을 담아냈다. 성장과 소멸의 영원한 순환이라는 주제는 피셔가 약 30년에 걸쳐 찍은, 날짜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무수히 많은 폴라로이드 사진에 반복해서 나타났다. 2007년 폴라로이드 필름 제작이 중단되어 정원 연작을 마쳐야 했을 때, 그는 이 사적인 사진들을 일부 선별하여 공개했다. 그는 촬영 시점이나 사진의 순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폴라로이드를 세 장씩 묶어 '삼면화'를 제작했으며, 이후 정원 사진은 많은 곳에서 전시되었고,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  

 

 특별 강연회: 박상우(서울대학교 미학과 부교수)

 강연1: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의 역사  

   7월 9일 (토) 2PM 성곡미술관 2관

 강연2: 독일 사진의 역사  

   7월 16일 (토) 2PM 성곡미술관 2관

Sungkok Art Museum presents a photography exhibition of Arno Fischer (1927-2011), an East German photographer and an iconic figure in the history of German photography. Covering his entire career as a photographer, from 1953, before the Berlin Wall was built, through 1989, the year of the Berlin Wall's fall, to 2011, the year of his death, the exhibition introduces over 180 photographs including several vintage prints and Polaroid pictures. ● Born in Wedding, Berlin, Fischer began as an apprentice carpenter training in skills such as wood patternmaking, and then studied sculpture at art schools in both East and West Berlin for six years from 1947 with the aim of becoming a sculptor, before he discovered photography and dropped out of art school. He then explored every corner of his hometown Berlin with his camera, capturing scenes of everyday life in East and West Berlin in his photographs over a period of around seven years. Later, when Berlin was divided into East and West, the pictures that he had taken for practice became recognized for their historical value, since they encapsulated vivid images of Berlin in the immediate aftermath of World War II. ● After earnestly starting his career as a photographer in the 1950s, he spent the next 28 years from 1966 with his partner, photographer Sibylle Bergemann, hosting gatherings of innovative artists to discuss new art in the couple's apartment at Schiffbauerdamm 12. Fischer was always the one to lead such discussions, which involved many photographers from the GDR and around the world, such as Henri Cartier-Bresson, Helmut Newton, Robert Frank, Barbara Klemm, and Ellen Auerbach. Furthermore, Fischer taught photography and design as a professor at universities in Leipzig, Berlin, and Dortmund, which greatly influenced three generations of photographers in both East and West Germany. ● Throughout most of his career, Fischer's photographs featured life in East Germany, or the German Democratic Republic (GDR). In the 1950s, he began to gain recognition with his photographs of a divided Berlin, which became well-known as a series of photographs titled Situation Berlin that documented the social, cultural, and political situation in both East and West Berlin. Fischer later showed an interest in fashion photography by working for Sibylle, a women's fashion magazine in the GDR, while also building a reputation as a travel photographer through works depicting faraway locations such as New York, Africa, and India. As such, this exhibition consists of five parts, each themed after Situation Berlin, fashion, New York, travel photography, and Polaroid photographs that captured the garden of his house in his later years. ● This exhibition is hosted by ifa(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a representative organization for international cultural relations founded to promote German culture around the world, curated by Matthias Flügge, a historian of photography who was also a close friend of Arno Fischer, and in collaboration with the Goethe-Institut Korea. As a vivid testimony to the vibrance of the German people and German culture as witnessed by an artist who experienced both the division and reunification of Germany, Fischer's photographs certainly breathe life into the history of a bygone era. His works may also be particularly evocative for the Korean people, who continue to live under national division, finding parallels in Fischer's legacy of fighting for his life and artistry as a photographer and educator throughout Germany's turbulent history. His photographs subtly resonate with modern viewers and allow them to empathize with ordinary people captured in the photographs, who sought to live their ordinary lives beyond the boundaries of social and political ideologies. This is truly demonstrative of the close and inalienable connection between photography and our everyday lives. As we find ourselves inundated with digital images in the modern age, the exhibition also represents a special opportunity for us to experience and appreciate "real photographs" hand-printed by the artist himself. ■ Sungkok Art Museum

ARNO FISCHER'S IMAGES ● "Many are the wonders, and none more wondrous than man" (Sophocles, Antigone) Arno Fischer has occasionally been described as 'the best known unknown photographer'. But what does that mean? Known to whom? Unknown to whom? And why? Anyone reasonably familiar with the history of photography in the second half of the 20th century is aware of Arno Fischer's significance, and his work commands the utmost respect well beyond the confines of East Germany. Most of his life Fischer has worked and taught in the GDR. At a time when photography was seen as a medium of limited artistic value, he campaigned tirelessly for the recognition of photography as an artistic genre in its own right and with its own character. But for all this, he has always been strangely reluctant to exhibit his work. It was not until 1985 that he agreed to a first retrospective exhibition in East Berlin. By that time the bulk of his oeuvre was complete, and Fischer, a professor at the Leipzig Academy, was far more than just an influential teacher. Then as now he was an authority, an independent mind, intellectually on the left and therefore inclined to mistrust all powers, be they political, economic or religious. A rarity these days, Fischer is the kind of artist that used to crop up time and again in the belated metropolis Berlin over the last 200 years: unpretentious, completely devoted to his cause and not easily deterred by adversity, worldly wise and full of empathy for people. His sense of humour is tinged with wisdom, and every once in a while we catch a glimpse of it in his pictures. Yet, humour and melancholy are but two sides of the same coin, and Fischer's photographs always seem suffused with an aura of melancholy. They capture the moment, but they also evoke the transience of life. ■ Matthias Flügge

1. Situation Berlin ● More than any other photographer, Arno Fischer succeeded in finding highly atmospheric and acutely observed images for the cultural and political situation of the ravaged metropolis of Berlin. With great sensitivity he captured the spirit of the era, oscillating as it did between depression and hope for a new beginning, reality and propaganda. He was particularly intrigued by the rift between the individual and society. From 1953, for a period of almost ten years, he took pictures in the eastern and western sectors of the divided city. He attended political demonstrations and rallies such as those accompanying the 'Birthday of the Republic' in the East as well as a meeting of expellees in the West. He found his subjects on fairgrounds, on the building sites along the Stalin Boulevard and on the Kurfürstendamm, where the West German economic miracle began to flaunt the joys of consumerism. Fischer tended to steer clear of carefully orchestrated pomp and circumstance, focusing instead on the fringe of events, where the careful staging peters out and masks are dropped.

2. New York ● In 1978 and 1984 Arno Fischer travelled to New York. The second trip yielded a substantial body of work, which was eventually published in 1988 in the book New York. Ansichten ('New York. Views'). The introduction by Heiner Müller ends with the words: 'Before we die, we should see New York, one of the great errors of the human race. MANY ARE THE WONDERS, AND NONE MORE WONDROUS THAN MAN.' Müller's apocalyptic perspective finds no echo in Fischer's photographs. Inevitably the pictures capture the enormous social contrasts that characterise the city. But Fischer had no preconceived agenda; his unhurried, succinct and keenly observed pictures bear witness to his sense of wonder and his fascination, but never let it take centre stage. Fischer screened the wealth of impressions through the filter of his selective gaze. The resulting pictures are street photography in the best sense of the term – detached and familiar in equal measure.

3. By the Wayside ● 'By the Wayside' was the title of an exhibition of pictures taken during Arno Fischer's travels. From the 1960s, his journeys took him to many different countries, chief among them those of the Eastern Bloc, but also Western Europe, India and Africa. Fischer not only published reportages in magazines but also a series of striking illustrated books: Poland's Capitals (1974), Leningrad (1981) and New Delhi, Old Delhi (1983). Abroad, as at home, he stayed true to his principle of using photography as a creative medium of perception, largely eschewing the exotic and the picturesque in favour of subtle observation and narrative. Arno Fischer's overriding concern has always been for people, their everyday life and basic experiences, which renders the location of the shots almost irrelevant.

4. Fashion ● In 1962 the magazine 'Sibylle' began to offer Arno Fischer a new platform for his work. Sibylle was one of the few magazines in the GDR that lived up to its cultural aspirations. Arno Fischer remained true to his individual styles even when he worked on fashion shoots. He photographed women wearing clothes at locations that were familiar to the audience: the grey streets with their war-scarred facades, the vast squares and the industrial zones of Berlin, he even shot in the disaster area of the Bitterfeld chemical plant. These locations did not lend themselves to staging pictures of unattainable ideals; they were real, even if the women were a little bit more elegant, their clothes a little bit more beautiful than what met the eye in the street every day.

5. The Garden ● In 1978 Arno Fischer and Sibylle Bergemann acquired a modest farm house some seventy kilometres north of Berlin. They planted a garden which has since grown into a prolifically exuberant artist's garden. Here, in his corner of paradise, Fischer has always worked with a Polaroid SX 70 camera. The pictures focus on the unspectacular: details of plants and roots, stones, tools and furniture. The eternal cycle of growth and decay became the leitmotif of the countless undated pictures taken over a period of some thirty years. Not until 2007, when Polaroid film finally went out of production and the series had to come to an end, did Arno Fischer exhibit a selection of these highly private pictures. Ignoring their chronological context, Fischer arranged them into triptychs that have since been widely exhibited and published in a book. ■  

 Lecture Programs   PARK Sang Woo(Associate Professor of Aesthetics, Seoul National University) Lecture 1: Concerning: Straight Photography   On Saturday 9 July 2022 at 2PM / Sungkok Art Museum Building2 Lecture 2: A History of Photography in Germany   On Saturday 16 July 2022 at 2PM / Sungkok Art Museum Building2

 

Vol.20220623c | 아르노 피셔展 / Arno Fischer / photography

바람아 불어라. 변순철 전국노래자랑

Let the Wind Blow, Byun Soon Choel: National Song Contest

변순철展 / BYUNSOONCHOEL / 邊淳哲 / photography

2020_1015 ▶ 2020_1206 / 월요일 휴관

 

변순철_전라남도 목포시 신안비치호텔 야외특설무대 Shinan Beach Hotel, Mokpo-si, Jeollanam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05cm_201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80908k | 변순철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성곡미술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시각예술창작산실_서울문화재단_서울시진행 /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한주령 학예연구원_손민정 학예인턴)

주최,기획 / 성곡미술관

 

관람료 / 일반(만19세~64세) 7,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5,000원 / 어린이(만4세~12세) 3,0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65세 이상 5,000원 / 20인 이상, 문화가 있는 날 20% 할인

(증빙자료 미지참시 현장에서 차액 지불)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전시종료 30분전 매표 및 입장 마감

 

 

성곡미술관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82.(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한국의 대표적 오락프로그램인 KBS의 '전국노래자랑'을 무려 15년 이상 추적하며 촬영한 변순철 작가의 「전국노래자랑」 초상사진을 소개하며, 한국 대중의 역동적이고 생생한 모습과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접하고자 한다. 또한 사진의 속성인 다큐멘터리와 초상사진, 그리고 아카이빙에 대한 변순철 작가의 입장을 소개하며, 그의 4번째 초상사진 시리즈인 이번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초상사진에 대한 수많은 편견을 넘어, 진정한 작가 정신을 발휘한 변순철의 예술적 휴머니즘이 드러나도록 기획한 전시이다. ● 변순철은 모델과 사진가, 그리고 잠재적 관객들 사이의 관계에 천착하며 다양한 실험을 모색하는 초상사진 작가이다. 이번 『바람아 불어라: 변순철 전국노래자랑』은 변순철의 네 번째 초상사진 시리즈로, KBS '전국노래자랑'의 출연자들을 15년 이상 현장에서 촬영한 「전국노래자랑」 시리즈를 총 결산한다. ● '전국노래자랑'은 방영을 시작한지 거의 40여 년에 이를 정도로 장수한 프로그램이니, 그 대중적 인기도와 친밀도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변순철은 바로 이 무대에서 각양각색의 보통 사람들이 스스로를 공연의 주역으로 탈바꿈하며 드러내는 생경함과 낯선 감정, 그리고 평소의 사회적 자아 뒤에 가려져 있던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포착하고자 시도한다. ● 작가는 잘 훈련되고 절제된 그야말로 근사한 공연이 아닌 과장된 제스처와 미숙함, 그를 동반한 우스꽝스러운 실수, 과도한 자기과시욕, 그리고 싱싱한 동물적 욕구와 이에 따른 즉흥적 행위 등을 카메라로 잡아낸다. 변순철은 이러한 우리 이웃들의 낯선 모습을 통해 보편적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 바로크적 공연과 함께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에 접근하고자 새로운 예술 형식에 도전한다. ● 또한 변순철은 소위 완벽한 이미지를 위한 사진 촬영의 한계를 뛰어 넘어 그저 가벼운 기념사진을 찍듯 촬영함으로써 그의 모델들을 예술적 작업에 참여한다는 부담감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즉 이번 작업의 주체는 작가가 아닌 모델임을 인정하고 그에게 주도권을 넘겨준다는 뜻이다. 이 과정을 통해 평범한 기념사진을 예술사진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작가와 모델 사이의 주체적 관계가 역전된다. 일반적으로 연출된 초상사진의 경우, 모델은 작가의 전문적 시선을 의식하고 그 시선이 요구하는 것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동화되고자 한다. 그리고 실제로 작가는 의상부터, 배경, 조명, 촬영의 각도 등 모든 것을 기획하고 명령한다. 그러므로 모델이 스스로를 나타낼 여지가 없다. 반면 「전국노래자랑」의 모델들은 사진 작업의 능동적 주체가 된다. 변순철 작가가 제안하는 하얀 백지에 모델 스스로가 글쓰기를 하며, 모델 한 명 한 명이 자유와 탈 소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 또한 그의 작업은 즉각적으로 대중의 소비 대상이 되어, 자신의 실제로부터 소외되는 초상 광고사진과도 차이가 있다. 오히려 정반대로 「전국노래자랑」의 모델들은 자신의 인격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과시하는 주체가 된다. 변순철은 자신의 모델이 이러한 자기 발견과 완성을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제안하고 기록함으로써 그들 스스로가 예술적 실천을 경험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변순철의 예술적 휴머니즘이라 할 것이다. 변순철의 「전국노래자랑」 작업은 사진에 동반되는 하위 장르나 키치적이라는 피상적 편견에 대한 작가의 의도적인 도전임을 알 수 있다. 이 도전 정신이야 말로 사진을 예술로 승화하려는 예술가의 진정한 작가 정신일 것이다. ■ 이수균

 

변순철_대구광역시 달성군 옥연지 송해 공원

Okyeonji Songhae Park, Dalseong-gun, Daegu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50×198cm_2016

 

 

작가와의 대화 Q&R1. 전시 제목이 『바람아 불어라, 전국노래자랑』이다. '바람아 불어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바람이 가볍게 부는 모양을 '살랑살랑' 이라고 한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설레는 따뜻함을 형상화하고 있다. 또한 '선들선들' 건들바람은 뜨거운 여름이 지난 가을에 가볍게 부는 바람을 일컫는다. 즉, 바람은 계절마다 다른 모양으로 이뤄진다. 이처럼 '바람'은 그것을 마주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바람은 꿈이다. 꿈은 이루고자 하는 각자의 목표 혹은 희망, 비현실적인 이상향이 될 수 있다. 나는 작은 가능성을 내포한 그 꿈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 각자에게 '새로운 바람'이 되어 가슴속에 불기를 바란다. 이 '바람'이 평범한 소시민들의 바람이 되지 않을까?

 

변순철_경기도 수원시 Suwon-si, Gyeonggi-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6.5×45.5cm_2019

 

2. 오늘날 현대미술과 대중소비문화의 만남은 낯선 조합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마르셀 뒤샹의 '레디메이드'를 들 수 있다. ● 「전국노래자랑」 시리즈가 대중소비문화와 관계 맺는 방식은 질문의 작가들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들의 작업은 그 시대의 미술의 한계성을 철저하게 풍자하거나, 전복의 느낌이 강하다. 「전국노래자랑」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요소들 관객, 출연자, 진행자와 함께 그것을 시청하는 시청자들 모두가 군중의 얼굴을 담고 있다. 나는 '대중'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보다는, 그들이 반영하고 있는 사회의 단면, 풍속, 심리적 코드, 시대의 정서를 읽어내고자 했다. 결국, 내 작품에 담고 있는 근원적인 질문은 '인간'이다. 출연자들의 낯선 노래와 어색한 춤이 담고 있는 아마추어들의 신선함이 나에게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더불어 송해 선생님의 걸출한 입담에 울고 웃는 출연자들의 자발적인 행위이자, 비일상 즉, -체하기(only pretending) 놀이를 하며 완전히 몰입하는 순간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욕망 혹은 도전이 된다. 이러한 공동체의 '놀이'는 한바탕 축제가 되어 현대사회가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놀이 속에 숨겨진 인간성을 일깨워준다. 이것이 「전국노래자랑」이 가진 힘이다.

 

변순철_강원도 횡성군 섬강둔치 Seomgang Dunchi, Hoengseong-gun, Gangwon-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05cm×2_2017

 

3. 이전의 「뉴욕」, 「키드 노스탤지어」, 「짝-패」 초상사진 시리즈 속 인물들과 「전국노래자랑」의 모델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어떻게 달라졌는가? 긴 시간 초상사진 작업에 임하며 작가로서의 변화가 있다면? ● 전형적인 초상 사진의 무표정한 형태를 뛰어 넘고 싶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작업이 초상 사진이 가지고 있던 형식적인 예술을 뛰어 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바람아 불어라, 전국노래자랑』에서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전 작업들과 현재 작업까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적은 없다. 다만, 각 시리즈에 담고 있는 소재만 다를 뿐이다. 전작들과 현재 작업들의 큰 줄기는 일맥상통하다. 초기 작업은 유학시절 느꼈던 그 사회에 깊숙하게 들어갈 수 없는 이방인, 경계를 표현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의 얼굴에서 사회의 얼굴로 외연이 확장되었다. 이것은 '초상'이 사람의 얼굴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개인적 아픔의 초상이 되기도 하고, 시대가 가진 단면의 초상, 군중의 초상이 되기도 한다. 「전국노래자랑」이 담고 있는 군상의 얼굴은 현 시대를 반영한 대중문화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면 근본적인 것은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 (...) 앞으로 진보해 나갈수록 보다 궁극적인 것으로 시선을 돌릴 때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마음이 향하는 근본적인 방향을 가리키는 것처럼 말이다.

 

변순철_경상북도 울릉군 도동항 Dodong Port, Ulleung-gun, Gyeongsangbuk-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50×198cm_2019

 

4. 모델의 관점 : 그러니까 그로부터 초상화를 이끌어낸 이 모델이란 누구인가? (어원적으로 "초상화 portrait "란 "위하여"와 "끌어내다"로 구성된다 - 그렇다면 우리는 모델로부터 무엇을 끌어 내는가? ● 현재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초상은 이전과는 매우 다른 모습입니다. 복제가 가능해지면서 고유의 아우라는 사라졌다.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전국노래자랑」 작업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이들 모델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생경함과 우리의 인식에 고착화되어 있지 않은 다른 세련됨의 희열을 느낀다. 또한 이 작품 속 인물을 통해 그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누구나 내 작품을 보면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밀한 부분들이 사회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5. 사진작가의 관점 : 작가는 자신의 모델을 예견했는가, 아니면 그를 갑자기 습격했는가? 그는 자신의 방식을 가해 셔터를 누르는 현실에 무엇을 더하였는가? ● 대상을 사진으로 찍는 그 순간은 아주 잠깐의 시간, 즉 찰나이다. 그것은 예측 가능한 시간이 아니라 예견할 수도 없을뿐더러, 나와 모델이 발 딛고 서 있는, 공간과 시간만이 있고 모델 그리고 나의 호흡이 섬세하게 밀착되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나의 초상 사진은 대상과 주어진 환경에 온전히 빠져들어 몰입하는 그 지점에 집중한다. 또한 내 작업을 하는 방식과 태도는 끊임없는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이번 「전국노래자랑」도 우리 민중놀이로서 여기에 등장하는 특정화 된 초상을 통해 대한민국의 사회 현상을 읽어보려 시도한 것인데, 이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변순철_충청남도 천안시 천안종합운동장 Cheonan-si, Chungcheongnam-do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05_2017

 

6. 관객의 관점 : 이러한 초상 사진 또는 사진 초상에 대한 우리의 애정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는가? ● '초상'의 역사적인 배경을 깊이 생각해본다면 우리의 관심은 결국 대상의 기록 혹은 기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대중은 특정적인 권위가 아닌 예술을 확장된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아와 타자의 끊임없는 관계성을 고민하며 바라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초상이라는 의미는 인물, 건축물, 동∙식물 등 다양하게 확장된다. 이처럼 다양한 피사체의 각각의 개별적인 개념 속을 들여다보는 각자의 경험이 내포되어 있듯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은 각자의 삶과 사고를 바탕으로 감상할 것이다. 즉, 사회에서의 시간과 장소가 드러나는 관계성과 압축된 시간성이 초상 사진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각자의 유일한 읽기, 주관적인 느낌이다. 개별적 자아가 어떤 낯선 현상과 마주쳤을 때 느끼는 무력감일 수도 있고, 동요일 수도 있는, 명확한 용어로 단정지을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할 때 비로소 나오는 반응이다.

 

7. 노래자랑 촬영 시 어떻게 촬영하는지? ● 초기 「전국노래자랑」 작업을 할 때는 로케이션 스트로보(STROBO LIGHT) 조명을 가지고 8X10 대형 카메라 또는 4X5 카메라를 사용하여 작업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주로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중형 포맷에 디지털 카메라(645포맷)를 사용하여 작업을 했다. 「전국노래자랑」이 가지고 있는 움직임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지만 대상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인식의 지점을 좀 더 직관적으로 작업하기 위해서 중형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성곡미술관_변순철

 

 

Vol.20201015c | 변순철展 / BYUNSOONCHOEL / 邊淳哲 / photography

아름다움 너머 Intolerable Beauty

크리스 조던展 / Chris Jordan / photography 

2019_0222 ▶︎ 2019_0505 / 월요일 휴관

크리스 조던_백열전구들(Light Bulbs)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133cm_PLEXIGLAS. XT (UV100)_2008 © Chris Jorda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재)숲과 나눔주관 / 플랫폼C_성곡미술관

후원 / 환경부_서울시_주한유럽연합대표부_주한미국대사관

협찬 / SK하이닉스_동아사이언스_토파비즈_인디고서원_와이아트


도슨트 / 02:00pm, 04:00pm ('문화가 있는 날' 07:00pm 추가진행)

관람료일반(만19세~64세) 8,000원 / 청소년(만13세~18세) 5,000원

청소년 단체(20인 이상) 3,000원 / 어린이(만4세~12세) 3,0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65세 이상 및 일반 단체(20인 이상) 5,000원

입장료 전액 「플라스틱제로」 캠페인 기금으로 쓰임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있는날' / 10:00am~08:00pm

전시종료 30분전 매표 및 입장 마감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울 종로구 경희궁길 42(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82.(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성곡미술관은 숲과나눔 재단 주최로 『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전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크리스 조던의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으로, 그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작가는 지구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사진과 영상을 표현 매체로 작업하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소비와 탐욕의 결과를 보고도 모르는 체 한다는 것이 인류와 미래에 대한 큰 죄악임을 인식하여, "우리 모두는 우리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량 소비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양심으로 우리의 일상적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믿고 고민하며,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라고 말 합니다. 현 인류가 안고 있는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지구의 생태와 환경 문제들을 숙고하며, 40이 넘은 나이에 예술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크리스 조던은 우리의 생태계 파괴를 목도하고 엄청난 충격을 받아 그 경험과 충격을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결심하였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대형 사진작품과 영상 등 총 80여 점으로 구성됩니다. 특히 그의 『알바트로스의 꿈』 필름은 크리스 조던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영화로, 플라스틱 쓰레기로 말미암아 죽어가는 대 자연의 현실을 극명하게 기록하며 보여줍니다. 

 

생태학적 상상력으로 친화력이 높은 영상언어를 구사하다. ● 크리스 조던의 작품 세계를 요약하면 '멂과 가까움'의 변증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멀리서 언뜻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미지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수많은 이미지들이 쌓이고 부딪히며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크리스 조던은 마치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이미지들을 엮어서 분명한 메시지를 만들어냅니다. 이는 디지털 사상가 빌렘 플루셔가 언급한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 너머에 있는 텍스트를 사유하게 합니다. 이를 위해 대중적으로 친숙한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등의 명화와 현대 대중 매체의 상징코드들을 차용합니다. 친화력이 높은 이미지를 통해 '생태학적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대표적인 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인류학자의 시선으로 통찰한 현대의 풍경 ● 크리스 조던은 대학에서 문학과 법학을 전공하며 사진작가로서 흔치 않은 행보를 하게 됩니다. 그의 작품은 문명에 대한 통찰과 세계 문화의 흐름을 바라보는 직관력이 돋보입니다. 작업 과정에서 리서치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과정에서는 예술가로서의 미덕인 장인정신이 발휘됩니다. 끝없는 반복작업을 거쳐야 하나의 작품이 겨우 완성됩니다. 작가는 지난한 프로세스를 통해 현대사회의 쟁점들을 낱낱이 드러냅니다. 또한 미드웨이 섬에서는 마치 인류학자처럼 '알바트로스'를 바라봅니다. 바다의 오염으로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알바트로스를 애도하며, 죽은 알바트로스를 촬영할 때는 '예'를 갖추어 촬영하게 됩니다. 생태 공동체에서 인간이 뭇 생명체에게 준 큰 고통을 부끄러워하고 미안해 하며 눈물 짓기도 합니다. 생명에 대한 공감은 슬프고 아름다운 장편, 『알바트로스Albatross』 를 탄생하게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대표작품과 함께 그를 세상에 알린 『알바트로스Albatross』 영화가 전시장에서 특별히 상영됩니다. 

 

생태학적 메시지, '떠나온 곳은 다르나 우리는 하나' ● 결국 작가의 메시지는 현대사회의 위기를 드러내는 것보다, 개별적인 삶의 가능성과 특이성을 살리는 것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생태계는 상보적일 수밖에 없고, 서로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기에 각각의 삶의 자리를 아끼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최근 작가는 '슈마바' 숲에 머물며 숲의 신령스러운 아름다움에 깊이 경도됩니다.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고, 다시 숲은 한 그루 나무에서 시작되듯 둥글게 순환하는 생태계의 경이로운 질서를 이번 전시에서 만나게 됩니다. 

 

사진 너머의 사진 ● 현대인에게 가장 친숙한 매체인 사진은 디지털 혁명의 물결 속에서 그 기술이 최고봉에 오른 것 같습니다. 누구나 사진을 찍고, 보내고, 받으며 문자보다 사진이미지로 더 많이 소통하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사진은 그 뛰어난 재현력으로 말미암아, 겉은 잘 보이지만 그 속은 좀체 헤아리기 어려운 역설을 낳습니다. 많은 이미지들이 생산되지만,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 지, 이미지를 해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크리스 조던은 사진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에 개입하고, 특별히 비가시적인 세계에 빠르게 반응합니다. 그는 누구나 쉽게 재현할 수 있는 사진으로,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세계의 실상을 보여줍니다. 궁극에는 사진 너머의 세계를 건드려 충격을 주기도 하고 각성하게도 합니다. 크리스 조던의 사진철학이 디지털시대에 특별히 부합되는 이유도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사진매체를 통해 동시대의 가장 어려운 문제들에 공감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떠나온 곳은 다르나 우리는 하나 ● 첫 번째 섹션은 사실상 이번 전시의 주제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현대판 티탄족의 위기를 그린 작가의 대표작들로 엮었다. 하지만 결코 비관으로 끝나지 않는다. 20세기 환경학의 최고의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이 모티브가 되어 레베카 클락과 공동 작업한 'silent spring'을 비롯해 아름다운 장미창을 형상화한 '만다라' 영상은 결국 인류는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떠나온 곳은 다르나 인류는 하나"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백열전구들(Light Bulbs) ●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비효율적인 전기 사용으로 매 분마다 미국에서 낭비되는 전기의 킬로와트 수와 동일한 320,000개의 백열전구로 만든 이미지다.

멀고 가까운 숲 ● 두 번째 섹션인 '멀고 가까운 숲'에서는 크리스 조던의 최근작인 슈마바(sumava) 숲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작가는 이 숲에 머물며 카메라의 성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숲과 가깝게 재현하려고 심혈을 기울었다. 나뭇잎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자신의 우주를 선보이는 듯해 이 전시장에서는 마치 깊은 숲 속을 산책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숲이 인류를 향한 오랜 메시지도 볼 수 있다. 인간의 마을에 가까이 공존하던 숲이, 인간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멀고 가까운 숲'을 사유하게 한다.


 

크리스 조던_슈퍼마켓 종이가방들 (supermarket Bags)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186cm_2007© Chris Jordan

부드러운 아침 안개가 감싼 대나무 숲이 고요하기만 하다. 하지만 대나무의 마디마디는 매시간 미국에서 사용되는 갈색 종이 슈퍼마켓 백 114만개로 이뤄졌다.


크리스 조던_슈마바 숲(Sumava)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233cm_2018 © Chris Jordan

체코와 독일 국경 지대에 있는 '슈마바'국립공원의 숲에 눈 내린 풍경

바다로부터 온 편지 ● 인류의 시원이자 고향인 바다. 푸른 별 지구는 물의 행성이다. 어느 날 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미드웨이'에서 크리스 조던은 바다가 숨기고 있었던 여러 생명체의 사연을 듣고 보게 된다. 알바트로스가 날지 못하고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생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고, 몰디브에서 만난 '파야'의 슬픔을 본다.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내고 있다. 건강하고 영감에 찬 바다생태계는 온 세계를 연결하고 죽어가는 것을 살리는 살림의 마법사이지만, 언제부터인가 깊은 슬픔으로 출렁인다.

 

크리스 조던_미드웨이 시리즈 중에서(Midway: Message from the Gyre)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4×76cm_PLEXIGLAS. XT (UV100)_2009~ © Chris Jordan

어린 '알바트로스'의 배에서 마치 화석처럼 드러난 플라스틱 조각들. 언뜻 설치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진이다. 작가는 미드웨이 섬에 8년여간 머물며 알바트로스의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를 목도하게 된다. 플라스틱을 먹을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생명이 전하는 공포와 슬픔의 메시지는 참혹하기만 하다.


크리스 조던_파야, 몰디브 (Faya, Maldives)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1×204cm_2017 © Chris Jordan

이 사진의 주인공인 '파야'는 몰디브의 작은 섬에서 나고 자란 서퍼(surfer)이자 다이버(diver)이고, 여행 가이드이면서 아버지이고 남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누대로부터 이어온 '파야'의 삶의 터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파야는 '이곳이 우리의 집이고 놀이터이자 낙원이기에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형상 너머에 보이지 않았던 불편한 진실을 보여준다. 크리스 조던은 「달리는 숫자들(Running the Numbers)」 (2006년부터 현재)시리즈를 두 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하는데, 첫 번째는 '미국인의 자화상(An American Self-Portraits)'이고, 두 번째는 '대중문화의 초상(Portraits of global mass)'이다. 두 시리즈 모두 수천, 수만 개의 작은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고 멀리서 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살피면 어마어마한 숫자로 이뤄진 현대소비 사회의 초상을 목도하게 된다.

 

크리스 조던_비너스(Venus)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40×242cm_PLEXIGLAS. XT (UV100)_2011© Chris Jordan

보티첼리의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이 10초 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비닐 봉지 240,000개로 부활하였다. 크리스 조던의 대표작인 「Running the Numbers」 두 번째 시리즈는 대중문화의 뚜렷한 아이콘이 모티브가 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는 비너스가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소비재인 비닐 속에서 탄생한다.

 

크리스 조던_플라스틱 컵들(Plastic Cups)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230×345cm_2008 © Chris Jordan

굉장히 복잡한 회로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플라스틱 컵들이 켜켜이 쌓여 이뤄졌다. 미국의 항공기 운항에 6시간마다 사용하는 플라스틱 컵 1백만개로 만든 이미지다.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 ● 아름다운 것이 견딜 수 없을 때는 언제일까. 이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크리스 조던은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Intolerable Beauty)」시리즈에서 극도의 미니멀과 추상으로 형상화한다. 검은 덩이와 사각 박스들, 하얀 평면과 푸른 선분들로 이뤄진 이 사진들은 산업폐기물과 쓸모를 다한 물건들, 리싸이클링을 기다리는 자재들로 이뤄졌다. 현대문명의 부산물들인데, 언뜻 보면 현대미술의 한 지향이라 할만한 모노크롬 회화 같기도 하다. 단순하고 명백한 메시지, '아름다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크리스 조던_핸드폰 (Cell Phones #2), Atlanta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90×183cm_2005© Chris Jordan

크리스 조던은 2003년부터 2년간 「견딜 수 없는 아름다움(Intolerable Beauty)」시리즈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의 영문타이틀이기도 한 'Intolerable Beauty'는 편리하고 쾌적한 현대의 문명 너머에 펼쳐지는 대량 소비의 폐단을 비유한다. 작가는 '아름다운' 것과 '견딜 수 없는' 것을 양립하여 추상을 만들었다.

 

알바트로스의 꿈 ● 『알바트로스의 꿈』은 크리스 조던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영화이다. 작가는 8년여 간 미드웨이 섬에 머물며 알바트로스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생의 전 과정을 살피게 된다.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를 찍는 일은 작가 스스로 동물이 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크리스 조던은 알바트로스의 생태를 극진한 기록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아름다움과 슬픈 현실을 극적인 영상으로 포착하였다. 마지막 섹션은 알바트로스 영화와 사진들로 구성하였다.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의 꿈』 상영시간 : 1시간 37분



크리스 조던_알바트로스의 꿈(Albatross's Dream), CF13089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PLEXIGLAS. XT (UV100)_56×67cm_2012 © Chris Jordan

크리스 조던이 미드웨이 섬에 8년 여간 머물며 완성한 영화 『알바트로스』는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영화이다. 가장 높이, 멀리, 오래 나는 새로 알려진 알바트로스는 바다환경의 오염으로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고 쓰레기를 배에 가득 채운 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크리스 조던은 아름다운 미드웨이 섬에서 알바트로스의 죽음을 목도하고, 새를 위한 애도의 작업을 시작한다. ■ 플랫폼C


재단법인 숲과나눔 소개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생명과학, 정보통신 등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분야가 과학기술 발전을 주도하면서 미래 예측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미래 예측이 어려울 때일수록 가장 중요해지는 것은 사람입니다. 문제 해결 능력과 사회를 끌고 나갈 리더십을 갖춘 인재 육성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가장 취약하고 위협받는 것이 환경·안전·보건입니다. 환경·안전·보건은 시민들의 감수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국가와 사회의 도덕성, 공공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 가정, 일터, 그리고 지역사회 환경에서 다양한 환경·안전·보건 문제와 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발 방지와 사회구조의 개선으로 사회 역량이 모이기보다는 분쟁과 갈등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막대한 수준으로 커지곤 합니다. ● 환경·안전·보건은 매우 중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우수 인력이 크게 부족하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의 전문성과 문제 해결 역량이 매우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안전·보건 분야의 난제를 해결할 인재를 양성하고, 합리적인 문제 해결 대안과 담론을 개발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이해집단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게 만드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 재단법인 숲과나눔은 이러한 사회 혁신과 인재 양성에 필요한 자리에 항상 함께 있겠습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소개

2.22(금) 15:30~18:00   크리스 조던 감독과 함께 보는 『알바트로스』 / 입장권+5,000원 사전 신청 50명

2.23(토) 14:00~15:00   크리스 조던 작가 마스터 클라스 / 입장권+5,000원 / 사전 신청 50명

3.2(토) 14:00~16:40    미술관 토요 Talk 1 동시대 사진의 화두, 환경 - 성남훈과 함께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3.9(토) 14:00~15:00    큐레이터 토크 1 - 최연하 큐레이터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3.16(토) 14:00~15:00   미술관 토요 Talk 2 - 고래, 공룡, 기후변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3.23(토) 14:00~16:40   시네마 토크 1 - 다큐 『알바트로스』 GV (스페셜 게스트)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3.24(일) 14:00~15:40   시네마 토크 2 - 다큐 『웨이스트랜드』 GV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3.27(수) 17:30~19:30   "플라스틱 프리, 어디까지 가봤니?" - 세 여자의 인도, 케냐, 태국 플라스틱 프리 탐방기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3.30(토) 14:00~15:00   미술관 토요 Talk 3 - 미세먼지 바로 알기 (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과 교수)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4.6(토) 14:00~16:00   미술관 토요 Talk 4 - 현대미술과 생태 (반이정 미술평론가)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4.13(토) 14:00~15:00   큐레이터 토크 2 - 최연하 큐레이터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4.21(일) 14:00~16:00   시네마 토크 3 - 지구의 날, 함께 보는 다큐『내일』 GV / 입장권 / 사전 신청 50명


Vol.20190222b | 크리스 조던展 / Chris Jordan / photography






화가 황재형씨가 자본 권력의 횡포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성토하고 있다.



예술의 생산자인 작가가 돈이 없어 미술관에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생겨, 가난한 작가들을 더 슬프게 만들었다. 

주인공이 배제된 미술관이 무슨 필요가 있는지의 논란에, 미술관입장을 자유롭게 해야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6일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해석된 풍경’ 작가와의 만남에서 일어난 이 소란은 작가의 전시 관람을 막아 빚어졌다.
화가라면 다 알만한 중견작가가 전시장에 입장하려는데, 입장권이 없어 안 된다며 막은 것이 불씨가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화가 황재형씨가,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할 수 없다며 노발대발해 한동안 미술관 측의 성토장이 되어버렸다.

솔직히 억눌려 온 자본권력에 대한 성토나 마찬가지였다.



작가 황재형



가난한 작가가 친구 전시 보는데 돈이 없어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

그 날은 황재형씨 덕분에 화가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모든 미술관들이 상시 적용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화가 박불똥씨가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윤범모씨의 총괄기획 아래 진행된 ‘해석된 풍경’은 80년대 이래 한국의 자연과 사회, 인간의 모습을

독자적으로 생산한 작품을 내 걸어, 시대를 재조명하려는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실체였다.



황재형작


참여작가로는 강요배, 금민정, 김성룡, 김정헌, 김준권, 김지원, 박불똥, 박생광, 손상기, 손장섭, 송 창, 신학철, 안성석, 안창홍,

오원배, 유근택, 이명복, 이세현, 이제훈, 이종구, 임옥상, 임흥순, 장종완, 조혜진, 홍선웅, 황용엽, 황재형씨등 스물일곱명이었다.



사회를 보는 미술평론가 윤범모씨


지난 16일 오후2시부터 열린 마지막 작가와의 대화에는 윤범모교수의 사회로

이종구, 황재형, 박불똥씨가 차례대로 나와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종구작



쌀포대 작가로 잘 알려진 이종구씨가 제일 먼저 농민들의 애환이 담긴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작품을 설명했다.

황재형, 이종구씨 모두가 아버지를 반복해 그린 공통점이 있었고, 초지일관 농부와 광부를 붙들고 작업하는 것도 똑 같았다.

한 때 일산에서 살았던 박불똥씨는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벌어졌던, 주민들과 함께 싸운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작가 이종구



작가와의 대화라기 보다 작가가 작품들을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주인공으로 나온 작가 외에도 장경호, 박 건, 윤병갑, 고 헌씨 등 많은 작가들이 자리를 채웠다.



좌로부터 화가 이종구씨와 박건씨



이 '해석된 풍경'전은 그 이튿날인 17일에 막을 내렸다. '성곡미술관'이란 이름과 함께... 

이 미술관이 자그만치 800억원의 매물로 나왔다는데, 무엇이 들어설까?

더 이상 자본권력이 예술가를 갖고 노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사진, 글 / 조문호




박불똥작








































이종구국토-은행동 류씨, acrylic on kraft paper, 138x136 cm, 1991


인간은 풍경 속에 있다. 풍경은 인간이 발견하고 사유하는 과정이 담긴 해석의 대상이다. 무한한 공간에 마치 프레임을 두는 것과 같이 같은 대상임에도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경험이나 문화, 사회 또는 역사 등의 다층적인 맥락에서 독자적인 해석을 갖는다. 그리고 작가는 이를 예술행위로 작품에 담아낸다.

 

2017 1125일부터 1217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개최하는 <해석된 풍경>은 윤범모 동국대학교 석좌교수의 총괄기획 아래 작가가 발견하고 해석한 시대의 풍경, 80년대 이래 한국의 자연과, 사회, 인간의 생생한 모습을 독자적으로 그려낸 27인의 작품으로 재조명하였다.이번 전시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한국의 리얼리즘 미술'이다. 리얼리즘(Realism) 미술은 현실 속의 대상을 사실적인 형상으로 담아내는 화풍으로 19세기 중엽 유럽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반발로 사회주의적 배경에서 시작하였다. 사진기의 등장으로 과거 미술이 가졌던 기록적인 기능이 탈락하면서 미술사조는 점차 낭만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적 흐름으로 발전하는데, 리얼리즘은 이에 반하여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개인의 시대를 담아내는 새로운 미()개념을 제안한 것이다.


홍선웅, 울산역사고(歷史考), woodcut, 90x200 cm, 2016



한국에서의 리얼리즘 미술은 1970 년대 말 '민중미술'로 구체화된다. 일제강점기 아래에서 발전한 민족주의적 요소와 독재정권, 산업화 등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현실 인식이 기반이 되어 80 년대 격동의 '한국 풍경'을 담아낸다. 식민지와 남북 분단에 따른 이념적, 지리적인 분단의 시대에서 한국의 민주화는 오히려 대중을 억압하고 희생하게 하는 모순적인 풍경을 보여왔다. 미술 또한 마찬가지였다.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정권 속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을 때 1979 년 태동, 1980 10 월 창립전을 가진 '현실과 발언'이 민중미술의 서막을 알린다. 이는 1980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국민의 민주주의를 찾고자 하는 저항정신에 대한 자각과 연대라고도 볼 수 있다


송창, 욕망의 분수(噴水), oil oncanvas, 125.5x212 cm, 1985


<해석된 풍경>전에 참여하는 다수의 작가들은 민중미술의 중심이었던 '현실과 발언'80년대 중반에 결성된 '민족미술협의회'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미술의 현실참여를 주장하였다. 사회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작가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담아내는데, 신학철박불똥은 이미지를 조합하는 포토몽타주 기법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익숙하지만 기괴한 모습의 거대한 서사적 풍경으로 재탄생시킨다.


이명복, 기다리며, acrylic on Korean paper, 200x135 cm, 2015



오늘날까지도 정치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는 박불똥은 대중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새로운 모습으로 조합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개별적인 요소와 전체적인 이야기를 찾아가도록 한다.



박불똥 대황밍국풍경, pigment print 148X340cm  2017



전시가 주목하고자 하는 한국의 리얼리즘은 '민중미술'이 시작이지만 오늘날까지 현실을 발언하는 작가들의 독창적인 시각을 보기 위함이다. 80년대 말 독재정권은 끝났고, 소련은 붕괴되었다. 90 년대 이후 자본주의의 대두와 대중문화의 변화로 민중미술그룹은 자연스럽게 해체되었고, 작가들은 오늘날 원로작가가 되어 있다. 오늘날 그들이 발견하는 풍경의 모습은 어떠할까? 거기에는 ''이 있다. 임옥상은 사회참여적이고 대중적인 소통을 위해 사회운동에 참여하며 이를 자신에 화폭에 담아내고 있고, 이종구는 자신이 살던 충남 서산 오지리의 농민들의 모습과 평택 대추리의 농민들의 모습을 직접 담아내며 작가의 시선으로 그들의 애환과 소망을 그려내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민중미술가 안창홍은 풍경화, 인물상 등 표현방식과 매체는 다양하지만 세상 이야기와 작가 개인의 삶의 흐름을 꾸준히 연결해가는 자세로 그의 열정적이고 꾸준한 발언을 살펴볼 수 있다.  



임옥상, 여기, 흰꽃 II, mixed media on canvas, 112x420 cm, 2017



인간이 그림 속에 있지 않지만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 풍경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1948년 제주 4.3 항쟁의 역사적 아픔을 그려 민중미술 작가로 부상했던 강요배는 이십 년의 서울 생활 후 제주에 귀향하여 제주의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다. 그는 '자연이 곧 민중의 삶의 터전이라'라는 철학으로 자연 풍경을 그려낸다. '일상' 속 '지금', '여기'라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대상들과의 소소한 정서적 교감해 주목해 온 유근택은 커다란 한지 위에 작가가 생활하는 실내와 산책하는 길의 풍경을 담아낸다. 태백시의 탄광촌에 살며 광부의 삶과 공간을 그려내는 황재형은 탄광촌의 고즈넉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두꺼운 물감으로 캔버스에 응집해놓는다. 

 

 
강요배, 노각성 조부줄, acrylic on canvas, 162x130 cm, 2015



<해석된 풍경> 전시는 코리아 투모로우의 아홉 번째 기획전으로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글로벌적 가치 향상'을 지향하고 있다. 2009 년 출범한 이래 신진부터 중진, 원로에 이르는 약 400 여 명의 작가를 매년 대규모의 기획전을 열어 소개하였고 기획자, 전문가, 컬렉터 등이 함께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창의적인 담론이 꾸준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기여하였다.

 


황재형, 이징가미, oil on canvas, 112.1x162.2 cm, 1996



단발적인 기획에 익숙해져있는 국내 문화예술생태계에서 코리아 투모로우는 한국 시각예술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조명한다는 중장기적인 비전과 자세를 제시하고자 한다.


[스크랩] 글: 최보경 코리아 투모로우 큐레이터
 


[전시개요]- 전 시 명: 코리아 투모로우 2017: 해석된 풍경-

전시기간: 2017년 11월 25일 – 12월 17일-

전시장소: 성곡미술관 전관(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참여작가: 강요배, 금민정, 김성룡, 김정헌, 김준권, 김지원, 박불똥, 박생광, 손상기, 손장섭, 송창,  신학철,안성석, 안창홍, 오원배, 유근택, 이명복, 이세현, 이제훈, 이종구, 임옥상, 임흥순, 장종완, 조혜진, 홍선웅, 황용엽, 황재형(27인)-

기 획 자: 윤범모 미술평론가, 동국대미술사학과 석좌교수-
주    최: (주)코리아투모로우-

후    원: 서울시-

장소후원: 성곡미술관


[부대프로그램: 작가와의 대화(ARTIST TALK)]- 장소: 성곡미술관 2관 3층 3전시실
- 일정
12월 2일(토) 오후 2시-5시: 강요배, 김준권, 신학철

12월 9일(토) 오후 2시-5시: 유근택, 임옥상, 홍선웅

12월 16일(토) 오후 2시-5시: 박불똥, 이종구, 황재형


[관람안내]- 관람요금: 일반10,000원 | 초중고생, 65세 이상 20% 할인              

* 20인이상학생단체 50% 할인- 관람시간: 10:00~19:00 (월요일 휴관, 전시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위    치: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성곡미술관 전관

- 문    의: 02-3481-2009 (코리아 투모로우 사무국) / www.koreatomorrow.org
- 관람문의: 02-737-7650(성곡미술관) sungkokmuseum.org


앙드레 케르테츠展 / André Kertész / photography
2017_0609 ▶ 2017_0903 / 월요일 휴관



앙드레 케르테츠_몬드리안의 안경과 파이프 Mondrian's Glasses and Pipe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26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성곡미술관

협력 / 프랑스문화부_주드폼 국립미술관_디크로마 포토그라피


도슨트 / 02:00pm, 04:00pm / '문화가 있는 날'은 07:00pm 추가 진행


관람료

성인(만 19~64세) 10,000원 / 청소년(만 13~18세) 8,000원

어린이(만 4~12세),국가유공자,장애인,만 65세 이상 6,000원

단체 20인 이상 20% 할인 / 만 4세 미만 어린이 무료관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주 수요일)_10:00am~08:00pm*

전시종료 30분전 매표 및 입장 마감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82.(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성곡미술관은 여름특별전으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앙드레 케르테츠(André Kertész, 1894-1985)의 사진전을 개최한다. 케르테츠는 70여 년의 오랜 활동 기간 동안 부다페스트, 파리, 뉴욕을 옮겨다니며 작품 세계를 펼쳤다. 그는 사조나 유행에 얽매이지 않고 사진을 통해 일기를 쓰듯이 자신의 솔직한 감성을 자유롭게 담아냈다. ● 독학으로 사진을 익힌 케르테츠는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자신의 작업원칙에 충실했으며, 나아가 사진매체의 잠재적 표현 가능성들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새로운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속, 정확한 카메라를 통해 일상의 풍경을 치밀한 화면 구성과 흑백의 농담으로 더 깊고, 세밀하게 담아내었다. 케르테츠는 어떤 사조나 그룹운동에도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다다, 초현실주의, 구성주의 같은 모더니즘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때로는 그들을 앞서나가는 혁신적인 작업을 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이 "우리가 해온 것들은 모두 그가 처음으로 했던 것"이라는 말로 칭송했던 케르테츠는 브라사이Brassaï, 로버트 카파Robert Capa 등 사진의 거장들을 리드하며, 향년 91세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업을 이어갔다. ● 이번 전시는 그가 일생에 걸쳐 작업한 189점의 작품들을 헝가리(1912-1925), 파리(1925-1936), 뉴욕 시기(1936-1985)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케르테츠는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984년 필생의 작품들을 보존하겠다는 열망으로 10만 점의 원판 필름과 1만5천 점의 컬러 슬라이드 소장본을 프랑스 문화부에 기증했다. 본 전시는 그 원판으로 프린트한 모던 프린트로 구성되었다. ● "나는 빛으로 글을 쓴다." / "나는 기록하지 않는다. 나는 해석할 따름이다." / "좋은 사진은 우리 눈에만 뭔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린다. 두 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시각은 항상 이미지와 영혼 사이를 오간다." / "나는 오직 파리로 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파리에 갔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 나는 한동안 생활할 수 있는 약간의 돈이 있었고, 그리고 내겐 창조적 힘과 꿈이 있었다." (앙드레 케르테츠)


시기별 작품세계 - Ⅰ. 헝가리 시기(1912-1925) ● 1894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앙드레 케르테츠는 1912년 처음으로 카메라를 구입한 후 마치 일기를 쓰듯 전원의 목가적 생활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촬영했다. 특히 남동생 예뇌Jenö를 비롯한 가족들, 친구들은 작가의 모델로서 훌륭한 피사체가 되어 주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오스트리아-헝가리군으로 징집된 그는 전장에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는데, 드마라틱한 전투 장면보다는 군인들의 소소한 삶의 모습에 더욱 관심을 보였다. ● 이 시기부터 케르테츠 사진에는 휴머니즘적 감수성과 아방가르드적 실험성의 전조가 동시에 드러난다. 사진작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그는 자유로운 사고와 감성에서부터 발원하는 영감을 기반으로, 자신이 애정을 두고 있는 사람들과 사물들, 풍경들을 시적이고, 서정적으로 표현하고자 다양한 방식을 모색했다.


앙드레 케르테츠_수영하는 사람 Swimmer Under Water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17

ⓒ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Ⅱ. 파리 시기(1925-1936) ● 1925년, 현대미술의 본거지인 파리의 몽파르나스 구역에 자리를 잡은 케르테츠는 다다, 초현실주의, 구성주의 등 모더니즘 예술운동의 선구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한다. 특히, 만 레이Man Ray, 몬드리안Mondrian, 브랑쿠시Brancusi, 샤갈Chagall, 그리고 콜레트Colette와 짜라Tzara와 같은 예술가들과 친밀하게 지내며, 파리에서 예술가로서 자리를 잡아갔다. ● 케르테츠는 파리의 수많은 신문과 잡지에 자신의 사진 작품을 출판하였고, 주요 전시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필름과 포토Film und Foto』(1929) 국제전에 만 레이와 함께 파리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작가로 참여한다. 1933년 여성의 누드를 뒤틀리게 표현한 「왜곡」 시리즈를 내놓아 보다 전위적인 시각적 실험을 전개했다. 이러한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케르테츠는 자신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특정 예술운동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대신 모더니즘의 실험적 조형 언어인 '거울 유희', '반사', '그림자와 복제', '전면 구성', 혹은 '야경과 명암의 대비' 등을 자신의 표현기법으로 소화하여 작업에 반영함으로써, 자유로운 정신과 새로운 비전을 추구하는 사진적 아방가르드의 주역이 된다.



앙드레 케르테츠_포크 The Fork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28

ⓒ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앙드레 케르테츠_깨진 원판 Broken Plate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29

ⓒ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왜곡 Distortions」(1933) 시리즈 ● 1930년 『뷔VU』 잡지가 카를로 림Carlo Rim 신임 편집장의 초상화를 앙드레 케르테츠에게 주문하자, 그는 편집장을 놀이동산의 '뒤틀린 거울' 앞에서 포즈를 취하게 한 후 촬영하여 괴물처럼 변형된 놀라운 이미지를 제작한다. 이어서 케르테츠는 1933년 도색 잡지 『미소Le Sourire』의 주문을 받아 한층 더 왜곡된 여성 누드 사진을 제작함으로써 자신의 예술적 실험을 한발 더 전진시킨다. 이렇게 탄생한 「왜곡」 시리즈를 케르테츠는 '파리 시기'에 본격적으로 작업하였다. 하지만 이 실험적 작업은 이미 '헝가리 시기'부터 일종의 '광학적 변형' 또는 '그림자의 투영'에 관심을 두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하학적 구도가 돋보이며 빛을 효과적으로 다룬 「수영하는 사람」(1917)과 「포크」(1928)는 「왜곡」시리즈의 전조를 알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기이함과 기괴함을 통해 역설적으로 여성신체의 신비로움을 깊게 탐닉한 「왜곡」 시리즈는 이미지에 대한 케르테츠의 반 사실적, 반 묘사적 개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축 쳐진 목과 늘어난 발, 기괴하게 뒤틀린 이미지들은 곡선으로 이뤄진 루벤스Rubens의 풍만한 여성의 몸이나 앵그르Ingres의 지나치게 긴 척추를 가진 여인의 메아리로 보이기도 하고, 또는 벨머Bellmer의 절단되고 불구가 된 인형의 이미지를 상기시킨다. 한편으로 이러한 시도는 초현실주의가 추적한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실험과도 맞닿아 있는데, 당시 케르테츠를 비롯해 만 레이, 브라사이, 카르티에 브레송과 같은 작가들 역시 인간의 무의식의 세계를 이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현실을 변형, 왜곡시키는 실험적 이미지들을 다수 제작했다. 이러한 「왜곡」 시리즈는 당시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한참 뒤에 재조명되었는데, 뉴욕 시기의 후반부인 1976년에 이르러서야 12컷의 왜곡 이미지로 구성된 책이 출판되었다


앙드레 케르테츠_샹젤리제 Champs-Elysée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29

ⓒ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Ⅲ. 뉴욕 시기(1936-1985) ● 1936년 케르테츠는 사진 대행사 키스톤Keystone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아내 엘리자벳과 함께 뉴욕으로 떠났다. 하지만 계약은 1년 남짓 지속된 후 파기되었다. 『보그Vogue』, 『하퍼스 바자Harper's Bazzar』 등 다수의 잡지사들이 케르테츠의 작업에 관심을 보였지만, 그의 사진은 대중적 이미지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37년 뉴욕의 PM갤러리와 1946년 시카고미술관에서의 전시회에도 불구하고 뉴욕에서의 그의 생활은 심적으로 물질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 적은 수익, 연이은 실패, 「왜곡」 시리즈에 대한 몰이해와 외국인으로서의 장벽 등이 결국 그에게 우울증을 안겨주었다. 1944년 미국 시민권을 얻은 케르테츠는 1947년 『하우스 앤 가든House & Garden』지와의 작업을 위해 콘데 나스트Condé Nast 그룹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지만, 주로 인테리어 사진을 제공해주던 그는 안정된 수입원을 확보할 수는 있었으나 상업적 작업을 지속하기가 힘들었고 결국 1961년 은퇴를 한다. ● 아울러 워싱턴 스퀘어가 내려다보이는 5번가 12층 아파트에 정착한 1952년 이후 다시 작업의 열정을 되찾기 시작하는데, 아파트의 테라스에 머물며 망원렌즈의 줌을 이용하여 주변의 생활을 포착하는 작업에 매진하였다. 그러나 그는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처럼 거리와 장소를 옮겨 다니며 시대적, 사회적 장면에 몰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광장에 머무는 사람들의 특이한 행태와 풍경을 오랜 시간 기다림 끝에 마치 '발견된 오브제'처럼 찾아내었다. 케르테츠에게 뉴욕은 자신의 다양한 생각들의 공명상자와도 같아서, 그 생각들을 사진이라는 메아리로 돌려주는 것뿐이었다. 직관적이고 암시적인 그의 스타일은 뉴욕의 황폐한 벽돌 담, 그림자나 철근, 외부 계단의 얽힘 속에 자신의 멜랑콜리를 주입하기에 충분했다. ● 케르테츠의 예술성은 삶의 후반에 들어서며 높이 평가받기 시작했다. 1959년 『인피니티Infinity』지가 게재한 케르테츠에 관한 기사는 그의 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마침내 1964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게 된다. 이 전시를 계기로 세계 주요 도시에서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순회전이 이어졌다. 또한 이즈음 그는 뉴욕으로 건너오기 전 파리에 남겨 두었던 원판 필름 상자를 찾아왔다. 헝가리와 파리 시기의 자신의 작품들을 다시 접하게 된 케르테츠는 생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어서 발행한 두 권의 책 『나는 파리를 사랑한다J'aime Paris』(1974)와 『뉴욕에 대하여Of New York』(1976)는 케르테츠가 파리와 뉴욕의 서로 다른 문화 환경 속에서 겪은 갈등을 보여준다. 1977년에는 파리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에서 케르테츠의 개인전이 열렸는데, 안타깝게도 부인 엘리자벳이 전시 개막 직전에 사망한다. 이후 케르테츠는 세상을 떠난 엘리자벳에 대한 사랑을 담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다수 제작한다. 그에 따르면 폴라로이드는 "작품의 내재적 요소를 보다 더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었다. 케츠테츠는 1985년 9월 28일 뉴욕 자신의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앙드레 케르테츠_길 잃은 구름 Lost Cloud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37

ⓒ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앙드레 케르테츠_우울한 튤립 Melancholic Tulip_젤라틴 실버 프린트_1939

ⓒ Ministè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Médiathèque de l'architecture et du patrimoine,

Dist. RMN-Grand Palais / Donation André Kertész



라이프Life』지 편집장은 1937년 케르테츠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그의 작품을 게재하기를 거절했는데, 왜냐하면 그의 이미지들은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케르테츠의 사진들은 우리를 반성하게 만들고 문자 그대로의 뜻과는 다른, 어떤 의미를 암시했기 때문이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 중)성곡미술관


전시연계 특별강연회 (장소 / 성곡미술관)

1. 앙드레 케르테츠와 모더니즘 예술운동 | 6월 24일 (토) 2-4PM   - 박상우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

2. 앙드레 케르테츠의 헝가리와 파리 시기의 사진 | 7월 8일 (토) 2-4PM   - 진동선 (사진평론가, 현대사진연구소 소장)

3. 미국 현대사진에 대한 앙드레 케르테츠 | 7월 15일 (토) 2-4PM   - 박상우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

4. 앙드레 케르테츠의 뉴욕시기의 사진 | 7월 29일 (토) 2-4PM   - 진동선 (사진평론가, 현대사진연구소 소장)

5. 포토저널리즘과 앙드레 케르테츠 | 8월 12일 (토) 2-4PM   - 이기명 (『사진예술』 발행인)

6. 스냅사진과 그 대가들 | 8월 19일 (토) 2-4PM   - 최연하 (사진평론가, 독립큐레이터)


* 당일 전시 입장권 소지자 강연회 무료 참석

* 이메일 info@sungkokmuseum.org 로 사전 신청가능

케르테츠 패스 30,000원 



Vol.20170610e | 앙드레 케르테츠展 / André Kertész /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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