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안고 산을 보다

신철균展 / SHINCHEOLKYUN / 申澈均 / painting 

2023_0419 ▶ 2023_0425

신철균_경계-산운_한지에 수묵_142×200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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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3_0419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동덕빌딩 B1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산이 있어야 숲이 있고 숲이 있어야 산이 그윽하다.' ● 저녁노을이 꼬리를 감추고 어둠과 함께 땅거미가 찾아들기 시작하면 산은 그 많은 풍광과 사연을 차곡차곡 안으로 감추며 단지 검게 웅크린 평면의 형상으로만 다가온다. 태양의 빛에 반사되어 보여 지던 풍경과는 또 다른 모습이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기도한다. '낯에도 빛이 있듯이 깜깜한 밤에도 형상은 있는 것이다.' 태양의 빛이 우리에게 모양이 다르게 보여지게 할 뿐, 해가 뜨나, 해가 지나 산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그곳에 있다. 빛의 소멸消滅과 함께 시각으로부터 색과 원근은 물론 수많은 내용도 함께 사라져가는 시간의 경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경계, 새벽과 아침의 경계, 색이 있음과 없음의 경계, 黑(墨)과 白의 경계 등등 자연이 변화하는 길목에 있는 경계의 시간에서 빛이 없어져도 볼 수 있는 사물의 본질과 느낌을 먹으로 표현하고자 여러 해 동안 노력 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색을 최소화 하였으며, 형상을 과감하게 자르고 생략하는 구도를 설정하기도 하고 단순화시키기도 하며 감상자와 작가의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단순히 검은 먹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선염과 적묵의 방법으로 먹을 쌓아 올려 산의 웅장함과 자연이 품고 있는 그 내면의 울림을 담고자 노력하였다. ■ 신철균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142×199cm_2020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95×205cm_2022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134×170cm_2023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190×94cm_2023

그의 산수는 필 보다는 묵을, 기(氣) 보다는 운(韻)을 지향함이 여실하다. 빠르고 강한 일필의 유혹을 모나지 않은 유연한 필선으로 대체하고, 대상의 명료함 대신 그윽한 수묵의 운용을 통해 표현해 내는 그의 산수는 그래서 장중하고 무거운 깊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기(氣), 혹은 기세의 표현은 필(筆)이 지니는 장점이다. 강하고 분명하며 그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쾌한 속도감과 호방한 운동감 등은 필의 운용에서 기대되는 효과이다. 그러므로 필은 직접적이고 남성적이다. 이에 반하여 묵(墨)은 상대적으로 정적이며 소극적이다. 그러나 묵은 두터움과 깊이를 제공해 준다. 기(氣)가 직접적으로 종을 때리는 쇳소리라면, 운(韻)은 이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도 같은 것이다. 당연히 기가 있어야 운이 생성되는 것이고, 운이 있어야 기는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분명 실경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는 자연에 대한 관찰과 교감을 통해 자신을 투영하고 그 결과를 조심스럽게 화면에 표출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산은 두텁고 친근하며 깊이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그가 포착한 대자연의 운(韻)이다. 그가 적잖은 작품의 명제를 「산운」(山韻)이라 함은 이러한 연유일 것이다.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지름 120cm_2022
신철균_경계-어스름_한지에 수묵_80×180cm_2022
신철균_경계-시간_한지에 수묵_95×205cm_2022

 

그의 화면은 대체로 검고 어둡다. 수묵화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의 수묵은 맑고 두터우며 깊이 있다. 반복적인 선염과 적묵을 통해 이루어지는 수묵의 두터움은 탁함을 기본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수묵이 맑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물에 대한 그의 장악력과 이해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그는 탁함을 통해 맑음을 드러내고, 어두움을 통해 밝음을 표현하는 모순되고 상충되는 가치를 수묵을 통해 표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 중략) ■ 김상철

 

Vol.20230419c | 신철균展 / SHINCHEOLKYUN / 申澈均 / painting

백두대간의 四季 2

白頭大幹 :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우리나라 땅의 근골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

 

백범영展 / BAEKBEOMYOUNG / 重山 白凡瑛 / painting 

2021_0714 ▶ 2021_0719

 

백범영_악휘봉망희양산_한지에 수묵_73×144cm_201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동덕빌딩 B1

Tel. +82.(0)2.732.6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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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의 맑은소리를 화폭에 담다  1. 전통적인 남종문인화에 대해 논하다 보면 꼭 나오는 말 중의 하나가 자연합일(自然合一)이니 물아일체(物我一體)니 하는 말이다. 화가가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 한 몸처럼 되어야만 제대로 자연을 재현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그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 말이 중국의 대문호 소동파(蘇東坡, 1037-1101)가 왕유(王維, 699?-759)의 그림을 보고 평했다는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라는 말이다. 문인화 풍의 그림을 보고 그 속에서 한 편의 서정시를 떠올리고, 또 아름다운 시를 읽으며 그림 같은 풍경을 떠올리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일이다. 이러한 두 가지 예술 갈래 사이의 관계는 음악으로 확장해도 비슷한 상황이 된다. 좋은 그림을 보면 자연 속의 울림이 들리는 듯하고, 자연 속에 조용히 침잠하여 소리를 들으면 아름다운 장면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느낌을 잘 표현한 말로 산수청음(山水淸音)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중국의 시인 좌사(左思)가 「초은시(招隱詩)」에서 "꼭 거문고와 피리 소리 아니라도, 자연에 맑은소리 가득하네.(非必絲與竹, 山水有淸音)"라고 한 데서 나온 것이다. 자연의 모습을 시각과 청각을 혼성하여 표현한 것이 절묘하다. 이 유명한 구절은 후대에 영향을 끼쳐 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사용한다. ● 청나라의 석도(石濤, 1630-1724)에서부터 근대의 이가염(李可染, 1907-1989)에 이르기까지 여러 화가가 「산수청음도(山水淸音圖)」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렸다. 모두 기운생동(氣運生動)하는 자연의 속성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한 작품들이다. 이렇듯 자연을 담은 예술은 그것이 그림이든, 시든, 음악이든 모두 시각과 청각 등 여러 감각이 한데 어우러져야만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특히 산수화는 화가의 시각을 통하여 자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데 온 힘을 쏟는다. 그래서 예전 화가들이 자연에 들어가 자연과 호흡하며 그림을 그리고자 한 것이다. 조선 후기에 실경을 그린 화가들의 그림이 많은 감동을 주는 것도 바로 이런 자연과의 교감이 극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백범영_이화령 비단길_한지에 수묵담채_74×48cm_2019
백범영_928봉 직벽_한지에 수묵담채_112×73cm_2019
백범영_국망봉망소백산_한지에 수묵담채_70×72cm_2019

 

2. 백범영은 오래 전부터 한국의 중심 산줄기를 따라 실경을 사생하며 작업하는 화가다. 그가 산사람처럼 산주름을 잡기 시작한 지는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의 발길은 쉬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백범영은 참 부지런한 화가다. 그의 미술세계는 그동안 제법 먼 길을 걸어왔지만 시작한 지점에서 그리 먼 곳에 있진 않다. 다른 양식을 못 해서도 아니고,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보다는 그동안 견지해온 미술을 갈고 다듬어 자신만의 색채를 더욱 견고하게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서다. 올해는 화가 백범영에게 특별한 해다. 어느새 인생의 한 바퀴를 돌아 지난 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생을 시작해야 할 때다. 예전 같으면 잔치라도 했겠지만, 화가답게 그동안 그려온 그림들을 세상에 보이며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자 한다. ●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작업을 하며 이제는 그를 대표하는 상징적 경향이 된 백두대간의 굽이굽이를 속속들이 담아낸 작품들이다. 2019년에 같은 장소에서 있었던 전시를 잇는 종합편이다. 70여 점의 산수화와 또 그만큼의 야생화 꽃그림을 준비하였다. 정성을 담아 그린 산이나 계곡, 소나무와 꽃 한 점 한 점에 모두 그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오랜 시간 자연을 그리다 보니 이제 그의 손도 자연에 익숙해진 듯 자연스럽다. 또한 잘 알려진 장소보다는 언제나 늘 마주하는 친숙한 풍경을 그리려는 경향도 나타난다. 구태여 화려한 것을 찾지 않으려는 원숙한 사고의 표현으로 보인다. ● 참 신기하게도 그림은 작가를 닮는다. 화가가 인물을 그리면 본능적으로 자신과 닮은 얼굴을 그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 속 인물은 대부분 자화상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인물화뿐만 아니라 산수화나 화조화도 작가를 닮는다. 백범영의 그림도 참 사람을 닮았다. 그의 성격은 겉으로 보기에는 살짝 직선적이면서 투박한 면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와 일을 해보면 매우 치밀하고 섬세한 면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예민한 미술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는 질박함과 섬세함의 양극적인 성향이 있다. 그의 그림 속에 나오는 산이나 나무, 꽃 등 사생 대상들이 그런 그의 성격을 많이 닮았다. ● 산을 그릴 때는 산줄기를 대범하게 그리면서도 산면을 다룰 때는 보통 섬세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산은 굳건한 듯하지만 크게 위압적이지 않고 친근하다. 또한 그의 특장인 소나무를 그릴 때도 굳이 오래된 큰 소나무를 찾아 그리지만, 세부적인 묘사는 부드럽고 경쾌한 붓질을 보인다. 근래에는 야생화를 중심으로 꽃을 많이 그리는데, 식물의 작은 특징까지 고려하는 모습은 큰 산을 그리던 모습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서로 다른 듯하나 사실 모두 그의 본성에 충실한 그림들이다. ● 사실 예전에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필자는 그의 그림이 좀 더 대범하고 강한 필선을 갖길 바랐다. 산세도 훨씬 더 강렬하게 포치하고, 붓도 자유롭게 휘갈기고, 먹도 두텁게 막 뿌리는 위압적인 그림을 그리기를 원했다. 모름지기 화가는 붓을 소심하게 가지고 놀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게다가 당시 눈에 보이는 그의 외양은 산을 들쳐 업고 다녀도 될 것 같은 기세였다. 그러나 오랜 세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의 품성이 그런 성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광기 어린 화사보다는 선비 화가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자 그의 그림이 편하게 다가왔다.

백범영_옥돌봉망선달산_한지에 수묵담채_70×70cm_2019
백범영_자병산_한지에 수묵담채_70×72cm_2019
백범영_큰새봉과 나한봉_한지에 수묵_70×72cm_2020

 

3. 한때 가깝게 지내 자주 보던 때도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그를 만나기 어렵게 되었다. 혹 어느 날 말동무가 그리워 그를 찾으면 어느새 백두대간 어느 산중에서 산과 씨름하거나 소나무와 마주 대하고 있곤 하였다. 이럴 때면 속세의 친구를 잃은 듯한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산속에서 얻어 온 산야의 풍경과 자연물을 그린 것들이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자연과 소통하며 얻은 자연 속에 숨어 있는 맑은소리들이라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는 나의 아쉬움이 부끄러워졌다. 산길을 걷는 백범영의 모습을 생각하면 근대기에 금강산을 너무 좋아한 한 화가가 떠오른다. 그는 금강산에 매료돼 사계절을 모두 화폭에 담을 요량으로 산속에 움막을 짓고, 밥을 지어 먹으며 3년간을 살며 오로지 그림만 그렸다고 한다. 그만치 백두대간의 자연은 금강산 못지않게 놓칠 수 없는 미술의 자양분이 가득한 보고이다. 부디 산길을 걷는 그의 진득한 발길이 지치지 않길 바란다. 더 나아가 그림을 그리는 그의 숨소리와 자연의 맑은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백범영의 「산수청음도」가 완성되기를 바란다. ■ 황정수

 

 

Vol.20210714g | 백범영展 / BAEKBEOMYOUNG / 重山 白凡瑛 / painting

오기영씨의 ‘제주, 시간을 입히다’전이 8월 12일부터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를 소재로 한 야경, 색채, 항아리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색션별로 구성된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항’이었다.

‘항’은 항아리를 뜻하는 제주어로 찰흙 그대로 구운 옹기다.

제주에서는 용도에 따라 쌀항(쌀독), 물항(물독), 장항(장독)이라 부른다고 한다.

포근한 우리의 정서가 배어 있는 작품에서 어머니의 체취가 느껴진다.

 

오기영씨는 ‘항’을 석고로 떠 틀을 제작한 후 석고 틀 안에 종이를 붙여 작업했다.

이때 사용되는 한지는 펄프와 닥에 제주의 화산송이, 현무암 돌가루 등을 혼합한 것이라고 한다.

틀을 빠져나온 ‘항’은 맑고 투명한 빛깔을 내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진다.

 

미술평론가 김유정씨는 “오기영의 작품은 모든 재료를 자연에서 얻는다.

종이가 그렇고 색채의 염료가 그렇고, 형태도 자연미 스스로 그러함을 취한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17일까지 열린다.

動.여름

 

전인아展 / CHUNINAH / 全寅雅 / mixed media

2020_0722 ▶︎ 2020_0728

 

전인아_횡운골_디지털 페인팅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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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澗松(간송)家 화가 전인아의 'DIGITAL & CERAMIC'전이 오는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동덕빌딩 B1)에서 기획전시된다. ● 전인아 작가는 문화재로 국가를 지킨 간송 전형필 선생의 손녀 화가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국민대 예술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16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참가로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작가는 자유를 갈망하는 무의식, 가부장적 문화에서 여성의 정체성 찾기, 간송 박물관 소장품의 재해석 등을 모티브로 색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과감한 시도들로 주목받고 있다. ● 이번 전시회에서는 중국 도자의 원조 징더전(景德镇) 현지에서 작업한 도자회화 미발표 작품들과 작가가 새로이 시도하는 간송 소장 동양화의 DIGITAL PAINTING을 선보인다.

 

전인아_해당비취-해당화-총새왕우중_세라믹에 혼합재료_38×38cm_2020

 

전인아_황묘농접_세라믹에 혼합재료_38×38cm_2020

 

작가는 기존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 특징을 즉흥성과 중첩성, 그리고 무의식과 과거의 시각적 기억이 뒤엉켜서 표출되는 것이라고 겸손히 표현한 바 있다. 서양 미술은 색을 채워가면서서 진실이나 마음을 표현하려 하는 반면 동양 미술은 비워가면서 절제된 공간(여백)을 만들고, 시대적 사상이나 개인적 삶의 관념을 표현해왔다고 일반적으로 비교된다. 간송가에서 태어나 서양화를 전공하여 동서양 회화를 아우르며 색의 움직임을 표현해온 작가가 간송 소장품들을 절제된 DIGITAL PAINTING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는 어찌보면 정해진 운명의 길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전인아_서과투서-수박과 도둑쥐_세라믹에 혼합재료_60×80cm_2020

 

작가는 작업 기획과 재료 선택은 까다롭게 많은 시간을 쏟고, 그 이후 작업에서 색의 선택, 손놀림은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 이 번 전시 작품들은 담백하고 안정된 구도를 가지며, 작가의 특징으로 꼽히는 섬세하고 온화하면서도 찬연한 여름 색의 움직임을 절제된 DIGITAL PAINTING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돋보인다. 전시 관계자는 "어려서부터 남들과 다른 시각적 기억과 동서양 미술의 해박한 이론을 겸비한 작가의 향후 작품에 더욱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이 번 전시회에서 간송 소장 명화들을 싱그러운 여름 색의 움직임으로 재해석한 향연을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 동덕아트갤러리

 

전인아_국정추묘#1-국화뜰 안의 가을고양이-변상벽_세라믹에 혼합재료_2019

 

과감한 색(色)의 움직임(動)을 통해 마음을 드러내는 간송가의 화가 전인아 ●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動.여름'이라는 주제로 새로이 시도하고 있는 디지털 painting과 중국 징더전(景德镇) 현지에서 작업한 도자회화 미발표작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만의 여름 색을 사용하여 "움직임"과 "불변"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작품에 보이고자 한다.

 

전인아_국정추묘_디지털 페인팅

 

도자회화의 필연성 / 평면회화의 단점보완-즉흥적 붓질에 의한 완성도 보완/제3의 공간감 형성 / 주제선택 / 화훼영모(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자연물이 지닌 친숙함 / 동양회화의 확장개념 / 서양화의 추상성을 접목 / 우리 옛그림의 재해석 / 김홍도 심사정 변상벽 / 고온으로 두 번 구음에 의한 색상변화의 우연적 효과 / 도자를 굽기에 최적화된 진더전(경덕진)의 습하고 고온인 자연환경 및 토양(재료) 분업화 작업의 규모 신문화와 옛것이 존재하는 독특한 작업환경 및 분위기 / 색상선택 / 금박 / 실재의 금성분인 수금을 초벌후 2차로 굽기전에 사용하여 작업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전인아_반묘가수_얼룩고양이_디지털 페인팅

 

또한 도자의 재벌시 사용하는 색상의 선택은 기운생동이나 자연이 지니는 끊임없는 움직임을 상징하는 밝은 채도를 선호한다. 청화의 푸른색과 어우러져 기존도자와의 차별성을 보인다. 도자가 덜 마른 상태에서의 빠른붓질(도자가 수분을 빨아드려서 필연적으로 최대한 속도를 내어 채색)에 의한 생동감이 부여된다. ● 도자회화는 옛 우리그림의 주제와 도자가 지닌 오브제의 특성으로 제3의 공간감을 형성한다.

 

전인아_wounded-2_디지털 페인팅

 

도자의 제작과정 / 도판제작 초벌 청화 고온처리(1350도) 신차이(저온기법)으로 색상 및 금박 표현 / 고온처리과정의 예측불허의 물성변환(청화의 색감 및 도자색의 다양성)-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도자회화의 매력

 

전인아_쌍작보희-겨울_디지털 페인팅

 

전인아_추순탁속-가을메추리_디지털 페인팅

 

이번 전시에서 전인아작가는 현재 심사정의 작품인 "쌍작보희"(한쌍의 까치가 기쁨을 알리다)를 회화/도자/디지털 페인팅의 세가지 기법으로 다양하게 재해석하였다. 전통적인 소재를 가지고 회화는 다양한 기법의 중첩 및 반복에 의한 깊이 및 텍스쳐를 지닌다. 도자는 특유의 물성에 의한 새로운 공간을 이끌어 회화와 도자의 특성을 아우르는 특성이 있으며 2020전시에서는 아이패드를 사용하여 디지털기법으로 옛 그림의 이미지의 자유로운 이미지를 도자에 이어 새롭게 시도하였다. ■ 전인아

 

 

Vol.20200722b | 전인아展 / CHUNINAH / 全寅雅 / mixed media





대체 무슨일이죠?

김지훈展 / KIMJIHOON / 金志薰 / painting 

2019_0807 ▶︎ 2019_0813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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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홈페이지_www.fragilekim.com


초대일시 / 2019_080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취급주의의 시대 - 김지훈 개인전 The Time of FRAGILE – Kim Jihoon Solo Exhibition ● 작가 김지훈은 취급주의Fragile라는 키워드로 현대의 인간, 사회, 관계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집중함으로써 관계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 및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우리는 여행을 위해 짐을 부치거나 우편으로 보내는 물건 중 내용물이 깨지기 쉽거나 취급 시 주의가 필요한 경우 유리잔 모양에 번개 무늬가 있는 취급주의 픽토그램 또는 취급주의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프레질(FRAGILE)이 적혀 있는 스티커 등을 붙인다. 김지훈의 작업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단어 취급주의에서 시작하여 요즘 시대 인간에 대한 그리고 관계에 대한, 그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또는 타인을 취급 시 주의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하여 현대의 취급주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후라질맨의 후라질은 영어 프레질과 우리말 비속어 우라질의 합성어로 여기에 히어로물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같이 맨을 붙여 만든 작가만의 캐릭터로 지금 시대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존재이다. 후라질맨은 슈퍼맨, 베트맨, 아이언맨과 같은 영웅과는 달리 사회에서 스스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도움의 손길이 간절히 필요한 연약한 존재로 작가는 특히 소외, 고립, 상처 등의 감정을 후라질맨을 통해 드러낸다.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72.7×91cm_2019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작품은 현실을 담고 있지만 실재하지 않는 공간이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를 표현한 공간이기도 한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초기에는 한자나 한글, 영어 등의 텍스트를 사용하여 직접적인 관계 속 취급주의 받아야 하는 인간을 표현하였다. 구체적인 사건이나 그것에서 비롯된 형상은 전혀 없이 상징적인 글자만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이었다. 근래에는 자신 스스로를 아니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취급주의 해야 하는 모습을 시각화하여 후라질맨을 도시 공간 속 안전 관련 사인물을 상징하는 줄무늬 패턴과 연결해 그리는 작업으로 하고 있다. 줄무늬가 가득한 배경과 방호복을 입고 칼라콘(*도로에 있는 공사중임을 표시하는 붉은색 또는 그 위에 라인을 표시한 색깔 콘)을 쓰고 있는 후라질맨은 다소 개념적으로 보인다. 또한 강렬한 색은 관념적인 해석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지만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이 처한 상황에 집중하여 자유로운 상상을 자극할 수 있도록 세부적 묘사는 없애고 색이 강조된 줄무늬 배경과 후라질맨으로만 보여주고 있다. 진지함과 익살이 함께 존재하는 그의 작품 속 후라질맨은 개성 가득한 튀는 존재이지만 나약하기도 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진과 퍼포먼스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지훈_대체무슨일이죠_장지에 먹_170×240cm_2019

김지훈_등대_장지에 먹_240×170cm_2019

김지훈_날 따라 해봐요_장지에 먹_116.7×91cm_2019


이번 개인전에서는 묵墨 만을 사용하여 새롭게 선보이는 「후라질맨」 시리즈 신작을 선보인다. 후라질맨이 우리 사회의 사건사고 현장에 들어가 있는 「대체 무슨 일이죠」 연작을 처음으로 소개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 현장이나 비행기, 자동차 사고 등과 같은 인간의 부주의나 실수로 일어난 사건 현장에 방호복을 입고 머리에는 칼라콘을 쓰고 등장하는 후라질맨은 기존의 사고현장 이미지에 후라질맨이 마치 거기에 있는 것처럼 묘사하여, 그곳에 있지만 본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검은숲」은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초겨울 새벽녘 안개가 자욱한 숲을 표현한 작품으로 애잔하고 스산한 새벽 숲의 슬프고 희미한 모습, 검은 나뭇가지의 떨림 등을 수묵 작업으로 표현하였다. 검게 드러나 있는 대형 숲을 통해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란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이층 목조건축물 앞에 방호복의 상의를 벗고 두 팔을 하늘로 올린 조금은 밝아진 후라질맨이 등장하는 「굿모닝」은 색을 사용하지 않고 묵을 사용하여 조금 절제된 화면을 만들고 있다.


김지훈_숨바꼭질_장지에 먹_170×480cm_2019

김지훈_정중동_장지에 먹_240×510cm_2019

김지훈_검은숲_장지에 먹_60.6×72.7cm_2019


사회가 고도화되고 선진화 되어갈수록 개인주의는 더욱 팽배하며 인간미 보다는 건조하고 이해타산적 관계가 맺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림 속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방호복 속에 숨어 상처받은 깨진 유리잔 같은 후라질맨은 우리의 모습이다. 이를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직면한 문제들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존재는 사람이라고 한다. 가깝거나 멀거나 공적이거나 사적인 관계에서 조금은 더 세심하게 마음을 살피라고 작가는 후라질맨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취급주의가 필요한 시대이다. 작가 김지훈의 탁월한 표현력과 개성 넘치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회 속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 권아름



Vol.20190807e | 김지훈展 / KIMJIHOON / 金志薰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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