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DESIGNERSPARTY’에서 올리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기록사진 때문이다.
난생처음 보는 희귀 사진을 어떤 통로로 구하는지는 모르나,
대개 외국 종군기자나 선교사들이 찍은 사진이었다.
더러 찍은 자가 밝혀지지 않은 사진도 많았다.
어제 올라온 일련의 사진들은 전쟁을 겪는 고단한 삶의 장면이 많았다.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모습에서는 차마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어린이 사진 몇 장과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전쟁 사진 몇 장을
‘DESIGNERSPARTY’에서 스크랩하여 색 농도와 크기만 조절했다.
공교롭게도 골라낸 사진 모두가 찍은 사진가가 밝혀지지 않았다.
기록된 바로는 50년에서 53년 사이의 한국전쟁 때 사진으로
부산의 부암동이나 감만동에서 찍은 것으로 적혀있었다.
여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넝마주이 사진은 본 적 있으나,
미군들이 버린 음식쓰레기를 줍는 어린이들 모습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땟국물이 베여 새까만 옷을 입은 순박한 모습에 코끝이 찡했다.
당시 국내에선 컬러필름이 보급되지 않아 흑백필름만 사용하던 시절인데,
외국인들이 찍은 컬러사진은 생생한 현장감을 더했다.
두 소년이 꺾어 든 진달래꽃이나 소녀들이 입은 치마저고리 색깔이 너무 예뻤다.
그 어린이들이 지금은 70대 후반이나 80대 초반쯤 되었을 텐데,
내게는 몇 살 많은 형님이나 누나뻘 되는 연배다.
더러 돌아가신 분도 계시겠지만, 노인이 된 당사자가 본다면 그 감회가 어떻겠나?
비정한 야만의 시대라 그때를 잊고 사는지 모르지만,
한국전쟁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비극이고,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악몽이다.
더 슬픈 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는 데 있다.
다시 전쟁이 터진다면 죽음과 멸망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겪어야 할 비참함이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이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구호의 손길을 보내자.
글 / 조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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